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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독려’에 ‘선정 보도’까지…바빴던 TV조선
등록 2018.01.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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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은 정규 보고서를 통해 문제점을 짚지는 않았으나, 그냥 넘어가기에는 ‘아쉬운 유감 보도’를 한데 모아 시민 여러분들께 주기적으로 전달 드리고자 합니다. 
        


‘명문대생들도 계속 투자한다’, TV조선의 여전히 수상한 가상통화 보도 
TV조선은 <“국정농단보다 코인 규제 더 나빠”>(1/12 https://goo.gl/mLEswh)에서 ‘가상통화 규제 그 자체’를 문제 삼거나, <나라 안팎 가상화폐 ‘초대박’ 설설설>(1/13 https://goo.gl/2bBWoF)로 가상통화로 인해 수익을 얻은 사례를 부각한 바 있지요.

 

이에 민언련은 지난 16일 관련 보고서(https://goo.gl/nRYXCS)를 통해 TV조선이 마치 ‘투기 열풍이 사그라들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아 보인다’고 지적했는데요. TV조선은 이 이후에도 이러한 의심을 가중시키는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TV조선의 <‘폭락은 기회’ 대학생 동아리 결성 투자>(1/17 https://goo.gl/nMqLsA)는 ‘폭락장이지만 여전히 들고 가려는 이들이 많고, 이들 중에는 대학생들, 명문대생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정보를 부각하여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멘트 역시 “이렇게 아찔한 폭락장이지만, 오히려 긴 시간을 갖고 지켜보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가상화폐를 연구하는 대학 동아리도 생겼습니다”가 전부이고요. 기자 역시 ‘카페에 모인 대학생들의 가상통화 시세 토론’ 모습과 관련 동아리 회원의 “조금 더 내려갈 것 같고 저점이 등장하면 크게 반등해서 오를 것 같습니다”라는 ‘긍정적 전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또 기자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재학생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재테크 게시판’ 등을 통해 가상화폐 투자를 부추기는 글이 넘쳐”난다는 사실과 가상통화 투자자들의 “1년 이상은 버틸 생각이예요. 세상의 구조가 바뀐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에” “들고 가 보려고 합니다”라는 등의 발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1분 36초짜리 보도에서 이러한 현상에 대한 우려를 전하는 구절은 보도 말미 기자의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투자 관련 확인되지 않는 글이 한탕주의 환상을 키우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라는 멘트가 사실상 전부입니다. 가상통화 투자에 대한 ‘중독’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그래도 오른다’라는 믿음과 ‘많이 잃었어도 우리는 버틸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부각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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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 버티기에 나선 대학생 및 일반 투자자들의 ‘각오’에 초점을 맞춰 보도한 TV조선(1/17)

 

반면 다른 방송사는 이러한 현상을 소개하며 상당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채널A <등록금까지, 대학가도 후유증>(1/18 https://goo.gl/v6ufkd)는 앵커가 “이렇게 요동치는 가상화폐 시세를 불안하게 지켜보는 투자자들 중엔 대학생들도 적지 않습니다. 등록금을 투자했다가 이득은 고사하고 원금까지 잃은 사례도 여럿인데요. 후유증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라며 ‘후유증’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역시 “지금 (시세가) 떨어져도…놔두면 어차피 오른다는 마인드가 있어서…”라는 대학생의 발언에 대해 “투자 실패를 남의 일로 생각하는 대학생을 찾기란 어렵지 않습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보도 말미에는 “대학생들이 가상화폐 투자를 취업난 등 팍팍한 현실을 벗어날 탈출구로 여긴다는 분석” 역시 빼놓지 않았습니다. 


JTBC <반토막 붙들고 ‘코인 중독’ 현상도>(1/18 https://goo.gl/zoKhLw) 역시 “가상통화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아직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상통화가 몇 배로 뛰는 걸 경험한 사람들은 투자액이 반토막 나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요.

 

JTBC는 이들이 “급등락이 반복되는 가운데 가상통화 투자 자체에 중독됐다는 지적”과 “열심히 일해도 성공할 수 없다는 젊은 세대의 패배감이 가상통화 투자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는 진단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오를 것이기 때문에 버틴다’는 메시지 자체를 부각한 TV조선과는 달리 타 방송사는 이러한 선택을 하는 심리와 사회적 배경 등을 짚은 셈입니다.  

 

 

마약 투여 의심 사망 사건, 선정적 정보 전달에 힘쓴 TV조선 
단역 배우 출신 여성이 남녀 4쌍이 모여 있던 강남 오피스텔에서 숨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MBN은 이를 15일 <단역 여배우 숨져>(1/15 https://goo.gl/TQEd6m)로 단독 보도했는데요. 다음날 TV조선도 <남녀 8명 ‘마약 파티’…여배우 사망>(1/16 https://goo.gl/7pHZ4g)에 단독을 붙이고 “이들이 집단 성관계를 가졌고 남성들은 환각제를 투약”했다는 보다 상세한 정보를 추가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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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여 의심 사망 사건을 보도하며 
‘옷을 거의 입지 않은’ ‘집단 성관계’ ‘많은 출혈’ 등의 정보 전달에 매진한 TV조선(1/16)

 

그런데 이 과정에서 TV조선은 사망한 여성이 구급차에 이송되는 CCTV 화면을 보여주며 “옷을 거의 입지 않은 여성이 들것에 실려 나오고”라는 설명을 덧붙이는가 하면, 피해자가 “피를 많이 흘린 상태”였다는 점을 오피스텔 관계자의 “피를 많이 흘려가지고 닦으려니까 (경찰이) 못 닦게 했다고” 등의 발언을 소개하며 부각했습니다.

 

보도 말미에는 앞서 마약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연예인들을 덧붙여 나열하기도 했는데요. 과거 이미 “여배우” “마약” 이라는 키워드로 인해 선정적 가십으로 소비될 가능성이 높았던 사건에 “집단 성관계” “옷을 거의 입지 않은” “피가 많이 흐른” “엑스터시 연예인” 등의 대중의 말초신경을 자극할만한 소재를 ‘보충’해 내놓은 셈입니다. 


그러나 사망 등의 사건을 전하는 과정에서 언론이 단독을 붙여가며 ‘사망과 관련한 디테일한 현장 정보’를 추가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이런 유형의 사건에서 ‘보다 상세한 당시 정황’을 추가 전달하는 것은 ‘마약 유통 실태’나 ‘마약 투여에 대한 경각심’을 불어넣는 기능을 하기 보다는 ‘누가 무엇을 하다가 그렇게 되었는가’에 대한 호기심만을 자극하거나 반대로 불쾌감을 줄 소지가 높기 때문입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역시 제5절 소재 및 표현기법 제38조(범죄 및 약물묘사)를 통해 “방송은 범죄에 관한 내용을 다룰 때에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폭력·살인 등이 직접 묘사된 자료화면을 이용할 수 없으며, 관련 범죄 내용을 지나치게 상세히 묘사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이슈, 몸 사리는 와중에도 ‘티’는 내는 TV조선과 채널A  
그간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수사에서 ‘정치보복’ 프레임을 적극 부각해오던 TV조선과 채널A가 최근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사 및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식입장 발표 등의 사안에서는 자유한국당 측 주장을 조금 더 부각하는 수준의 보도만을 내놓으며 전반적으로 ‘몸을 사리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답답한 속내’를 은근히 드러내는 보도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채널A <검찰에 ‘술술’…김희중 ‘봐주기’>(1/18 https://goo.gl/mvREaa)는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사에서 ‘윗선으로 향할 단서를 제공할 키맨’으로 떠오르고 있는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돈 전달에 관여했지만 구속을 피했”다는 점을 ‘논란’으로 만들어 보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자는 “김 전 실장만 구속을 면하면서 검찰이 수사 협조자에게 형벌을 낮춰주는 ‘플리바기닝’을 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플리바기닝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원 뇌물 수사를 도운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과, 국정농단 사건에서 결정적 증언을 했던 정유라 씨는 아직까지 어떤 사법처리도 받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적절한 시점에 김희중 전 부속실장도 재판에 넘긴다는 방침이지만, 형평성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라며 반복적으로 이 사안이 ‘논란’이 될 만한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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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플리바게닝’으로 혜택을 본 것 아니냐 비판한 채널A(1/18)

 

물론 아직 도입되지 않은 플리바게닝이 반복적으로 ‘음지’에서 운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플리바게닝 제도의 본질이 권력형 비리 등의 거악에서 윗선(몸통)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깃털’을 조금 봐준다는 점에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 시점 채널A가 내놓은 이 보도는 ‘도입되지 않은 제도의 음지 시행’보다는 ‘내부 고발자에 대한 비난’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듭니다. 실제 같은 시기 대다수 방송사는 김희중 전 부속실장이 ‘키맨’이라는 점이나 ‘그가 증언을 하게 된 동기’를 소개하는데 집중했습니다. 


TV조선 <신동욱 앵커의 시선/대통령의 운명>(1/18 https://goo.gl/QpLg79)은 “클린턴이 하던 것만 아니라면 뭐든지 좋다”고 했던 “부시와 클린턴, 그리고 오바마가 지금은 같이 골프도 치고 잘 지”낸다며 “어깨동무한 세 미국 대통령이 부럽”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신 앵커는 “(이 전 대통령이)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했지만, 측근들이 털어놓고 있는 말들을 보면 과연 그렇게만 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며 마냥 MB 편을 드는 것은 아님을 밝혔습니다. 본인이 느끼는 미국에 대한 부러움은 “박수를 받으며 퇴장한 대통령”이 없다는 것일 뿐, “전직 대통령이라고 법 집행에 예외가 될 수도 없”다고 덧붙인 것이죠. TV조선이 스스로 ‘무조건적 MB 편들기’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드러내기 위해 내놓은 보도로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1월 13~18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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