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방송장악설’ 집착하는 MBC․‘강규형 집단린치설’ 유포하는 TV조선공영방송 정상화에 반발해온 MBC와 TV조선이 관련 이슈에 적극 대응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MBC, ‘방송장악’ 한국당 의원 주장 줄줄이 나열
12일 MBC는 자사 관련 이슈인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과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과정, 방송문화진흥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자료 제출 문제 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실제 <‘편파 조사’․‘방송 탄압’ 공방>(10/12 https://goo.gl/2ghwRt)은 보도 도입부 앵커 멘트부터가 “오늘 국감에선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정부의 언론탄압 의혹이,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거듭 제기됐습니다.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벌인 고용노동부는 정치적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입니다.
박성원 기자 역시 보도 내내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방송장악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비판을 소개했습니다. 한국당 임이자 의원의 ‘현장 조사를 나온 감독관이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MBC본부 집회 현장에서 노조의 구호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흔들며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쓸데없이 오해받을 짓을 했다’는 지적, 한국당 장석춘 의원의 “고용노동부가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에 나선 과정도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지적, 한국당 신보라 의원의 “언론노조 KBS본부가 KBS 이사들의 직장까지 찾아가 사퇴를 요구한 것은 쟁의행위 범주를 벗어난 것”이라는 비판은 해당 의원의 발언 모습까지 곁들여 보여주었고요. 보도 말미에는 “대법원 국정감사에 나선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도 KBS 이사들을 겨냥한 사퇴 종용 압박은 언론노조의 방송장악 의도라며 사법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라는 설명까지 덧붙이는 식입니다. 한 건의 보도에 무려 한국당 의원 4명의 ‘정부의 방송장악에 대한 의혹 제기’를 모아 놓은 것이지요.
방문진의 방통위 자료 선별 제출 방침은 은근슬쩍 두둔
이어지는 <‘편파 조사’․‘방송 탄압’ 공방>(10/12 https://goo.gl/2ghwRt)은 방통위에 ‘MBC 관련 자료를 선별적으로 제출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방문진을 사실상 ‘두둔’하는 보도라 할 수 있습니다. 해당 보도는 “방통위가 지난달 MBC 대주주인 방문진에 대해 검사·감독권을 발동한다며 광범위한 경영자료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방통위가 의뢰한 법률자문에선 검사·감독권이 적법한지에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을 근거로, 방문진은 일부 자료 제출 방침을 밝혔음을 전하며, 여전히 “방통위의 검사·감독권이 적법한 지에 논란”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제처 유권해석이나 법률 자문결과는 사안의 본질이라 할 수 없습니다. 애초 MBC를 관리 감독해야 할 방문진은 그 본연의 책무를 포기하고, MBC 경영진과 한 몸이 되어 불법적 부당노동행위를 동반한 정권의 방송 장악 행태를 방관해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총파업으로 방송 파행까지 발생했는데, 미디어 정책을 결정하고 관리‧감독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가만히 손을 놓고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이를 바라만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계속 편하게 적폐를 저지를 수 있도록 내버려 두라’는 요구에 불과합니다.
TV조선은 KBS 김경민 이사 사퇴 전하며 강규형 섭외
종편에서는 TV조선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사퇴 압박 버티지 못해 미안”…논란>(10/12 https://goo.gl/d6HfmK)은 KBS 이사인 김경민 한양대 교수의 사퇴를 ‘노조의 도를 넘은 행태’ 때문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TV조선은 “김 교수는 동료 이사들에게 ‘버티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라며 김 교수에게 직접 듣지는 못한, ‘전해 들은 발언’까지 소개하고 이를 제목으로까지 부각해가며 김 교수를 ‘희생양’이라도 되는양 묘사했습니다.
△ 강규형 KBS 이사가 집단 린치를 당했다는 주장을 소개하며 TV조선이 근거 자료인양 제공한 영상 갈무리(10/12)
또 여기에 이어 TV조선은 “똑같이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명지대 강규형 교수도 노조의 폭력을 경험했다며 ‘괴롭다’고” 말했다며, 강규형 이사의 “집단 린치까지 가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이사가 이사회 들어가는데 파업하는 사람들이 집단 린치를, 70~80명이 달려들어서 한다는 것은…2주 부상을 입고 10일이 (진단)추가됐습니다”라는 발언을 소개했는데요. TV조선이 무슨 근거라도 되는 양 자료화면으로 보여준 당시 상황 동영상으로는 도무지 강 교수가 린치를 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실제 폭력 장면은 어디에도 없고, 그저 조합원들이 가득 들어찬 공간을 강 이사가 밀며 빠져나가는 모습만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TV조선이 보여준 화면에서만 그런것도 아닙니다. 당시 이사회에 들어가는 장면은 KBS 새노조 뿐 만 아니라 사측도 같이 촬영했는데요. 공개된 영상 어디에도 강 이사가 폭행당한 장면은 없었습니다. 이는 11일 임시이사회에서 강 이사가 본인이 폭행당했다며 주장한 영상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히려 당시 강 이사는 이사회 해체를 요구하는 시위대 사이에서 함께 팔뚝질하며 조롱하듯이 시위대를 지나갔을 뿐입니다. TV조선은 이렇게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아무도 보지 못한, 강 이사 혼자 떠들고 있는 이 ‘집단 린치 피해 주장’은 의심 없이 충실하게 소개하면서도 정작 대체 왜 그가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강 이사가 시위중인 노조 조합원을 먼저 조롱하고, 법인카드를 무분별하게 사용해왔다는 사실 역시 보도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TV조선은 정태옥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의 “권력이 개입해 검찰 수사로 이사직 사퇴를 압박하고 한양대가 이를 무마하는 조건으로 김경민 교수의 이사직 사퇴가 이뤄졌다”는 망상에 가까운 주장을 소개하며 보도를 마무리하는데요. 지금까지 나온 ‘여권이 방송을 장악하려 한다’는 ‘음모론’ 소재를 죄다 모아놓은 꼴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0월 12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