선거보도_
‘드루킹’에 치이고 ‘한반도 이슈’에 밀리고,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방선거’
등록 2018.06.05 18:45
조회 236

2018 전국지방선거 미디어감시연대는 2018년 4월 6일부터 5월 31일까지 8주 간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4사와 보도전문채널 YTN‧연합뉴스TV까지 총 5개 방송사의 33개 시사토크 프로그램(YTN‧연합뉴스TV의 경우 뉴스 대담)이 다룬 선거 관련 주제를 분석했다. 양적 분석을 중심으로,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종편‧YTN 시사토크 프로그램이 어떤 이슈에 집중하고 있는지, 보도 태도에 편파성이나 왜곡은 없는지 살펴보기 위한 목적이다.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은 아래 표와 같다.

 

방송사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

프로그램 수

채널A

<뉴스뱅크> <뉴스스테이션> <뉴스TOP10> <신문이야기 돌직구쇼+> <정치데스크> <토요랭킹쇼> <시사포커스> <선데이 모닝쇼> <일요매거진>

9

MBN

<아침&매일경제> <뉴스와이드> <뉴스파이터> <뉴스BIG5> <뉴스&이슈> <시사스페셜>

6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 <이것이 정치다> <뉴스현장> <보도본부 핫라인>

4

JTBC

<뉴스현장> <정치부회의>

2

YTN

<뉴스타워> <정찬배의 뉴스톡> <뉴스N이슈> <뉴스인> <뉴스Q> <뉴스통> <뉴스나이트> <뉴스와이드>(10, 12, 15, 18시)

8

연합뉴스

TV

<뉴스20> <뉴스일번지> <뉴스포커스> <정정당당>

4

종편 4사 및 보도전문채널 YTN‧연합뉴스TV 33개 프로그램, 2018년 4월 6일~5월 31일까지 8주간

△ 종편‧보도채널 시사‧보도 대담 중 선거 관련 방송 분석 개요 Ⓒ민주언론시민연합

 

Ⅰ. 종편‧보도채널 선거 방송 통계

 

두 달간 선거 방송 비중 22.6%, 65.6%는 ‘정부‧여당 논란’
4월 6일부터 두 달 간, 종편‧보도채널 6개 방송사가 보도‧시사 프로그램에서 지방선거를 다룬 방송 비중은 22.6%이다. 총 방송시간 57,966분(통상 프로그램 당 50분~1시간 10분/ 남북 정상회담 및 북미회담 특집 편성 포함) 중 지방선거 방송은 13,082분이다.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5월 말 북미회담 난항 등 대형 한반도 이슈가 잇따라 터지면서 지방선거는 주요 이슈에서 밀려났다. 

 

종편‧보도채널이 지방선거를 다룰 때 대담을 나눈 세부 주제를 살펴보면 ‘정부‧여당 논란’이 압도적으로 비중이 크다. ‘정부‧여당 논란’은 무려 65.6%를 차지해 ‘야당 논란’ 6.6%의 10배 수준이었다. 대통령 지지율이 70% 선으로 고공행진 중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여당 견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4월과 5월, ‘드루킹 사건’ 등 여당 후보 관련 대형 이슈가 터지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선거 관련 방송시간

13,082분

전체 방송시간

57,966분

선거 비중

22.6%

지방선거 선거 관련 아이템 분석

주제 구분

시간

비율

내용

정당논란

정부여당

8575분

65.6%

4월

김기식 금감원장 외유/ 강성권 폭행/ 이재명 ‘혜경궁 김’ 논란/ 친문 마케팅/ 드루킹

5월

드루킹/ 은수미 운전기사/ 공천 갈등/ 이재명 ‘혜경궁 김’ 논란/ 이재명 형수 욕설 논란/ 이재명 여배우 스캔들/ 친문 마케팅

야당

865분

6.6%

4월

안철수 외유/ 박근혜 1심 선고/ 자한당 리더십 갈등/ 이충재 잠적

5월

배현진 수상경력 과장/ 자한당 로고송 무단사용/ 공천갈등/ 홍준표 막말/ 홍준표 선거법 위반/ 자한당 리더십 갈등/ 남경필 아들 마약/ 안철수 서명 조작/ 이언주 SNS 논란

여야

184분

1.4%

여야 공천갈등/ 여야 설전/ 여야 네거티브 공방

단순행보

여당

292분

2.2%

4월

박원순 행보/ 민주당 경선

5월

민주당 로고송/ 지역별 결의대회/ 각 후보 행보

야당

525분

4%

4월

안철수 행보/ 김문수 행보/ 배현진 행보/ 자한당 출정식

5월

각 후보 행보/ 자한당 로고송/ 각 당 행보/ 손학규 행보

여야

154분

1.2%

여야 각 후보 및 정당별 행보

판세분석

여당

41분

0.3%

4월

민주당 경선 판세

5월

박원순 지지율/ 이재명 지지율

야당

259분

2%

4월

안철수‧김문수 단일화 가능성/ 자한당 보수재결집 가능성

5월

자한당 대구-경북 위기론/ 야권 단일화 가능성

여야

889분

6.8%

지역 별 판세/ 각종 여론조사/ 네거티브 선거전 양상/ 남북‧북미회담의 영향

정책‧공약

36분

0.3%

후보별 미세먼지 정책/ 민주당 지역별 공약/ 보수권 후보 공약/ 지역별 여야 후보 공약

개헌

147분

1.1%

대통령 개헌안 제출 및 부결

후보 검증

18분

0.1%

후보자 재산 내역 및 군 복무 여부(5월 5주차)

인터뷰

52분

0.4%

송영길‧심재철 인터뷰(MBN)/ 정우택 인터뷰(TV조선)

기타

1045분

8%

국회 파행/ 김성태 피습/ 원희룡 피습/ 출마 의원 사직서 처리/ 여타 선거 정보

10,895분

100

 

△ 종편 4사‧보도채널의 시사‧보도 대담 중 선거 관련 주제 분석(4/6~5/31) ⓒ민주언론시민연합

 

문제는 이렇게 ‘정부‧여당 논란’에 과도한 비중이 할애되면서 선거 보도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의제들이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정책‧공약’은 6개 방송사의 8주 간 방송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고작 36분, 0.3%에 불과했다. 사실상 정책‧공약을 소개조차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대통령 안이 나오면서 국회 파행까지 불러왔던 ‘개헌’ 역시 147분, 1.1%만 다뤄졌고 ‘후보 검증’은 5월 5주차(5/25~5/31) 후보자 재산 내역 및 군 복무 여부가 공개되고 나서야 딱 그 주제만 18분 간 거론됐을 뿐이다. 


심지어 방송사들이 선거를 다룰 때 의례적으로 내놓기 마련인 ‘행보’와 ‘판세분석’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행보’는 7.4%, ‘판세분석’은 9.1%에 머물렀다. 이는 ‘원희룡 후보 피습’ 등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가 대부분인 ‘기타’의 8%와 비슷한 수치로서 방송사들이 아주 기본적인 정보마저 외면했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필요한 △후보자 이력 △지역 현안 △유권자 의제 등 유익한 정보는 2달 간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드루킹’과 ‘남북 이슈’에 휘둘린 ‘지방선거’
4월 6일부터 5월 31일까지 두 달 간, 주간 선거 방송 비중의 변화 추이는 언론의 이슈 지형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아직 선거가 2개월 이상 남았던 4월 2주차(4/6~4/12)에 선거 비중은 12%로 조사 기간 중 가장 낮았다. 바로 다음 주인 4월 3주차(4/13~4/17)에 선거 방송 비중은 갑자기 36.5%로 급상승했는데 이는 TV조선이 4월 14일부터 ‘드루킹 댓글조작 및 김경수 전 의원 연루 의혹’을 단독보도하면서 ‘드루킹 사건’이 전면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양상은 4월 4주차(4/18~4/24)에도 이어져 이때 선거 비중은 37.4%로 정점을 찍었다.

 

 

4월 2주

4월 3주

4월 4주

5월 1주

5월 2주

5월 3주

5월 4주

5월 5주

선거

비중

12%

36.5%

37.4%

13.9%

31.4%

21.7%

24.3%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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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월 종편‧보도채널의 선거 방송 비중 변화 ⓒ민주언론시민연합

 

그러나 5월 1주차(4/25~5/3), 선거 비중은 13.9%로 폭락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는데 이는 4월 27일 거행된 3차 남북정상회담의 영향이다. 당시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해 많은 프로그램이 ‘정상회담 생중계 특집’으로 대체 편성되기도 했으며 정상 편성이 된 경우에도 한반도 이슈만 다룬 사례가 많았다. 남북정상회담을 기점으로 6.12 북미회담까지 예정되면서 이후 선거 방송은 30%를 넘기기 어려웠다. ‘드루킹 특검’으로 여야가 극단적으로 대립했고, 이 과정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폭행까지 당했던 5월 2주차에만 31.4%로 선거 방송이 비교적 많았으며 이후 20%대를 유지했다. ‘드루킹 옥중편지’가 조선일보에 보도되어 파문이 컸던 5월 4주차(5/18~5/24)에도 선거 방송 비중은 24.3%에 머물렀다. 또한 선거를 2주 정도밖에 남겨놓지 않은 5월 5주차(5/25~5/31)에는 오히려 선거 방송 비중이 12.8%까지 재차 급감했다. 5월 마지막 주, 북미 양국이 북미회담을 취소했다가 다시 재개하면서 이미 뉴스가 많았던 한반도 이슈가 다시 폭발한 영향이다. 


요컨대 지방선거가 국민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민주주의 사회의 일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방송사들은 드루킹 사건 및 남북 이슈를 중심에 두고 선거를 주변적으로만 다뤘다고 할 수 있다. 드루킹 사건이 터지면서 증가했던 선거 방송은 곧이어 남북 이슈가 커지자 곧바로 대폭 축소됐고 ‘드루킹 옥중편지’와 같은 또 다른 ‘정부‧여당 논란’이 있어야만 아주 소폭 반등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과연 선거가 이렇게 다뤄져야 하는 의제인지 곱씹어 봐야 할 대목이다. 

 

‘선거 이슈=드루킹 사건’? 이상한 법칙이 지배한 종편‧보도채널의 ‘선거 방송’
선거 방송을 구성한 주요 주제별 비중의 변화 추이도 눈여겨봐야 한다. 특히 ‘정부‧여당 논란’이 상당 기간 동안 선거 방송 자체를 잠식했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아직 ‘드루킹 사건’이 터지기 전인 4월 2주차(4/6~4/12), ‘정부‧여당 논란’은 34%로 통상적인 선거 보도의 단골 주제인 ‘행보’(32%), ‘판세분석’(22.3%)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 정도는 여당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언론의 견제 및 검증’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비록 이때도 ‘이재명 예비후보 혜경궁 김 씨 트위터 논란’이라는 네거티브 성격의 이슈가 ‘정부‧여당 논란’에 포함되어 있었으나 이외 ‘김기식 금감원장 외유 논란’, ‘여당 후보들 친문 마케팅 논란’은 비중 있게 다룰법한 주제들이었다. 


문제는 TV조선이 ‘드루킹 사건’을 터뜨린 4월 3주차(4/13~4/17)부터 나타났다. 4월 14일, TV조선이 댓글 조작으로 체포된 ‘드루킹’ 일당의 범죄에 민주당의 경남지사 유력 후보로 지목되고 있던 김경수 전 의원도 연루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자 모든 방송사가 ‘드루킹 사건’을 집중 조명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4월 3주차 ‘정부‧여당 논란’의 비중은 81.7%까지 치솟았고 4월 4주차에는 무려 92.8%까지 뛰었다. 이는 이 기간 종편‧보도채널에서 ‘지방선거 이슈=드루킹’이라는 비정상적인 도식이 굳어졌음을 보여주는 수치이다. ‘드루킹’ 외에는 선거 이슈를 거의 다루지 않은 셈이다. 이후 5월 1주차(4/25~5/3) 남북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북한 이슈가 주요하게 다뤄지자 ‘정부‧여당 논란’도 점차 감소했으나 5월 3주차(5/11~5/17)에도 과반인 52.1%를 기록했다. 그러던 중 5월 18일, 조선일보가 ‘드루킹 옥중편지’를 공개하면서 재차 ‘김경수 후보 연루의혹’을 제기했고 5월 4주차(5/18~5/24) ‘정부‧여당 논란’은 다시 71.1%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5월 5주차, 북미회담이 취소와 재개를 오가고 ‘드루킹 사건’의 영향력도 한계를 보이면서 ‘정부‧여당 논란’은 분석 기간 중 최하 수준인 26.9%까지 떨어졌다.

 

 

4월 2주

4월 3주

4월 4주

5월 1주

5월 2주

5월 3주

5월 4주

5월 5주

정부‧여당 논란

34%

81.7%

92.8%

63.1%

56.9%

52.1%

71.1%

26.9%

야당 논란

5.6%

0.6%

0%

20.8%

8.8%

1.7%

8.3%

15.8%

행보

32%

2%

4.6%

9%

3.1%

6.4%

3.1%

14.1%

판세 분석

22.3%

4.5%

1.4%

3.7%

4.2%

15.1%

11.2%

30.5%

정책‧공약

1.4%

0%

0%

0%

0.2%

0.1%

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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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월 종편‧보도채널의 선거 방송 중 세부 이슈 비중 변화 ⓒ민주언론시민연합

 

‘드루킹’만 다루다가 ‘기본’도 놓쳐버린 방송사들
이렇게 ‘드루킹 사건’을 위시한 ‘정부‧여당 논란’에 지나친 비중이 할애되면서 선거 보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은 모두 외면받았다. 기본 중의 기본이자, 방송사들이 늘 선거 시기마다 습관적으로 내놓는 ‘판세 분석’은 ‘드루킹’에 밀려 4월 3주차부터 5월 2주차까지 무려 한 달 간 한 자리 수 비중에 그쳤다. 5월 5주차가 되어서야 ‘판세 분석’은 30.5%까지 확대됐고 이 때 유일하게 ‘정부‧여당 논란’을 상회했다. 역시 기본적 정보인 ‘행보’ 역시 4월 3주차부터 5월 4주차까지 사실상 선거 기간 내내 한 자리 수 비중을 맴돌다 5월 5주차가 되어서야 14.1%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는 통상적인 다른 선거 기간에 비하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치이다. 시청자들이 각 후보나 정당의 일정 및 유세 정보마저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선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정책‧공약’은 더 심각하다. 분석이 시작된 4월 2주차 1.4%, 현재까지 마지막 분석인 5월 5주차 1.6%를 제외하면 분석 기간 내내 0%에 수렴했기 때문이다. 즉 방송사들이 후보들이 어떤 분야에 무슨 공약을 내놓고 있는지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은 것이다. 전국 각 지역의 유권자들이 경남지사 후보와 관련된 ‘드루킹 사건’만 보고 자기 지역 후보에 표를 던져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심각한 지역 편중도 두드러져…서울‧경기만 ‘60%’

종편‧보도채널 시사 대담의 주제가 ‘정부‧여당 논란’ 일변도에서 그나마 ‘판세분석’ 등으로 조금이라도 분산된 5월 5주차(5/25~5/31), 과연 각 지역을 고루 다뤘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심각한 지역 편중, 특히 서울‧경기 지역만 다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지역

TV조선

MBN

채널A

JTBC

YTN

연합뉴스TV

서울시장

19분

17분

33분

25분

42분

15분

151분 (18%)

송파을/노원병(재보궐)

31분

16분

28분

12분

20분

10분

117분 (14%)

경기도지사

66분

32분

70분

21분

27분

20분

236분 (28.2%)

경남도지사

50분

2분

15분

11분

21분

2분

101분 (12.1%)

대구-경북

 

2분

12분

8분

7분

 

29분 (3.5%)

대전시장

 

9분

1분

1분

 

 

11분 (1.3%)

충남‧충북지사

 

 

6분

 

 

 

6분

강원도지사

 

1분

 

 

 

 

1분

세종시장

 

 

1분

 

 

 

1분

제주지사

 

 

 

1분

2분

 

3분

강남/평택

 

 

 

1분

 

 

1분

기타(지역 불특정 대담)

17분

53분

 

 

52분

58분

180분 (21.5%)

합 계

183분

132분

166분

80분

171분

105분

837분

△ 종편‧보도채널 선거 관련 시사 대담의 지역별 분포(5/25~5/31) ⓒ민주언론시민연합

 

5월 5주차, 6개 방송사의 선거 방송 시간은 총 976분이었으며 이중 특정 지역 및 해당 지역 후보를 주제로 한 대담(‘드루킹 사건’을 다룬 경우 경남도지사로, ‘이재명 욕설’을 다룬 경우 경기지사로 분류됨)은 837분이었다. 지역을 특정하지 않은 채 다수 지역을 한꺼번에 거론하며 판세를 분석한 경우에는 ‘기타’로 분류됐다. 이중 서울시장 및 서울지역 보궐선거(노원병‧송파을)를 포함한 서울지역이 32%, 경기도지사가 28.2%로 서울‧경기만 60.2%를 기록했다. ‘기타(지역 불특정 대담)’이 21.5%였으니, 지역을 특정한 선거 방송의 대부분이 서울‧경기에만 집중된 것이다. 


그나마 경남도지사가 101분, 12.1%로 많이 거론됐는데 이는 당연히 ‘드루킹 사건’의 영향이다. 이외의 지역들은 대구‧경북 29분, 대전시장 11분, 충남‧충북지사 6분, 세종시장 3분, 강원‧세종‧평택 각 1분으로 사실상 스치듯 거론된 수준에 불과했다. 


놀라운 점은 인천‧광주‧울산 등 주요 광역시 선거와 호남 지역 도지사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인천의 경우 남북 관계가 급변하면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종편‧보도채널은 5월 5주차에도 인천을 무시했다. 도지사 선거의 경우 호남 지역을 아예 외면한 채, 영남 지역만 다루는 심각한 편향을 보였다. 


또한 지역 주민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큰 시‧군‧구 기초의원은 그 어떤 지역도 다뤄지지 않았으며, 교육감 선거 역시 자취를 감췄다. 종편‧보도채널이 자극적인 네거티브 이슈, 유력 후보에만 경도되어 ‘화제의 지역’만 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는 시‧도지사선거 17개, 시‧군‧구 의장 선거 226개, 시‧도의회 선거 824개, 시‧군‧구의회의원 선거 2927개, 교육감 선거 17개 등 엄청난 수의 선거구에서 선거가 이뤄진다. 지역과 선출직의 종류, 현안에 따라 보도할 경우 충분히 다양한 의제를 다룰 수 있음에도 방송사들이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사들의 이런 태도는 관련 심의규정 위반이기도 하다.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 규정 제6조 형평성은 “방송은 선거방송에서 선거가 실시되는 방송구역내의 각 지역을 균형있게 다루어야 하며, 여러종류의 선거를 다룸에 있어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Ⅱ. 종편‧보도채널 편파‧왜곡‧오보 사례

 

기본적인 ‘여야 균형’도 무너뜨린 채널A
앞서 살펴봤듯 종편‧보도채널의 선거 방송은 이미 기본적인 주제 구성에서 편향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구체적인 방송 사례에서도 과거 선거와 마찬가지로 편파‧왜곡‧오보가 매일 같이 발견되고 있다.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 규정 제5조 공정성 2항 “방송은 방송프로그램의 배열과 그 내용의 구성에 있어서 특정한 후보자나 정당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제6조(형평성) 1항 “방송은 선거방송에서 후보자와 정당에 대하여 실질적 형평의 원칙에 따라 공평한 관심과 처우를 제공하여야 한다” 등은 모두 ‘정당 간 균형’을 강조한 조항들이다. 선거 방송 중 가장 대표적인 ‘편파 방송’ 사례는 바로 이를 어긴 방송이다. 


4월 말경 각 당의 선거 로고송이 잇따라 발표됐을 때, 채널A는 자유한국당의 선거 로고성만 장시간 다루며 사실상 선전 도구의 역할을 했다. 4월 25일부터 5월 3일까지 자유한국당의 로고송만 다룬 시간이 총 6회 21분, 반면 같은 시기 발표된 민주당의 로고송을 다룬 시간은 4회 9분에 불과했다.

 

프로그램명

방송일

코너/대담 제목

민주당

자유한국당

<신문이야기 돌직구쇼+>

4/26

조선일보 <홍준표 작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

3분

7분

5/1

서울신문 <민주당 선거 로고송 ‘캔디’, ‘치얼업’ 등 선정>

2분

1분

<정치 데스크>

4/25

지방선거 상황실

 

4분

4/26

순간포착

2분

1분

<뉴스 TOP10>

4/25

‘아기 상어’ 표심 흔들까

 

6분

4/30

‘캔디’ 민주당이 먹었다

2분

 

5/1

홍준표 ‘마이너스의 손’?

 

2분

합 계

9분

21분

△ 채널A 시사토크 프로그램(4/25~5/3) 자유한국당과 민주당 로고송 관련 대담 시간 분석 ⓒ민주언론시민연합

 

시간 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차별이 엿보인다. 자유한국당의 로고송과 관련된 대담을 진행한 6회의 방송에서는 전부 선거 홍보용으로 개사된 음악이 나왔고 일부 방송은 가사까지 자막으로 전달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선거용으로 개사된 노래가 등장한 방송은 1회에 그쳤다. 민주당 로고송을 다룬 4회의 방송 중 3회는 원곡의 뮤직비디오나 원곡 가수의 공연 영상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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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4/26), <뉴스 TOP10>(4/30) 방송 화면 갈무리

 

자유한국당 로고송 탄생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로고송을 칭찬하는 대목도 눈에 띈다. 채널A <정치 데스크>(4/25)의 강병규 정치부 기자는 “당초 한국당에서는 최신곡 위주로 일단 접촉을 했었는데 사용료를 너무 높게 요구하는 바람에 사실 한국당에서는 야당이 된 뒤에 자금이 많이 줄었거든요, 홍보비를 많이 아껴야 되기 때문에 홍보비가 저작권료가 없거나 적은 동요를 위주로 선택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라며 선곡 배경을 짚었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4/26)에서는 진행자 박민혁 기자가 “동요 같은 경우에는 동심을 자극한다기보다는 동요가 굉장히 멜로디가 쉽기 때문에 따라부르기가 쉽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회자되기 쉽고, 따라부르기 쉽고 하는 차원에서 좀 동요 같은 것을 선택을 했다고 봅니다”라고 호평했다. 

 

충격의 YTN 오보 사태
오보도 잇따랐다. 특히 YTN은 4월에만 두 차례나 선거와 관련된 대형 오보를 터뜨리며 신뢰를 잃었다. 가장 대표적인 오보는 ‘드루킹 사건’과 관련하여 나왔던 4월 19일, ‘김경수 의원실 압수수색 속보 오보’이다. 4월 19일 오전 9시 40분경 YTN <뉴스타워>는 ‘안태근 구속 영장 기각’을 주제로 대담을 나누던 중 <수사당국, 민주당 김경수 의원실 압수수색>이라는 자막 속보를 내보냈다. 윤재희 앵커는 “아직 경찰인지 검찰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는데요. 일단 수사당국이 민주당의 김경수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현재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라 전했고 ‘김경수 의원실 압수수색’을 사실로 전제한 채 무려 20분 간 대담까지 나눴다. 이수희 변호사는 “아마 압수수색 속보 이전에 출마를 연기한다고 했는데 아마 압수수색 오는 거 하고 좀 미리 알았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라는 추정까지 내놨다. YTN이 스스로 낳은 오보를 통해 ‘검경의 압수수색 정보 사전 유출’이라는 엇나간 추정까지 나아간 것이다. 


놀랍게도 YTN의 오보가 나온 지 불과 2분 만에 중앙일보 등 타사는 해당 속보가 오보임을 보도한 상태였다. 중앙일보 속보 <김경수 의원실 압수수색설...경찰 “현 단계선 오보”>(4/19 https://bit.ly/2HehjIe)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YTN은 최초 오보 후 무려 2시간 가까이가 지난 11시 12분이 되어서야 <민주 “지금 김경수 압수수색 사실과 달라”>라는 자막을 내보낸 뒤, 12시 10분경 <뉴스N이슈>에서 정정 및 사과 보도를 했다. 이 오보는 5월 4일 이뤄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에서 법정제재인 ‘주의’를 받았다. 


YTN은 이 대형 오보가 나오기 불과 4일 전인 4월 15일에도 비슷한 오보를 낸 바 있다. 4월 15일, 오전 9시 9분 YTN <YTN24>는 <‘외유출장 논란’ 김기식 금감원장 출극금지>이라는 자막으로 속보를 냈지만 이 역시 오보였다. 검찰은 곧바로 오보라고 반박했고 YTN은 해당 보도를 온라인 상에서 삭제했다. 보도전문채널인 YTN이 종편에서도 나오지 않은 ‘선거 기간 대형 오보’를 2건이나 냈던 이례적인 사례이다. 

 

선거 보도의 블랙홀 ‘드루킹’…갖가지 왜곡 보도의 보고
지금까지도 선거 방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드루킹 관련 방송의 경우 가히 왜곡‧과장 방송의 바다라 할 수 있다. 드루킹 사건은 △4월 14일 TV조선의 첫 보도 △4월 18일 TV조선 기자의 태블릿PC 절도 및 자유한국당-TV조선 공모 의혹 제기 △4월 26일 한 모 보좌관 500만 원 수수 사실 확인 △5월 4일 김경수 후보 경찰 소환 조사 △5월 18일 ‘드루킹 옥중편지’ 공개 및 ‘드루킹의 검찰 거래 시도’ 정황 등 여러 변곡점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검경은 부실수사라는 비판을 받았고 결국 5월 21일, 드루킹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 공은 특검으로 넘어갔다. 


TV조선이 제기한 ‘드루킹 의혹’의 핵심은 결국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의 연루 여부이다. 이 부분에 있어 지금까지의 경찰 수사에서는 입증된 바가 없고 일부 확인된 ‘메시지 교환’은 ‘댓글 조작 지시 혹은 개입’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드루킹’ 김 모 씨는 조선일보를 특정해 보낸 ‘옥중편지’에서 “2016년 10월 파주의 사무실로 찾아온 김경수 의원에게 매크로를 직접 보여주고 허락해달라고 하자 고개를 끄덕였다”며 김경수 후보가 ‘매크로 댓글 조작’을 지시했다고 주장했으나 역시 여전히 피의자 일방의 주장이다. 김 후보는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며 ‘김경수 후보가 매크로 조작의 대가로 100만 원 봉투를 줬다’는 경공모 측 주장 역시 “이렇게 된 거 김경수가 매달 100만 원씩 준 것으로 하자”며 입을 맞춘 정황이 드러나 논란만 커졌다. 


문제는 진실 공방이 답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엽적이고 주변적인 정황만으로 사태를 과장‧왜곡하는 보도가 만연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슈를 선도한 TV조선은 연일 김경수 의원 연루 가능성을 대서특필했다. 채널A와 MBN에서도 김경수 후보 또는 민주당, 심지어는 청와대의 개입을 단정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렇게 과장 보도가 이어지면서 가장 심각한 왜곡 보도도 쏟아졌는데 바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온라인 상의 정치 활동을 모조리 ‘여론 조작’, 즉 불법으로 매도하는 사례들이다. 

 

‘불법 여론조작’의 기준을 무시한 종편 방송 사례들
불법 여론조작이란 △매크로 등 불법적 방식을 사용되거나 △국정원‧군 등 국가기관, 공무원이 관여하거나 △정당이 직접적으로 불법 활동 지시 또는 금전 등으로 지원한 경우 △민간인이더라도 금전 등의 대가로 이른바 ‘댓글 알바’를 동원한 경우를 말한다. 헌법재판소는 2011년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제93조 1항에 위헌 판결을 내린 바 있고 선거관리위원회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온라인 상의 선거운동 및 정치활동을 광범위하게 허용하고 있다. 이는 ‘드루킹 사건’에서도 거론되는 ‘선플운동’ 또는 지지자들의 자발적인 검색 활동을 무조건 불법으로 단정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종편‧보도채널에서 이런 기준을 명확하게 세우지 않은 채 시민들의 활동을 매도한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MBN <시사스페셜>(4/14)에서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사실 우리가 지난 대선을 좀 돌이켜본다고 하면, 2012년은 물론이고요. 지난 대선 때 특정 시간대만 되면 특정 내용들이 항상 포털 검색 순위 1,2위에 올라가는 것을 우리가 봐왔습니다. 그 당시에도 ‘이런 거대한 조직들이 뒤에 있겠구나’ 하는 의심들은 굉장히 많이 했는데 어떻게 보면 아직 좀 더 실체적인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바로 이런 조직들이 있었기에 특정 시간대만 되면 하다 못해서 대통령 부인의 생일 축하까지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이런 웃지 못 할 일들이 발생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되죠”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부인 생일 축하’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일을 두고 ‘배후가 있는 불법 활동’으로 비유한 것이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지지자들의 검색 활동을 비방한 사례다. 


비슷한 맥락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자발적 지지그룹을 과거 이미 불법임이 드러나 실형까지 선고된 ‘십알단’과 동일시한 방송도 있다. 일례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5/10)는 ‘초뽀’라는 ID를 가진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 회원이 ‘달빛기사단’(문재인 대통령 지지 그룹) 출신임을 전하던 중 “달빛기사단으로 댓글을 달면 괜찮은거죠, 이걸 달면. 그러니까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단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대통령을 지키는 기사단이라고 지칭하면서 온라인에서 강한 지지성향을 보입니다”라고 설명하더니, “달빛기사단의 계보는 바로 십알단”이라 단언했다. 그러나 십알단의 경우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이 직접 임명장까지 수여하며 ‘댓글 활동’을 지원했던 불법 외곽조직이었다. 대법원은 십알단을 운영했던 윤정훈 목사에게 ‘불법 선거사무실’로 판단해 선거법 위반(유사기관 설치 금지)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이와 달리 ‘달빛기사단’은 이렇다 할 실체도 없는 일련의 ‘온라인 지지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이다. 경공모 등 드루킹 조직은 상근자까지 두고 급여를 주며 댓글활동을 벌인 정황이 포착되어 많은 언론이 ‘십알단’과 비유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민주당이나 김경수 의원의 개입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새누리당 선대위가 임명장까지 뿌렸던 십알단과 동일시 할 수 없다. 

 

추정만으로 사태 확대 해석하는 TV조선, 단연 ‘왜곡’의 선두주자
객관적으로 제기된 정황이 아니라 방송사 스스로의 추정만으로 의혹을 과장하는 사례들도 있다. 특히 TV조선이 심각하다. TV조선은 매우 단편적인 정황에서 시작해 어떻게 해서든 ‘김경수‧민주당의 개입’이라는 결론을 내리려 안간힘을 썼다. 그러다보니 억지스러운 부분이 상당히 두드러졌다.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4/20)은 김경수 후보가 드루킹에게 보낸 기사 10개 중 하나에 실제로 달린 댓글에 초점을 맞춰 ‘김경수의 지시’를 증명하려 시도했다. 엄성섭 앵커가 “이런 기사들이 실제로 드루킹에 댓글이 달렸습니까?”라고 묻자 이루라 기자가 “달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혹시 지시에 따른 이행이 아니냐 그런 의혹이 짙어질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서 이 기자는 중앙일보 <막판 실수 땐 치명상 … 문 캠프 ‘SNS·댄스 자제령’>(2017/5/2 https://bit.ly/2qWqSo6)에 ‘tuna****’라는 ID로 달린 댓글을 보여줬다. 내용은 “19대 대통령은 문재인!” 등 민주당을 응원하는 내용이다. 이에 이루라 기자는 “이게 바로 드루킹이 운영한 블로그 tuna69라는 블로그 앞자리와 유사한 아이디, 이 댓글 내용을 보면 역시 민주당을 응원하는 댓글입니다. 이런 내용들을 옹호하는 댓글인데 이 특정 댓글의 추천수가 또 엄청난 거에요. 그리고 다른 기사들도 역시 특정 댓글에 대한 추천수가 어떻게 보면 비정상적으로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게 혹시 조직적으로 동원이 되지 않았나 그런 것”, “이게 바로 드루킹이 사용하는 모임에서 사용하는 특정 댓글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추천이 달려서 이걸 한번 의심을 해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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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D 문자열만으로 ‘김경수의 불법 지시 이행’을 암시한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4/20)

 

이는 조악한 비약이다. 일단 댓글을 단 ID가 ‘tuna’로 시작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을 ‘tuna69’, 즉 드루킹으로 확정할 수는 없다. ‘tuna’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네이버 ID만 150건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댓글이 과연 불법적 방식으로 달린 것인지도 아직 드러난 바가 아무 것도 없다. TV조선이 “추천수가 엄청 많다”, “비정상적이다”라고 주장했으나 화면을 보면 해당 댓글의 추천 수는 111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미 불법 요소가 입증된 ‘평창올림픽 관련 댓글’의 공감 수는 2515개를 넘었고 비공감수도 614개에 달했다. ‘비정상적’이라며 불법으로 몰아가기에는 상당히 격차가 크다. 이는 모두 수사가 아직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쉽게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TV조선은 ‘tuna’라는 문자열 딱 하나의 근거로 ‘드루킹이 김경수 의원의 지시를 받아 불법적으로 작성된 댓글’이라며 의혹을 과장했다.

 

논란의 ‘드루킹 편지’, 사실로 전제하는 대담은 적절한가
5월 18일 보도된 ‘드루킹 옥중편지’도 종편에게는 반가운 소재였다. 특히 조선일보와 자매사인 TV조선은 상당히 큰 비중으로 이를 다뤘는데 피의자 일방의 주장인 편지를 사실로 전제한 채 대담을 진행했다.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5/18)은 4월 25일 자유한국당이 경공모 단체대화방을 공개하며 ‘김경수 후보가 친문 후보 지지를 요청했다’고 했던 주장의 근거를 ‘드루킹 편지’에서 찾았다. ‘가설’의 근거를 또 다른 ‘가설’에서 찾는 비합리적인 태도이다.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은 자유한국당이 공개한 대화방 내용을 지목하며 “바둑이의 요청’ 그리고 이쪽에 보면 두 번째에 ‘바둑이 측 이야기다’ 이렇게 돼 있거든요. ‘바둑이 측’은 아마 한 모 보좌관인 것 같아요. 왜 그러냐면 드루킹한테 처음에 김경수 전 의원이 소개할 때 ‘나의 분신처럼 믿고 서로 협의를 해도 된다’ 이렇게 얘기를 했기 때문에. 그러니까 ‘바둑이’는 김경수 전 의원으로 보이고 ‘바둑이 측’은 한 모 보좌관으로 보인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경수가 한 모 보좌관을 자신의 분신이라고 소개했다’는 주장은 18일 보도된 드루킹 편지 중 일부로서 드루킹의 일방적 주장이기 때문에 또 다른 일방적 주장의 근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 


타사에서도 이런 사례는 많다. 채널A <정치데스크>(5/18)에서는 “지금의 얘기는 드루킹의 주장이라는 것 먼저 전제를 하고”(이용환 앵커), “드루킹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전여옥 작가) 등 패널과 진행자 모두 반복적으로 ‘가정’하기 바빴다. 그만큼 ‘드루킹 편지’는 사실이라고 보기 어려움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가정을 전제로 추정이 이어졌다. 전여옥 작가는 “명확하게 어떻게 보면 공모 수준까지 갔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 “모든 것이 이렇게 일률적으로 일체적으로 동시적으로 이루어진 한 팀이었다, 이렇게 봐야 되겠죠”, “드루킹 하고 김경수 의원하고 분명히 거래가 있었던 건 김경수 의원의 발언에서도 우리가 이건 확실하게 알 수가 있지 않습니까? 매우 심각한 공직의 부패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라고 단정했다. 이날 채널A <정치데스크>는 드루킹 사건을 14분 51초 간 다뤘는데 김경수 후보 측의 반박은 고작 1분 20초 간 언급됐을 뿐, 나머지 14분가량의 대담이 모두 이런 식의 ‘가정 후 단정’으로 이뤄졌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
문의 이봉우 활동가(02-392-0181) 
정리 김규명‧엄재희‧임동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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