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박근혜 국정원이 청와대 상납한 사안에 이전 정권 물타기하는 조선일보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특수활동비 수십억 원을 청와대에 정기적으로 상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을 긴급 체포했고, 조윤선 전 정무수석의 집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씨의 집 역시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이번 수사는 이헌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게서 본인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집행했고 자진해서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시작됐는데요. 상납받은 ‘검은돈’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조선과 중앙, 실질적으로 1건씩만 보도한 셈
경향신문 |
동아일보 |
조선일보 |
중앙일보 |
한겨레 |
한국일보 |
4건 |
4건 |
2건 |
1건 |
5건 |
4건 |
△ 국정원의 청와대 상납 관련 매체별 보도 건수 (11/1) ⓒ민주언론시민연합
충격적인 사건인 만큼 6개 신문사 모두 이 사안을 보도했는데요. 중앙일보는 단 1건을 보도해 가장 적게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도 1면의 <팔면봉>(11/1) 칼럼에서 “적폐 수사, 청와대로 들어간 국정원 특수활동비까지 파급. 정말 부탄 같은 청정국가 만들려는 모양”이라고 비아냥거린 것과 12면 <“안봉근․이재만, 국정원 특활비 월 1억 받아”>(11/1 윤주헌․김아사 기자 https://bit.ly/2iQEzVo)보도뿐이었습니다. 반면 경향신문․동아일보․한국일보는 각각 4건씩을 보도했고, 한겨레는 5건을 보도했습니다.
보도해야 할 건 하지 않고, 자유한국당의 물타기 발언 중점적으로 전한 조선일보
가장 적게 보도한 곳은 중앙일보였지만, 정작 보도해야 할 부분을 빠트린 곳은 조선일보였습니다. 이번 사안은 박근혜 정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국정원장 시절에 이헌수 전 기조실장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집행하여 이재만․안봉근 비서관과 조윤선․현기완 정무수석에게 현금을 전달한 사실 외에도 △청와대에서 이를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에 대한 예상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감사를 받지 않는 대상이기에 이런 문제가 일어날 수 있었다는 지적 등이 보도되어야 했는데요. 조선일보는 이런 사안들보다 △과거 정부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있었다는 내용을 중시했습니다.
보도 내용 |
경향신문 |
동아일보 |
조선일보 |
중앙일보 |
한겨레 |
한국일보 |
기조실장이 국정원장의 재가로 집행해 청와대에 돈을 상납한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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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서 어떤 용도로 상납금을 사용했는지에 대한 예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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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특수활동비가 감사를 받지 않아 문제가 일어날 수 있었다는 지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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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정부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있었다는 식의 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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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의 청와대 상납 관련 매체별 내용 보도 여부 (11/1)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선일보는 <“안봉근․이재만, 국정원 특활비 월 1억 받아”>에서 이번 사건을 “국정원의 상급기관인 청와대 관계자들이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면 뇌물로 봐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선 향후 재판 과정 등에서 뇌물 혐의 적용과 관련해 공방이 치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고 보도했는데요. 조선일보는 “총무비서관의 경우엔 뇌물 대가로 국정원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뚜렷하지 않은 것 같다” “청탁이나 개인적 착복이 있었다면 뇌물이 분명하겠지만 기관 운영비 등으로 쓰였다면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논란을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정치권이나 국정원 주변에선 특수활동비를 정부 부처 등에 지원하는 일은 과거 정권 때도 있었는데, 이를 뇌물죄로 처벌한다면 어느 정권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며 야당과 전직 국정원 간부의 발언을 인용했습니다.
△ 국정원의 청와대 상납을 이전 정부랑 물타기 하려는 조선일보(11/1)
조선일보 기사는 소제목도 <2001년 DJ 차남 떡값 사건 땐 국정원장 서면 조사로 끝내> <“과거엔 매달 1일 국정원 간부가 청 돌았는데… 모든 정권 캘건가”>로 뽑아놓은 뒤 과거 정권도 받아놓고 왜 그러냐는 식으로 보도했습니다. “검찰 수사에서 ‘국정원 돈’이 정치권 등으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드러난 적이 과거 몇 차례 있었다. 2001년 대검 중수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 김홍업 씨를 수사할 때 임동건․신건 국정원장이 3500만원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검찰은 국정원장들이 ‘개인 돈으로 떡값을 준 것’이라고 서면조사에서 해명하자 더 문제 삼지 않았다. 2004년 대선 자금 수사 와중엔 권노갑 씨에게 10만 원 권 국정원 수표가 일부 흘러들어간 것으로 드러났지만 국정원 등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로 번지지 않았다. ‘본류’가 아니어서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게 당시 검찰의 설명이었다”라는 것이다. 이처럼 과거 비슷한 사례를 찾아서 억지를 부리는 자유한국당 식 주장을 조선일보가 그대로 함께 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정부’ 언급해도 검찰의 반박과 안풍 사건 이야기한 동아일보
‘역대 정부에서도 그랬다’는 동아일보에도 실렸지만, 조선일보와는 맥락이 달랐습니다. 동아일보는 <“안봉근-이재만 월 1억씩 요구… 5만원권 담긴 007가방 받아”>(11/1 강경석․전주영․김윤수 기자 https://bit.ly/2z4ZxUz)에서 국정원과 정치권이 “국정원의 특활비 청와대 상납은 오랜 관행” “청와대가 부족한 업무추진비를 보충하기 위해 국정원 특활비를 끌어다 쓴 것은 옛 중앙정보부 시절부터 이어져 온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여기에 검찰의 “국민 세금을 지금껏 눈먼 돈처럼 썼다면 그게 더 문제”라고 일축한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또한 동아일보에서는 국정원의 특수활동비가 과거부터 정치 문제에 들어가 있었다고 지적했는데요. <국정원 특활비 4860억… 정부 전체의 절반 넘어>(11/1 최우열 기자 https://bit.ly/2h1sKuR)는 그 대표적 사례로 ‘안풍 사건’을 언급하며 당시 검찰이 “민주자유당과 그 후신인 신한국당이 1197억 원의 국가 안전기획부 예산을 빼돌려 1996년 총선 등에 사용했다”라고 발표한 것을 인용했습니다. 이어 박근혜 씨가 야당 대표 시절인 2005년 국회 상임위에서 “국정원 예산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사실과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민주당이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대통령실 등 20개 기관의 특수활동비로 은닉한 규모가 2678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한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1월 1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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