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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돌직구쇼>, ‘친박 자유한국당’의 독무대인가
등록 2017.10.2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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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금), 서울중앙지법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직권으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고,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한은 내년 4월 16일로 연장되었습니다. 한편, 주말에는 SNS에서 퍼진 “힘내세요 김이수”라는 문구가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위치했습니다. 국정감사장에서 야당 의원들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인사말 및 업무보고조차 거부하자, 김이수 대행을 응원하는 여론이 퍼진 것입니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10/16, 이하 돌직구쇼)는 이 두 사안을 다뤘는데요. ‘박근혜 구속 연장’에 대해서는 사법부의 판단이 ‘정치적’이라며 비판적 태도를 보였고 김이수 대행 문구에는 ‘여론조작’이라 폄훼했습니다. 모두 사실과 다르며,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권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한 것입니다. 

 

‘문재인 청와대가 박근혜 씨 구속 연장을 압박했다’는 채널A
16일,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 이후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채널A <돌직구쇼>(10/16)의 첫 번째 주제도 ‘구속 연장’이었습니다. 채널A는 주말에 있었던 박근혜 씨 지지 세력의 ‘석방 시위’ 소식을 간략하게 전한 후, 구속 연장의 법리해석을 두고 토론을 벌였습니다. 토론은 객관적 사실이 아닌 편향된 해석으로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김진 씨는 “일각에서는 구속기한을 연장하겠다는 법원의 판결이 있기 바로 하루 전 저녁 청와대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대국민발표를 가졌는데, 박 전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세월호 보고시간과 관련해서 의도적으로 보고했다. 이 청와대 발표가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 이런 관측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라고 질문했습니다. 질문 자체가 현 청와대의 박근혜 정부 세월호 보고 시각 조작 발표를 ‘정치적 의도’로 전제하고 있습니다. 이에 박선규 전 청와대 대변인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보고요. 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의도도 가졌다고 본다”, “방송들이 생중계를 했죠. 저 언론인 출신입니다마는 정말 그런 것 보면 당황스러워요”라고 현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이어서 “대통령 실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것 자체도 사실은 흔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세월호 관련된 청와대에서 제기했던 문제, 실장이 나서서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문제였고, 방송까지 그렇게 들뜰 문제는 아니었거든요”라며 세월호 보고 시각 조작 의혹이 과장된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또한 “(지난주에) 제가 법리적으로는 그렇지만 정치적으로 안 될 거라고 예상을 해서 저희가 같이 웃었는데, 예상이 맞은 부분이 오히려 좀 씁쓸합니다”, “법의 정신으로 국가가 운영되는 것인지, 법이 아닌 다른 주변의 요건에 의해서 판단되는 것인지 좀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라며 박근혜 씨 구속 연장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단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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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돌직구쇼>(10/16) 박선규 전 청와대 대변인 화면 갈무리

 

박 씨만 이런 주장을 한 것은 아닙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 청와대가 저렇게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조작했다는 것은 팩트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국민적 원성이 커질 거라고 생각합니다”라며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는 듯 했지만, 곧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기적으로 굉장히 미묘한 시점에 대통령 실장이 직접 나와서 얘기했기 때문에 그다음 날 재판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것은 우리가 정치적으로 이야기하면, 결정하지 않아도 결정한 것 같은 그런 권력이 있어요”라며 근거 없는 정치적 해석에 동조했습니다. 심지어 김근식 씨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와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다음 날 재판부에서 결정을 내리는데 거기에 거스를 수 있는 재판을 내릴 사람이 얼마나 배짱이 있겠습니까? 그런 재판관 쉽지 않거든요. 그런 부분이 씁쓸한 측면이 있습니다”라며 사법부가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른 것처럼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습니다. 또한 박근혜 청와대가 세월호 보고 시각을 조작한 정황은 당연히 언론이 보도해야 하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기도 합니다. 언론이 생중계를 했다는 것과 구속 연장 결정 전날 이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 ‘임종석 실장이 재판부를 압박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재판부는 증거 인멸의 우려를 들어 구속을 연장했고 이는 법절차를 따른 것입니다. 박근혜 청와대가 증거 인멸을 했다는 우려는 이미 지난해 국정농단 국면이 접어든 이후 꾸준히 제기된 바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특조위의 ‘참사 당시 청와대 행적 조사’를 조직적으로 막았다는 정황 역시 그러한 증거 인멸 행위의 일환입니다. 채널A의 패널들은 이렇게 충격적인 국정농단 및 반헌법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근거도 없이 현 정부의 발표를 폄훼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힘내세요 김이수”가 실검 1위에 오른 것은 여론조작?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응원 문구로 주제가 바뀌고 나서도 채널A의 ‘황당 발언 퍼레이드’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김진 씨는 정성희 논설위원에게 “야당에서는 여론조작이다,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라며 발언권을 넘겼고 정성희 논설위원은 곧바로 “여론조작이라고 봅니다”라고 단언했습니다. 정 씨는 <특별시민>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권력기관을 동원하여 특정 단어를 실시간 검색어에 올리는 장면을 거론하면서 “물론 이것(영화)은 권력기관을 동원한 거니까 좀 다르지만, 행태는 과거 국정원 댓글사건을 연상케 합니다. 다만 이제 국정원 댓글사건은 세금을 동원해서 국가정보기관이 국내 정치에 개입한 것이고, 이것은 정당원들이 소속 기관에 아는 사람들을 통해서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차이점은 있지만, 어찌 됐건 전체 여론과 상관없이 의도적으로 어떤 여론을 만들어 낸다는 어떤 본질에 대해서는 굉장히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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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돌직구쇼>(10/16) 정성희 논설위원 화면 갈무리

 

박선규 씨는 “국회에서 이분 안 된다고 결정을 낸 거예요. 그분을 다시 앉힌 것은 누가 뭐래도 그건 오기입니다. 권력의 오기예요. 아무리 아니라고 얘기해 봐야 국민은 그렇게 받아들여요. 그렇게 받아들이는데 거기에 대해서 대통령이 김이수 소장 대행이 불쌍하고 미안하다고 페이스북에다가 올리셨다는 것은 국민 모두를 향해서 ‘야당 국회의원들이 이건 정말 잘못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입법에 대한 행정의 지나친 개입이 되는 겁니다. 권력의 개입이 되고. 이건 누가 뭐래도 여론의 조작”이라며 역시 여론 조작이라 열을 올렸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이 SNS에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헌재의 수장으로서 존중해야 마땅하다”고 밝힌 것이 여론 조작이라는 겁니다. 이런 주장들이 오갈 때 채널A는 <12시간 작전…‘힘내세오 김이수’ 실검 1위 만들었다> 등 여론조작을 주장하는 보수언론들의 보도 제목을 자막으로 내보냈습니다. 


김근식 씨의 경우 아예 김이수 대행을 직접 비난했습니다. 김 씨는 먼저 “당연히 저런 여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여론이 포털의 실검 1위로 올라올 정도의 대다수 여론은 아닌 거거든요”라며 응원 문구를 대수롭지 않게 치부한 뒤 김이수 대행을 향해 “입법부에서 거부를 받고 온 사람이면 당연히 제가 만약에 김이수 권한대행이라면 저는 사표를 내겠어요”, “하다못해 재판관직은 그만두지 않더라도 그동안 갖고 있었던 권한대행은 당연히 그만둬야 되는 거죠”라며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더니 “정치적 선택과 국민의 선택과 심판을 받으면 거기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겁니다. 저는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께서 너무 얼굴이 두껍다고 생각해요. ‘얼굴 두껍다 김이수’ 실시간 검색어 한번 올려주세요”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아이돌 팬들의 연예인 응원 문구도 ‘여론 조작’? 채널A의 ‘무리수’
이렇듯 채널A <돌직구쇼>(10/16)의 정성희‧김근식‧박선규 등 3명의 패널은 일제히 김이수 대행을 비난하며 응원 문구의 검색어 순위 상승을 ‘여론 조작’으로 폄훼했는데요. 이 프로그램에 5명의 패널이 출연하는데 과반수가 일방적인 주장을 내세운 겁니다. 정성희 씨는 ‘권력기관 동원’까지 운운했고 박선규 씨는 문 대통령을 향해 ‘권력의 개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실시간으로 TV에 출연 중이거나 순간적으로 화제가 되어 검색어 순위에 오른 연예인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을 맞아 “○○○야, 축하해”라고 일제히 축하 문구를 검색하는 팬들 모두 ‘여론 조작’의 주동자들이 됩니다. 당연히 어불성설이며 상식에 배치됩니다. 주요 포털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는 실시간 최다 검색량이 아닌 ‘검색어 증가량’을 기준으로 결정됩니다. 매일 5백 번 검색되는 단어가 있더라도, 하루에 1백 번 검색되던 단어가 5백 번 검색되었다면 후자가 순위권에 드는 것이죠. ‘힘내세요 김이수’가 검색어 순위에 오른 것은 일부 여권 지지자들이 한꺼번에 해당 문구를 검색했기 때문이고 이는 지지자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검색어 순위만으로 여론을 규정할 수 없듯이, 검색어 순위를 여론 조작이라고 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이거나 또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박선규‧김근식 씨 주장의 경우 사실관계가 틀린 부분도 있습니다. 박선규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이수 대행을 다시 자리에 앉힌 것은 권력의 오기’라 맹비난했는데요. 김이수 재판관의 권한대행직은 국회의 헌재소장 임명 동의안 부결 이후 대통령이 재지명한 것이 아닙니다. 부결된 것은 헌법재판소장 임명이지 김이수 재판관이 본래 지니고 있던 헌법재판관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부결 이후 자연스럽게 권한대행으로 재판관 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죠. 헌재소장 공석 시 재판관들이 권한대행을 뽑는데요. 지금까지 관례 상 가장 선임인 재판관이 대행을 맡아왔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굳이 따지자면 김이수 대행은 현 재판관들이 ‘앉힌 것’입니다. 이런 사실관계를 무시하고 ‘대통령의 여론조작’까지 거론한 박선규 씨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김근식 씨는 김이수 대행이 ‘국민의 선택’을 받았으니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김이수 대행의 헌재소장 임명을 거부한 것은 국회이지, 국민들이 투표로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김 씨 주장대로 김 대행이 사퇴해야 한다면 헌법재판관 직을 물러난다는 것인데, 헌재소장에 임명되지 못했다고 해서 재판관 자리까지 포기해야 한다는 의무나 규정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0월 16일 채널A <돌직구쇼>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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