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보도 내내 살구색 모자이크… 선정적 자료화면에 대한 TV조선의 집념선정적 자료화면 없이 사건 보도를 만들어낼 역량이 없는 것일까요? 6일자 보도에서도 TV조선은 황당한 삽화나 자료화면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TV조선은 자료화면이 모자이크와 블러 처리로 ‘범벅’되는 것을 불사하기도 했습니다.
살구색 모자이크 덩어리 화면에 ‘설명’ 붙여 11초 노출
문제의 보도는 <돈 욕심에…학생도 주부도 ‘음란 BJ’>(11/6 https://goo.gl/54vJPi)입니다. “인터넷 음란 방송을 한 여성 BJ와 인터넷 방송 업자가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을 전하는 보도인데요. TV조선은 여성 BJ의 음란 방송 모습에 강한 모자이크 처리를 한 뒤 이를 자료화면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얼핏 ‘모자이크를 했으니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대목입니다.
△ 성인방송 BJ들의 방송 장면을 집요하게 자료화면으로 이용한 TV조선(11/6)
그러나 TV조선은 모자이크처리가 되어 사실상 ‘살구색 모자이크 덩어리’로만 보이는 이 방송 장면을 무려 11초나 노출하고는, “인터넷 개인방송 화면입니다. 속옷만 입은 여성 BJ가 춤을 춥니다. 채팅창에 사이버머니가 쌓입니다”라는 기자의 설명과 함께 “오빠 감사합니다”라는 음성 변조된 여성 BJ의 목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그야말로 ‘속옷만 입은 여성 BJ가 춤을 추는 모습’을 어떤 식으로건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주고 싶다는, 집념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이것으로는 부족했던 걸까요? TV조선은 성인방송을 모아놓은 인터넷 페이지 화면과 성인방송을 진행하는 여성 BJ의 모습 등을 좀 전보다는 약한 모자이크와 블러 처리를 하여 9초가량 추가적으로 보여주었고요. 잠시 다른 화면을 보여준 뒤 또 6초가량 성인방송을 모아놓은 인터넷 페이지 화면을 보여주었습니다. 총 1분29초짜리 보도에서 25초가량이 이런 ‘여성 BJ들의 성인방송 장면’ 혹은 ‘이런 방송의 썸네일이 나열된 인터넷 페이지’를 보여주는데 할애된 셈입니다. 물론 이와 별도로, 이 사안과 아무 상관없는, 거리를 걷는 여성들의 ‘다리’를 괜히 5초가량 보여주는 장면 역시 빠지지 않았습니다.
‘끈질긴 추행 재연’ 자료화면으로 이용
△ 한샘 성폭력 의혹 보도에서 성폭력 피해 장면을 삽화와 재연을 통해 집요하게 보여준 TV조선(11/6)
같은 날 TV조선은 한샘 성폭력 의혹 사건을 다룬 <정부 ‘성폭행 논란’ 한샘 조사 착수>(11/6 https://goo.gl/7j6aqK)에서도 선정적 자료화면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는데요. 먼저 앵커가 멘트를 하는 사이 제목과 함께 TV조선이 화면에 띄워놓은 것은 남성 상사가 여성 직원의 가슴에 손을 대는 이미지입니다.
또 보도 후반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관계자가 “사소한 친밀감의 성적인 행동이 우월적 지위와 젠더에 기반한 폭력으로 직장 문화와 피해자에게 많은 심각한 문제를”이라는 발언을 하는 사이, TV조선은 이 인터뷰 대상자의 발언 모습 배경으로 10초가량 ‘남성 상사가 집요하게 여성 직원의 어깨를 주무르는 재연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여성이 불편함을 분명하게 표현하는데도 계속 어깨를 끈질기게 주무르는 상사의 모습을 왜 이렇게까지 재연한 것일까요? 성희롱과 성폭력 관련 이미지 좀 그만 우려먹기를, 의미없고 불쾌감만 주는 재연도 제발 그만하기를 권합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1월 6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7>․<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