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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빠졌는데 ‘노사정’ ‘합의’ 강조한 한겨레16일 한겨레신문사가 주최하고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주관하는 제8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과 저출산․고령화 대응, 사회적 대화를 위한 노사정 공동선언’이 발표되었습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고용노동부가 이번 선언을 채택했는데요. 여전히 노동계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빠져있어 아직 제대로 된 ‘사회적 대화 복원’이라고 보기엔 아쉬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겨레는 이날 ‘사회적 대화’를 앞세워 보도했습니다.
민주노총 빠졌는데 ‘노사정’ ‘합의’ 강조한 제목 뽑기
한겨레는 1면 <노사정 6자, ‘사회적 대화 복원’ 첫 합의>(11/17 박태우 기자 https://bit.ly/2j282YU)에서 “노사정 대표자들이 사회적 대화 기구를 재구축하고 관련 의제를 개발하는 등 사회적 대화의 조속한 복원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일자리 창출과 사회양극화 해소 등을 위해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노사정 3주체가 처음으로 뜻을 함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정리했습니다. 8면 <노사정 치열한 논의 끝 ‘사회적 대화’ 물꼬 텄다>(11/17 박태우 기자 https://bit.ly/2AOGCN5)에서도 “이번 선언은 지난 8월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각 주체에 제안한 것을 시작으로 막판 선언 문구 조율까지 주체들 간의 치열한 논의 끝에 나오게 됐다”라며 “비록 낮은 수준의 합의지만, 이번 선언이 사회적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를 위해 나서는 태도를 견지하는 건 중요합니다. 그러나 노동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민주노총이 제대로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노사정 합의’라는 표현을 강조한 것이 신중한 처사일까요? 한겨레는 같은 기사를 온라인 보도로는 <노사정 치열한 논의 끝 ‘대화’ 물꼬 텄다…민주노총은 불참>이라고 제목을 붙였는데요. 지면에서도 최소한 이런 제목을 넣었으면 좋지 않았을까요?
△ 민주노총이 빠졌는데도 노사정 ‘사회적 대화’라 쓴 한겨레 (11/17)
청와대 간담회 땐 불참 지적했으면서 자사 행사에선 외면?
지난 10월 24일 대통령 초청 간담회 당시에도 민주노총은 불참했습니다. 이때 한겨레는 민주노총의 불참을 집중 조명하면서 지금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습니다. 당시 한겨레는 <민주노총 “홍보 소모품이냐” 불참… ‘사회적 대화’ 절반의 출발?>(10/25 정은주 기자 https://bit.ly/2zaYuWs)에서 당시 민주노총이 불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한겨레는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는 험난한 여정이다. 우선 사회적 대화 공식기구인 경제사회발전노사정휘원회(노사정위)에 대해 민주노총이 불신이 깊기 때문”이라며 “1998년 김대중 정부 때 출범한 노사정위에서 정리해고․파견근로제 도입 문제로 1년 만에 민주노총은 탈퇴했다. 이후 노사정위는 독립성을 잃고 정부 주문에 맞게 ‘동원’ 되는 기구로 변질했다는 게 민주노총의 시각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비교적 민주노총의 관점을 충실히 소개한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은 민주노총이 공동선언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논의 초기부터 제안했으나, 민주노총 쪽은 사회적 대화 재개와 사회적 대화기구 참여 등에 대한 내부 논의가 아직 마무리되지 못한 점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번 노사정 6자의 공동선언이 민주노총 선거 이후 사회적 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라고만 전했습니다. 한 달 전 청와대 간담회 때 ‘노사정 합의’라 쓰기 어려운 배경을 잘 설명한 것과 대조됩니다. 한겨레의 이번 보도는 자사 행사의 의미를 부각하고픈 생각에 무리하게 의미를 강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1월 17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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