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민언련 시민 제보체크

낭설에 이간질까지, 종편 진행자 편파성 도 넘었다
등록 2018.01.1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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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편파성은 종편의 고질병입니다. 최근 채널A는 남북 고위급 회담과 관련하여 확인되지 않은 낭설과 추측으로 가까스로 재개된 남북 대화를 ‘갈등과 음모의 투기장’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패널들의 ‘아니면 말고’ 식 발언들도 문제가 크지만 이를 유도하는 진행자들의 태도가 더 본질적입니다. 

 

남북회담 관련 낭설 유도하는 채널A 진행자
채널A <정치데스크>(1/11)은 남북 고위급 회담을 상당히 비중 있게 다뤘는데, 해당 대담의 제목을 <북한 참관단은 염탐꾼, 리선권은 허수아비?>라고 뽑았습니다. 채널A가 남북회담을 바라보는 시각이 애초에 음모론에 치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담을 시작하면서 진행자 이용환 씨는 “김정은이 원체 스키나 이런 걸 좋아하니까 체육시설 관계자를 참관단의 이름으로 보내서 우리 평창에 오면 얼마나 시설도 좋겠어요. 한마디로 그런 걸 염탐하러 오는 사람들이라고 봐야 될 것 같은데요”라고 질문했습니다. 요컨대 ‘북한 참관단은 염탐꾼으로 봐야되지 않느냐’라고 물은 것인데, 이미 질문에 ‘참관단=염탐꾼’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이에 패널인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질문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대답을 했을 뿐입니다. 이후 지난해 귀순한 북한군 오청성 씨 소식을 잠깐 다룰 때도 이용환 씨는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이 있었는데 오청성 병사랑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넘어오는 저 모습. 글쎄요,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죠”라고 운을 띄웠습니다. 이에 강병규 기자는 “누구는 급하게 뛰어서 총탄을 피해가면서, 맞아가면서 뛰어와야 되는 곳인데 누구는 여유롭게 걸어서 넘어오는 그런 장면이 상당히 이색적”, “불과 두 달 만에 이렇게 대화의 물꼬가 터져서 좀 그것도 이색적”이라는 도대체 납득하기가 어려운 주장을 폈습니다.

 

벌써부터 여당 겨냥한 ‘네거티브 선전전’?
남북 회담을 놓고 낭설을 유도한 채널A 특유의 시사 프로그램 진행은 지방선거 이슈로 주제가 바뀌면서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1/11)에서는 <남녀 ㅂㅇㅅ(박원순‧박영선), 문팬의 선택은?>이라는 제목으로 6.13 지방선거 중 서울시장 선거 판세를 논했습니다. 여기서 시종일관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와 주관적 편견으로 ‘박원순 낙마’를 예견하는 대담이 벌어졌습니다. 이런 대담을 이끈 것은 역시 진행자 김종석 앵커입니다. 

 

대담은 ‘대선에서 반문으로 돌아선 박원순 위기설’로 시작해 ‘박원순 경남 차출설’로 끝나며 사실상 ‘카더라’로 점철됐는데요. 자막 역시 이 주제로 대담을 나누는 내내 <청이 ‘서울시장’ 미는 건 박원순 아닌 박영선?> 등 갈등을 조장하는 낭설로 채워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은지 기자가 “여권 관계자가 전하기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해 말 민주당 박영선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내 개인적으로는 박원순 시장의 3선 출마 반대한다. 그러니까 박 의원님이 경선에 나와서 중심을 잡아달라’ 이런 얘기를 했다”고 말하자 이용환 씨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3선 도전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 임종석 실장이 박영선 의원을 만나서 저렇게 얘기했다는 것은 ‘박원순 시장은 친문인사가 아니다’ 이런 메시지일까요”라고 질문했습니다. 기자가 전한 ‘카더라’를 사실로 전제하고는 ‘박원순=비문’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을 완성한 겁니다. 이에 패널인 이준석 바른정당 당협위원장이 “저 전언이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지만 사실상 박원순 시장에 대해서 비토 기류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 답하자 이용환 씨는 재차 “임종석 실장이 박영선 의원을 만나서 박원순 시장의 3선 출마를 반대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라며 사실인 것처럼 묘사했습니다. 직접 박영선 의원에게 물어봤다는 채널A 강병규 기자는 “문자로 의견을 나눴고 박 의원이 ‘개인 간의 사적인 대화를 밝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아니라고는 안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이용환 씨는 “아니라고는 안 했네요”라고 맞장구쳤고 강 씨와 이 씨는 신이 난 듯 “아니라고는 안 했네”를 반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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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시장에 ‘네거티브 선전전’ 하는 채널A(1/11)

 

이후 대담은 ‘친문 박영선 급부상, 반문 박원순 낙마’로 흘러갔습니다. 이용환 씨는 “박영선 의원이 SNS를 굉장히 열심히 하는 의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SNS에서도 뭔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하자 강병규‧노은지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 이야기가 많은 박 의원 SNS를 연달아 소개했고 ‘박원순 경남지사 차출설’로 주제가 바뀐 후에도 진행자 이 씨는 “‘박원순 시장님, 이제 서울시장 두 번 하셨으니까 이번 경남에 내려가서 경남지사 출마해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런 얘기, 좀 실체가 있는 얘기입니까”라고 첫 질문을 던져 ‘카더라 방송’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객관성‧합리성 잃은 종편 진행자
지방선거 판세와 여당 후보는 여론의 관심이 크기 때문에 언론이 여러 전언들을 다룰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거를 분석하는 시사 프로그램이 프레임 자체를 ‘문팬의 선택’과 ‘반문 박원순 낙마’에 두고 그 근거들을 모조리 ‘전언’들에 의지하고 있다면 특정한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진행자가 앞장 서서 ‘카더라’를 생산하는 행태까지 보였습니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분석을 제공하기보다는 여당 지지자들의 갈등을 조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남북 회담부터 지방선거까지, 종편의 진행자들은 사안을 가리지 않고 편파적이고 반민주주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권 문제와 관련해 혐오 발언도 서슴지 않고 선거에 있어서는 특정 후보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문제가 수차례 지적됐으나 종편은 개선의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기관의 엄중한 조치가 시급합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이 보고서는 시민 여러분들의 제보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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