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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화기조, ‘경고’만 쏟아낸 TV조선
등록 2018.01.05 15:07
조회 1106

1월 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며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시기·장소·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온 한국 정부는 다음날 곧바로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을 제의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3일,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에 반발해 끊어 버렸던 판문점 연락채널을 다시 개통하며 한국 정부의 제안에 화답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비정상적으로 끊겨 있던 남북 핫라인이 1년11개월 만에 복원된 것입니다. 이는 남북관계 복원 가능성을 연 첫걸음이라 평가할 만한 성과입니다.  


이렇게 김정은 신년사와 우리 정부의 회담 제의, 판문점 직통전화 재가동으로 남북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관련 보도 역시 쏟아져 나왔습니다.

 

1월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7개 방송사는 저녁종합뉴스에서만 최소 12건(KBS)에서 최대 23건(SBS)에 달하는 남북 대화 및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이슈를 다룬 보도(북한의 참가 여부와 무관하게 평창올림픽만을 다룬 보도 제외)를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남북 대화 기류에 유독 ‘불편한 심기만’을 드러낸 방송사가 있었습니다. 바로 TV조선 입니다. 

 

 

TV조선, 관련 보도 유독 ‘뒤로 배치’ 
TV조선의 남다른 태도는 관련 보도의 배치 순서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 KBS, MBC, SBS, JTBC, 채널A는 관련 보도를 3일 내내 톱보도로 배치했습니다.

 

MBN은 새해 첫 날에는 <“황금 개띠 해, 첫 주인공은 나”>(1/1 https://goo.gl/HPzWLM), <‘해돋이 산행’>(1/1 https://goo.gl/QpRvnG) 보도에 이어 세 번째 순서로 이 소식을 전했는데요. 2일과 3일에는 연달아 남북 대화 관련 보도를 톱보도로 전했습니다.

 

반면 TV조선의 경우 정부가 고위급 회담을 제의한 1월 2일에만 이 사안을 톱보도로 다루었습니다. 1일에는 <새해 초계비행 “평창 하늘 이상 무!”>(1/1 https://goo.gl/95QDn3), <지구촌 최대 겨울축제 “준비 끝났다”>(1/1 https://goo.gl/RQW4eu), <‘8-4-8 전략’ 태극전사 종합 4위 목표>(1/1 https://goo.gl/o3nBAU)에 이어 4번째 순서로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전했습니다.(홈페이지 다시보기 페이지에는 3번째로 올림) 3일에는 5번째 순서로 판문점 연락채널 복원 소식을 전했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1일 김정은 신년사

4

3

2일 정부, 고위급 회담 제의

3일 판문점 직통전화 재가동

5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남북 대화 관련보도의 톱보도 배치 상황(1/1~1/3)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은 1과 3일 모두 다른 사안을 톱보도로 다뤘는데요. 특히 3일은 임종석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 방문 관련 의혹 제기 보도를 주요하게 다뤘습니다.

 

3일 톱보도이자 단독보도인 <임태희에 전화…“MB 뒤 캔 거 아니다”>(1/3 https://goo.gl/LnZ5rq)는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뒤를 캐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은 없는 것으로 안다”는 익명의 ‘정부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이어진 보도에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아무 잘못 없고 다 문재인 대통령 탓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정체가 불분명한 익명의 관계자’들의 발언만을 근거로 구구절절 소개한 뒤에야 TV조선은 비로소 판문점 연락채널 복원 소식을 전했습니다.

 

 

TV조선, 관련 첫 보도에서 유일하게 ‘올림픽 참가’ 아닌 ‘핵 단추’ 부각 
보도 ‘순서’에서만 특이점을 보인 것은 아닙니다. 이를테면 TV조선을 제외한 6개 방송사는 1일 김정은 신년사 직후 내놓은 관련 첫 보도에서 평창 올림픽 참가 및 남북 대화 제안 이슈를 부각하거나, 이를 먼저 말한 뒤 핵 단추 위협 사실을 덧붙여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TV조선은 7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평창 올림픽 참가 및 남북 대화 제안’ 소식이 아닌 ‘핵 단추 위협’ 소식을 먼저 전달했습니다.


TV조선이 이날 내놓은 첫 관련 보도 <북, 핵미사일 카드로 한미 균열 노릴 듯>(1/1 https://goo.gl/W1LbPV)에서 신동욱 앵커는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만만치 않”다는 설명을 내놓은 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이 오늘 신년사를 통해 내 책상위에 핵 단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평창 올림픽 참가와 남북 대화 가능성도 동시에 언급했는데요”라고 발언했습니다. 관련 첫 보도 제목에서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은 방송사도 TV조선이 유일합니다. 
 

 

매체

보도제목

앵커 멘트

KBS

<“평창 대표단 파견 용의”…‘핵단추’ 동시 위협>

“북한의 김정은이 평창 올림픽 참가와 남북 대화 가능성을 거론하는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하지만, 핵무력 완성과 실전배치를 선언하는, 위협도 병행했습니다”

MBC

<김정은 위원장 “평창에 대표단 보낼 용의”>

“오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내놨습니다. 두 가지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하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을 보낼 의사가 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핵 단추가 자기 사무실 책상에 있다면서 미국을 겨냥했습니다. 두 메시지를 따로 나눠서 하나씩 전해드리겠습니다. 우선 올림픽 관련 언급은요, 남북 관계 개선을 넘어서 북한 핵을 풀기 위한 돌파구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SBS

<“평창에 대표단 보낼 용의…남북대화도 시작”>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북핵 위기 해결은 올해 우리의 가장 큰 과제입니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만한 소식이 새해 첫날부터 들려왔습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다음 달 열리는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낼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겁니다. 또 중단된 남북 대화도 시작할 수 있다면서 민간교류를 다시 시작할 뜻도 내비쳤습니다. 새해 첫날 특집 8시 뉴스에서는 북한의 신년사 내용부터 집중 분석하겠습니다“

JTBC

<“평창 대표단 용의”…김정은 ‘깜짝 신년사’>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오늘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깜짝 발언을 내놨습니다. 매년 육성으로 내놓는 신년사지만, 북핵 위기가 높아진 상황이라 어떤 내용이 담길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었습니다. 김정은은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고, 당국자 회담도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강한 경고와 비난만 쏟아냈던 지난해 상황과 비교하면 급반전입니다. 물론 자신의 책상 위에 핵단추가 있다는 식으로 미국에 대한 협박성 발언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대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지켜보자’며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TV조선

<북, 핵미사일 카드로 한미 균열 노릴 듯>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만만치 않습니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 생산에 들어갔고 상반기중에는 미 본토를 타격할 핵미사일 완성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걸 들고 대화와 강공을 오가며 우리의 외교적 입지를 옥죄어 올 것입니다. (…)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이 오늘 신년사를 통해 내 책상위에 핵 단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평창 올림픽 참가와 남북 대화 가능성도 동시에 언급했는데요”

채널A

<김정은 “평창 참가 용의”>

“김정은이 밝힌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 소식으로 시작하겠습니다. 김정은은 오늘 아침 신년사에서 이렇게 밝히면서 남북이 하루빨리 만나자고 한다고까지 말했습니다. 거듭된 대화 제안을 무시해왔던 그가 갑자기 달라진 겁니다”

MBN

<“평창 올림픽 참가”…남북대화 시사>

“통미봉남. 그동안 북한은 미국과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남한과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써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좀 바뀐 듯하죠.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고 남북 당국간 대화가 가능하다고 했으니까요”

△김정은 신년사 관련 7개 방송사 첫 보도 앵커멘트 비교(1/1) ⓒ민주언론시민연합

 


리포트 내용에서는 ‘북한의 대화 가능성 시사’에 무게를 싣지 않으려는 태도가 더 노골적으로 드러납니다. 위 보도는 “회색 양복 차림으로 등장한 북한 김정은이 미국 위협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책상 위에 핵단추가 있다’, ‘미국 전역이 사정권’이라고 했습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실전 배치도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이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고 큰소리쳤습니다” “김정은이 표현한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한 전쟁은 미국의 ‘참수작전’과 ‘선제공격’을 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라는 식의 기자 설명과 이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발언을 교차 편집하여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후 보도는 김정봉 전 국정원 실장의 상황 분석 멘트와 기자의 미 트럼프 대통령이 ‘두고 보자’는 말만 반복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마무리되어 버립니다. 앵커 멘트 이후로는 ‘북한이 평창 올림픽 참가 및 대화 용의를 밝혔다는 사실’ 자체가 아예 소개되지 않은 셈입니다. 


이 소식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어지는 5번째 보도인 <“평창 대표단 파견…한미 군사훈련 중단”>(1/1 https://goo.gl/48SqoF)입니다. TV조선은 여기에서마저 “김정은은 2015년 신년사에서도 남북 대화를 제안했지만 서부 전선에 포격을 가했습니다” “한미 동맹 균열, 남남 갈등 유발 의도가 의심되는 이유입니다”라는 식의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속셈’ ‘느닷없는 신년사’ 등 부정적 어휘 반복 사용하고 앵커는 ‘북한 의도’ 의심하고
TV조선은 해설보도 <남북대화 곧 열리나…김정은 속셈은?>(1/1 https://goo.gl/gd8XBU)에서도 ‘속셈’이라는 부정적인 뉘앙스의 어휘를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앵커 멘트도 “김정은이 상당히 느닷없는 신년사를 내놨는데, 지금부터는 이 신년사가 가지는 의미를 하나하나 자세히 분석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입니다.

 

이 보도의 홈페이지 다시보기 스크립트에는 앵커멘트가 “김정은의 신년사를 계기로 청와대는 이제 사실상 대화국면으로 전환됐다는 해석까지 내놨습니다. 평창올림픽을 매개로 한 대화가 본격화하는 걸까요?”로 올라가있습니다. 애초 비교적 무난한 앵커멘트를 준비했는데, 즉흥적으로 “상당히 느닷없는 신년사”라는 표현으로 바꾼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것이야말로 상당히 감정적인 표현으로 보입니다. 


우리 정부가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2일에는 신동욱 앵커가 직접 나서기도 했습니다.

 

<신동욱 앵커의 시선/올림픽과 정치>(1/2 https://goo.gl/aL4pE3)에서 앵커는 “걸핏하면 올림픽 정신을 해치는 게 북한입니다. 88 서울올림픽을 방해하려고 KAL기를 폭파했습니다. 서울 월드컵 때는 연평해전을 일으켰고,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연평도를 포격했습니다. 작년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게 평창올림픽 참가를 제의하자, 장웅 북한 IOC 위원이 ‘스포츠를 정치와 연관시키면 곤란하다’고 했습니다. 하필 북한한테서 그런 얘기를 듣는다는 게 씁쓸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북한 김정은이 평창 참가와 남북 대화를 들고 나왔습니다. 김일성 이래 북한은 미국과 상대할 테니 한국은 빠지라고 해 왔습니다.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고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려는 통미봉남 전략이지요. 미국이 단호할 때는 가끔 남한에게 접근하는 통남봉미 전술도 구사합니다. 이번 김정은 제안도 한미 사이가 금 가게하고 시간을 벌어서 핵을 완성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평창 올림픽이 한반도와 세계평화의 상징적 제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북한이 순수한 의미에서 평창에 오겠다고 한다면 더 바랄게 없을 겁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북한 김정은이 평창 올림픽 성공의 열쇠를 쥔 것 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이게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발언했습니다. 


같은 날 <클로징>(1/2 https://goo.gl/p3hmTD)에서도 신 앵커는 “일단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건 환영할 만합니다만 지금은 흥분을 자제하고 그 속에 숨어 있는 북한의 노림수를 냉정하게 직시할 때라고 봅니다”라는 재차 냉정해지기를 요구했습니다. 


판문점 연락 채널이 복원된 3일에도 신 앵커는 <클로징>(1/3 https://goo.gl/4ZfNaA)을 통해 “남북 관계 해빙의 물꼬는 간신히 텄지만 지금은 우려의 목소리에 귀를 더 열어둬야 때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이 핵을 가졌다는 과거와의 결정적 차이 때문에 우리의 대화 입지가 결코 평탄치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대화가 급하더라도 우리가 절대로 양보해서는 안될 것 까지 대화 테이블에 들고 나가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하겠습니다”라며 우려했습니다. 


북한의 숨겨진 의도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것은 물론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남북 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핫라인이 복원되었다는, 현 상황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것이 ‘흥분하는 태도’이고 이를 폄훼하며 북한에 대한 의구심을 전면에 드러내는 것만이 과연 ‘냉철한 태도’인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TV조선을 제외하면, 보도가 아닌 별도의 클로징 멘트 등을 통해 앵커가 직접적으로 이 상황에 대한 ‘평가’를 내놓은 방송사는 SBS 정도입니다. 그러나 태도는 전혀 달랐습니다.

 

<클로징>(1/1 https://goo.gl/Vx4okD)에서 김현우 앵커는 “분단의 상징인 휴전선이 지나는 강원도에서 지구촌의 평화 축제 올림픽이 열리는 건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만약 그 축제에 북한이 함께 하고 또 그걸 계기로 한반도 긴장이 풀린다면 더 바랄 게 없겠죠. 새해 첫날의 이런 상상이 머지않아 현실이 되길 바랍니다”라는 멘트를 내놓았습니다. 

 

 

‘문 정부, 과속한다’ 지적도 반복
TV조선은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반복적으로 ‘과속’ ‘과욕’이라는 딱지를 붙이기도 했습니다.

 

먼저 <정부, 북에 고위급 대화 제안>(1/2 https://goo.gl/j8fN2W)에서는 “과속과 과욕 우려는 있지만 2년 1개월 만에 남북간 대화가 성사될 것이란 점에는 정부 내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라는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또 다음날 <23개월 만에 남북 연락 채널 재가동>(1/3 https://goo.gl/jcrxKW)에서도 “‘과속’ 우려를 감안한 듯 청와대는 북한의 참가가 평창 성공의 선결요건은 아니라고 했습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안보 위기 상황에서 핫라인조차 구축하지 못했던 비정상적인 상황을 겨우 벗어났는데, 이를 두고 ‘과속’ ‘과욕’이라고 말하는 것이 ‘언론의 합리적 표현’인지는 의문입니다. TV조선의 이런 부정적 표현 사용은 정부의 성과를 폄훼하고 안보 위기를 부추기려는 고육지책으로만 보입니다. 

 

 

‘북한, 대화상대로 부적절’ 반복하여 강조
북한이 ‘부적절한 대화 상태’임을 부각하는 듯한 보도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먼저 <대화에 김영철․리선권…‘천안함 폭침 역할’>(1/3 https://goo.gl/iSLkam)에서는 “통일 전선 부장 김영철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회담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의 주역으로 알려진 인물이어서 논란이 일 걸로 보입니다” “김영철은 우리로 치면 국군 정보사령관 역할을 하는 정찰총국장 출신으로, 과거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인물입니다” “대좌 출신 리선권은 김영철의 오른팔로 대남 강경파에 가깝습니다”라며 대화 상대가 ‘한국에 이미 끔찍한 피해를 입혔거나 우호적일 리 없는 인물들’임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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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핫라인 복원 직후 북한이 대화상대로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보도를 쏟아낸 TV조선(1/3)

 

또 <포커스/‘북 참가’ 의심과 기대 사이>(1/3 https://goo.gl/aEnEJe)에서는 “북한이 우리나라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 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한 건 네 차례 있습니다. 만약 평창에 오면 다섯번째입니다. 북한 선수단의 파견이 그동안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살펴보기도 했는데요. “북한은 남북간 스포츠 교류와 관계없이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해왔습니다. 부산 아시안게임 참가 이듬해인 2003년, 북한은 핵확산방지조약 NPT를 탈퇴했고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다음해, 북한은 1차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라며 “늘 그랬듯 도발의 길을 찾는 북한이 이번엔 어떻게 나올지 두고볼 일”이라 설명했습니다.

 

즉 TV조선은 3일 내내 그야말로 ‘북한과 대화를 하게 된 것이 걱정된다’고 외친 셈입니다. 

 

 

다른 방송사들은?
TV조선을 제외한 방송사의 경우 대화 제의 자체를 문제 삼는 대신, 이후 이어질 회담에서의 의제와 이를 둘러싼 상황 등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MBC는 <김정은 전면에?>(1/3 https://goo.gl/3YbhXF) 등의 집중 분석보도를 통해 변수는 많지만 이런 상황의 ‘의미와 가능성’을 강조했는데요.

 

해당 보도에서 김현경 통일전문기자는 “미국은 미국대로 대북 제재 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고, 북한은 북한대로 평창 참가가 핵보유 노선에서 후퇴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비칠까 봐 경계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당사자로 나섰습니다만 한미공조와 북한 설득이라는 난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죠. 또 정세를 평화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은 매우 치밀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당장 오늘 남북 간 연락채널이 재개가 됐는데, 이것은 우발적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소통수단이고 좀 더 다양한 메시지를 실을 수 있는 소통 수단이 확보됐다는 점, 이것은 그 의미와 가능성에서 앞으로도 조금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라 발언했습니다. 


SBS 역시 상황의 어려움을 지적하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2018년 새해 남북관계 발전 시동?>(1/3 https://goo.gl/ecCw8P)은 “관건은 북한을 비핵화 협상의 문턱에라도 걸쳐놓을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핵개발을 완성했다고 하는 마당에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당장 비핵화는 안 하겠죠. 사실 비핵화 협상에 들어가더라도 가능할지도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일단 북한을 비핵화 협상의 문턱까지라도 끌고 와야 미국이나 보수세력을 설득하면서 남북관계 진전의 동력을 살릴 수가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과연 어디까지 북한을 끌고 올 수 있을 것인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라는 기자 멘트로 마무리됩니다.

 

또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조만간 봄바람 불기를”>(1/3 https://goo.gl/ebNk5J)에서 김현우 앵커는 “지금 이곳에는 매서운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만 몇 달 뒤면 꽃이 피고 봄바람이 부는 날이 반드시 올 겁니다. 그렇듯 한겨울처럼 얼어있던 남북 관계에도 조만간 따뜻한 기운이 가득 퍼지길 바랍니다”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JTBC도 유사합니다. <단절 23개월 만에…판문점 핫라인‘ 재개통>(1/3 https://goo.gl/PZ5hPS)에서 손석희 앵커는 “그동안 남북한 사이에 크고 작은 일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이번 연락채널 개통은 어느 때보다도 큰 의미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며칠 사이에 진전 속도는 매우 빠릅니다. 물론 동계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남북 관계이다 보니 속도가 빠른 만큼 조심스러운 측면도 분명히 있습니다”라는 평가를 내놓았고요.

 

같은 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인터뷰 보도 <인터뷰/‘대화 선회’ 예견>(1/3 https://goo.gl/9wAkLW)에서는 손 앵커가 “판문점 연락채널이 다시 개통이 됐는데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전화통화 한번 한 것이. 그런데 그 의미는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겠죠?”라는 질문을 내놓자 정 전 장관이 “그렇죠. 앞으로 그 판문점 연락 채널이 가동된다는 얘기고 거기에 재작년 2월 12일날 끊어졌기 때문에 681일 만이라고 하나요. 681일 만이라고 하는데 그나마 다행이에요”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인터뷰에서도 회담 의제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으며, 결과적으로 ‘회담이 깨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주로 ‘따옴표’ 보도를 내놓은 KBS는 이번 대화 기조 조성에 대한 긍정적 평가보다는 회담 성사 이후 북한의 행보에 대한 우려 섞인 다양한 전망을 소개하는데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TV조선만큼 ‘노골적으로 경계하고 비아냥대는’ 태도를 보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입니다.   


채널A는 <뉴스분석/남북 대화 ‘속도전’>(1/2 https://goo.gl/e1fWcv)에서 “북한이 어떤 의도로 대화공세에 나오는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가 좀 서두르는 것 아닌가요?” “서두른다고 남북관계가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교훈입니다”라며 정부가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반복하여 내놓았는데요.

 

이런 채널A도 핫라인이 복원된 3일에는 TV조선과는 달리 현 상황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미를 보였습니다. 먼저 <북 먼저 전화…23개월 만에 복원>(1/3 https://goo.gl/zigTMr)에서는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가 해빙의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오늘 김정은 지시로 남북 연락 채널이 1년 11개월 만에 다시 연결됐습니다. 일단 통신망 점검만 이뤄졌지만 이젠 언제든지 북한과 대화가 가능해졌습니다”라고 말했고요.

 

이어지는 <김정은이 직접 지시>(1/3 https://goo.gl/3uSSE2)에서는 “오늘 나온 북한 발표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이번 조치가 김정은의 지시라는 걸 몇번이고 반복해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남조선 당국자'나 '남조선 집권자'로 지칭해 왔는데 실명 거론은 처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이제 대화 상대로 인정하겠단 뜻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따지지 않고 일사천리로 회담에 나서겠단 의지도 드러냈습니다”고 전했습니다. 


MBN도 <“평창 올림픽 참가”…남북대화 시사>(1/1 https://goo.gl/aJVm5D)에서 “북한은 미국과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남한과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써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좀 바뀐 듯 하죠” “김정은의 이런 유화 메시지는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을 통해 남북 직접 대화 돌파구를 찾겠다는 '평창 구상'에 화답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는 분석을 내놓았고요.

 

<하루 만에 ‘고위급 회담’ 제안>(1/2 https://goo.gl/vPV4MR)에서는 우리 정부의 제안에 대해 “꽉 막혔던 남북 관계에 빗장이 풀릴지 관심이 모아집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남북 연락망 23개월 만에 재가동>(1/3 https://goo.gl/swbJJP)에서는 남북 연락망이 가동되기 이전에는 ‘군사분계선에 서서 큰 소리를 질러 소통’했어야 했다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즉 TV조선을 제외한 방송사는 대체로 상황의 명암을 모두 언급한 셈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1월 1일~2018년 1월 3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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