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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은 ‘정형식 감싸기’ ‘이재용 행보 전달’에 한마음
등록 2018.02.14 13:07
조회 610

이재용 부회장이 2심 판결로 출소하자 보수언론은 한마음으로 환영했습니다. 2심 판결의 문제점은 애써 감추고 옹호하면서 ‘이재용 행보 전달’에만 초점을 맞췄고, ‘정형식 판사 감싸기’에도 나섰습니다. 초점을 맞췄습니다. 심지어 동아일보는 삼성전자의 다스 변호사비 대납과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입건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이재용 관련 보도, 비판 앞세운 한겨레

판결 이후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및 행보 관련 보도는 한겨레에서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한겨레는 2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총 21건을 보도했는데, 대부분 2심 판결의 법리적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였습니다. 조선일보와 경향신문이 각 10건씩을 보도했고, 중앙일보는 7건 보도했습니다. 한국일보와 동아일보는 5건과 4건을 보도했습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10건(2건)

4건

11건(4건)

7건(3건)

21건(4건)

5건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및 행보 관련 신문사별 기사량  (2/7~2/9, 괄호 안은 의견기사)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중동의 ‘정형식 감싸기’, 조선일보는 ‘그러면서 민주당 때리기’

보수언론은 이번 판결을 결정한 정형식 판사에 대한 비판을 비난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정형식 판사와 인터뷰를 게재하는 등 ‘정형식 감싸기’에 앞장섰고, ‘민주당 때리기’도 시작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 일제히 ‘이재용․법원 때리기’>)(2/7 최연진․이슬비 기자 https://bit.ly/2EQjPUw) <갈 데까지 갔다… 법원 향한 ‘저주’>(2/7 조백건․신수지 기자 https://bit.ly/2BOBAF8)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판에 대한 비판 발언들을 소개했습니다. 특히 “삼법유착(삼성과 사법부의 유착)”, “이재용이 나오고 정의가 갇혔다”와 같이 맥락 가운데 강한 발언만 골라서 인용됐으며, 재판의 논리가 부족하고 어불성설이라는 합리적인 지적은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조선일보는 오히려 <“이재용 재판 법리는 명확 석방 여부 놓고 많은 고민”>(2/7 한경진 기자 https://bit.ly/2EsGk43)에서 정형식 판사를 인터뷰하며 “여론의 비난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결정은 실형을 유지하는 것이었지만, 고민 끝에 사건의 성격을 고려해 석방을 결정했다”와 같이 정 판사의 발언을 전달했습니다. <사설/‘침 뱉고 싶다’ 이어 석궁 테러 위협까지 나온 판사 협박>(2/8 https://bit.ly/2nNTzCU)를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인터넷상의 판사 비판 여론을 비난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의 판사 비난은 원색적인 막말뿐이다”라고 비난했지만, 법리 차이를 보도하지 않은 곳 역시 조선일보였습니다. 

 

조선일보 판사 저주.jpg

△ 이재용 2심 판결에 대한 비판을 ‘막말’이라며 비난한 조선일보 (2/7)

 

동아일보도 정형식 판사를 인터뷰한 뒤 사설을 통해 판사 비판 여론을 비난했습니다. <정형식 부장판사 “비난 예상했지만 친인척 거론은 좀 지나쳐”>(2/7 이호재․권오혁․박성진 기자 https://bit.ly/2Ex5UFf)에선 “판결 내리기 전부터 이런 일(신상털이)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습니다”라며 정 판사의 반응을 인용했습니다. 이어 정 판사에 대한 비판이 ‘원색적 비난’이라며 “대다수 글에는 정 부장판사에 대한 욕설이나 지나친 비난이 담겨 판사에 대한 ‘신상털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라고 정리했습니다. <사설/판사 인신공격, ‘재판 독립’에 중대한 위협이다>(2/7 https://bit.ly/2G6LEqS)에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비판 발언에 대해 “입법부나 행정부의 판결에 대한 비판은 삼권분립 원칙의 훼손이 될 수 있다”라고도 비판했는데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의 구속적부심 석방에 대해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라 표현한 것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김장겸 당시 MBC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두고 ‘문화대혁명이냐’고 반발한 것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취재일기/누구를 위한 ‘재판부 공격’인가>(2/7 현일훈 사회부 기자 https://bit.ly/2EqHxcn)에서 정형식 판사에 대한 비판을 다뤘는데요. “워낙 국민적 관심이 지대한 ‘국정농단’사건의 한 축인 데다 항소심 선고 직전까지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사건인지라 일면 이해가 가는 측면도 없지 않다”라면서도 “문제는 비판의 근거와 수준이다”라면서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와 마찬가지로 2심 판결문에 대한 논리적 반박은 뒤로 한 채 과격한 발언만 인용해 비난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이재용 행보라며 1면에 배치한 중앙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풀려난 뒤,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 반도체 단지에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투자를 결정한 경영위원회에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하지 않았고, 몇 개월 전부터 이미 논의했던 사안이었는데요. 그러나 중앙일보는 이 사안을 1면에 보도했습니다.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은 6개 신문사가 모두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보도한 위치와 날짜는 제각각이었습니다. 조선일보․중앙일보․한국일보는 모두 7일 이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이재용 복귀한 삼성 “대규모 반도체 투자”>(2/7 손해용․최현주 기자 https://bit.ly/2BqpW2k)를 1면 상단에 배치했습니다. 한국일보도 <현안 첩첩… 이부회장 어떤 역할할지 주목>(2/7 김창훈 기자 https://bit.ly/2E8shNX)를 2면 상단에 배치했습니다. 조선일보는 경제 섹션인 B1면에 <이재용의 첫 결정은… 평택 반도체공장 30조 투자>(2/7 박건형․신은진 기자 https://bit.ly/2G6kT5Y)보도를 배치했습니다. 

 

중앙 이재용 1면.jpg

△ 이재용 복귀 행보라며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를 1면에 배치한 중앙일보(2/7)

 

동아일보는 5면에서 <이틀연속 이회장 병원 찾아… 신뢰회복-투자 ‘조용한’ 시동>(2/7 김지현․김윤종․박성민 기자 https://bit.ly/2EYrXm6)를 보도했는데요. 동아일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날에 이어 6일에도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제2라인 증설”>(2/8 김지현 기자 https://bit.ly/2G5m2L5)에서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을 8일 경제 섹션인 B3면에 배치했습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역시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을 보도하긴 했습니다. 경향신문은 10면에서 <이재용 돌아온 삼성, 평택 반도체 2공장 투자 승인>(2/8 이윤주 기자 https://bit.ly/2BpQcKd)를 통해 보도했습니다. 한겨레도 <삼성, 평택 반도체 제2라인 투자 “규모는 미정”>(2/8 최현준 기자 https://bit.ly/2G7Cvi1)를 경제면인 16면에서 보도했습니다. 두 보도 모두 이재용 재판의 비합리성을 비판한 기사 다음에 배치됐는데요. 같은 날 경향신문은 10면 상단에 <대법, 2007년 ‘묵시적 청탁’ 유사 사건 땐 제3자뇌물죄 인정했다>(2/8 이혜리․박광연 기자 https://bit.ly/2Ce0pWG)를 보도했고, 한겨레는 1면에서 <검찰 “비상식적 판결” 이재용 항소심 정면비판>(2/7 김양진 기자 https://bit.ly/2EmxENC)를 보도했습니다. 이어 <김종구 칼럼/삼성, 돈, 돈, 돈…>(2/8 김종구 편집인 https://bit.ly/2EiqQAx)에선 이 부회장의 첫 결정이 ‘평택 반도체공장 30조 투자’라는 뉴스가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렸다면서 “이 뉴스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다. 그런 통 큰 투자를 결정할 사람은 이 부회장밖에 없다, 역시 그를 석방하길 잘했다, 이 부회장 석방으로 일자리는 늘어나고, 성장동력에 가속도가 붙고, 한국 경제는 더욱 반짝반짝 빛날 것이다…. 재벌 총수를 풀어주면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오랜 미신은 세월이 가도 흔들림이 없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삼성전자와 MB와의 유착관계, 보도하지 않은 동아일보

반면 9일 검찰은 다스(DAS)가 BBK 투자금 140억 원을 돌려받는 미국 소송에서 삼성이 변호사 비용을 대납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다스의 실질적인 주인이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드러나고 있고, 이건희 회장의 특별사면과 겹치면서 당시에도 대가를 바란 정경유착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5건을 보도한 한겨레를 비롯해 대부분 2~5건 보도했지만, 동아일보는 이 사안을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4건

0건

2건

2건

5건(사설 1건)

3건

△ 삼성전자의 다스 변호사비 대납 관련 신문사별 기사량 (2/9~2/12) ⓒ민주언론시민연합

 

같은 날 경찰은 이건희 회장이 차명계좌 260여개를 운용하며 82억원 가량의 조세포탈 혐의를 확인해 입건했는데요.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밝혀지지 않았던 차명계좌들이 새로 드러났기 때문인데요. 금융위원회도 이 회장의 차명계좌에 과징금을 부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지면에선 이 내용이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기간 조선일보가 4건을 보도했고,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각 2건, 한국일보가 1건 보도했습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2건

0건

4건(칼럼 1건)

0건

2건

1건

△ 삼성전자의 다스 변호사비 대납 관련 신문사별 기사량 (2/9~2/12) ⓒ민주언론시민연합

 

‘뒤숭숭한 삼성’이라며 삼성과 재계 대변한 조선일보와 한국일보

반면 조선일보는 검찰의 수사 내용을 전하면서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불안한 마음’을 대변해줬습니다. <이건희 회장 입건 1박2일 압수수색 삼성 뒤숭숭>(2/10 박순찬 기자 https://bit.ly/2nWRBjJ)에선 경찰이 이건희 회장을 조세포탈과 횡령 혐의 입건과 검찰의 다스 변호사 비용 대납 관련 압수수색을 두고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라고 정리했습니다. 조선일보는 검찰 압수수색 상황을 설명하면서 “대부분 퇴근하거나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간 오후 7시쯤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임직원들은 혼비백산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라며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라고 정리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이 부회장의 집행유예 판결에 대한 보복성 성격이 있는 것 아니냐” “10년 전 일을 두고 2015년에 문을 연 우면동 R&D센터까지 압수 수색을 하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 “당시 의사 결정에 참여했던 사람들도 이미 대부분 회사를 떠났다”라며 익명의 직원 목소리를 인용했습니다. 


이런 ‘재계 목소리 전하기’ 보도는 한국일보에서도 나왔습니다. <“어떻게든 처벌하겠단 건가”  긴장한 재계>(2/10 변태섭․맹하경 기자 https://bit.ly/2nTvydG)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된 지 사흘 만에 검찰이 삼성전자 압수수색에 나서자 삼성전자뿐 아니라 재계가 전체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사정 당국의 칼날이 어디로 날아들지 짐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라며 재계의 걱정을 대변했습니다. 한국일보 역시 익명의 재계 관계자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나왔을 때만 해도 모처럼 재계 맏형인 삼성을 중심으로 기업 활동이 활발해질 발판이 마련됐다는 기대감이 재계에 많았는데, 집행유예 판결 3일 만에 들려온 압수수색 소식에 사정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인 여러 대기업을 중심으로 다시 움츠러드는 분위기”와 같은 발언을 인용했습니다. 

 

이건희 홍보실을 자처한 조선일보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와 관련해선 ‘삼성 대변인’에 가까운 칼럼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 <기자의 시각/평창올림픽, 이건희 수사>(2/10 김은정 사회부 기자 https://bit.ly/2Hcyn1E)에선 두 수사당국이 향한 수사 내용을 공개했다고 정리했습니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 내용을 정리하면서 ‘과거의 일’이었단 것을 강조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차명계좌에 대해선 “2007~2010년 일이다”라고, 다스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선 “이번엔 2009년 일을 들고 나왔다”라고 정리했습니다. “죄가 있으면 밝혀야 한다”면서도 “발표에 과정이 있어선 안 되고 수사에 감정이 배어서도 안 된다”라고 훈계했는데요. 조선일보는 차명계좌에 관해선 “이날 알려진 차명 계좌는 경찰이 새로 밝혀낸 게 아니다. 이미 이 회장이 2011년 국세청에 신고하고 2014년 실명 전환을 끝낸 것이다”라고 정리했습니다. 


그러나 경향신문 <‘4000억 차명계좌’ 이건희 회장 입건>(2/9 선명수 기자 https://bit.ly/2Hbmid8)에서 경찰은 “삼성이 뒤늦게 국세청에 차명재산을 신고했다고 해도 조세포탈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차명재산에 대해서만 범죄 혐의를 적용해 총 탈루 규모를 82억원으로 정리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게다가 이 회장의 차명계좌 의혹은 경찰이 제시한 규모 이외에도 현재까지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조선일보는 검찰의 다스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도 비판했는데요. 검찰은 현재 삼성전자가 다스에 변호사비를 대납한 다음 바로 이건희 회장의 특별사면을 받았다는 점을 두고 대가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당시 정부는 평창올림픽 유치를 이유로 이 회장을 특별 사면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이 사실을 이야기하며 “이 회장을 사면해 국가적 숙원이던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뛰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다. 2년 후 평창은 올림픽을 유치했다. 누구도 그의 공헌을 부인할 수 없다”라고 파악했는데요. 이 회장 사면은 재벌 총수 단 한명만을 위한 사면이어서 당시에도 이례적이어서 많은 비난을 받았습니다.  


조선일보는 “어제 신문에 이건희 회장의 모습이 조그맣게 실렸다. 평창올림픽 유치 발표 때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다. 3년 후 그는 쓰러졌다. 지금까지 의식이 정상적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이 없다. 어제 열린 평창올림픽 개막식에도 그는 참석하지 못했다”라며 칼럼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회장이 ‘평창올림픽 유치의 주역’이었지만, 지금은 병상에 있어 참석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수사를 받는 상황을 안타까워한 것인데요. 이 회장이 평창 올림픽 유치에 얼마나 공을 갖고 있는가는 별개로 범법행위는 단죄해야 합니다. 조선일보 역시 해당 칼럼에서 “죄가 있으면 밝혀야 한다”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이 회장의 개인사를 강조해 마무리하는 모습은 조선일보가 ‘이건희 회장 개인 홍보실’을 자처한 모습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2월 7일 ~ 12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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