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정상회담에 묻힌 지방선거… ‘무관심’ 심각
등록 2018.05.08 14:02
조회 174

* 모니터 기간 : 2018년 4월 30~5월 4일

* 모니터 대상 : 광주일보, 전남일보, 무등일보, 광남일보, 광주매일, 전남매일, 남도일보, KBS광주, 광주MBC, KBC광주방송

 

◇ 4차 모니터 총평(2018. 4. 30. ~ 5. 4)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이후 이와 관련한 속보들이 연일 터지면서 지역언론의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현저하게 줄어든 한 주였다. 지방선거 관련 지면이 평소의 3분의 1 정도로 크게 줄었으며, 그나마 민주당 시장·군수 및 구청장 후보 경선보도가 아니었다면 아예 무관심으로 일관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중앙 이슈가 아무리 커도 4년간 지역살림을 책임질 인재를 뽑고, 4년간 지역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선거인 만큼 지역언론은 특별한 편성 및 편집 전략으로 지방 선거에 대한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다.


-민주당 후보 경선이 광역-기초 순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시도지사 후보 경선 이후엔 광역선거 관련 기사가 거의 사라져 마치 “광역선거는 끝났다”는 식의 보도태도를 보이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와 겨룰 유력한 야당 후보가 없다는 점도 작용했겠지만, 단순 동정 외에 일체의 기사가 사라져 자칫 유권자들이 정책도 모른 채 투표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지역발전에 장애요소는 물론 지방자치의 후퇴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기초의원 후보들에 대한 보도방법도 심각하게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십 년째 계속되고 있는 ‘단순동정+후보주장’만 전하는 경마식 보도를 지양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보도편집·편성전략이 절실하다.


-이 주일의 좋은 보도
▲전남일보 4일자 <비방댓글 'SNS' 공정선거 “SOS"> : 지방선거판에서도 난무하는 경선관련 기사 비방댓글 실태를 지적하고 개선책을 요구한 기사임.


◇ 신문사별 모니터 결과(2018. 4. 23. ~ 4. 27)
 

○광남일보-선거보도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 있는지 의문
광남일보는 한 주 내내 단순한 경선 진행 소식만 전하고 있다. 타 매체들이 후보가 확정된 지역 중 격전지를 중심으로 단순 판세분석이라도 하면서 유권자에게 도움이 될 기사를 작성하려는 노력을 보인 것과 대조됐다. 이런 가운데 광남일보는 매일 후보들의 공약발표나 동정 등을 소개하는 ‘6・13 브리핑’란 외에 별도기사(3단 크기)와 사진까지 실어 특정 후보만 독립적으로 크게 편집하는 이상한 보도태도를 보였다. 1일자 <광주 광산구청장 후보 3인 “윤봉근 적극 지지”>(윤봉근), 2일자 <김병내, 남구 기초광역의원 후보들과 5・18묘지 참배>(김병내), 3일자 <“북구민과 소통강화…열린 구청장 되겠다”>(문인), 4일자 <“선거승리…서구민 자존심 세워나가겠다”>(임우진) 등이다. 민주당 후보들의 경우 이 기간에 경선 여론조사가 실시되고 있어서 특정후보를 이렇게 별도 취급하는 것은 불공정하고, 여타 후보도 타 정당 후보들이 있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


또 2일자에는 똑같은 광주시장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이용섭 후보는 3면에, 정의당 나경채 후보는 4면에 실어 최소한의 기계적 균형도 지키지 않았다.

 

○광주매일-특정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편향 보도는 지양해야
특정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기사가 다수 눈에 띄었다. 광주 남구청장 단수추천 논란<김병내 전 靑 행정관 단수추천>(4.30.5면 톱), <“민주당 광주 남구청장 단수추천 철회하라”>(5.2.3면), 서대석 음주운전 전력 논란 <서대석 음주운전 3회 전력 논란>(4.30.5면), 평화당 박소영 후보 공천 <평화당 영암군수 후보 박소영 공천>(5.1.3면) 등 특정인을 부각시키거나 그의 입장을 대변하듯 발언 내용을 그대로 인용보도하였다. 일주일 동안 여당과 야당에 고른 지면을 할애했으나 보도 태도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었다. 민주당의 경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평화당에 대해서는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켰다<민주평화당 호남 텃밭 공략 본격화>(5.2.3면 톱), <전열정비한 평화당 지방선거 ‘뚝심’보여라>(5.3.19면). 혼탁한 선거를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대안이 마치 평화당인 듯 힘을 실어주고 있어 노골적인 편향 보도이다.


반면 교육감 후보에 대해 관심을 갖자고 하며 <교육감 선거 분위기 여전히 ‘안 뜬다’>(5.2.1면 톱)라는 기사와 사설 <‘백년대계 수장’ 교육감 선거에 관심갖자>(5.3.19면)에서 관심을 유도하고 <광주 시민단체 혁신교육감 후보 내일 결정>(5.4.3면)에서 시민교육감에 대해 소개를 한 점은 바람직하다. 시민교육감은 시민들이 제안한 정책을 수용해줄 수 있는 후보를 경선으로 선택한다는 점에서 유권자 중심 선거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광주일보-지방선거 보도 아예 뒷전
광주일보의 지방선거 관련보도는 타 신문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이 기간 정상회담 관련 기사가 연일 1,2,3면을 도배하면서 지방선거 기사는 월~금 내내 4~5면에만 배정했다. 순천(4.30)과 곡성(1), 강진(2), 진도(3), 고흥(4) 등 주요 격전지를 소개하는 기사는 유권자 판단에 도움이 다소나마 될 것으로 보였으나 그 외는 일부 후보들 동정보도에 그쳤다. 


중앙에서 생산되는 뉴스에 대한 관심도가 타 신문에 비해 특별히 높고 그 같은 편집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이나 지역언론으로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남도일보-특정당에 편향된 보도는 지양해야
선거 관련 기사 건수는 많지만 여전히 판세분석과 동정보도가 대부분이고, 편향된 보도가 눈에 띄었다. <“민평당 중장기적인 노력 필요”>(5.3.3면)는 민주평화연구원의 행사를 소개하고 같은 날 4면의 <평화당 중앙선대위, 광주서 지지호소>에서는 평화당 선대위 출범소식을 자세히 보도하고 있다. 티 나게 특정당 행사를 소개하고 있어 선거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광주 투표율 평화당에 달렸다>(5.4.2면 톱)는 평화당이 광주 기초단체장 후보를 내야만 선거가 역동성 있고 투표율이 올라간다는 내용의 기사이고, 같은 날 17면 사설 <정당 관계없이 인물보고 선택해야>는 언뜻 보면 합리적인 주장 같으나 내용을 살펴보면 경선 과정에서 문제가 많은 민주당이 아니라 평화당을 선택하라는 내용이다. 민주당 경선과정의 혼란은 후보 개개인에게 문제가 있기도 했지만 중앙당에서 기인한 문제들도 있었다. 더구나 당이 아닌 인물을 보고 선택하라면서 민주당의 ‘전힝과 오만’을 심판하기 위해 평화당을 선택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다. <광주 전남 예비후보 30% 전과자>(5.4.4면)는 자칫 민주당 후보들 중 전과자가 ‘수두룩’하게 많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보도이다. 좀 더 정교한 분석과 근거가 필요한 보도이다.


그러나 <지방선거 2030 겨냥 공약 ‘봇물’>(4.30.3면 톱)은 예비후보들의 청년 공약을 살피는 좋은 보도였다. 하지만 문인, 문상필, 윤난실, 강인규 등 4명의 예비후보들을 어떤 기준으로 선택보도했는지 의문이 생긴다. <지방선거 군소정당 후보들 ‘한숨’>(5.2.3면 톱)은 여당 외의 야당과 군소정당 후보들이 공약을 알리는데 힘겨움이 있다는 보도였다. 야당 후보들을 조명하여 형평성을 지키려는 좋은 보도이다.

 

○무등일보-도교육감 후보 릴레이 인터뷰 바람직
민주당 광역단체장 경선후보에 대한 릴레이 인터뷰를 잇는,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하고 외면받는 것으로 지적돼 온 전라남도 교육감 입후보자들에 대한 릴레이 인터뷰를 마련한 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권자들에 대한 정보제공의 측면이라면 한 발 더 나아가 인터뷰 배정 면을 늘리고 상대 후보와 비교하는 기사까지 마련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4월30일자 <40일 넘게 남았는데 벌써 선거무관심?> 기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정책대결로 참일꾼을 뽑기 위해’서는 인물 됨됨이와 정책을 보여주는 선거보도 태도가 절실하다.

 

○전남매일-선거공학적 분석보다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을 주는 보도를
선거보도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런 기준에 비추어본다면 민주당 경선에서 배점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당헌을 거론하고 가·감점 기준을 보도하고 <민주당 경선 후보별 가·감산도 ‘깜깜’>(4.30.1면), 지난주 내내 지루하게 지면에 실렸던 민주 서구갑 국회의원 재선거 과정을 일일이 복기하는 <‘386운동권’ 송갑석 광주에 민주 깃발 꼽나>(4.30.3면)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또한 <광산구청장, 이용섭vs.민형배 ‘대리전’>(5.2.3면)과 <‘경선탈락, 3선제한’ 현직 단체장 본선 변수되나>(5.3.1면 톱)는 후보의 자질이나 정책보다는 누구의 힘을 얻는 이가 더 당선 가능성이 큰지 선거공학적으로 분석한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분석을 보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유권자가 후보를 선택할 때 후보보다는 그 배경에 집중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좋은 보도는 시리즈 기사인 <광주시·전남도교육감 후보 릴레이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교육감 후보를 인터뷰하여 전면 실어 정책을 알리고, 광주 혁신교육감 시민경선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도한 것이다. 그러나 <전남교육감 후보들 “파란색 점퍼 입어라”>(5.4.3면)는 당적 없는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들이 민주당 색깔인 파란색으로 어필을 한다는 내용이다. 기사 내용은 교육감 선거가 유권자의 시선을 끌지 못해 힘들다는 것인데 자칫 전남교육감 후보들이 정책경쟁보다 당을 등에 업고 쉽게 가려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으며 가십으로 흐를 수 있는 기사이므로 제목 선정에 주의가 필요하다.

 

○전남일보-민주당 경선 격한 언어비판 사설로까지 쓰며 계속…댓글 분석 기사는 좋아
지난 보도에서 <끊이지 않는 민주 기초단체장 컷오프, 단일화 파열음>(24일 1면), <고무줄 룰・고소고발…민주 텃밭경선 진흙탕>(26일 1면), <민주당 후보 경선 난장판이 따로 없다>(26일 사설) 등의 기사로 민주당 내 경선잡음을 높은 목소리로 비판했던 전남일보의 격한 비판은 계속됐다. 이번 주에는 <민주당의 오만, 시도민이 심판했다>(4.30)라는 사설에서 ‘주민선택권 박탈, 조씨 일가 갑질과 닮아’ 등 원색적인 비난을 섞어가며 민주당내 경선 파열음을 비난했다.


그러나 거듭 지적하거니와 지역민의 정치적 선택권보장을 위해 필요한 기사라 하더라도, 일부 불거진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서 ‘정치냉소주의’와 ‘혐오증’을 유발할 수준의 과도한, 침소봉대하는 비판은 고민해볼 상황이다. 정치권의 수준높은 언어와 행태를 요구하는 만큼 비판언어의 품격도 지켜야할 것이다. 또 이는 일반인에게는 경선관련 기사에 거친 댓글을 비판하는 좋은 기사(5.4, 1면)를 썼으면서도 자사의 비판은 언론의 품격을 떨어뜨린 것처럼 보여 대조됐다.


◇ 방송사별 모니터 결과(2018. 4. 28. ~ 5. 4)

○ KBS 광주
민주당 후보경선방식을 비판한 4월 29일자 <재선거 경선 ‘중앙당이 졌다’> 보도는 광주전남지역 유권자의 정치적 선택권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보도이다. 또한 교육감 후보 시민경선의 새로운 실험이 지닌 의미와 과제를 보도하고, 교육감 후보자들을 집중인터뷰하는 코너를 마련한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인터뷰 보도의 경우 교육정책에 대한 공약을 집중적으로 이해하고 검증하는 보도보다는 후보자의 공약을 나열식으로 보도하여 후보자간 차별성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질의-응답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후보자가 앵커가 아닌 카메라를 바라보며 공약을 말하는 것은 홍보위주의 일방적 TV유세에 다름아니다. 유권자의 입장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공약을 이해하고 검증하는 보도가 필요하다.

 

○ 광주MBC
노동절을 맞이하여 광주시장 후보 3인의 노동정책을 비교한 5월 1일자 보도는 노동에 관한 후보자의 철학, 정책 및 공약을 평가하는 데 유용한 돋보이는 보도이다. 5월 3일 노동절 특집기사 <우리도 작업복 세탁소가 필요해요> 보도를 통해 광주시장 후보 3인으로부터 하남산단에 작업복 공동세탁소 설치를 약속받은 것은 유권자에게서 지역단체로 다시 공약으로 이어지는 상향식 정책개발방식으로, 언론이 이 과정을 매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보도이다.

 

○ 광주방송
이번주에는 지방선거보도가 양적으로 대폭 줄었고, 그나마 후보자 동정 및 공약 발표에 대한 보도가 대부분이었다. 후보자의 기자회견, 이벤트 등을 계기로 ‘--후보가 00을 밝혔습니다. --후보는 00 공약을 주장했습니다’는 동일 포맷의 단순보도가 전부였다. 이는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약의 실현가능성도 점검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호남민심 잡기’, ‘찬밥 취급을 당했던 호남’ 등의 프레임 보도는 유권자에게 감정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지자체 선거의 본질을 왜곡할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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