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세월호 참사에 ‘정치이용’ 딱지 붙인 조선일보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8년 4월 ‘이달의 좋은‧나쁜 신문 보도’를 선정했습니다. 민언련 2018년 4월 ‘이달의 좋은 보도’ 신문 보도 부문에는 대상자가 없습니다. 아래는 ‘이달의 나쁜 신문보도 선정 사유입니다.
2018년 4월 ‘이달의 좋은‧나쁜 신문 보도’ 심사 개요 | |
좋은 신문보도 |
없음 |
나쁜 신문보도 |
<사설/세월호 4주기, ‘정치 이용’은 할 만큼 하지 않았나> 외 2건 |
선정위원 |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배나은(민언련 활동가), 유민지(민언련 기획부장),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이봉우(민언련 선임활동가), |
심사 대상 |
4월 1일부터 30일까지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에게재된 보도 (신문 지면에 한함) |
4월 ‘나쁜 신문 보도’. 세월호 참사에 ‘정치이용’ 딱지 붙인 조선일보
선정 배경 조선일보 세월호 4주기 관련 기사와 사설은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폄훼했다. 사설은 <세월호 ‘정치 이용’을 할만큼 하지 않았나>라고 묻고 있는데,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단순 사고’로 축소하면서, 진상규명과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이들을 ‘정치 이용’이라고 몰아세웠다. 또 기사에서는 어떠한 데이터 수치도 없이 광화문 천막을 철거하라는 여론이 높다고 주장하고, 세월호 추모공원을 ‘납골당’이라고 반복해 표현하면서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확대했다. 이에 민언련은 세월호 4주기 조선일보 기사와 사설을 2018년 4월의 ‘이달의 나쁜 신문 보도’로 선정했다. |
세월호 4주기 앞두고 조선일보는 세월호 ‘정치 이용’을 그만하라고 주장하는 한편, 광화문 광장에 있는 천막도 걷어내라는 기사를 내놨다. 조선일보는 <사설/세월호 4주기, ‘정치 이용’은 할 만큼 하지 않았나>(4/16 https://bit.ly/2vevF9T)에서 세월호 이후 정부가 여러 조치를 하는 듯 했으나 그 뒤로도 병원, 지하철 등 곳곳에서 대형 사고가 잇따랐다며 그때마다 희생자 유족들은 “세월호 때와 뭐가 달라졌느냐”며 울부짖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월호 이후에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인명 사고가 어느 정도 숫자가 넘으면 무조건 ‘정치화’되는 이상 현상이 시작됐다는 것”이라며 “여행객들이 해난 사고를 당한 일을 정치 문제로 만들어 지금까지 우려먹는 정권은 그 부채 의식 때문에 낚시배 사고에 대통령과 국무위원이 묵념하는 과잉 쇼까지 벌였다”고 조롱했다. 이는 세월호 참사를 ‘인명사고’로만 바라보는 시각이다.
△4월 16일자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세월호 사건은 구조와 정확한 상황 전달 없이 도망친 선장과 승무원들의 무능과 무책임, 작동되지 않던 정부의 재난구조 운영 시스템, 검증 없이 받아쓰며 현장소식을 왜곡한 언론, 과적 등을 눈감아주며 사고 위험을 키운 부정부패한 공무원 조직 등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문제들이 집약적으로 민낯을 드러낸 사건이다. 특히 사고 발생 원인과 구조 실패 문제를 명확히 밝혀야할 정부가 거짓과 은폐로 일관해 정부에 대한 불신에 불을 지폈다. 이후 촛불시민들이 요구한 ‘적폐청산’은 세월호 사건으로 드러난 우리사회의 만연한 문제들을 도려내자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세월호 사건의 의미를 ‘사람이 죽은 대형사고’로만 처리하며 “모든 사고를 앞으로 다 정부가 책임질꺼냐”는 식으로 억지를 부렸다. 세월호 사건은 언론참사이기도 했다. 초기 ‘전원구조’ 오보부터 피해자의 고통을 전시하고, 유가족들의 비판적인 현장음을 지우는 등 한국 언론은 부정적인 취재보도 관행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언론을 향한 시민들의 불신이 커지며 ‘기레기’라는 표현이 나오게 된 상징적인 사건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축소하면서, 세월호 4주기를 맞아 ‘변한 건 없고 떼쓰는 사람만 늘었다’는 비아냥을 내놨다.
조선일보는 앞서 <광장에 선 세월호 천막, 어느새 4년>(4/12 https://bit.ly/2qL2Zk4)이라는 10명 보도를 내놓고 <‘7시간 의혹’도 해소…‘광화문광장서 철거’ 여론 높아져>라는 소제목을 달았다. 보도는 광화문 광장을 철거하자는 시민들의 요구가 높다는 내용이지만 여론조사 결과도 없이 지나가는 시민의 인터뷰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기사 첫 문장에는 “광장 내 세월호 천막을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다수의 여론인양 다뤘지만, 보도에서 근거로 든 것은 임모(64)씨와 김모(76)가 광화문 광장 천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정도였다. 후반부에는 천막 철거를 반대하는 시민 김모(22)씨의 인터뷰도 실렸는데, 인터뷰 앞에는 “일부 시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조선일보가 어떠한 기준도 없이 자신들이 내세우고자 하는 ‘광화문 천막 철거’ 주장에 방점을 찍기 위해 ‘만들어 낸’ 기사다.
같은 날 10면 하단에 실린 <“안산 공원에 세월호 납골당 설치 절대 안된다”>(4/12 https://bit.ly/2vAML1E)에서는 안산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추모공원(가칭 4․16 안전공원) 설치를 반대하는 입장을 기사로 내놨다. 기사는 내내 추모공원을 ‘세월호 납골당’이라는 표현으로 명명했다. 추모공원에서 희생자 봉인시설은 지하에 설치되고, 그 규모는 전체 추모공원 면적에 0.1%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세월호 납골당’이라는 표현을 제목과 기사에서 반복 사용한 것은 반대 측 주장을 그대로 대변한 것이다. 결국 이 기사들을 읽고 나면 “세월호 유가족들이 불법으로 땅을 차지하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인상만 남을 뿐이다. 이에 민언련은 조선일보 <사설/세월호 4주기, ‘정치 이용’은 할 만큼 하지 않았나>(4/16) 외 2건을 2018년 4월 ‘이달의 나쁜 신문보도’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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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유민지 기획부장(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