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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시민 제보체크
국민적 염원인 ‘MB 처벌’, TV조선은 ‘어깃장’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2일 구속돼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됐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14일 뇌물, 횡령, 배임 등 20여 가지 혐의를 받고 검찰에 소환 조사를 받았고 일주일 만에 구속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 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혐의의 핵심은 뇌물과 다스 관련 의혹들입니다. 110억 원대 뇌물 수수, 다스 비자금 350억원대 횡령, 다스 실소유주 관련 혐의, 국정원 특수 활동비 수수 혐의 등이 대표적으로 꼽힙니다. 검찰은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는데, 혐의의 대부분을 최측근들이나 돈을 주고받은 당사자들이 증언했기 때문입니다. ‘집사’로 불렸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 지시로 국정원 특활비 4억 원을 수수했다”고 털어놨고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전달한 돈 일부를 배달했다”고 말했으며 김성우 전 다스 사장, 강경호 다스 사장, 권승호 전 다스 전무는 “다스는 MB 것”이라 입을 모았습니다.
역사적인 ‘MB 소환’, TV조선은 곧바로 ‘철통 방어’
오랜 기간 자원 외교 비리, 4대강 사업의 폐해, 다스 및 BBK 의혹으로 국민적 분노와 비판 여론이 누적됐기 때문에 14일 이뤄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은 역사적 사건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조작”, “허위”라며 부인한 이 전 대통령 측 전략이 ‘자충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 바 있습니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은 구속됐습니다.
그러나 TV조선은 소환 조사 당시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소환 바로 다음날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3/15)는 첫 번째 이슈로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 조사를 22분 간 다뤘고 이는 이날 다룬 5가지 이슈 중 가장 긴 시간을 할애한 겁니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TV조선은 총 4가지 근거로 이 전 대통령을 두둔했습니다. TV조선의 주장은 “△ 언론이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여 이미 유죄가 확정됐다는 선입견에 입각해 보도하고 있다 △ 혐의가 반복되어 피로감이 느껴진다 △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했고 이는 불법이다 △ 다스가 MB 소유가 아니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4가지 논리가 TV조선 대담의 근간을 구성했습니다.
TV조선이 MB를 두둔하는 4가지 이유 |
“언론이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여 이미 유죄가 확정됐다는 선입견에 입각해 보도하고 있다” |
“혐의가 반복되어 피로감이 느껴진다” |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했고 이는 불법이다” |
“다스가 MB 소유가 아니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
‘특정 성향 언론 한겨레’ 등 언론의 ‘선입견’? TV조선이 할 말일까
TV조선의 4가지 주장 중 2가지가 유독 타 언론 비판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특히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방송 시작 직후 진행자인 김광일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한겨레의 15일자 1면 머리기사를 지목하면서 “오늘 아침 신문들을 살펴보니 한 신문 1면 톱이 눈에 띄더군요.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 ‘MB, 모조리 잡아뗐다’ 참, 신문 제목이 야박합니다마는. 예를 들어서 전반적으로 부인을 했다, 이렇게도 붙일 수 있을텐데. 모조리 잡아뗐다, 어떻게 보셨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다. 한겨레의 제목 <MB, 모조리 잡아뗐다>(3/15 https://bit.ly/2IrES1d)가 부적절하다는 전제가 깔린 질문입니다. 그러자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은 “지금은 검찰에서 조사하는 단계입니다. 그러면 검찰에서 조사하는 단계를 언론에서 쓸 때는 중립적인 표현을 써야 되는 게 마땅하죠. 그런데 잡아뗐다는 건 중립적인 것이 아니고 검찰이 혐의를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그게 아니라고 우긴다, 이런 뉘앙스를 담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데스크라면 ‘이런 제목은 달면 안 돼’라고 했을 것”, “우리가 한 중학교 정도만 올라가면 사회 시간에 무죄추정의 원칙을 배운다”며 비난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한겨레와 같은 언론이) 선입견을 완벽하게 가지고 쓴 것, 그 신문(한겨레)은 특정 성향의 신문이다. 우리가 다른 신문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는 좀 그렇지만 그동안 언론계, 정치계에서 그 신문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확립된 것”이라는 평가도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최병묵 씨는 이 전 대통령 소환 조사 관련 대담이 마무리될 무렵, ‘다스가 MB 소유가 아니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거듭 언론을 비판했습니다. 최 씨는 “언론이 쓰는 것을 보면 ‘다스가 MB 소유라는 확증을 잡았다’ 이런 식으로 써요. 그러나 MB 쪽 관계자들을 취재하면 다스가 MB 것이 아니라는 것을 조목조목 설명을 하는데 그것도 들어보면 일리가 있어요. 그런데 그건 언론에 지금 반영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저 같이 제3자적인 입장에서 보면 지금 검찰에서 ‘다스가 MB 거다’, 이렇게 단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보거든요. 그런데 지금 언론은 다 그런 식으로 가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원칙 어기며 ‘정치 성향’ 노골화한 언론의 대표 주자는 TV조선
TV조선 <신통방통>의 진행자이자 조선일보 논설위원인 김광일 씨, 그리고 같은 프로그램의 패널이자 월간조선의 편집장을 지낸 바 있는 최병묵 씨는 한겨레의 <MB, 모조리 잡아뗐다>(3/15 https://bit.ly/2IrES1d)를 ‘중학생 수준’으로 깎아내렸고 정치 성향까지 거론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쏟아낸 ‘중립적이지 않다’, ‘특정 성향을 지녔다’ ‘무죄 추정의 원칙을 어겼다’는 말은 한겨레가 아닌 조선일보와 TV조선에게 딱 어울리는 지적입니다.
미디어오늘 <‘노무현 부끄럽다’던 조선, MB 수사엔 “정치보복 소지”>(3/15 https://bit.ly/2E4y7Pj)을 보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과거 조선일보는 어땠을까요. 조선일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 다음날인 5월 1일, 1면 톱보도 제목을 <“아니다… 모른다… 생각 안난다”>로 뽑아 노 전 대통령이 반성 없이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5면 보도에서는 <법조계 대다수 “그가 무죄라면 앞으로 누굴 처벌할 수 있겠나”>라는 보도 제목으로 ‘유죄’를 확신하기도 했습니다. 한겨레의 <MB, 모조리 잡아뗐다>의 뉘앙스와 큰 차이가 없으며 수위에서는 오히려 더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조선일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소환된 지난해 3월 21일에는 1면 기사 제목을 <16시간 넘게 조사받은 박前대통령>으로 뽑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소환된 지난 3월 14일에는 <1년새 전직 대통령 2명 구속되나>로 뽑아 전임 대통령에 대한 ‘예우’ 의지를 강력히 드러냈습니다. 조선일보야말로 ‘특정 성향을 지닌 언론’의 대명사라 할 수 있습니다.
△ 한겨레 보도 비난하며 ‘MB 옹호론’ 펼친 TV조선(3/15)
국민 피로감? 피의사실공표? 여론 모르는 TV조선
TV조선의 나머지 2가지 주장도 아무런 근거가 없고 자유한국당과 MB 측 주장을 그대로 베낀 수준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김광일 씨는 최병묵 씨의 ‘한겨레 비판’이 끝난 후 “시청자들께서도 웬만큼은 다 알고 계셔서 혐의가 비슷한 것이 반복되는 경향도 있었고요. 약간의 피로감도 느끼시는 것 같아요”라고 정리해 시청자를 당황케 했습니다. 대체 어떤 이유로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느낀다고 주장했는지 근거는 전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여론은 김광일 앵커의 주장과는 다릅니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100% 방식으로 실시한 3월 둘째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에 찬성 의견은 73.8%로 압도적인 것으로 조사됐고 심지어 보수진영에서도 찬성 의견이 56.3%로 과반을 넘었습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5일 전국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 조사에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엄정한 사법처벌에 대한 찬성 여론은 79.5%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70%를 상회하는 시민들이 ‘이명박 조사 및 처벌’을 원하는 겁니다. ‘피로감’이 드러난다고 보기 어려운 객관적인 근거들입니다.
한편 이중재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형식적 주주가 아니라고 해서 실질적 주주가 아닌 것은 아니다”라며 ‘MB 다스 실소유주 가능성’을 주장하는 등 이날 TV조선 <신통방통>(3/15)에서는 유일하게 혐의점을 짚었습니다. 하지만 이 씨 역시 “이 전 대통령 측 주장 중 가장 수긍이 가는 것은 검찰이 왜 중계 방송을 하듯 혐의 사실을, 입증되지도 않은 것을 자꾸 얘기하느냐는 겁니다. 피의사실공표죄가 있지 않습니까”라며 ‘피의사실공표’로 검찰을 비판한 이전 대통령 측 입장에는 공감을 표했습니다. 이에 김광일 씨, 최병묵 씨도 격하게 동의했습니다.
‘피의사실공표’? 국민은 10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이런 주장이 마치 새로운 것인양 장황한 설명도 더해졌으나 사실 ‘피의사실공표죄’는 ‘MB 소환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2월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과 자유한국당이 주장한 논리입니다. 지난 2월 21일 자유한국당은 “검찰이 언론에 직·간접적으로 흘려서 국민의 분노를 유발해 구속영장을 발부하기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 “보수정권 10년 간 보수 정치인에 대한 수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그에 비해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일어난 고발사건, 여당에 대한 고발사건 수사는 늑장 일변도고 오리무중이다”라고 박상기 법무부장관을 몰아세웠습니다.
이 전 대통령 측 역시 구속된 이후인 26일 구치소 방문 조사를 거부하면서 “(검찰은) 일방적인 피의사실도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고 주장했죠. 그러나 이는 매우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다스, BBK, 도곡동 땅, 자원외교 비리 등 이 전 대통령의 혐의 내용은 10여 년 전부터 지속된 의혹으로 검찰 안팎에 잘 알려진 ‘국민적 이슈’였기 때문입니다.
사실관계 무시하고 정파성 노골화하는 TV조선의 ‘나쁜 버릇’
이렇게 제멋대로 여론을 재단하고 특정 정당을 노골적으로 대변하는 TV조선의 행태는 아주 오래된 전통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두둔하기 위해 갖은 왜곡을 동원한 TV조선 <신통방통>(3/15)은 당시 ‘내연녀 공천 개입 의혹’으로 충남도지사 출마를 철회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을 다룰 때도 매우 부적절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김광일 씨가 출마 포기 후 박 전 대변인의 행보를 가리켜 “이제 공기업 사장으로 가는 겁니까?”라고 비꼬자 최병묵 씨는 “공기업 사장으로 가면 거기도 노조 이런 조직이 있는데, 성추행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도 않은 전직 청와대 대변인을 낙하산으로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라고 답했습니다. 박수현 전 대변인 행보에 대해 30일 현재까지 아무런 변동이 없음에도 TV조선은 ‘문재인 정부도 대변인은 공기업 사장으로 보내나’라는 비현실적이고 불필요한 질문을 굳이 꺼내 정부를 교묘히 힐난한 겁니다. 최병묵 씨는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 부인하면서도 박 전 대변인을 ‘성추행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낙하산’이라 칭했는데 이는 명예훼손에 가깝습니다. 박수현 전 대변인의 경우 ‘성추행 의혹’이 아니라 ‘내연녀 시의원 공천 개입 의혹’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 기타 제보 - JTBC의 공든 탑 무너뜨리는 강찬호 논설위원
한편 JTBC <뉴스현장>에 대한 시민 제보가 있었는데요. JTBC <뉴스현장>(3/20)에서 강찬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황당한 발언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날 방송은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가능성’, ‘정부 개헌안 관련 정치권 반응’, ‘미투 관련 소식’ 등 크게 4가지 주제를 다뤘습니다. 그중 첫 번째로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 이야기를 했습니다. 20일 당시 윤상 남측 예술단장과 현송월 북측 단장이 만나 실무접촉을 가진 바 있습니다. 이때 한 극우인사가 “남한 수석대표 윤상 씨라면 김일성 찬양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간첩 윤이상과 가까운 집안이냐”며 ‘종북몰이’를 시도했으나 모두 사실과 달라 ‘가짜뉴스’임이 드러났지요. 특히 작곡가 김형석 씨는 “윤상 씨 본명은 이윤상”이라는 짧은 반박으로 간단히 가짜뉴스임을 지적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 대목에서 강찬호 씨가 “재미있는 것은 김형석 씨. 프로듀서 김형석 씨가 어떻게 보면 윤상 씨에 대한 지원 트윗을 날렸는데 김형석 씨가 바로 청와대 탁현민 행정관하고 친합니다. 김형석 씨가 대표적으로 문재인 정부를 굉장히 지지하는 아주 진보 진영의 음악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저분이 저런 트윗을 날렸다는 것은 김형석 씨가 윤상 씨 선정에도 좀 관여한 것이 아닌가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아무런 근거도 없는 개인적 추정이며 그 추정조차도 논리가 매우 조악합니다. ‘청와대 탁현민 행정관과 친한 김형석 씨가 윤상 씨를 옹호했으니 예술단장 선임에도 개입했을 것’이라는 주장에는 아무런 개연성도 없습니다. 이에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은 한숨을 쉬며 반박하려 했으나 김종혁 앵커가 “우리가 알 수는 없지만, 알겠습니다”하며 바로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JTBC <뉴스현장>은 JTBC 프로그램 중 ‘진보-보수 패널’이 출연하는 타 종편의 시사 토크 프로그램과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극우‧보수 패널의 왜곡 발언이 발생하지만 JTBC 김종혁 앵커가 늘 날카로운 지적과 반론으로 무마시키곤 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이번 사례에서만 김종혁 앵커가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고작 “우리가 알 수는 없지만”이라는 말로는 이런 엉터리 발언을 수습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진행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JTBC는 결국 강찬호 발 가짜뉴스 하나를 더 만들어 유포한 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시민 여러분들의 제보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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