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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철수’ 논란 키우기, 또 앞장선 TV조선과 채널A
등록 2018.05.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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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주한미군 철수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1일 세계일보는 단독보도 <문정인 “평화협정 후 주한미군 주둔 정당화 어렵다”>(5/1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https://han.gl/1tia)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기고 칼럼에서 “이것(평화 협정)이 채택된 뒤에는 한국에서 주한 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 “주한 미군을 감축하거나 철수하면 한국의 보수 진영이 강력하게 반대할 것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중대한 정치적 딜레마에 직면할 것”이라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일보 보도 이후 기고문의 맥락과 무관하게 ‘문정인 특보가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했다’는 점을 부각한 후속 보도가 쏟아지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2일 문재인 대통령은 “주한미군은 한·미동맹 문제이다.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논란 진화에 나섰습니다. 이를 전한 김의겸 대변인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조금 전 문정인 특보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이런 말을 전달한 뒤 대통령 입장과 혼선이 빚어지지 않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반면 남북화해무드 조성으로 궁지에 몰려있던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곧바로 ‘문 특보 파면 공세’에 나섰습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주한미군 철수가 청와대의 입장이 아니라면 문정인 특보를 즉각 파면하라”고 요구하며 “그간 문 특보의 논란 때마다 청와대는 ‘개인적 의견’이라며 치고 빠졌지만 평창동계올림픽 전 한미연합훈련 축소, 사드 기지 일반환경영향평가 전환 등 그 ‘개인적 의견’은 대부분 적중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판문점선언이 결국 주한미군 철수와 한반도 핵우산 철폐를 의미했던 건지 (정부는) 분명하게 국민에게 대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역시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의 특보인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보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북한에서도 주장하지 않는 미군 철수를 우리나라 대통령 특보라는 사람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문 특보 해임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의 이러한 공세는 주한미군 철수 등에 대한 논의가 미국에서 먼저 나왔다는 상황 배경이나 문정인 특보의 실제 칼럼 내용 등을 감안하면 과도해 보입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논란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까지는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 <기고문 원문 분석/검색도 안 해봤나? 문정인의 '미군 철수 기고문'이라니>(5/3 안홍기 기자 https://han.gl/1tji) 등에서 짚었듯 문정인 특보는 해당 칼럼에서 직접적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평상시 ‘평화협정 이후에도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온 바 있습니다. 

 

 

문정인 특보 향한 공세 가세하며 문재인 정부 속내 의심한 TV조선 
이런 상황에서 TV조선과 채널A는 노골적으로 ‘논란 키우기’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보도량만 봐도 TV조선과 채널A는 1일과 2일 이틀에 걸쳐 각각 5건의 관련 보도를 내놓은 반면, 같은기간 KBS, MBC는 각각 1건, SBS, JTBC는 각각 2건의 관련 보도를 내놓는데 그쳤습니다. 특히 TV조선은 이틀 내내 관련보도를 톱보도로 배치했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5/1

-

-

-

-

2건(톱)

1건(9)

-

5/2

1건(6)

1건(톱)

2건(톱)

2건(3)

3건(톱)

4건(톱)

4건(톱)

△문정인 특보 주한미군 철수 논란 관련 보도량. 괄호안은 첫 보도순서(5/1~2) ©민주언론시민연합

 

논조 차이도 극명했습니다. TV조선은 내내 ‘문 특보가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했다’는 전제하에 ‘북한도 아닌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을 반복했는데요. 여기에 더해 ‘문재인 정부도 속으로는 같은 의견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TV조선은 관련 첫 보도 <“평화 협정 뒤 주한미군 정당화 어렵다”>(5/1 안형영 기자 https://han.gl/1thn)에서부터 “미국과 북한이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게 되면 주한 미군이 더 이상 머무를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문정인 특보가 공개적으로 했습니다” “북한도 가만히 있는데 한국 내부에서 먼저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꺼내는 모양새가 됐습니다”라는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다음날 <청 ‘주한미군 논란’ 문정인 특보에 경고>(5/2 최지원 기자 https://han.gl/1thp)에서도 문 대통령의 해명을 전하며 “속마음이 어떤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주한 미군 철수라는 말이 가져올 파장을 청와대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는건 분명해 보입니다”라는 비아냥을 덧붙였습니다. 


이어지는 <결국 문 특보 발언대로 실현…야 “해임”>(5/2 김보건 기자 https://han.gl/1thq)에서는 “그동안 문정인 외교안보특보의 발언이 논란이 된 적이 많았습니다. 그럴때마다 청와대는 그저 학자적 견해'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해 왔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그 말대로 되는 경우가 많았지요, 그래서 청와대나 여권이 하기 힘든 속마음을 문 특보가 대신 표현해 준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청와대가 일종의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라며 야권의 “그렇지 않다면 문특보를 즉각 해임하라”는 주장을 전했습니다. 


또한 이날 뉴스 클로징에서 신동욱 앵커는 “대통령 특보는 대통령을 위한 특보이어야 하고 더 크게 보면 그 대통령을 선출한 국민을 위한 특보가 되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문정인 특보의 발언을 둘러싸고 번번이 논란이 있습니다만 그 말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 앞서 대통령 특보가 이렇게 개인적 소신이라거나 학자적 양심이라는 말로 혼란의 책임을 피해가려는 태도는 대단히 무책임해 보입니다”라는 멘트로 재차 문 특보와 청와대를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K-037.jpg

△문 특보와 청와대가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강조한 TV조선(5/2)

 


채널A, ‘왕특보 예언’ 운운하며 청와대와의 관계 부각
채널A도 <뉴스분석/‘왕특보’의 예언>(5/1 하태원 국제부장 https://han.gl/1thz)에서 문정인 특보의 칼럼을 “‘왕특보’의 예언”이라 부르며 상당한 의미부여를 했습니다. “미국과 북한문제에 관한한 문재인 대통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멘토 격인 문 특보가 또 한번 의미심장한 예언을 했습니다” “평화협정체결 이후 주한미군의 계속주둔 여부에 대한 권력 심층부의 속내가 드러난 듯 합니다” “실제로 문 특보의 발언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실제상황으로 현실화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라는 설명은 모두 ‘문정인 특보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있고 이는 문재인 청와대의 뜻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채널A는 다음날 <문 대통령, 문정인에 첫 ‘옐로카드’>(5/2 최재원 기자 https://han.gl/1thv) 등에서는 “문 특보는 대통령의 외교안보 자문그룹의 좌장입니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속내는 모르겠지만’이라고까지 지적하며 문 특보와 청와대를 엮어가며 의심을 이어간 TV조선과는 구분되는 지점입니다. 


MBN은 청와대가 문 특보가 이번엔 선을 그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문 특보의 발언은 예언처럼 들어맞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는 점을 덧붙였습니다. MBN <잇따른 돌출발언…적중한 적도 여러번>(5/2 전민석 기자 https://han.gl/1ti3)은 “그동안 문정인 특보와 청와대는 역할분담을 했다는 말까지 있었습니다. 문 특보가 얘길하면 청와대는 부인하지만 결국은 그 말대로 된 적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엔 좀 달랐던 것 같죠. 지난번이 주의 수준이었다면 이번엔 경고를 받은 셈이니까요”라는 앵커멘트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기자는 보도 말미 “하지만, 문 특보의 발언은 예언처럼 들어맞은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올림픽으로 중단됐던 한미연합군사훈련도 문 특보의 말처럼 4월 1일 재개됐습니다”라며 “특보로서 부적절한 발언이 잦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수 야권의 ‘문정인 특보 해임 요구’에 힘을 실어주는 설명인 셈입니다.  
 
문정인 특보 정말 ‘주한미군 철수 주장했나’ 팩트체크한 JTBC
JTBC는 야권의 공세를 나열하거나 문 특보 주장을 ‘예언’ 등으로 과장하는 대신, ‘문정인 특보가 칼럼에서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펼쳤는지’ 여부를 짚었습니다. 먼저 <‘미군 철수 논란’…직접 나서 ‘불’ 끈 문 대통령>(5/2 고석승 기자 https://han.gl/1ths)에서는 청와대가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 전에 일찌감치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라 전하면서 보도 말미 “사실 이런 내용은 앞뒤 맥락을 보면서 봐야 하는데 이따 팩트체크에서 그 실현가능성과 함께 앞뒤 맥락을 짚어보도록 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어진 2부 <팩트체크/평화협정 맺으면 주한미군 철수?>(5/2 오대영 기자 https://han.gl/1thu)에서는 “전체적인 맥락을 다 보면, 완전한 비핵화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얘기가 나오게 되는데 보수진영에서는 이것을 반대할 것이기때문에 청와대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문 특보가 직접적으로 철수를 주장한 것은 아닙니다”라고 짚었습니다. 


KBS <“주한미군 주둔은 평화협정과 무관”>(5/2 유지향 정새배 기자 https://han.gl/1ti0) 역시 야권의 반발을 부각하는 대신 칼럼 속 문 특보 주장이 “맥락상 그렇게 해석(주한미군 철수)될 수 있는 여지도 있”고 “주한미군의 지위와 역할, 규모에 대한 논의가 다시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전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먼저 짚은 뒤,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한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반면 MBC, SBS는 각각 <평화협정 맺어도 주한미군 주둔>(5/2 이재훈 기자 https://han.gl/1ti1), <“미군 주둔 어려워”…문 “한미동맹의 문제”>(5/2 정유미 기자 https://han.gl/1ti6) 등을 통해 청와대가 논란 진화에 나섰다는 점을 부각해 전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5월 1일~2일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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