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TV조선과 채널A의 같은 날 ‘마블리’ 보도, 우연일까?두 개의 다른 방송사가 같은 날, 특정 영화의 동일한 주연 배우에 대해 ‘유사한’ 정보를 제공하는 보도를 ‘우연히’ 만들어 내놓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마동석·윤계상 주연의 ‘범죄도시’는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화제성이 있는 영화이긴 합니다. 배급사인 키위미디어는 23일 500만 관객 돌파 사실을 알리기도 했지요. 그런데 해당 영화의 500만 관객 돌파 직전인 21일, TV조선과 채널A가 내놓은 보도는 ‘우연히 나온’ 보도로 치부하기에는 좀 찜찜한 구석이 있습니다.
주연 배우 앞세워 같은 제작사 두 영화 ‘홍보’
두 보도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영화 ‘범죄도시’의 주연 마동석 씨의 ‘귀여운 캐릭터성’을 앞세워 영화가 상당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이에 더해 같은 배급사가 다음달 ‘브라더’라는 신작 영화를 개봉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채널A는 <주연에 기획까지 ‘마요미’ 전성시대>(10/21 https://goo.gl/gtcxTt)에서 마동석 씨를 ‘마요미’라 칭하며 “영화 ‘범죄도시’가 깜짝 흥행몰이를 하고 있”고 “이 영화 주인공이면서 기획에도 참여한 배우 마동석 씨도 데뷔 이래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또 이어 보도는 긍정적인 관객 반응 등과 마동석 씨의 ‘열심히 하겠다’는 인터뷰 발언을 소개한 뒤 “다음달 개봉하는 신작 ‘부라더’를 비롯해 연말까지 마동석 주연 영화가 줄이어 개봉을 앞두고 있어 그 흥행 여부가 주목됩니다”라는 기자 멘트로 마무리됩니다.
TV조선의 <마블리 ‘조연들의 반란’>(10/21 https://goo.gl/zWxqdN)은 표면적으로는 ‘만년 조연들의 반전’이라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긴 합니다. 실제 보도는 “만년 조연으로 각인됐던 배우들이 최근 주연으로 작품을 빛내고 있습니다. 배우 김해숙과 마동석 씨가 연기력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앵커 멘트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김혜숙 씨가 주연을 맡은 영화에 대한 분량 이후 등장하는 마동석 씨와 범죄도시 관련 분량은 채널A의 위 보도와 거의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배우 마동석은 요즘 전성기를 맞았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주인공을 맡아 새로운 형사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영화 ‘범죄도시’가 5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데다, 다음달 2일 개봉하는 영화 부라더 주연도 꿰찼습니다”라고 설명하는 식입니다. 마동석 씨의 별명 역시 “인기를 반영하듯 별명도 마동석에 ‘귀요미’나 ‘러블리’를 합성한 ‘마요미’ ‘마블리’입니다”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김해숙 씨 주연 영화의 경우 자막으로는 영화명이 무엇인지 보여주지만 기자 멘트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던 반면, 마동석 주연 범죄도시는 자막 뿐 아니라 기자 멘트로도 언급되고 있다는 점 역시 눈에 띕니다.
△ 같은 날 같은 제작사의 마동석 주연 영화를 유사한 포맷으로 홍보한 TV조선(왼쪽)과 채널A(10/21)
즉, 이 두 보도는 마동석 주연 영화 범죄도시가 흥행하고 있다는 정보와 이 흥행배우 마동석 씨가 주연을 맡은 부라더라는 영화가 곧 개봉한다는 정보를 모두 빠짐없이 전달하고 있는 셈인데요. 우연히도 ‘범죄도시’와 ‘부라더’라는 영화의 제작사는 모두 ‘㈜홍필름’입니다. 실제 의도가 무엇이었던간에, TV조선과 채널A는 저녁종합뉴스 보도를 통해 특정 영화제작사의 영화를 노골적으로 홍보해준 것이지요. 영화 역시 명백한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상품 등에 과도한 광고효과를 줄 수 있는 상업적 표현을 자막, 음성 또는 소품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노출·언급하는 내용”을 방송하여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6조(광고효과)를 위반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0월 20~22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7>․<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