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종편의 ‘남북정상회담 아무말 대잔치’연내 종전 선언 및 평화 협정 체결, 완전한 비핵화 공동 목표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남북 정상회담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남북정상회담 이전부터 많은 보도를 낸 언론은 지금도 남북회담 분석은 물론, 곧 이어질 북미회담,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의 움직임, 한반도 평화 체제 가능성 등 많은 보도를 할애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보도 중 가장 관심이 집중됐던 것은 27일 정상회담 당일의 생중계 방송입니다.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 모두 정상회담을 생중계했으며, 일부는 특보를 구성해 기존 편성표를 대체하기도 했습니다. 생중계의 기본적 구성은 동일했습니다. 앵커가 진행하고 전문가 등 패널이 나와 회담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식입니다. 사실 이는 종편 시사 토크 프로그램이 매일 보여주고 있는 바로 그 방식입니다.
채널A는 <2018남북정상회담 특집>을 편성해 방송했고 TV조선은 <김광일의 신통방통>, <뉴스퍼레이드> 등 주요 시사 프로그램을 ‘특집’으로 꾸몄습니다. 종편 특성상 패널들은 기존 편성 방송에서 출연하던 인사들이 그대로 출연했습니다. 채널A‧TV조선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허문명 동아일보 논설위원,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정상회담을 생중계하면서도 극단적인 대북관과 정상회담에 대한 부당한 폄훼, ‘아무말 대잔치’에 가까운 가십으로 일관했습니다.
정상회담을 향한 종편의 시선 1. 과거 정상회담 흠집내기
남북 정상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50년 가까이가 지난 2000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회담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2007년 2차 회담을 거쳐 이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회담이 사상 세 번째 회담입니다. 지난 두 번의 회담에서 상호불가침과 교류‧협력, 평화 체제 등 많은 합의가 있었으나 남쪽의 정권이 교체되면서 유야무야됐기 때문에 이번 ‘판문점 선언’에 거는 기대가 대내외적으로 큰 상황입니다.
채널A는 27일 정상회담 생중계 도중 과거 두 번의 정상회담을 폄훼해 그러한 기대감과 상반된 태도를 보였습니다. 남북 정상이 만나기 전인 오전 7시경부터 생중계 특집을 시작한 채널A <2018 남북정상회담 특집 1부>(4/27)에서 진행자 박민혁 앵커는 “첫 장면에서 어느 정도 그 회담의 성과도 가늠할 수 있는 모습들이거든요. 예를 들자면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비행기에서 내려서 공항에서 했는데, 김정일 위원장이 처음이기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는데 굉장히 크게 환대하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다소 두 번째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또 차량으로 갔기 때문에 약간 처음보다는 덜했던 것 같아요. 느낌상”이라 말했습니다. 이에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집권, 이 자체가 북한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완전히 새로운 국면이죠. 처음으로 북한에 대해서 햇볕정책을 표방하는 정부가 등장했고요. 그러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상징성을 크게 부여할 수밖에 없고. 또 적절한 얘기는 아닐 것 같습니다만, 또 물밑에서 오고 간 것도 있지 않습니까? 여러 가지를 보면 북한에서 크게 대접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봅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가 ‘느낌상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대접을 덜 받은 것 같다’는 주장을 하자, 패널이 ‘김대중 정부와 북한은 물밑에서 주고받은 것이 있다’고 답한 겁니다.
이는 김대중 정부를 향한 근거 없는 비방입니다. 김태우 씨 본인도 ‘적절한 얘기는 아닐 것’이라 말했습니다. 당일 중계는 생방송이었습니다. 역사적인 생중계를 하는 시간에 하는 발언인만큼 ‘적절한 얘기’가 아니라면 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주관적인 ‘느낌’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대접’을 비교한 앵커의 발언 역시 부적절했습니다.
정상회담을 향한 종편의 시선 2. 화기애애한 분위기 초치기
오전 9시 30분경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하루종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모두 발언에서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았고 오전 회담 후 이뤄진 도보회담에서는 허심탄회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채널A의 일부 패널은 이런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주관적인 판단으로 회담 분위기를 부정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오후 1시경 방송된 채널A <2018 남북정상회담 특집 3부>(4/27)의 신석호 동아일보 부장은 “저렇게 화기애애하게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실제로 확대 정상회담의 분위기는 다를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2000년 평양 6.15회담이 그랬어요. 6월 13일 날 평양에 도착해서 환담을 하고 그건 공개가 돼요. 그런데 비공개로 들어가자마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한테 ‘지금 우리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데 서울대학교에 걸린 저 반북구호는 뭡니까’하면서 그때부터 군기를 잡아요”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저게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특징입니다. 대화할 때 잘해 주는 척하면서 꼬투리를 잡아서 벼랑 끝으로 밀어요. 우리 군은 결국은 자기가 원하는 걸 얻어 냅니다. 그러니까 오늘도 비공개 회담에서 실제로 어떤 분위기가 될지는 우리가 바깥에 좋은 분위기만으로 예단하면 절대 안 되는 거죠”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단 김대중 정부의 1차 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대 반북구호’를 거론하며 ‘군기를 잡았다’는 대목부터 사실과 어긋납니다. 2000년 당시 비공개 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대 반북구호’를 거론했다는 근거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동아일보 신석호 부장이 취재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접한 것이라면, 최소한 동아일보 보도에라도 이런 내용이 나왔어야 하는데 관련 보도가 없습니다. 이렇게 근거도 없는 발언을 채널A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북에 군기 잡힌 인물’로 폄하했으며, 이를 근거로 ‘지금의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이 꼬투리를 잡아 원하는 걸 얻어낼 것’이라는 결론까지 이끌어냈습니다. 가히 채널A만의 망상이라 할 만 합니다.
정상회담 후 나온 판문점 선언에 군축, 종정, 평화협정, 완전한 비핵화가 명시되고 북측이 ‘핵실험장 폐쇄 과정 공개’까지 선언하면서 이런 상상은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판문점 선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있으나 ‘아직 북한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는 수준이며 ‘정상회담 자체가 북한이 원하는대로 이뤄졌다’는 식의 비판은 극소수 극단적 정파에서만 나오고 있습니다.
정상회담을 향한 종편의 시선 3. 회담 내내 ‘억지 트집’
‘북한 교통 열악하니 오후 회담 어렵다’? 황당 주장
오전 회담 직후인 정오 경 방송된 채널A <2018 남북정상회담 특집 2부>(4/27)에서는 ‘북한 교통 상황이 열악하니 오후 회담에는 어려운 고비 있을 것’이라는 정체불명의 주장도 나왔습니다. 김기호 서울디지털대 특임교수는 “평창 고속열차 얘기하면서 사실은 북한이 철도나 육로, 도로망이 상당히 열악하거든요. (김정은 위원장의)‘지금 평양에서 개성까지는 고속국도가 있어서 한 1시간 40분 정도 걸리지만 앞으로 그런 것들도 연장해서 되지 않을까 해서 그걸 통해서 백두산까지 가게 된다고 하면 시간이 앞으로 많이 걸리지 않겠나’라는 그 말은 ‘당장 우리는 속도를 냈지만 북한은 민망하다’는 의미로서, 우회적으로 표현을 해서 시간이 걸린다는 걸로 봐서, 앞으로 오후 회담이 어쩌면 어려운 고비도 조금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주장은 기본적으로 무슨 말인지 이해조차하기 어렵습니다. 굳이 요약하자면 ‘문재인 대통령이 백두산까지 가고 싶다고 하자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육로 교통 사정이 어렵다고 했고 이는 우회적으로 남북 교류 사업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한 것이니 오후 회담은 난항일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비약을 넘어 ‘오독’에 가깝습니다. 김 씨는 오전 회담에서 나온 두 정상 간 ‘환담’을 이유로 이런 논리를 편 것인데, 같은 대화를 두고 다른 대다수 언론은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일례로 서울경제 <文 "北 통해 백두산 가고 싶다"…金 "오시면 편히 모실수 있게 하겠다">(4/27 https://bit.ly/2JP96Lo)는 “김 위원장이 자국 내 철도시설이 우리보다 못하다는 점을 스스럼없이 인정한 셈으로 역시 매우 이례적인 발언이다. 아울러 철도 연결 및 개혁 개방에 대한 열린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습니다. 타 매체 역시 김 위원장의 반응을 ‘화답’ 등 긍정적 용어로 정리했고 이 환담을 남북 정상 간 ‘교류 협력 의지’로 봤습니다. 채널A만 김기호 씨를 내세워 이 환담을 ‘남북 교류 시간 걸린다’는 의미로 해석했고 더 나아가 ‘오후 회담 난항’까지 나아간 겁니다. 이 황당한 주장에 함께 출연한 정영태 북한연구소장도 “이걸 가지고 오후 회담을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진정성 있다면 북미회담은 필요없다’?
채널A <남북정상회담 특집 3부>(4/27)에서도 황당 발언이 나왔습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정말 핵 폐기의 의지를 가지고 있으면 북한이 강조하는 게 자주거든요. ‘우리 민족끼리 하자’ 그러니까 핵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해결하고 미국 가서는 덕담이나 나누고 와야지, 여기에서는 핵문제를 갖다가 슬며시 포장을 해놓고 미국 가서 트럼프하고 담판 짓겠다? 이것은 북한이 주장하는 자주적 입장, 우리 민족의 입장도 아닙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3부는 오후 회담이 시작되기 전인 오후 1시경부터 방송됐기 때문에 남북 정상 간 합의문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비핵화가 명시될지 아직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시점에서 유동열 씨는 ‘핵 폐기 의지가 있다면 여기서 해야지 미국하고 담판 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겁니다. 이는 매우 황당한 주장으로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의 기본조차 무시한 겁니다. 북한이 현재 상당 수준으로 끌어올린 핵탄두 기술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은 모두 미국을 겨냥한 것이었습니다. 북한은 공공연히 미국을 향해 수위 높은 협박성 발언을 했고 실제로 괌 주변까지 ICBM 시험 발사도 시행한 바 있습니다. 미국도 이에 반응해 제재 수위를 더 끌어올렸고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핵 단추’를 거론하며 서로 ‘핵위협’을 가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북핵 폐기 협상은 미국과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비핵화’ 자체가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은 물론, UN, UN산하 IAEA(국제원자력기구) 등 국제기구의 검증 및 확인이 필요한 절차입니다. 당연히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 및 국제기구가 동참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동열 씨는 이런 상식을 무시한 채 ‘북한의 의지’만 있다면 남북 정상회담에서 못 박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 겁니다.
‘국민들 분노해야’ ‘중국보다 적은 포옹 횟수’…‘트집잡기’의 명수들
이외에도 수많은 ‘억지 트집’ 사례들이 있습니다. 채널A <2018 남북정상회담 특집 1부>(4/27)에서 허문명 채널A 뉴스연구팀장은 “의례적으로 의장대 사열 전례 에 따라서 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북한 의 지금 연평도 도발이라든지 천안함 도발은 바로 가까운 기억 속에서 우리는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사실 북한군의 사과랄지 북한에 대한 이런 감정이라는 것은 일반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분노를 해야 되죠”라고 주장했습니다.
두 정상의 포옹 횟수도 채널A에게는 ‘시비 거리’가 됐습니다. 채널A <2018 남북정상회담 특집 6부>(4/27)의 진행자 황순욱 앵커는 “시진핑 주석하고는 세 번을 껴안았었는데 오늘은 딱 두 번 껴안네요”라고 말했고 김정봉 NSC정보관리실장은 “중국은 혈맹이라고 3번하고, 포옹을 3번하고 우리는 아직까지 거기에는 못 미쳐서 2번 한 겁니다. 그걸 우리가 분명히 봐야 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채널A <남북정상회담 특집 4부>(4/27)의 강명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제 잠깐 넘어갔다가 왔지만 저거 넘어 갔다 오면 국가보안법 위반입니다”라고 말했고 본인도 위험하다고 생각했는지 “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하기 위해서 유머처럼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김정은 위원장이 생각보다 유머가 되게 많은 것 같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자 당황한 진행자 이용환 앵커는 프로그램 말미에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 발언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 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명해야 했습니다.
정상회담을 향한 종편의 시선 4. 오디오를 채우기 위한 ‘아무말 대잔치’
아침부터 저녁까지 생중계나 특집 방송이 이어지다 보니 오로지 오디오를 채우기 위한 아무말 대잔치도 벌어졌습니다. 역사적인 사건인 만큼 모든 매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기는 했지만 채널A에서는 도를 지나친 가설들이 나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김정은 위원장의 입 모양만으로 상황을 설명하는 방송입니다. 채널A <남북정상회담 특집 4부>(4/27)의 강명도 씨는 계단을 내려오던 김정은 위원장 일행을 보며 “제가 보니까 김정은이 기분이 되게 안 좋아요. 계단을 내려가는데 보여야 내려갈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볼 때 말 할 때 짜증 섞인 말로 ‘야, 비켜 이 자식들아’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거죠”라고 추정했습니다. 그러자 신석호 동아일보 부장은 “그게 하나의 가설이 될 수 있겠고요. 제 가설은 김정은이 내려오다가 저 군사 분계선 너머에 있는 남측의 카메라를 본 것 같아요. 카메라가 지금 우리가 잡고 있잖아요. 잡고 있는데 자기가 앞에 나와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게 지금 전 세계로 송출이 되는 것을 분명히 알 텐데. 그런데 자기 앞에 경호원들이 막아서고 자기 얼굴은 가려져 있다는 생각을 했으면 ‘앞에 카메라 있는데 너희들은 좀 비켜라’ 이렇게 얘기했을 수도 있겠습니다”라고 맞장구쳤습니다.
△ 김정은 입모양만으로 발언 유추한 채널A <남북정상회담 특집 4부>
김정은 위원장의 입모양만으로 과격한 발언을 유추한 셈인데요. 비슷한 태도가 TV조선에서도 돋보입니다. TV조선은 유독 ‘비정상적이고 극단적인 북한’을 묘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개인 화장실을 가져왔다’거나 ‘김정은 위원장이 사용한 모든 물건을 소독한다’는 추측까지 나왔습니다. TV조선 <남북정상회담 특집 뉴스퍼레이드>(4/27)의 김대현 주간조선 기자가 “김성애라고 하는 대남 일꾼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머리카락 한 올도 안 남기고 다 수거해 갔다고 했었는데 이번에 같은 경우에 김정은이 남측으로 넘어왔지 않습니까? 넘어온 상태에서 인본이라고 하는 우리가 건강검진을 받을 때 굉장히 중요한 몸의 체크포인트, 건강 요인인데 이번에는 화장지를 가지고 와서 이런 것도 모두 다 가지고 가겠다, 이런 전략으로 나온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자 엄성섭 앵커느 매우 놀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전용 화장실을 따로 마련했다고요?”라고 되물었습니다. 이에 김 기자는 “그렇습니다. 전용 화장실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것뿐만 아니고 김정은 위원장이 앉는 탁자, 테이블. 의자의 다리까지 다 세척을 했다고 할 정도니까 오염원에 대해서 최대한 노출을 막겠다, 이러한 전략”, “방명록 펜도 그렇고 심지어는 아마 컵잔이나 물잔, 오후에 있을 만찬에서는 이런 부분까지 다 닦거나 신경을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아마 김여정이 밀착 수행을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라고 답했습니다.
‘김정은 펜까지 소독하는 북한’은 채널A에서도 주요 소재였습니다. 채널A <남북정상회담 특집 3부>(4/27)의 신석호 씨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영화 있지 않습니까? 장미의 이름으로에 보면 종이에다가 독약을 바른 것을 이렇게 손으로 만져서 사람을 죽이잖아요. 그러니까 어떤 그런 의심까지도 할 수 있는 거죠, 북측에서는”이라 예측했습니다.
또 ‘북한 사람 생명 위험’ 운운한 채널A, ‘리명수 처형’ 오보 잊었나
밤 10시 경 방송된 채널A <남북정상회담 특집 7부>(4/27)에도 나온 신석호 씨는 북한 기자들을 가리키며 “저 북한의 1호기자라고 하는데. 저 북한의 1호 기자들은 정말 목숨 걸고 하는 일입니다. 저 중요한 장면을 놓치거나 잘못 찍거나 핀이 안 맞거나 이러면 정말 죽고 사는 문제”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정상회담 나흘 전 <정치데스크>(4/23) 등 시사 프로그램을 동원해 ‘리명수 총참모장 처형’을 대서특필했던 채널A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확인되지도 않은 극단적 이슈로 남북 정상회담의 본질을 흐리는 겁니다. 리명수 총참모장은 정상회담에 모습을 나타내 채널A를 머쓱하게 만들었습니다. 채널A는 북한 사람들의 목숨을 함부로 거론하며 선정적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군사분계산 턱 높이 토론’ 벌인 채널A, 전파가 아깝다
채널A에서는 군사분계선의 턱 높이가 5cm인지 10cm인지를 두고 긴 토론이 벌어지기도 해 시청자를 당혹케 했습니다. 채널A <2018 남북정상회담 특집 1부>(4/27)에서 이남희 앵커가 “군사분계선을 넘는데 그 턱이 딱 10cm더라고요”라고 말하자 박민혁 앵커는 “어디는 5cm라고 그러고 어디는 10cm라고 그러고”라고 논쟁의 서막을 알렸습니다. 그러자 변영욱 동아일보 사진부 차장은 “사실 어제 저녁 때 사진 기자들 사이에 이게 5cm냐 10cm을 가지고 약간의 얘기가 있었어요. 저희가 현장에 갔다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저 cm을 재보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이게 기사화가 많이 되면 서 몇 개 신문사들과 방송은 5cm, 그리고 몇 개는 또 10cm”라고 길게 설명했고 “보면 지금 저희가 말씀드린 화면을 보면 서 설명을 드리는데 T2, T3 사이에 10cm인 지 아닌지 저희가 아직 정확하게 모르는 그 턱까지 지금 보여드리고 있는데요”(이남희), “저기 보면 5cm는 넘어 보이네요”(박민혁), “저도 그 현장에 가서 저걸 밟아 봤는데요. 저게 10cm 이렇게 될 것 같습니다”(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등 ‘턱 높이 토론’이 10여 분간 이어졌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4월 27일 채널A와 TV조선의 각종 남북정상회담 특집 프로그램 (채널A <2018 남북정상회담 특집 1부~7부>, TV조선 <남북정상회담 특집 뉴스퍼레이드>,<남북정상회담 특집 김광일의 신통방통>,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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