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강원랜드 수사외압 보도, ‘강원랜드’ 빼고 ‘공방’ 띄우고
등록 2018.02.23 10:22
조회 857

강원랜드 함승희 사장은 2016년 2월 강원랜드 채용비리를 검찰에 수사의뢰했습니다. 2014년 함 사장이 취임한 이후 자체감사를 해보니 최홍집 전 사장 재임기간인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채용한 인원 518명 중 95%에 달하는 493명이 국회의원 청탁 등으로 부정 입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후 이 사건은 끊임없이 부실 수사 논란에 휩싸이게 됩니다. 첫 수사 당시 춘천지검은 최 전 사장과 인사팀장 등 강원랜드 관계자 2명만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에 몰려서 시작된 재수사에서도 최 전 사장과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의 보좌관이 구속되는데 그쳤습니다. 이 와중에도 청탁의 ‘뒷배’로 알려진 자유한국당 권성동․염동열 의원과 비리 연루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권성동 의원의 보좌관은 끝까지 보호된 것이죠. 


그런데 지난 2월 4일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가 MBC 뉴스데스크 인터뷰를 통해 충격적 폭로를 했습니다. 지난해 4월 당시 최종원 춘천지검장(현 서울남부지검장)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를 조기 종결하라고 부당한 지시를 내렸으며, 청탁관련자인 권성동·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과 강원도 출신 고검장의 이름이 기재된 증거목록을 삭제하라는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았다는 것입니다. 


안 검사의 내부고발을 계기로 이번에는 대검찰청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이 꾸려졌습니다. 수사단은 14일 수사 외압 의혹 폭로의 당사자인 안미현 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첫 소환한데 이어, 20일에는 염동열 의원과 권성동 의원을 포함한 채용 청탁 인사 10명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청와대 업무보고를 받는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권성동 법사위원장과 한국당 의원들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 대한 수사를 놓고 ‘정권의 과잉 수사’라 항의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가장 적게․가장 늦게 보도하고 별별 기행 다 펼친 KBS
그러나 진풍경은 국회에서만 펼쳐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안 검사의 내부고발이 있던 2월 4일부터 국회 운영위가 있었던 2월 21일까지 이 사안과 관련한 소식을 지속적으로 시청자에게 전달한 방송사는 MBC 한 곳에 불과합니다. 


단순 보도량만 봐도 이 기간 MBC는 16건의 보도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두 번째로 많은 보도량을 기록한 JTBC조차 그 절반 수준인 7건의 관련 보도를 내놓는데 그쳤습니다. 그 외 방송사의 보도량은 이보다 더 적습니다. 채널A․MBN은 3건, SBS․TV조선은 2건의 보도에서만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4일

5일

6일

7일

8일

9일

10일

11일

12일

13일

14일

15일

16일

17일

18일

19일

20일

21일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수사 외압의혹 언급 보도 시기 ⓒ민주언론시민연합

 

특히 KBS는 이 기간, 즉 17일간 단 1건의 보도에서만 이 사안을 언급하는 ‘기행’을 벌입니다.

 

보도를 처음으로 내놓은 시점과 이후의 보도 추이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우선 MBC가 4일 단독 보도를 내놓으며 이 사안을 전하자, KBS를 제외한 5개 방송사는 바로 다음날 모두 관련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반면 KBS는 보름 넘게 침묵을 유지하다가, 검찰이 채용 비리 청탁 의혹 대상자 압수수색을 실시한 ‘20일’이 되어서야 <‘강원랜드 채용 비리’ 10명 압수수색>(2/20 계현우 기자 https://goo.gl/UKAtjz) 보도로 이 사안을 ‘처음’ 언급했습니다. 보도 순서 역시 16번째로, 외신과 단신 바로 직전에 소개되었습니다. 

 

 

KBS, 법사위 파행 문제 다루고 권성동 발언 인용하면서도 ‘강원랜드’는 외면 
더 놀라운 점이 있습니다. KBS는 2월 7일, 법사위 파행과 한국당의 상임위 전면 거부에 따른 국회 일정 차질 문제를 <마지막까지 공방전…한국, 상임위 거부>(2/7 천효정 기자 https://goo.gl/YZpxTm)로 다룬 바 있습니다.

 

법사위 파행 근본 원인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의 당사자로 거론된 권성동 의원이 국회 법사위원장이라는 점에 있었습니다.

 

민주당은 감독기관인 검찰을 상대로 자신에 대한 수사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법사위를 퇴장한 것이고, 이에 맞서 한국당 의원들은 ‘정치탄압’을 주장하며 상임위를 거부한 것이니까요. 그런데도 KBS는 파행을 전하는 보도에서조차 파행의 원인인 ‘강원랜드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KBS는 아무런 설명 없이 “여당의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 사퇴 공세로 촉발된 국회 법사위 파행은 대정부질문까지 이어졌습니다”라고만 말하며 법사위 파행의 책임을 모조리 민주당에 돌렸습니다.

 

특히 KBS 천효정 기자는 “권성동 의원이 권력기관 개편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권을 내려놓으라고 하자 여당 의원들은 권 의원부터 법사위원장 직을 사퇴하라고 공세를 폈습니다”라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이와 함께 자료화면으로는 권성동 의원의 “대통령이 인사권을 내려놔야 그 다음에 권력기관 개편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발언과 박범계 의원의 “법사위원장님, 본인 인사권 좀 내려놓으세요”라는 반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후 맥락을 제거하고 정치 공방’만을 부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혼란상을 초래한 한국당 측 문제점을 노골적으로 은폐해준 꼴입니다. 

 

 

20일 보도에서도 ‘수사 외압 의혹’은 최대한 뒤로
20일이 되어서야 내놓은 <‘강원랜드 채용 비리’ 10명 압수수색>(2/20 계현우 기자 https://goo.gl/UKAtjz)에서도 KBS는 ‘강원랜드 채용 비리’를 앞에 내세워 강조하고, 이에 비해 관련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 문제는 최대한 뒤로 미뤄 전하는 듯한 태도를 내비쳤습니다.

 

앵커멘트부터 “검찰이 오늘 강원랜드 채용 비리와 관련해 채용 청탁자 등 10명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현직검사의 폭로로 구성된 수사단의 첫번째 강제수사인데요. 염동열, 권성동 두 의원의 비서진도 포함됐습니다”입니다. 현직검사가 뭘 폭로해서 구성된 수사단인지조차 제대로 전하지 않은 이 앵커멘트도 어처구니없지만, 기자의 리포트는 한술 더 뜹니다.


제대로 된 보도라면 수사단이 조사하는 사안을 모두 설명해주거나 안미현 검사가 도대체 무엇을 폭로했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특히 그간 KBS가 이 사안을 외면해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안미현 검사의 폭로 사실에 대한 충실한 설명은 더더군다나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 보도에서 ‘검찰 수사 외압’이라는 언급이 나오는 것은 보도가 시작되고도 ‘59초’가 지난 뒤였고 내용도 간단했습니다. 

 

관련이슈 꾸준히 보도한 MBC와 KBS는 비교 자체가 불가 
KBS의 이런 ‘빼는’ 태도는 같은 날 같은 사안을 다룬 MBC의 <권성동․염동열 의원 압수수색>(2/20 https://goo.gl/EptVcn) 보도와 비교해보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MBC는 아예 앵커멘트에서 “검찰이 두 자유한국당 의원의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강원랜드에서 벌어진 대규모 채용비리와 이 과정의 수사 외압 의혹을 밝히기 위해서입니다”라며 ‘채용비리 의혹과 수사 외압 의혹’이라는 수사단의 압수수색 사유를 모두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MBC는 기계적으로 단편적 정보를 나열한 KBS와는 달리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해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을 짚어주고 있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특히 채용비리 연루 의혹에도 불구하고 단 한 차례도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지 않았던 권성동 의원의 보좌관 최 모 씨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며 “그간 지역구 사무실을 맡아온 최 보좌관은 강원랜드에 부정한 채용 청탁을 한 것은 물론 지난해 4월 최흥집 전 강원랜드 대표에 대한 검찰의 석연찮은 불구속 결정 과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포착”되었다고 언급하는가 하면, 보도 말미에는 “검찰의 칼끝은 결국 권성동, 염동열 두 의원의 수사 외압 규명에 모아질 수밖에 없어, 검찰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치권 공방’으로 프레임 짜서 정치혐오주의만 부추긴 TV조선․채널A․MBN
KBS만 문제였던 것은 아닙니다. 

 

TV조선

<포커스/‘나는 고발한다’ 폭로 여검사 3인방>(2/5)

<채용비리 수사 외압 공방…법사위 파행>(2/6)

채널A

<강원랜드 채용 수사 외압설, 진실 공방>(2/5)

<발 묶인 민생 법안>(2/6)

<“권성동 사임” 국회 파행>(2/8)

MBN

<수사 외압 진실 공방>(2/5)

<강원랜드 수사외압 놓고 충돌>(2/6)

<“권성동 사퇴하라”>(2/6)

△TV조선채널AMBN 관련 보도 제목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채널A․MBN 종편 3사의 경우 유독 ‘정치권 공방’에 초점을 맞추는 태도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물론 정치혐오 부추기기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양상은 관련 보도 제목만 봐도 뚜렷하게 드러나는데요. ‘공방’ ‘파행’ ‘충돌’ 등의 표현이 공통적으로 모두 제목에 사용되고 있으며, 채널A의 경우 보다 노골적으로 ‘발 묶인 민생 법안’이라는 표현을 제목에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내용도 제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의혹 제기로 양당 간에 갈등이 불거져 국회 일정이 파행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수사외압 의혹을 다루면서 ‘강원랜드’는 지우고 ‘공방’만 부각하는 보도는 TV조선과 MBN에서 두드러집니다.

 

먼저 TV조선 <‘친북 정권’ ‘친일 정당’…여야 가시 돋친 설전>(2/21 https://goo.gl/wYkWFE)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문제에 대한 직접 언급이 없어 관련 보도로 분류되지는 않았으나,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 대한 수사 관련 ‘공방’을 ‘강원랜드’라는 말없이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먼저 “국회 파행의 진원지 법사위에서는 감정의 앙금을 감추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한 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지금 앉아계신 법사위원장의 강릉 사무실이 압수수색 됐다. 혐의 없이 압수수색 가능한가”라는 발언, 한국당 권성동 국회 법사위원장의 “우리 박범계 의원은 의원이 아니라 일개 행정관 같다. 차기 법무부 장관은 박범계로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안다”는 발언을 연달아 보여주는 방식인데요.

 

‘왜 압수수색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설명 없이 ‘법사위 파행’ ‘권성동 의원 강릉 사무실 압수수색’이라는 정보만을 전달해 현 상황을 ‘정권의 한국당 의원 압수수색으로 인한 파행 및 정쟁’ 상황으로 비춰지게끔 한 셈입니다.


강원랜드 문제를 언급한 <채용비리 수사 외압 공방…법사위 파행>(2/6 https://goo.gl/f7o21y)에서도 의혹이 제기되어 ‘소란이 일고 있다’는 점을 유독 부각했습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의혹을 폭로한 검사와 검찰이 맞서더니, 이젠 국회에도 번져 의혹에 휩싸인 권성동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법사위가 파행을 빚었습니다”라는 식이죠. 

 

 

다시보기 스크립트 장난질 여전한 MBN  
MBN도 TV조선과 마찬가지로 여야 공방을 소개하면서 이것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및 수사 외압 문제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언급하지 않았고요. 여기에 MBN의 특기인 스크립트 조작을 매번 더했습니다.


우선 실제 뉴스에서 방송된 <“권성동 사퇴하라”>(2/6 https://goo.gl/eXTdni)에서는 앵커가 “강원랜드 채용비리에 외압을 행사한 사람이 권성동 법사위원장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으니 민주당, 가만 있을리 없죠. 국회 법사위에서 집단 퇴장했습니다. 한국당은 ‘입만 열면 민생이 중요하다더니 이번엔 민주당이 나갔다’고 비난을 했구요”라고 멀쩡하게 말했는데요.

 

홈페이지 다시보기 스크립트는 “오늘 국회 법사위원회는 민주당 소속 의원의 집단 퇴장으로 파행됐습니다. 의혹에 연루된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였습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이라는 말이 쏙 지워진 것이죠. 


앵커가 말을 했는데 스크립트에서는 빼버리는 이런 경우와 달리, 앵커가 하지 않은 말을 집어넣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MBN <또 멈춰선 국회>(2/8 https://goo.gl/8Vziwz)에서는 민주당의 법사위 보이콧과 한국당 상임위 보이콧 행태를 전하는 보도였는데요. 이번엔 앵커가 “민주당이 법사위 보이콧을 선언하자 한국당은 상임위 자체를 전체를 보이콧했죠. 여야가 국회 파행에 책임을 두고 서로 네 탓만 하는 사이 2월 임시국회는 올스톱됐습니다”라며 대놓고 공방처리했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는 다시보기 스크립트에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에 따른 여야 공방으로 2월 임시국회가 올스톱됐습니다. 여야가 국회 파행에 책임을 두고 서로 네 탓만 하는 가운데 각종 민생법안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올려놨습니다. 이번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앵커가 언급한 것처럼 적어둔 것이죠.


이 보도에서는 기자도 “여당이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권성동 법사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법사위를 퇴장하자 자유한국당이 상임위 전면 보이콧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일정이 줄줄이 취소됐습니다”라며 대체 무슨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지 말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마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정쟁을 중단하자는 결의안을 채택한 지 하루도 안 돼 정치권은 또다시 네 탓 공방을 벌이며 극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라는 정치 혐오 조장성 멘트였습니다. 


MBN <여당 유감 표명에 ‘어물쩍’ 복귀>(2/19 https://goo.gl/X7Yz65)도 강원랜드 채용청탁 의혹 및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언급 없이 그저 국회 파행에 초점을 맞춘 보도인데요. 정치권 전반을 비난하는 가운데 ‘한국당 편들기’ 수위는 더 노골적입니다.

 

앵커부터가 “법사위 파행으로 공전하던 2월 임시국회가 2주만에 정상화됐습니다. ‘국민께 송구하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아리송한 유감 표명에 자유한국당이 사과를 받아들인 겁니다. 결국 명분도 실리도 없이 이렇게 끝낼 것을 시간만 버린거죠”라며 민주당을 질책하는 듯한 뉘앙스를 숨기지 않습니다.

 

물론 이 멘트는 다시보기 스크립트에는 “‘국민께 송구하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아리송한 유감 표명에 자유한국당이 어물쩍 보이콧을 철회하며 국회를 정상화하기로 한 건데요. 설 기간 국민들의 질타가 뼈아팠던 모양입니다”로 수정되어 올라오는데요. 두 당을 모두 공평하게 비판한 듯한 뉘앙스로 수정된 셈입니다. 물론 보도 내에 강원랜드 채용청탁 의혹 및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TV조선은 ‘채용비리 수사 외압’ 자체 아닌 ‘여검사 내부 폭로’에 초점
그 외 TV조선의 경우 안미현 검사 폭로 바로 다음날인 5일, 이 사안을 <포커스/‘나는 고발한다’ 폭로 여검사 3인방>(2/5 https://goo.gl/uxy5Kt)이라는 1건의 보도로만 다루었는데요. 놀랍게도 해당 보도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이 아닌 이를 폭로한 ‘검사’의 ‘성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앵커멘트부터가 “검찰 내부에선, 성추행 폭로에 이어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입을 연 건, 현직 여 검사였습니다. 여 검사들의 잇단 내부 폭로, 이유가 뭔지, 또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여기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입니다.  

 

K-035.jpg

△안미현 검사의 내부고발 직후, 수사 외압이 아닌 ‘여검사들의 폭로’에 초점 맞춘 보도 내놓은 TV조선(2/5)

 

보도 내용 역시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와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하며 '미투'에 동참”한 임은정 검사와 함께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을 수사했던 안미현 검사도 사건 축소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고 소개한 뒤 “입을 연 이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여성 검사들”이라는 점으로 곧바로 화제를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 뒤에는 더 이상 강원랜드 채용비리나 해당 사건 수사 외압 문제에 대한 언급이 더 이상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검찰에 여성 검사가 처음으로 임명된 건 1982년입니다. 36명 가운데 두 명이었는데, 신문에 실릴 정도 파격이었”다는 점, 이후 “여성 검사 수는 늘어났지만 검찰 조직은 여전히 권력지향적이고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마초 문화'란 평가가 많”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검찰을 고발한 세 명의 검사와 그 대상이 된 검찰”이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정도의 분석이 이어질 뿐입니다. 그야말로 안미현 검사와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그저 ‘언급’만 한 수준의 보도인 셈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2월 4일~21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monitor_20180223_70.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