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드루킹 편지’에 또 폭발한 종편의 ‘왜곡‧과장 방송’2018 전국지방선거 미디어감시연대는 2018년 5월 18일부터 5월 24일까지 7일 간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4사와 보도전문채널 YTN‧연합뉴스TV까지 총 5개 방송사의 33개 시사토크 프로그램(YTN의 경우 뉴스 대담)이 다룬 선거 관련 주제를 분석했다. 양적 분석을 중심으로,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종편‧YTN 시사토크 프로그램이 어떤 이슈에 집중하고 있는지, 보도 태도에 편파성이나 왜곡은 없는지 살펴보기 위한 목적이다.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은 아래 표와 같다.
방송사 |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 |
프로그램 수 |
채널A |
<뉴스뱅크> <뉴스스테이션> <뉴스TOP10> <신문이야기 돌직구쇼+> <정치데스크> <토요랭킹쇼> <시사포커스> <선데이 모닝쇼> <일요매거진> |
9 |
MBN |
<아침&매일경제> <뉴스와이드> <뉴스파이터> <뉴스BIG5> <뉴스&이슈> <시사스페셜> |
6 |
TV조선 |
<김광일의 신통방통> <이것이 정치다> <뉴스현장> <보도본부 핫라인> |
4 |
JTBC |
<뉴스현장> <정치부회의> |
2 |
YTN |
<뉴스타워> <정찬배의 뉴스톡> <뉴스N이슈> <뉴스인> <뉴스Q> <뉴스통> <뉴스나이트> <뉴스와이드>(10, 12, 15, 18시) |
8 |
연합뉴스TV |
<뉴스20> <뉴스일번지> <뉴스포커스> <정정당당> |
4 |
종편 4사 및 보도전문채널 YTN‧연합뉴스TV 33개 프로그램, 2018년 5월 18일~5월 24일까지 7일 간 |
△ 종편‧보도채널 시사‧보도 대담 중 선거 관련 방송 분석 개요 Ⓒ민주언론시민연합
‘드루킹 옥중편지’에 다시 71.1%로 치솟은 ‘정부‧여당 논란’ 비중
5월 넷째 주, 방송사들이 지방선거 이슈를 다룬 시간은 총 1,740분이다. 총 방송시간 7,155분(프로그램 당 50분~1시간 10분) 중 선거 관련 이슈의 비중은 24.3%로 지난 주(5/11~5/17) 21.7%와 비슷한 수준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면서 선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선거 이슈는 주변적으로 취급되고 있고 대부분은 ‘드루킹 사건’으로 채워지고 있다. 분석을 시작한 4월 6일 이래로 늘 선거 방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정부‧여당 논란’은 이번에도 71.1%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주 52.1%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인데, 이는 18일 드루킹이 조선일보에 보낸 옥중편지 때문이다. 21일에는 송인배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비서관의 드루킹 접촉 사실까지 보도되면서 ‘드루킹 사건’의 비중이 4월 14일을 전후로 한 사태 초기 수준으로 폭등했다.
선거 관련 방송시간 |
1740분 |
전체 방송시간 |
7155분 |
선거 비중 |
2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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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선거 관련 아이템 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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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구분 |
시간 |
비율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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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논란 |
정부여당 |
1237분 |
71.1% |
드루킹 옥중편지/ 송인배 비서관 드루킹 사례비 논란/ 이재명 후보 욕설‧5.18전야제 술판 논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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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
144분 |
8.3% |
바른미래당 공천 갈등/ 홍준표 선거법 위반 논란/ 자유한국당 후보들 홍준표 대표와 선긋기 논란 |
|||||
여야 |
3분 |
0.2% |
홍준표-추미애 설전 |
|||||
단순행보 |
여당 |
30분 |
1.7% |
김경수 후보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 참석/ 최재성 후보 이색 선거운동 |
||||
야당 |
15분 |
0.9% |
배현진 후보 SNS 행보/ 홍준표 대표 대구 방문 |
|||||
여야 |
8분 |
0.5% |
여야 후보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 참석 여부/ 여야 후보 불교계 행보 |
|||||
판세분석 |
여당 |
|
|
|
||||
야당 |
87분 |
5% |
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화 가능성/ 자유한국당 선거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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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
108분 |
6.2% |
북미회담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 남북 평화 무드가 인천시장 선거에 미치는 영향/ 여야 4당 의원 지방선거 침체 관련 토론/ 지역별 판세/ 드루킹 특검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 각종 여론조사/ 후보 단일화 가능성/ 재보선 판세 |
|||||
정책‧공약 |
1분 |
|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북한 교류 정책 |
|||||
개헌 |
58분 |
3.3% |
대통령 개헌안 무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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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여 |
26분 |
1.5% |
민주당 송영길 의원 초청 인터뷰(MB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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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
|
|
|
|||||
기타 |
23분 |
1.3% |
드루킹 이혼소송 논란/ 후보 등록 등 선거 일정/ 적극 투표층 증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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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
1740분 |
100 |
|
△ 5월 넷째 주 종편 4사‧보도채널의 시사‧보도 대담 중 선거 관련 주제 분석(5/18~5/24) ⓒ민주언론시민연합
6개 방송사가 다룬 ‘정부‧여당 논란’의 세부 주제 구성을 보면 △드루킹 옥중편지 △송인배 비서관 드루킹 사례비 논란 △이재명 후보 관련 논란으로 3가지인데, 이재명 후보 관련 논란을 제외하면 모두 ‘드루킹 사건’이며 실제로 드루킹 사건이 대부분이었다. ‘야당 논란’의 경우 바른미래당 공천 갈등 및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선거법 위반 등 3가지 이슈가 있었으나 방송 비중은 8.3%에 그쳤다.
이렇게 4월 중순 이후 오로지 드루킹 사건만 조명하는 경향이 이어지면서 ‘선거 이슈=드루킹 사건’이라는 도식이 굳어졌다. 여야가 합의한 특검은 아직 구성조차 되지 않았고 ‘드루킹 옥중편지’ 등 조선일보가 꾸준히 대서특필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6월 13일 선거 당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선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후보 검증 △정책 및 공약 △유권자 의제 △지역별 현안은 방송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이번 분석(5/18~5/24)에서도 ‘정책‧공약’은 6개 방송사 중 채널A가 단 1분간 스치듯 거론한 내용이 전부다. △후보 검증 △유권자 의제 △지역별 현안의 경우 분석을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다뤄지지 않았다. 아무리 ‘드루킹 사건’이 대형 이슈라 하더라도 언론이 기본적 책무를 저버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
자매사가 게재한 ‘드루킹 편지’, TV조선 ‘드루킹 사건’ 89.8%
|
TV조선 |
MBN |
채널A |
JTBC |
YTN |
연합뉴스 TV |
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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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방송 시간 |
1,146분 |
1,953분 |
1,583분 |
700분 |
1359분 |
414분 |
7,155분 |
||
선거 관련 방송 시간 |
335분 (29.2%) |
339분 (17.4%) |
368분 (23.2%) |
143분 (20.4%) |
403분 (29.7%) |
152분 (36.7%) |
1,740분 (24.3%) |
||
정당 논란 |
여 |
301분 (89.8%) |
192분 (56.6%) |
270분 (73.3%) |
70분 (48.9%) |
308분 (76.4%) |
96분 (63.2%) |
1,237분 (71.1%) |
|
야 |
20분 (6%) |
47분 (13.9%) |
20분 (5.4%) |
20분 (14.0%) |
28분 (7%) |
9분 (5.9%) |
144분 (8.3%) |
||
여야 |
|
|
3분 (0.8%) |
|
|
|
3분 (0.2%) |
||
단순 행보 |
여 |
4분 (1.2%) |
3분 (0.9%) |
17분 (4.7%) |
6분 (4.2%) |
|
|
30분 (1.7%) |
|
야 |
1분 (0.3%) |
|
8분 (2.2%) |
2분 (1.4%) |
4분 (1.0%) |
|
15분 (0.9%) |
||
여야 |
|
1분 (0.3%) |
|
7분 (4.9%) |
|
|
8분 (0.5%) |
||
판세 분석 |
여 |
|
|
|
|
|
|
|
|
야 |
7분 (2.1%) |
23분 (6.8%) |
10분 (2.7%) |
|
38분 (9.4%) |
9분 (5.9%) |
87분 (5%) |
||
여야 |
|
31분 (9.1%) |
39분 (10.6%) |
14분 (9.8%) |
14분 (3.5%) |
10분 (6.6%) |
108분 (6.2%) |
||
정책‧공약 |
|
|
1분 (0.3%) |
|
|
|
1분 |
||
개헌 |
|
16분 (4.7%) |
|
14분 (9.8%) |
|
28분 (18.4%) |
58분 (3.3%) |
||
인터뷰 |
여 |
|
26분 (7.7%) |
|
|
|
|
26분 (1.5%) |
|
야 |
|
|
|
|
|
|
|
||
기타 |
2분 (0.6%) |
|
|
10분 (7.0%) |
11분 (2.7%) |
|
23분 (1.3%) |
||
계 |
335분 |
339분 |
368분 |
143분 |
403분 |
152분 |
1,740분 |
△ 5월 넷째 주 종편 4사‧보도채널의 시사‧보도 대담 중 방송사별 선거 관련 주제별 분석(5/18~5/24)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사별로 선거 방송의 주제 구성을 살펴보면, TV조선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드루킹 사건’을 처음으로 보도한 방송사인 TV조선은 꾸준히 ‘정부‧여당 논란’, 즉 드루킹 사건을 80% 이상의 비중으로 다루며 6개사 중 가장 큰 수치를 보였으나, 지난 2주간(5/4~5/17)과 YTN과 연합뉴스TV에게 그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이번 분석(5/18~5/24)에서는 자매사인 조선일보가 게재한 ‘드루킹 옥중편지’에 힘입어 무려 89.8%의 비중을 보였으며 이는 두 번째로 수치가 컸던 채널A의 73.3%와도 차이가 크다. 그만큼 TV조선이 ‘드루킹 사건’을 선도하고 있다.
이번 주에도 ‘드루킹 사건’에 밀려 선거 보도의 기본인 행보와 판세분석마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여당만의 판세분석의 경우 6개사 모두 아예 다루지 않았다. 선거가 다가오면 각 정당에서 방송에 출연해 전략과 목표를 밝히기 마련이나 이런 경향도 지난주 MBN에서만 감지됐는데, 이번주에도 역시 MBN만 정당 관계자의 선거 인터뷰가 있었다. 지난주 MBN <뉴스와이드>(5/15)는 자유한국당 심재철 국회부의장을 초대해 지방선거 판세 및 자유한국당의 전략을 물은 바 있는데, 이번주에는 5월 22일 방송에서 민주당 송영길 의원을 초청하여 같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야 간 형평을 맞춘 것이다.
‘피의자의 일방적 주장’을 ‘사실’로 전제한 TV조선‧채널A
18일, 조선일보의 ‘드루킹 옥중편지’ 보도로 인해 ‘드루킹 사건’ 관련 과장‧왜곡 보도 행렬도 그대로 반복됐다. 그동안 △‘불법 여론조작’의 기준을 명확히 세우지 않은 채 ‘선플 운동’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까지 모조리 ‘불법 조작’으로 매도한 보도 △직접적인 정황이 없는 상황에서 김경수 후보나 민주당‧청와대의 연루를 속단했던 보도들이 대표적인 사례들이었다. 18일 조선일보의 ‘드루킹 옥중편지’ 보도로 인해 이번 분석 기간(5/18~5/24)에는 후자의 사례가 극대화됐다.
18일, 드루킹은 변호인을 통해 조선일보에만 전한 편지에서 “2016년 10월 파주의 사무실로 찾아온 김경수 의원에게 매크로를 직접 보여주고 허락해달라고 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김경수 의원 측이 인사 추천 문제로 나를 기만했다”, “검찰이 사건을 축소하고 모든 죄를 저와 경공모에 뒤집어씌워 종결하려 한다” 등 충격적인 주장을 펼쳤다. 드루킹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김경수 후보 역시 혐의를 피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구속된 피의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성한 일방적 주장을 조선일보가 검증 없이 곧바로 1면 머릿기사로 보도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가중됐다. 가족 접견이나 서신 교환도 안 된다던 드루킹이 자신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조선일보만을 특정해 편지를 전달했다는 점도 의문으로 꼽힌다. 게다가 검찰은 드루킹이 14일 면담을 요청해 “구속된 본인을 석방해 주면 김경수 후보가 범행에 가담했다는 정황을 검찰 조사에서 증언하겠다”며 거래를 시도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검찰은 드루킹의 거래 제안을 거부했다며 드루킹의 ‘검찰의 축소 수사’ 주장을 부인했다. ‘김경수 후보의 범행 가담’이라는 똑같은 취지의 편지가 나흘 만에 조선일보에 보도되자 논란은 커졌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TV조선과 채널A는 드루킹 사건을 다루는 내내 ‘드루킹 편지가 사실일 경우’를 전제한 채 대담을 진행했다. 자연스럽게 김경수 후보가 댓글 조작를 지시하는 등 범행에 주도적으로 개입했다고 단정하는 방송이 이어졌다.
‘자한당 공개 대화방+옥중편지’ 일방적 주장도 뒤섞는 TV조선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5/18)는 지난 4월 25일, 자유한국당이 공개했던 ‘경공모 단체 대화방 캡쳐’ 중 일부를 거론하면서 ‘드루킹 편지’의 주장을 교묘히 섞어, ‘김경수 후보가 경공모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일방적 주장을 사실로 묘사했다.
최진녕 변호사는 4월 25일 공개된 단톡방 중 드루킹의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친문 후보 지지 요청 메시지’를 두고 “실명을 밝히지 못하겠지만 지방선거 경선과 관련해서 김경수 의원이 본인의 지역이 아닌 곳에 이렇게 어떤 요청을 했다는 그 결과가 되는 것이죠, 경선 구도에 대해서”라며 아직 드루킹 측의 주장인 ‘김경수=바둑이’, ‘김경수의 친문 후보 지지 요청’을 사실로 단언했다.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은 “바둑이의 요청’ 그리고 이쪽에 보면 두 번째에 ‘바둑이 측 이야기다’ 이렇게 돼 있거든요. ‘바둑이 측’은 아마 한 모 보좌관인 것 같아요. 왜 그러냐면 드루킹한테 처음에 김경수 전 의원이 소개할 때 ‘나의 분신처럼 믿고 서로 협의를 해도 된다’ 이렇게 얘기를 했기 때문에. 그러니까 ‘바둑이’는 김경수 전 의원으로 보이고 ‘바둑이 측’은 한 모 보좌관으로 보인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라고 주장했다. 바로 이 대목이 자유한국당의 ‘단체 대화방 캡쳐’와 ‘드루킹 편지’를 뒤섞은 부분이다. ‘김경수가 한 모 보좌관을 자신의 분신이라고 소개했다’는 주장은 18일 보도된 드루킹 편지 중 일부이기 때문이다. TV조선은 검증되지 않은 ‘드루킹 편지’의 일방적 주장을 근거로 삼아 4월 25일 ‘김경수 후보가 경공모에 경기도지사 경선에 친문 후보 지지를 요구했다’는 자유한국당 주장을 뒷받침한 것이다. 이는 근거가 어디에서 나온 누구의 주장인지 밝히지도 않은 채 만들어낸 추정에 불과하다.
드루킹 옥중 편지를 사실로 ‘가정’하는 방송, 과연 적절한가
채널A <정치데스크>(5/18)의 경우 “지금의 얘기는 드루킹의 주장이라는 것 먼저 전제를 하고”(이용환 앵커), “드루킹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전여옥 작가) 등 패널과 진행자 모두 반복적으로 ‘가정’을 강조했다. 그만큼 ‘드루킹 편지’는 사실이라고 보기 어려움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가정을 전제로 과도한 추정이 만연했다. 특히 전여옥 작가는 “명확하게 어떻게 보면 공모 수준까지 갔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 “모든 것이 이렇게 일률적으로 일체적으로 동시적으로 이루어진 한 팀이었다, 이렇게 봐야 되겠죠”, “드루킹 하고 김경수 의원하고 분명히 거래가 있었던 건 김경수 의원의 발언에서도 우리가 이건 확실하게 알 수가 있지 않습니까? 매우 심각한 공직의 부패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라고 단정했다. 이날 채널A <정치데스크>는 드루킹 사건을 14분 51초 간 다뤘는데 김경수 후보측의 반박은 고작 1분 20초 간 언급됐을 뿐, 나머지 14분 가량의 대담이 모두 이런 식의 ‘가정 후 단정’으로 이뤄졌다.
‘진술 조작’ 정황에도 채널A는 ‘드루킹 신뢰’
5월 21일, 드루킹이 경찰의 구치소 방문 조사에서 진술한 “김경수 의원이 2016년 10월,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 후 100만 원을 건넸다”는 주장도 종편에게는 검증의 대상이 아니라 ‘의혹 과장’의 도구였다. 채널A <정치데스크>(5/21)에서 진행자 이용환 앵커가 “김경수 후보가 드루킹한테 금일봉을 줬습니까, 강 기자?”라고 묻자 강병규 기자는 “김경수 후보가 양복안 주머니에서 돈 봉투를 꺼냈고 다른 경공모 회원들이 박수를 쳤다고 합니다. 100만 원이라고 했고 그 돈으로 피자를 시켜먹었다라는 상세한 진술이 나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용환 앵커의 경우 “다 황당한 소설 같은 이야기”라는 김경수 후보 측 반박을 덧붙이면서도 “굉장히 증언이 구체적인데”라며 드루킹 측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기본적으로 형평성을 잃은 태도이다.
△ 5월 18일 채널A <정치데스크>에 출연하여 발언하고 있는 전여옥 작가
채널A <정치데스크>는 다음날인 22일에도 이 주제를 다뤘는데 자매사인 동아일보의 <단독/ “경공모 회원들 텔레그램 대화방에 ‘김경수 100만원’ 언급 녹취파일 있어”>(5/22 https://bitly.kr/1r2f)를 토대로 또 의혹을 과장했다. 동아일보는 경찰이 확보한 텔레그램 대화방 자료 중 녹취파일에 “(괘씸하니) 돈을 받은 횟수를 여러 번이라고 진술하자는 취지의 언급”이 있다며 “여러 번 돈을 줬다는 것이 부풀려진 얘기일 수는 있어도 돈을 줬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채널A의 노은지 기자 역시 “(김 후보가 100만 원을 건넸다는 사실을)조금 뒷받침할 만한 추가적인 진술이 나온 것”, “그렇기 때문에 김 후보가 100만 원을 줬다는 건에 뭔가 여러 가지 정황 진술들이 추가로 나오면서 신빙성을 얻고 있다”라고 평했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아전인수’에 불과하다. 동아일보는 경찰이 확보한 녹취파일의 내용을 “한 경공모 회원이 김 전 의원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하며 ‘(괘씸하니) 돈을 받은 횟수를 여러 번이라고 진술하자’는 취지로 한 언급”이라고만 요약하면서 “김 전 의원의 법적 책임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으나 타 매체 보도를 보면 오히려 경공모 회원들이 김경수 후보를 무고하려 한 정황이 엿보인다. KBS <드루킹 “김경수 ‘100만 원’ 특검 이후 언론에 흘리려 했다”>(5/22 https://bit.ly/2siPKat)는 녹취파일 안에 “이렇게 된 거 김 전 의원에게서 매달 100만 원을 받았다고 하자”는 경공모 측 발언이 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이런 내용을 무시한 채, 드루킹 및 경공모 측의 진술만을 근거로 ‘김경수 후보가 100만 원을 건넸다는 의혹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고 논평한 것이다. 이는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이다. 경공모 측 증언에 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진술을 짜 맞춘 정황이 있으므로 오히려 드루킹 및 경공모 측 주장이 신빙성을 잃었다고 보는 편이 상식적이다. 채널A가 굳이 이 사안에 논평을 하고자 했다면 이러한 다양한 시각을 담았어야 했다.
‘송인배=정호성’? 막나가는 종편
21일 보도된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의 드루킹 접촉 역시 종편의 먹잇감이 됐다. 청와대는 송인배 비서관이 경공모의 요청에 따라 2016년 6월부터 11월까지 총 4차례 회원 간담회를 가졌으며 그 사례로 2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통상적인 사례비로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으며, 댓글조작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 청와대 입장이다. 이에 종편은 송인배 비서관을 ‘박근혜 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인 정호성’으로 규정했다. MBN <뉴스와이드>(5/21)에 출연한 최진녕 변호사는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어떤 것이냐? 한마디로 문재인 대통령의 문고리 중의 문고리다. 밑에 제가 썼습니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1부속비서관이 바로 정호성이었습니다. 결국 그만큼 중요한 문재인 대통령의 개인적인 사생활을 다 관리하는 분이 제1부속비서관이면서 그만큼 대선 때도 굉장히 중요한 일을 했던 분이 바로 송인배 비서관입니다. 결국 그래서 밑에 ‘또 다른 문고리인가?’ 라고 제가 물음표를 딱 달았습니다만”이라고 주장했고 ‘박근혜→정호성’, ‘문재인→송인배’라는 문구를 나란히 적은 판넬을 보여줬다.
채널A <정치데스크>(5/21)에서도 노은지 기자가 송 비서관을 “그냥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에 정호성 비서관 정도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문고리 권력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평했고, 전여옥 작가도 “문고리를 열어주고 닫고 그런 자리죠”, 이용환 앵커는 “이렇게 표현하면 어떨까요?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누구였는지 기억하세요? 최근에 만기출소한 정호성 비서관입니다”라고 말하는 등 끊임없이 ‘정호성’에 비유했다. 채널A <뉴스TOP10>(5/21)의 황순옥 앵커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정호성 비서관이 있었 듯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금 문고리 비서관이라고 하면 송인배 비서관을 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지 제1부속비서관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송인배 비서관이 정호성 비서관, 즉 청와대 문건을 비선에 유출한 국정농단 세력의 핵심 인물이 될 수는 없다. 송 비서관이 ‘문고리 권력’이라는 그 어떤 정황이나 보도도 그동안 나온바 없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
문의 이봉우 활동가(02-392-0181)
정리 김규명‧엄재희‧임동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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