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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시민 제보체크

‘MB 비리’엔 침묵, ‘남북대화=국론분열’만 외친 채널A
등록 2018.01.3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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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을 앞둔 평창 올림픽에 대한 국내외의 기대가 큽니다. 극적으로 북한의 참가가 결정되고 남북대화가 급물살을 타면서 뉴욕타임즈 등 외신도 “지난 10여년 동안 가장 드라마틱한 화해의 몸짓”이라 평가했습니다. 특히 21일 북한 점검단이 방남하고 23일 남한 점검단도 방북하면서 그 시기 관련 보도가 폭증했습니다. 


한편 비슷한 시기, 다른 굵직한 현안들도 많았습니다. 먼저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사 중 나온 최측근들의 진술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리도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22일, 서울중앙지검은 국정원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을 압수수색했고 소환을 통보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조카 이동형 다스 부사장도 소환 됐고 김윤옥 여사와 이 전 대통령 본인의 소환 가능성도 높게 점쳐졌습니다. 같은 날 사법행정권 남용의혹을 조사해온 대법원 추가조사위는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절 대법원이 청와대로부터 항소 기각, 전원합의체 회부 등 청탁을 받았고 특정 판사들을 사찰했다고 발표해, 이전 정권의 ‘사법농단’ 역시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분노한 시민의 제보, ‘채널A의 침묵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이하 돌직구쇼)는 매일 조간신문 1면 기사들을 토대로 그날의 주요 이슈를 다루면서 ‘9개 일간지 비교 분석’한다는 제작 취지를 내세운 프로그램입니다. 동시에 시청자들의 비판이 쏟아지는 ‘문제적 방송’의 대표 주자이기도 합니다. ‘9개 일간지 비교’는 형식적일 뿐, 그동안 동아일보‧채널A가 견지해 온 편파적 시각으로 현안을 평가하며 왜곡을 일삼는 다는 제보가 많았습니다. 평창 올림픽, MB 비리, ‘양승대 사법농단’ 등 이슈가 쏟아졌던 23일 방송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채널A <돌직구쇼>(1/23)이 소개한 신문들의 1면 보도와 방송에서 직접 다룬 이슈 및 보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코너 채널A가 다룬 보도 및 이슈
1면 소개 동아일보 -팔 이식수술 허용 유전자치료 규제 푼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단독/JSA 귀순 오청성 북서 사망사건 연루
차업계 매출 0.2% 줄 때 인건비 2% 늘어
중앙일보 자사고‧외고 없어진대대치동 집 찾는 마포맘
정현, 우상 조코비치 넘다
한겨레 양승태 대법, 청와대 요구로 원세훈 재판부 동향 보고
김동연 고가 1주택자도 보유세 인상 검토
‘MB이상득 압수수색 국정원서 수억 받은 혐의
한국일보 미러클! 정현
양승태 대법원, 청 요구에 원세훈 재판부 동향 살폈다
평창 붐업‧의전 논란 속 현송월 일정 마치고 귀환
신문 콕 판사 PC까지 뒤졌지만 블랙리스트는 없었다(조선일보)
대담 테니스 선수 정현, 호주오픈 8강 진출
단독/JSA 귀순 오청성 북서 사망사건 연루”(동아일보)
통일부, 현송월 첫날 동영상 북 요구대로 편집해줬다(조선일보)
좌파 국가주의 문제”(한국일보)
방탕소년단을 배워라한국당의 생존보고서(서울신문)
음주단속 경찰 보고 소주 병나발 30대 무(동아일보)

△ 채널A <돌직구쇼>(1/23)이 다룬 신문보도 및 이슈

 

표에서 확연히 드러나지만 권력의 부패 및 비위와 직결된 ‘MB 비리’ 및 ‘양승태 사법농단’은 1시간 20분에 걸친 방송 시간 동안 단 4번만 언급됐습니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리는 한겨레의 1면 보도를 잠깐 소개하는 약 5초의 시간 동안 거론됐을 뿐 이후 논의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으며 ‘양승태 사법농단’ 역시 1면 보도 중 하나의 이슈를 박민혁 기자가 논평하는 ‘신문 콕’에서만 다뤄졌습니다. 물론 23일 동아일보는 1면에 ‘양승태 사법농단’과 ‘MB 비리’를 올리지 않았으며 중앙일보의 경우 ‘MB 비리’는 누락했으나 ‘사법농단’과 관련 <‘판사 블랙리스트’ 없었다>를 1면 톱으로 내긴 했습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채널A가 대담에서 아예 두 이슈를 배제한 것은 확실합니다. 격앙된 어조로 ‘채널A가 매번 이렇게 중요한 이슈를 의도적으로 은폐하며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고 제보했던 시민의 주장은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돌직구쇼와 함께 다양한 시각’? 새빨간 거짓말
제보자께서는 이날 채널A <돌직구쇼>(1/23)가 ‘사법부 블랙리스트’를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이 부분은 사실과 다릅니다. 채널A는 ‘신문 콕’이라는 코너에서 대법원 추가조사위의 조사 결과를 다뤘습니다. 문제는 채널A의 논평이 ‘무보도’보다도 못한, 편파적 시각에 매몰됐다는 것입니다. 


‘신문 콕’을 담당한 박민혁 기자는 “대법원 추가조사위 조사 결과 관련 신문들의 내용을 비교”한다면서 먼저 조선일보의 <재조사만 두 달…판사 PC까지 뒤졌지만 블랙리스트는 없었다>(1/23 12면 https://bit.ly/2DwNrZv)를 소개했습니다. 박 기자는 “판사들의 성향과 동향을 조사한 문건은 추가로 발견이 됐지만 이것 때문에 판사들이 인사상 불이익은 받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블랙리스트는 없었다”라고 조선일보 보도를 요약한 후, 경향신문 <양승태‧청와대 ‘원세훈 재판’ 검은 결탁>(1/23 1면 https://bit.ly/2GpVW6B)과 비교하여 “조선일보는 블랙리스트가 없었다, 경향신문은 있었다 이렇게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정리했습니다. 이어서 “팩트는 이렇습니다”라며 결론을 내렸는데 사실상 조선일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박 기자는 “조사위는 37쪽 페이지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여기에서 블랙리스트라는 단어는 한 번 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문건으로 인해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판사도 현재까지는 없습니다”라는 논거를 들어 “블랙리스트 의혹 뒷받침하는 자료는 없었다 이게 팩트”라 주장했습니다. 이에 진행자인 이남희 기자는 “돌직구쇼와 함께 하시면 여러 신문의 다양한 시각이 보입니다”라고 맞장구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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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농단’ 다루면서 조선일보 관점을 ‘팩트’로 소개한 채널A(1/23)

 

이는 사실상 시청자에 대한 우롱에 가깝습니다. ‘팩트’를 정리한다더니 느닷없이 조선일보의 기사와 똑같은 주장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조사위가 블랙리스트라 하지 않았고 인사상 불이익이 없었으니 블랙리스트는 없다’라는 주장이죠. 채널A의 왜곡이 특히 돋보이는 대목은 이런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한 경향신문 보도까지 소개해놓고 이를 ‘팩트’라 규정한 데 있습니다. 정반대의 해석을 내린 경향신문 등 타 매체 보도를 참고하여 다시 사실관계를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조사위는 “블랙리스트 개념에 논란이 있으므로 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을 뿐 ‘블랙리스트는 아니다’라고 결론내린 바가 없고, 조사 결과로 나온 ‘양승태 코트’의 판사 동향 사찰, 원세훈 재판 관련 청와대 및 국정원과의 협의 등 정황은 ‘인사상 불이익’과 관련 없이 사법부의 독립을 파괴하는 심각한 반헌법 행위입니다. 

 

메인 코너인 대담은 ‘북풍’과 ‘색깔론’으로 점철
이렇듯 채널A <돌직구쇼>(1/23)은 프로그램 도입부인 1면 보도 소개와 ‘신문 콕’에서 이미 편파적인 시각을 노출했습니다. 곧바로 이어진 대담에서는 더욱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많은 시민들의 관심사였던 ‘MB 비리’와 ‘양승태 국정농단’은 아예 주제에서 빠졌고 대신 ‘북풍’이라 할 수 있는 이슈들로 대담 시간 대부분을 채웠습니다. 이날 대담에서 채널A는 총 6개의 주제를 다뤘는데 이 중 절반인 3개(△귀순병사 오청성 씨 범죄 연루설 △통일부 현송월 영상 편집 논란 △자유한국당의 정부 비판)가 북한과 관련된 이슈였습니다. 이를 다루면서 패널과 진행자들은 입을 모아 남북 대화의 의미를 폄훼했고 그 근거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열거했습니다. 


채널A가 세 번째 주제로 다룬 조선일보 <통일부, 현송월 첫 날 동영상 북 요구대로 편집해줬다>(1/23 https://bit.ly/2DO7oes)의 경우 ‘문재인 정부 대북 저자세 프레임’을 노골적으로 앞세웠습니다. 조선일보는 북한 점검단 방남 일정 첫 날인 21일, 통일부가 현송월 단장의 말하거나 웃는 장면을 편집하여 언론에 제공했다고 전했습니다. 채널A의 패널과 진행자들은 입을 모아 조선일보와 똑같이 정부를 맹비판했습니다. 김병민 경희대 객원교수는 “현송월이 와서 많은 국민들이 관심도 있었고 언론들이 현송월이 어떤 인물인지, 한국에 와서 점검하며 쏟아내는 얘기들은 어떤 것들인지 알고 싶어한다”며 “정부가 너무 많은 것들을 북한에 끌려다니는 것”이라 평가했습니다. 김상민 전 새누리당 의원은 더 극단적인 주장을 했습니다. 김 씨는 “현송월이 웃든 울든, 도도한 표정을 짓든 그게 무슨 상관인지 잘 모르겠다”, “지금 평창동계올림픽 때문에 가슴 애태우는 선수들이 있다. 개인의 꿈들이 상실되지는 않을까”, “요새 젊은 친구들은 김정은 얘기하면서 금수저 이상을 넘는 핵수저라고 한다. 아버지 잘 만나서 무소불위, 자기 마음대로 하는 김정은”이라는 알쏭달쏭한 논리를 펴더니, “북한 체제 선정의 장으로 올림픽이 이용당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입장을 낸 출연자는 진행자인 이남희 기자로, 이 기자는 “제가 정부 당국자라면 ‘아니, 한국하고 북한은 언론 환경이 다르니까 이렇게 저기는 하겠지만 우리가 다 통제할 수 없다’ 이렇게 말하면 됐을 것도 같은데요”라며 ‘내가 정부보다 더 낫다’는 견해를 표명했습니다.

 

‘통일부의 영상 편집’ 맹비난 한 채널A, 자사의 ‘인터뷰 조작’은?
물론 21일 북한 점검단 방남 영상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22일 통일부 브리핑에서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통일부가 현송월이 말을 하고 웃고 있는 장면들을 편집하고 영상을 줬다’는 기자의 지적을 인정했고 ‘현송월이 말하거나 웃는 장면은 절대 공개하면 안 되고, 찍어서도 안 된다는 북한과의 합의가 있었나’라는 질문에도 “북측에서 그런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통일부는 ‘그런 합의는 없었다’고 해명했고 24일, ‘현송월 단장 방남 당시 취재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재발되지 않도록 개선하겠다’는 사과도 내놨습니다. 통일부는 ‘시설점검에 충실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북한의 요구가 있었고 가까스로 이뤄진 남북 대화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양해를 구했으나 영상 편집 여부와 별개로 취재단과 긴밀한 협의를 거치지 않은 점은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논란이 과연 ‘정부의 대북 저자세’라는 비판의 논거로 이용되고 심지어 채널A처럼 ‘올림픽에 가슴 애태우는 선수들의 열정을 희생’, ‘북한 체제선정의 장이 된 올림픽’까지 연결되는지는 상당히 의문입니다. 외빈 방문 시 일부 비공개 일정에 대한 편집 영상 제공은 통상적인 일이며 이에 대한 협의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더불어 북한 점검단 방문 당시 우리 언론은 ‘현송월 신변잡기’에 치중하며 각종 가십, 선정적 보도를 쏟아내 비판 받은 바 있습니다. 채널A도 예외가 없었으며 심지어 채널A는 이날 방송보다 불과 6일 앞선 17일, <뉴스특급>에서 6개월이 지난 여자 아이스하키팀 인터뷰를 최근한 것처럼 조작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죠. 현실이 이렇다면 ‘통일부 영상 논란’에서 아무 개연성도 없는 ‘저자세 외교’, ‘북한 체제 선전’을 운운할 게 아니라 처절한 자기 반성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남북 대화가 국론 분열’…말문 트인 채널A
채널A <돌직구쇼>(1/23)의 ‘아무말 대잔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어 북 점검단 방남 당시 인공기 소각 시위를 한 대한애국당이 거론됐는데요. 여기서 김병민 씨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한민국에 왔을 때 정반대되는 시위들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우리 사회가 분열되는 모습으로 가고 있는 것”, “정부가 너무 마식령이라든지 금강산까지 앞서가는 모습들, 또 단일팀에 대해서도 여전히 공론들이 분열돼 있는 상황에서 황급하게 나아가고 있는 부분들이 결국 대한민국 여론을 분열시키는 것”이라며 정부에 ‘국론 분열’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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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애국당의 ‘인공기 소각’, 정부의 ‘국론 분열’ 때문이라는 채널A(1/23)

 

일단 김병민 씨의 ‘문재인 정부의 국론 분열’ 발언은 사실관계를 짜깁기하여 만들어낸 궤변입니다. 인공기에 반대하는 대한애국당, 성조기에 반대하는 시민들 모두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를 행사했을 뿐, 정부가 이런 ‘분열’을 야기했다는 근거는 존재하지 않으며 김 씨 본인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단지 ‘그런 일들이 있었으니 정부가 분열시킨 것’이라는 전후모순의 논리만 있을 뿐입니다. 이번 남북대화에 있어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 금강산 공연 등의 결정 역시 다른 모든 현안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찬반 여론이 나뉠 수 있고 그런 격론은 민주주의 사회의 일상입니다. 이런 논쟁과 토론이 벌어지면 일단 ‘분열의 배후’부터 찾고 보는 ‘이른바 보수 세력의 버릇’이 김 씨에게서도 발견된 겁니다. 북 점검단 방문 당시 하루종일 중계 방송을 한 연합뉴스TV, YTN에 이목이 집중되어 잠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채널A가 갖은 왜곡과 억지 주장으로 다시 진면목을 찾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시기 JTBC는? ‘MB 비리‧사법농단’ 집중 분석
이렇듯 채널A <돌직구쇼>(1/23)는 이명박 전 대통령 비리 소식은 아예 누락했고 ‘사법농단’의 경우 매우 짧게 언급하면서 ‘블랙리스트는 없다’는 일방적인 결론을 내세웠습니다. 남은 방송 시간은 ‘북풍’과 ‘남북대화 관련 정부 비판’에 할애됐고 이 과정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이 쏟아졌습니다.


같은 날 JTBC는 완전히 다른 태도를 보였습니다. TV조선‧채널A‧MBN 등 타 종편과 달리 시사 토크 프로그램이 없고 뉴스 포맷에서 패널을 등장시키는 JTBC의 경우 비슷한 프로그램은 <뉴스현장>을 들 수 있습니다. JTBC <뉴스현장>(1/23)은 채널A와 달리 1시간 가량의 방송 시간 동안 △이상득 압수수색에 MB ‘대책회의’ △법원행정처-박근혜 청와대의 거래? △조윤선 징역 2년 김기춘 징역 4년 등 3개의 주제에만 집중했습니다. 단연 뜨거운 감자로 꼽혔던 ‘MB 비리’와 ‘사법농단’은 물론,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관련 재판’까지 모두 다룬 겁니다. 일부 시민은 JTBC <뉴스현장>에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리를 은폐‧축소하는 태도가 엿보였다고 지적했으나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JTBC에도 이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패널이 등장하기는 하나 같은 비중으로 비리 혐의의 사실관계를 중요시 하는 패널이 출연하며, 진행자가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균형을 지키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JTBC <뉴스현장>(1/23)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이었던 조해진 전 새누리당 의원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그만 두게 해 달라고 한 얘기를, 한 번도 아니고 여러 차례 얘기한 걸 본인이 남북관계도 큰 일이 없고 힘들지 않을테니까 남은 기간까지도 좀 해 달라 이렇게 부탁을 해서 설득해서 더 하게 했는데, 그걸 더 하고 싶어서 청탁하기 위해 (이상은 회장에게)돈을 줬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는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을 전하자, 진행자 김종석 앵커는 “만약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 얘기가 사실이라면 그때 당시에 그만 두겠다고 했을 때 그냥 그만 두게 했으면 더 큰 문제들이 없지 않았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원세훈 전 원장이 빌딩을 막 10층짜리 10억 원 들여서 인테리어하고 그랬잖아요”라고 반문했습니다. 

 

JTBC에서도 나온 ‘막말’, 또 소환된 ‘노무현’
다만 김종석 앵커의 이런 진행도 막을 수 없는 막말이 돌출되기는 했습니다. JTBC <뉴스현장>은 25일 방송에서도 이상득 다스 회장의 압수수색, 소환 여부, 이동형 다스 부회장 등 핵심 인물들의 녹취록 등 해당 의혹을 상세히 다뤘는데요. 여기서 정미경 전 새누리당 의원이 “(비자금)120억 관리를 만약에 이동형 부사장이 하고 있었다면 이건 사실 다스가 이상은 씨 거라는 거를 더 입증하는 것”이라며 ‘다스 MB 실소유주 의혹’을 부정했으나 김 앵커가 “이명박 전 대통령 이 소유주여도 자기 조카가 관리할 수 있는 것”이라 잘라 말하며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을 통제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주제 관련 대담이 끝날 때 쯤, 이상은 회장의 출두 여부를 논할 때 강찬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대통령 형으로서 곤란을 겪은 케이스는 노무현 대통령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기이한 평행론을 달리고 있는 것”이라 논평했고 김 앵커는 별다른 반론 없이 다음 주제로 넘어갔습니다. JTBC <뉴스현장>은 MBC의 ‘이동형 녹취록 보도’도 구체적으로 다루는 등 내용상 충실했으나 이 발언 하나는 ‘옥의 티’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강 씨가 ‘MB 비리 캐려면 노무현 뇌물도 캐라’는 자유한국당 식 막무가내 물타기를 내세운 것은 아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거대한 비리의 몸통으로 꼽히는 ‘BBK-다스 의혹’을 다루면서 아무 관련도 없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론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합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시민 여러분들의 제보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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