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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세월호 모욕 사태’에도 ‘오보’낸 YTN, 정상화는 언제쯤?지난 5일, M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에서 세월호 참사를 모욕하는 장면이 나와 파문이 일었습니다. 출연자인 개그맨 이영자 씨가 어묵을 먹은 뒤 매니저에게 단골 식당 쉐프를 소개해달라고 말한 내용에 이어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과 함께 세월호 참사 당일 MBC <뉴스특보> 화면이 나간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며 유가족 단식 앞에서 ‘폭식 투쟁’을 펼치는 등 꾸준히 세월호 참사를 모독했던 ‘일간베스트’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조롱할 때 ‘어묵’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MBC에 많은 비판에 쏟아졌습니다.
MBC 최승호 사장은 9일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시청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표명했고 세월호 참사 진상 특별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던 오세범 변호사까지 참여하는 긴급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렸습니다. MBC가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하고 조사에 돌입했으나 다른 언론 역시 ‘역대급 방송사고’를 집중 조명했고, ‘사고 발생 경위’와 관련한 보도도 10일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해당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으로 편집 후반 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했다”고 밝힌 MBC <전참시> 제작진의 해명과 상반되는 내용이라 충격이 컸습니다.
10일, 한겨레 <MBC ‘전참시’, 세월호 침몰 화면 알고 썼다>(https://bitly.kr/fT5X )는 ‘자체 조사 결과’의 일부를 입수했다면서 “제작진 가운데 조연출과 에프디는 이미 이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라 보도했습니다. 미디어오늘 <MBC ‘전참시’, 세월호 화면 사용 경위는>(https://bit.ly/2rHyniX ) 역시 같은 날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MBC 전참시 사태 경위’, 타사 보도 과장해 화면 조작한 YTN
‘사고 발생 경위’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논란은 엉뚱한 방향으로 번졌습니다. 한겨레‧미디어오늘 등이 보도한 ‘발생 경위’를 YTN이 방송 뉴스 보도로 만들면서 그 내용을 과장한 겁니다. YTN은 한겨레‧미디어오늘 보도 등에서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은 대화까지 실제로 벌어진 것처럼 왜곡해 ‘카톡방 화면’을 만들었습니다.
△ 조연출과 FD의 대화를 임의 구성하여 보도한 YTN <이브닝뉴스>(5/10)
5월 10일 YTN <이브닝뉴스> “뉴스첵첵” 코너에서 <세월호 희화화 논란, 제작진은 알고 있었다?>는 제목과 함께 차현주 앵커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는 정황이 MBC 자체 조사 결과 포착됐습니다” “제작진 가운데 조연출과 FD가 이미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때 YTN <이브닝뉴스>는 조연출과 FD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메신저 대화 형식의 자료화면으로 만들어 보여줬는데 바로 이 화면이 문제였습니다.
화면에는 MBC 제작진이 “뉴스에서 앵커멘트로 ‘속보입니다’ 멘트에 바스트 영상 부탁해요, 뉴스클립”, “화면 클립 파일 11개 전송, 이 중 3개 세월호 화면”, “세월호 자료인데, 넣어도 되나요”라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명시됐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대화가 오갔다고 볼 만한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한겨레의 경우 “뉴스에서 앵커멘트로 ‘속보입니다’, ‘충격적인 소식이다’ 그런 멘트에 바스트 영상부탁해요 뉴스클립”이라는 제작진의 요청만 대화 중 일부로 보도했을 뿐, YTN이 대화로 처리한 나머지 내용은 “고참 에프디가 주문에 맞는 화면 11개 클립을 찾아 자료폴더에 올렸다. 이중에 문제가 된 3개의 클립이 세월호 화면이 있다. 에프디들끼리도 세월호 자료를 넣어도 되냐 논란이 있었지만 원하는 클립을 찾을 수 없어 폴더에 우선 넣었다고 전한다”며 대화 내용이 아닌 ‘상황 묘사’로 처리했습니다.
미디어오늘 역시 “해당 조연출은 CG실에 필요한 화면의 자막과 배경화면이 보이지 않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한 뒤 결과물을 편집에 사용했다. 이 조연출은 ‘어묵’이 세월호 희생자를 비하하는 말인지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는 수준으로만 보도했을 뿐, 실제로 그러한 대화가 오갔다고 전하지는 않았습니다. YTN이 아직 진상이 드러나지 않은 사안, 심지어 타사가 보도하지도 않은 대화 내용을 조작해 화면으로 구성한 겁니다.
YTN이 만든 영상 클립 일파만파…끊이지 않는 ‘YTN 오보 사태’
YTN이 밝혀지지도, 보도되지도 않은 대화 내용을 만들어 보도하자 YTN 보도를 인용한 타 매체 보도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습니다. 스포츠한국 <'전참시' 단톡방 논란, "세월호 자료인데 넣어도 되나요?">(5/11 https://bit.ly/2wAJQa4 ), 서울신문 <“세월호 자료인데, 넣어도 되나요?”…MBC ‘전참시’ 제작진 카톡>(5/11 https://bit.ly/2IHk4Wx ), 국민일보 <‘전참시’ 제작진 카톡 공개…세월호 장면 정말 알면서 썼을까?>(5/11 https://bit.ly/2GenGtE )는 모두 YTN이 만들어낸 “세월호 자료인데 넣어도 되나요?”라는 대화문구를 제목으로 뽑거나 YTN의 ‘카톡 대화 화면’을 인용한 보도들입니다. YTN이 섣부르게 화면을 만들어내면서 여론의 오해를 야기할 수 있는 보도가 이어진 겁니다.
MBC는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11일, “일부 언론에서는 제작진들이 단체 카톡방에서 세월호 뉴스 자료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처럼 영상을 만들어 보도하고 있다. 마치 실제 카톡방 내용인 것처럼 오인케 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바로는 단체 카톡방에서 세월호를 언급한 대화는 존재하지 않음을 알려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근본적으로 MBC에게 책임이 있는 사태지만 YTN이 검증도 없이 타 매체 보도를 과장‧왜곡해 여론을 곡해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고 매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사실관계 검증은 필수입니다. YTN이 굳이 한겨레 등이 먼저 보도한 ‘자체 조사 결과’를 다루고자 했다면 별도의 추가 취재를 행한 뒤 보도했어야 합니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타 매체 보도를 훑어보고 화면까지 만들어낸 것은 분명한 ‘오보 참사’입니다.
뒤늦게 정정 보도한 YTN…국민과의 약속 지켜야
YTN은 MBC <전참시> 파문과 관련한 자사의 오보에 대해 11일, 정정 보도를 냈습니다. YTN <이브닝뉴스>(5/11)는 “대화는 실제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고 다른 언론 보도를 인용해 저희 제작진이 임의로 재구성한 내용이었습니다”라며 사과했습니다.
YTN에서 최근 두 달간 이렇게 오보를 내고 사과를 하는 사태가 여러 차례 반복됐습니다.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 불과 6일 전인 5월 4일, YTN은 뉴욕타임즈의 ‘트럼프, 주한미군 감축 검토 지시’ 보도를 속보로 인용 보도했으나 청와대와 백악관이 일제히 부인하면서 빈축을 샀습니다. 4월 19일에는 <김경수 의원실 압수수색 속보>를 냈으나 이 역시 오보였고, 4월 15일 속보로 낸 <‘외유출장 논란’ 김기식 금감원장 출극금지> 역시 오보였습니다. 3월 19일 YTN <뉴스N이슈>에서는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는 저녁 8시에 열리기 때문에 보통 선수단이 잠을 새벽 2시에서 3시에 잔다. 그런데 어제 고위급 임원께서 아침 9시에 선수단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고 있는 선수들을 다 깨웠다. 이상화 선수도 그때 깼다고 한다”고 단언했으나 이를 이상화 선수가 “그 시간에 이미 깨어 있었다. 당황스럽다”고 곧바로 부인해 역시 비판에 직면한 바 있습니다.
YTN의 연이은 오보 사태가 최남수 사장으로 인해 2월부터 이어진 총파업의 여파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보도의 공신력을 되찾기 위한 YTN 구성원들의 분투로 최남수 사장은 불신임을 받아 물러났습니다. 총파업도 4월 26일 종료되어 YTN은 새 사장 선임 절차와 함께 보도 정상화 수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오보의 원인을 총파업으로 돌릴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는 “YTN 노동조합의 투쟁에 뜨거운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제 보도 경쟁력 회복을 통한 YTN 재도약에 우리 역량을 집중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국민에게 감사를 표하고 보도 경쟁력을 회복하는 방법은 사실관계 검증과 철저한 분석 등 보도의 기본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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