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라면 수출액이 3억 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하지요. 이 소식에 발맞춰 19일 채널A는 <세계적 인기에 라면도 ‘수출 효자’>(12/19 https://goo.gl/j73Cn6)라는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 영 수상합니다. ‘한국 라면의 맹활약’을 전한다고 말하놓고 어째서인지 보도 화면으로 농심 라면을 집요하게 보여주고 있거든요. 

상품명 블러처리는 앵커 멘트까지만
우선 보도 도입부, 앵커가 “1960년 대 배를 곯다가 겨우 먹었던 라면이 이제는 수출의 효자 상품이 됐습니다. 아시아를 넘어서 알프스의 정상에서도 팔린다는군요. 한국 라면의 맹활약을 김현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라고 말하는 사이, 채널A는 앵커의 뒷 배경으로 신라면을 음미하며 먹고 있는 외국인의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컵라면 패키지 중 ‘신’이라는 글자에만 블러처리를 해 놓기는 했지만, 일단 이 장면에서는 상품명을 ‘일부 가리려는 시늉’이라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채널A는 이후 보도 내 자료화면에서는 무차별적으로 상품 패키지를 노출합니다. 

△채널A <세계적 인기에 라면도 ‘수출 효자’> 보도 속 농심 라면 상표 노출 사례(12/19)

이를테면 기자가 “국내 면 요리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라면은 현재 전 세계 115개 국으로 수출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사이 채널A는 자료화면을 통해 농심 라면 제조 공장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포장 단계의 물품이라 상품명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채널A <세계적 인기에 라면도 ‘수출 효자’> 보도 속 농심 라면 상표 노출 사례(12/19)

이어 기자는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알프스 융프라우에서도 한국의 컵라면을 만날 수 있습니다”라며 융프라우 전망대 세일즈 매니저의 발언을 들려주는데요. 이러는 사이 자료화면은 알프스 융프라우에서 외국인들이 농심 라면을 구매해 맛있게 먹는 모습을 집요하게 보여줍니다. 

△채널A <세계적 인기에 라면도 ‘수출 효자’> 보도 속 농심 라면 상표 노출 사례(12/19)

이어 기자가 “인도네시아 등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에선 마트에 한국 라면 매대가 따로 마련될 정돕니다. 외국인들은 한국 라면의 매력이 매콤한 맛과 손쉬운 조리 과정에 있다고 말합니다”라고 설명하는 사이, 채널A는 자료화면으로 농심라면이 마트 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모습, 서구권  외국인들이 농심 컵라면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연달아 보여주었습니다. 

△채널A <세계적 인기에 라면도 ‘수출 효자’> 보도 속 농심 라면 상표 노출 사례(12/19)

삼양 라면은 보도 말미 3초 가량 노출 
물론 농심 라면만 나오는 건 아닙니다. 기자는 ‘외국인들의 라면에 대한 감상’과 라면 수출액 3억 달러 돌파 소식 등을 전달한 뒤, “라면 수출액은 올해 처음으로 3억 달러를 넘어 섰습니다. 10년 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식품 한류를 이끌고 있는 라면, 앞으로 세계 대중이 사랑하는 식품으로 거듭날 지 주목됩니다”라는 멘트를 하며 보도를 마무리하는데요.

이때 자료화면으로는 ‘3초’ 정도, 해외 유투버 등이 삼양 라면을 들어 보이는 모습을 노출합니다. 총 2분 가량의 보도에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삼양 라면 상표가 노출된 시간은 3초 가량이고, 나머지 시간대에는 농심에서 판매되고 있는 라면 상표가 내내 노출된 것이죠. 

△채널A <세계적 인기에 라면도 ‘수출 효자’> 보도 속 삼양 라면 상표 노출 사례(12/19)

다시보기 페이지에는 영상 올리지 않아
현재 채널A는 해당 보도 영상을 어째서인지 홈페이지 다시보기 페이지에는 올리지 않고 있는데요. 광고주는 다시보기 페이지로 광고를 확인하지 않기 때문일까요? 매번 말하지만 보도 프로그램을 통한 상품, 브랜드 광고는 명백히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위반 사안입니다. 보도를 가장한 이런 노골적 광고에 설마 송방망이 제재가 나오지는 않겠지요? 

△채널A 다시보기 페이지 갈무리(12/19)

MBN도 라면 수출액 전하며 농심 라면 이미지 사용
덧붙여 이날 MBN <숫자뉴스/3억 달러>(12/19 https://goo.gl/GxBybi)는 라면 수출액 3억 달러 돌파 소식을 전하며 세계적으로 라면이 3억6천봉지 팔렸다는 ‘라면 판매 지도’를 만들어 보여주었는데요. 이때 사용된 모든 라면 이미지가 농심의 특정 상품 이미지였습니다.

사소해보이지만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은 “상품 등을 연상시키는 광고문구, 음향 또는 이미지”의 사용조차 금하고 있습니다. 보도 제작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라면 수출 지도에 농심 상품 이미지를 사용한 MBN(12/19)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2월 19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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