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거짓 여론조사 결과 보도를 통해 민심 조작하는 데일리안민주언론시민연합에는 시민 여러분들의 다양한 제보전화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민언련은 제보 내용을 확인한 후 민언련 보고서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빠르게 보고서에 반영되지 못한 제보에 대해서는 묶어서 아래와 같이 정기적으로 제보 내용을 확인해 전하겠습니다. 언론 개혁을 위해 관심 갖고 제보해주신 시민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인터넷 언론 데일리안이 18일 보도한 드루킹 관련 보도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상하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제보자는 데일리안 <드루킹 옥중편지에, 6·13지방선거 경남도지사 판세 ‘흔들’>(5/18 https://bit.ly/2IJbVgE)에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3~14일 경남에 거주하는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민주당 김경수(43.2%) 후보와 한국당 김태호(34.1%) 후보 지지율은 9.1%포인트 차로 좁혀졌다”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것이 ‘가짜뉴스’가 아닌지 확인해 달라는 제보였습니다.
제보자의 주장은 △드루킹의 편지가 18일 공개됐는데 13~14일에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판세가 흔들린다’고 보도한 것은 적절치 않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조사 중에는 해당 여론조사를 찾을 수 없으며 △조사 의뢰자와 조사일시를 명확히 표기하지 않은 것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드루킹 옥중편지로 김태호 후보가 김경수 후보를 맹추격 중이라고 부각하며 인용한 여론조사
제보해주신 18일 당일 데일리안 <드루킹 옥중편지에, 6·13지방선거 경남도지사 판세 ‘흔들’>(5/18 https://bit.ly/2IJbVgE)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보도의 리드문은 “드루킹의 옥중편지 공개로 6·13지방선거 경남 지역 판세가 흔들리고”있으며 “현재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는 김경수 후보를 추격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보도는 이어 드루킹의 편지를 간단하게 요약해 전해준 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대대표의 비판성 발언을 전하고, 김경수 후보의 반박을 전하는 구성이었습니다. 그리고 기사 말미에서 “야당들의 드루킹 특검 공세 가운데 경남은 이미 한국당과 민주당 간 격전지로 부상한 모습”이라면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3~14일 경남에 거주하는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민주당 김경수(43.2%) 후보와 한국당 김태호(34.1%) 후보 지지율은 9.1%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라며 마무리했습니다.
데일리안 기사를 찬찬히 뜯어보면 이 여론조사 결과를 “드루킹 옥중편지로 인해서 경남도지사의 판세가 흔들”리는 근거라고 단정한 표현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보도는 제목부터 <드루킹 옥중편지에, 6·13지방선거 경남도지사 판세 ‘흔들’>이고요. 소제목도 <“김경수 승인받아 댓글조작”…드루킹 폭로>와 <김경수 우세 속 김태호 맹추격 판도 관심>라고 뽑았습니다. 보도의 제목과 내용 모두가 ‘드루킹 편지로 인한 경남도지사 판세가 흔들리고 김태후 후보가 맹추격’하고 있다는 내용인데, 이런 기사의 말미에 느닷없이 “민주당 김경수(43.2%) 후보와 한국당 김태호(34.1%) 후보 지지율은 9.1%포인트 차로 좁혀”졌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넣은 것입니다. 따라서 누가 보더라도 이 기사에서 해당 여론조사 결과는 ‘드루킹 편지로 인해 두 후보간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인용한 것입니다. 또한 제보자 주장대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는 해당 여론조사를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리얼미터가 5월 13~14일에 조사한 경남도지사 관련 여론조사는 전혀 게재되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제보자 지적대로 데일리안은 조사의뢰자 자체를 밝히지 않았고, 조사일시는 몇월인지는 적지 않은 채 ‘지난 13~14일’로 적혀있었습니다. 선관위에서 공표한 바에 따르면 ▶ 누구든지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 또는 보도하는 경우에는 선거여론조사기준으로 정한 12가지 사항을 함께 공표․보도하여야 하지만, 이미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여 공표·보도할 때는 “조사의뢰자, 선거여론조사기관, 조사일시와 함께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라고 표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요. 이를 위반했을 때는 과태료 1,500만 원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언론시민연합은 5월 18일 오후 6시 30분 경, 조사의뢰자와 조사일시를 오기한 데일리안 보도를 선관위에 신고했습니다.
조사의뢰자와 조사일시 오기한 데일리안
그런데 더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선관위에서 민언련의 신고를 받은 뒤, 데일리안에게 해당 보도의 문제를 지적했고, 그러자 데일리안은 기사를 수정했다는 어떤 문구도 넣지 않은 채, 슬쩍 기사를 수정했습니다. 수정된 부분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3~14일 경남에 거주하는…”이이 “이데일리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5월 13~14일 경남에 거주하는…”으로 수정된 것입니다.
△ 데일리안 <드루킹 옥중편지에, 6·13지방선거 경남도지사 판세 ‘흔들’>(5/18) 수정 전과 후 화면 갈무리
이에 따라 민언련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해당 조사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홈페이지 어디에도 이데일리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5월 13일부터 14일까지 수행한 여론조사 관련 정보가 없었습니다. 민언련이 리얼미터에 거듭 확인했지만, 리얼미터가 이데일리에게 의뢰받아 해당 날짜에 시행한 조사는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민언련이 데일리안이 제시한 김경수(43.2%) 김태호(34.1%)라는 수치를 검색해보니 이는 부산일보가 의뢰하고 리얼미터가 4월 13일~14일에 수행한 여론조사 결과였습니다. 이는 부산일보 <경남 김경수 43.2%, 울산 송철호 41.6% ‘1위’>(4/17 https://bit.ly/2KN0KEA)에 게재된 바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데일리안이 보도한 여론조사의 조사의뢰자는 이데일리가 아니라 부산일보였고, 조사일시는 5월 13~14일이 아니라 4월 13~14일이었습니다. 데일리안은 선관위의 전화를 받고 안이하게 ‘이데일리’와 ‘5월’이라는 문구를 슬쩍 넣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나본데, 이는 심각한 오보를 거듭 추가한 셈입니다.
데일리안 보도, 과연 단순 실수일까?
데일리안은 드루킹 옥중편지 공개로 경남도지사 판세가 흔들리고 김태호 후보가 맹추격중이라는 분석보도에 왜 하필 한 달도 전에 했던 여론조사의 “김경수(43.2%) 김태호(34.1%)”라는 지지율 결과를 보도한 것일까요? 과연 이것이 단순한 기자의 실수일까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경남지사 관련 여론조사 결과 중에서 김경수 후보와 김태호 후보 지지율 격차가 가장 적은 여론조사 결과는 JTBC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4월 22~23일간 조사한 결과(https://bit.ly/2GHBKvY)로, 이 조사에서 두 후보 간 차는 6.8% 포인트였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격차가 적은 조사결과가 바로 데일리안이 이용한 부산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4월 13일~14일에 실시한 조사입니다. 9.1%포인트 차를 보였지요.
한 달도 전에 실시한 조사임에도 데일리안이 굳이 이 결과를 인용한 것은 격차가 두 번째로 좁은데다가 조사일자가 4월 13~14일이라서 이걸 5월 13~14일로 슬쩍 고치는 것이 그럴싸해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 14~20%포인트 격차임에도 9.1%라는 한 달 전 결과 부각한 것은 명백한 왜곡
백보 양보해서 데일리안이 보도한대로 드루킹 편지 이후 경남지사 판도가 흔들리고 김태호 후보가 맹추격을 하는 것이 사실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최소한 관련 여론조사 결과가 충분히 나온 뒤에 해당 조사결과를 인용하면서 이 같은 분석을 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후 후보의 격차가 많이 좁혀진 것을 인정할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그것도 사실은 같은 여론조사기관이 비슷한 기준으로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결과에서 나온 추이를 인용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김태호 후보가 맹추격을 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일까요? 실제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 결과로 봤을 때 김경수 후보와 김태호 후보의 지지율 격차 추이는 어떨까요? 민언련은 현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여론조사 결과 전체를 분석해보았습니다.
△ 경남도지사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중 같은 일관성을 위해 꾸준하게 같은 기관에서 의뢰하고 조사하는 두 여론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지지율 추이를 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여러 차례 꾸준하게 경남도지사 관련 여론조사를 하고 있는 것은 MBC경남이 의뢰하고 리얼미터가 조사한 여론조사입니다. 해당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간 지지율차이는 5월 1~2일 조사에서 29.5% 포인트로 가장 커졌다가 5월 15~16일에서 조사에서는 20.2%로 좁혀졌습니다.
*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바람
그러나 드루킹 편지가 보도된 것은 5월 18일이기 때문에 드루킹 보도 이후의 여론조사 지지율 차이는 이 조사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5월 18일 이후인 19일에서 21일 사이에 이뤄진 조사이며, 이전에도 같은 기관이 의뢰하고 조사한 수치가 있는 ‘MBC가 의뢰 코리아리서치센터’가 조사결과를 비교해봤습니다.
이 조사는 드루킹 편지의 효과가 분명히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를 보면 김경수(41.9%), 김태호(27.3%)로 두 후보간 격차가 14.6% 포인트입니다. 이 수치는 ‘5월 15~16일 MBC 경남 의뢰,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인 20.2% 격차에 비하면 분명히 좁혀진 것입니다. 그러나 4월 30일에서 5월 1일 사이 실시했던 같은 조사의뢰자와 조사기관의 격차 10.8%에 비하면 도리어 벌어졌습니다. 또한 이 수치는 데일리안이 애초 가짜로 보도한 9.1% 포인트에 비해서도 벌어진 수치입니다. 다시 말해서 드루킹 편지 이후 김태호 후보가 김경수 후보를 맹추격해서 지지율 간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바람.
데일리안이 보도한대로 드루킹 편지 이후 경남지사 판도가 흔들리고 김태호 후보가 맹추격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럴 때는 명백한 조사결과라 나온 뒤에 보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데일리안은 이미 답을 정해놓고 그 답을 입증할만한 여론조사 결과를 찾았으나 원하는 수치가 나오지 않자, 한 달 전 조사결과를 최근 것인 양 조작하여 보도한 것입니다. 이는 기사가 아니라 소설이며 여론조작입니다.
선관위는 데일리안 감싸기에 급급한 것 아닌가
△ 5월 23일 12시 이후 수정된 데일리안 기사
민언련은 이데일리가 의뢰했다고 수정된 데일리안 보도가 사실상 가짜뉴스라고 다시 선관위에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선관위는 이번에도 전화로 데일리안에 수정해달라는 요구를 했나봅니다. 12시 이후 데일리안의 해당 보도는 다시 부산일보가 의뢰해 4월 13~14일에 조사했다고 수정되어 있었습니다.
언론사의 여론조작행위에 대해 선관위가 엄중한 처벌을 내리지 않고 해당 언론사에 전화하여 주먹구구식으로 정정을 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보는 태도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데일리안은 ‘경남이 흔들리고 있다’는 기사에 가짜 여론조사 결과를 내고, 시정조치를 받고 난 이후에도 또 다시 가짜 여론조사 결과를 올려 5일동안 잘못된 뉴스를 유통했습니다. 민언련의 문제제기에 경남도 선관위는 인터넷선거심의위원회에 해당 사안을 접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언론의 선거보도는 국민 표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로 인한 후보자의 당락이 좌우될 수도 있습니다. 선관위가 두 번이나 실수(?)를 거듭하며 잘못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특정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을 전달한 데일리안에게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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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유민지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