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강성권 전 후보 폭행사건, 선거공학적 관점으로만 접근했다
등록 2018.05.0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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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니터 기간 : 2018년 4월 23일(월)~28일(토)
○ 모니터 대상 : 부산일보, 국제신문 (*경남은 경남도지사 선거만 포함)

 

모니터 기간 남북정상회담과 함께 지역 언론에서 가장 주목받은 사건은 사상구청장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강성권 예비후보의 캠프 직원 폭행 사건이다. 강성권 후보는 4월 23일 심야 에 만취 상태로 자신의 선거캠프 직원을 폭행해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에 더불어민주 당 부산시당은 신속하게 윤리심판위를 열어 강 후보를 제명 출당 조치했으며, 자유한국당과 바 른미래당은 민주당 지도부에 책임론을 제기하며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강성권 전 후보 폭행 사건, 선거공학적 관점으로만 접근해

지역 신문은 25일 강성권 후보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국제신문은 <‘강성권 파동’ 與(여) 더 커진 낙동벨트 균열>(1면), <또 발칵 뒤집힌 민주당··· 잇단 악재에 ‘文(문) 효과’ 잃을라>(4 면), <여당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후보 공천했나>(사설)을, <부산일보>는 <강성권 예비후보 ‘캠 프 여직원 폭행’ 파문>(1면), <안방 흔들 與(여) ‘낙동강 위태’··· 자신감 업 野(야) ‘이제 해볼 만’>(3면)를 보도했다.

 

강성권 후보 폭행사건 기사는 여권의 후보 검증문제와 최근에 주목받는 여성 폭력문제라는 점 에서 중요한 보도다. 하지만 사건 중요성과 별개로 언론에서는 이 문제를 지나치게 선거 공학적 관점으로 보도하는 경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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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4/25 3면] 강성권 전 사상구청장 후보 폭행사건은 선거 변수로만 주목되었다.

 

가해자는 사라지고, 여당 악재- 야당 호재만 남았다

국제신문은 4/25<또 발칵 뒤집힌 민주당··· 잇단 악재에 ’文(문) 효과‘ 잃을라>(4면)에서 ‘더불 어민주당이 ‘악재의 늪’에 빠졌다.’, ‘문재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에서 최악의 사건이 터진 것이다’, ‘“...엄정한 조치를 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내부 단속에도 분주했다’ 며 민주당의 위기감을 반영했다.

 

부산일보의 경우 4/25 <안방 흔들 與(여) ‘낙동강 위태’··· 자신감 업 野(야) ‘이제 해볼 만>에 서는 ‘여권발 메가톤급 악재’, ‘패색이 짙었던 자유한국당 내부에선 자신감이 되살아나고 있다’, ‘낙동강 벨트가 오히려 민주당의 화약고가 됐다는 지적’, ‘한국당 PK 정치권은 매우 고무돼 있 다’ ‘일부 인사의 지적처럼 “이제 한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다. 한국당 PK정치권의 내부 결속 력도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사활을 거는 것은 ’문재인의 남자들‘이 관련된 사건들이 6월 PK 선거에서 자당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선거 분위기가 급속도로 좋아지고 있 다고 평가하고 있다’라며 피해자와 상관없이 낙관적인 선거 분위기를 전달했다.

 

강성권 후보 폭행사건 보도는 사건 자체보다는 이를 둘러싼 여야의 반응과 PK 선거의 변수로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피해자가 아니라고 해명했음에도 야당은 최초 경찰 진술서를 입수했다면서 ‘성폭행이 있었다’고 발표하고, 사건 은폐 의혹을 제기하는데, 피해 자의 동의 없이 또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야당의 말을 여과 없이 보도하는 것은 2차 가해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할 것이다.

 

시정 성과 보도는 정책 보도만큼 철저히 검증해야

부산시는 최근 국가브랜드대상선정위원회가 평가하는 ‘가장 살고 싶은 도시’ 부문 대상을 차지 했다고 발표했다. 국제신문은 관련 내용을 4월27일 <싱글벙글 서 시장 “4년 시정성과 드러나”> 로 보도했다. 이 상을 수상한 서병수 시장이 ‘각종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예비후보에게 20%포인트 이상 격차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한층 고무된 표정을 짓고 있다.’ ‘“부 산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시민이 알아주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보도가 ‘가장 살고 싶은 도시 부분 대상’, ‘고용 환경 개선’, ‘버스 중앙차로제 긍정적 평가’와 같이 부산 시 홍보자료를 검증 없이 일방적으로 받아쓴 기사였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국가브랜드대상의 신 뢰성에 대해 검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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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4/27 8면] 국가브랜드대상이 언론사 수익사업의 일환이라는 지적이 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시정 홍보 자료를 인용했다.

 

국가브랜드대상선정위원회 ‘가장 살고 싶은 도시’ 부문 수상, 홍보비 지출 없었을까

미디어오늘 기사 <중앙일보 주최 국가브랜드 대상 받으려면 홍보비를 내라고?>(4/21)에 따르면 국가브랜드 대상은 중앙일보와 중앙시사매거진 ‘이코노미스트’가 주최하는 언론사 수익 사업의 일환이다. 소비자 설문조사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한다고는 하지만, 정작 상을 수상하려면 홍보비 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이 보도내용에 따르면 옥천군의 경우 3,000만원 안 팎의 홍보비를 내고 국가브랜드대상을 8년 연속 수상했는데, 옥천군 관계자는 “(홍보비를 내지 않을 경우) (지역상품인) 포도 부문이 수상 부문에서 사라진다고 들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사 실상 지자체와 주최 측(언론사) 사이에 홍보비가 오가는 ‘치적 쌓기’ 이벤트라 볼 수 있다.

 

시정 성과 보도는 정책보도 만큼이나 엄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서병수 시장이 차기 선거에도 후보로 나선 상황에서 시장 임기 동안의 공과를 따져보는 것은 그 자체로 후보 검증의 영역에 속하는데, 검증 없는 성과보도는 현직 단체장의 유리한 홍보 자료로 기능할 수 있다.

 

소수정당 보도할 때, 독자적 정책 발표보다는 여당 비판만 조명해

양강 구도를 부각하고 소수정당을 외면하는 보도 태도가 여전히 지속됐다. 부산일보는 4월23일 <윤준호 지상전 VS 김대식 공중전 해운대을 보선>(5면)에서 해운대을 보궐선거 소식을 전하면 서, 소수 정당 후보를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 윤준호, 자유한국당 김대식 두 후보의 선거 전략만 을 소개했다. 4월26일 <서병수, 스타일 바꾸고 ‘열린 캠프’ 준비>(6면), <오거돈, OK 캠프‘ 열고 직능조직 가동>(6면)에서는 기사를 상단, 하단으로 배치해 양강구도를 부각했다. 특히 같은 날 국제신문이 오거돈 선거사무소 OK 캠프 개소식만을 단독 보도한 것을 고려하면, 부산일보의 서 병수 시장의 기사는 양강구도 구색을 맞추기 위해 등장한 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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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4/26 6면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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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4/26 6면 구성] 오거돈 캠프가 개소했다는 소식을 보도하면서 서병수 캠프 소식을 대비해 양강구도를 부각했다.

 

양강구도 기사와 함께 소수정당 기사 문제 역시 두드러졌다. 23일 바른미래당은 이성권 부산시 장 후보가 부산시 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시장 후보 출정 선언 기자회견’을 개최하여 7대 정책 을 발표했고, 정의당은 당원 투표를 통해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를 최종 선출했다. 하지만 부산일 보는 소수정당 일정의 중요성과 상관없이 <“우리도 있다” 소수당도 지방선거 잰걸음>(4/24, 6 면)에서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을 함께 묶어 단신 기사로 처리 했다. 국제신문의 경우 사진과 함께 바른미래당 이성권 후보의 기자 회견을 단독 보도했지만, 정책 공약 나열에만 그쳐 내용적으로 미흡했다. 게다가 지방선거 후보자를 최종 선출한 정의당 경우 기사 자체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정의당 후보 확정 기자회견을 ‘드루킹, 강성권 폭행’ 비판에만 활용됐다

정의당에 대한 무관심은 26일 심상정 의원의 부산 방문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된다. 이날 정의당 은 심상정 의원과 함께 부산시의회에서 박주미 부산시장 예비후보, 현정길 남구청장 예비후보, 기초의원 예비후보 3명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했다. 하지만 부산일보는 정의당 보도를 사진 기 사로 처리했다. 국제신문의 경우 비록 <부산 온 정치 스타 심상정, 정의당 지역후보 지원사 격>(4/27, 8면)으로 보도하긴 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많은 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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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4/27 8면] 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발언 중 ‘드루킹 사건, 강성권 폭행 사건’을 비판하는 대목이 주 로 발췌됐다.

 

이 날 심상정 대표의 기자회견문의 요지는 다음날 있을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며, 부산에서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자들과 함께 토건 개발 경제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시민의 삶을 바꾸겠다 는 것이었다. 회견문 제목은 “한반도 평화체제 진입하며 냉전 수구세력 정치하기 어려울 것, 교 섭단체 된 정의당 더 크게 써달라”였다.

 

그런데 국제신문 기사 <부산 온 정치 스타 심상정, 정의당 지역후보 지원사격>(4/27, 8면)는 심 대표의 발언 중에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말을 전달하는 데 기사 분량 대부분을 할애했다. ‘진보 진영의 표심 분산을 정의당의 탓으로 돌리는 일부 지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썼 고, 드루킹 사건과 강성권 후보 선거캠프 직원 폭행사건을 언급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의 오만함 이 드러난 결과”라며 일침을 가했다’, ‘“검증 안 된 후보가 나온다는 것은 민주당의 성 평등 의 식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 ‘“민주당이 ‘꼬리 자르기’식으로 대응하는 데 대해 이번 선거에서 유 권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몰아붙였다’고 골라 썼다. 시장과 구청장, 구의원 후보로 나선 정의 당 여섯 명의 후보를 소개하는 기자회견이었지만 정작 이들에 대한 소개는 없었다. 정의당을 더 크게 써달라는 취지의 정견 발표를, 드루킹 사건과 강성권 후보 폭행사건을 비판하는 용도로 쓴 셈이다.

 

이 회견에서 정의당은 부산시의 복지예산 축소와 예산 확보 없는 무책임한 개발 공약 남발을 꼬집으면서 부산에서 장사하는 기업을 현지 법인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이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유권자의 판단을 돕고 정의당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2018전국지방선거 미디어감시연대는 ‘신진후보나 군소정당 소속 후보에 대해 충분히 보도할 것’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소수정당을 거대 양당의 정쟁이나 비판에 한 마디 보태는 정도로 등장시키는 게 아니라 독자적인 정치세력으로서 어떤 주장을 하고 어떤 정견을 가지고 있는지 조명해 주기를 바란다.

 

[발간본]신문_4월4주.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