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강규형 못 잃어’ 전전긍긍하는 MBC
등록 2017.09.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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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구 여권 추천 이사이자 뉴라이트 역사단체 소속으로 국정교과서 편찬심의위원으로 활동해온 강규형 KBS 이사는, 이인호 이사장 등 KBS의 다수 이사들과 함께 경영진의 전횡과 일탈을 묵인해가며 거수기 역할을 자처한 인물입니다. 특히 강 이사는 공영방송을 지속적으로 훼손해온 KBS 고대영 사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 ‘청문회를 거친 사람을 정권이 바뀌었다고 끌어내리는 것이 온당한가’라며 퇴진 반대 의견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에 지난 12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새노조)는 강규형 KBS 이사가 교수로 재직 중인 명지대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함께 강 이사의 사퇴를 요구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MBC가 내놓은 보도가 가관입니다. 

 

 

‘노조가 직장까지 찾아갔다’며 강 이사를 부당한 압박의 피해자로 묘사

MBC의 <사퇴 압박하러 일터까지 찾아가>(9/12 https://goo.gl/TFGgyw)는 KBS새노조의 명지대 방문 일정을, ‘공영방송 이사에 대한 노조의 부당한 압박’과 ‘민주당 언론장악 시나리오’라는 프레임에 맞춰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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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새노조가 강규형 KBS 이사를 지나치게 압박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내놓은 TV조선(9/12)


보도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이 오늘 한 대학을 찾아가 KBS 이사직을 맡고 있는 교수의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민주당의 언론장악 문건대로 노조가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라는 앵커의 발언으로 시작됩니다. 이어지는 기자의 리포트에서도 KBS새노조가 “대학 캠퍼스에 들어가, 이 학교 교수이자 KBS 이사인 강규형 교수의 ‘사퇴’를 요구”했고 “총장실까지 찾아가 사퇴 촉구 서한을 전달”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보도 제목과 마찬가지로 노조 측이 ‘지나치게 행동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담은 설명인 셈입니다. 


여기에 이어 MBC는 강 교수 측의 “KBS노조가 학교를 꾸준히 압박했다” “학외 문제를 학내로 끌고 와가지고 학교를 압박한다는 것은 전에도 있지 않았던 과거 정권에서도 있지 않았던 문제가 많은 방식이라고 생각이 듭니다”라는 입장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보도만 보면 마치 일방적으로 KBS새노조가 학내에 침입해 강 교수를 부당하게 압박하기라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번 집회는 KBS새노조와 명지대 학내 단체가 함께 추진한 것이며, 학생들조차 강 이사를 향해 “언론의 적폐이며 교육의 적폐”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문제를 ‘외부 세력 탓’으로 돌리는 것은 사실관계에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KBS 내부 비판도 나온다며 ‘공영노조’ 측 억지 소개도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MBC는 “언론노조 조합원들의 이 같은 행동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였던 이화여대 유의선 교수의 사퇴사례가 있었기 때문” “유 이사의 사퇴로 1명의 이사가 더 사퇴하면 MBC 경영진은 교체될 수 있”다고 강조한 뒤, KBS새노조 측의 사퇴 압박에 대해 “KBS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서 MBC가 근거로 든 것은 성창경 KBS 공영노조위원장의 “민주당의 언론장악문건대로 노조가 움직이고 있고, 이사진에 대한 사퇴 종용은 언론자유에 대한 명백한 탄압입니다”라는 발언인데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와 KBS노동조합(구노조) 구성원들이 모두 총파업에 들어간 상황에서, 간부급 소수의 조합원이 소속되어 사실상 KBS내에서 별다른 영향력이 없는 KBS 공영노조 측 입장을 ‘대단한 내부 비판’인양 부각한 것입니다. 참고로 KBS 공영노조는 지난 대선 국면 당시 문 대통령의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공영방송을 장악해 정권의 방송을 만들었다”는 발언에 대해 “촛불집회를 담은 뉴스만 뉴스이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만 국민이란 말인가. 탄핵에 반대하여 태극기를 든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뉴스는 뉴스가 아니란 말이냐”라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지상파 3사 모두 노영방송 된다?’ 황당한 걱정까지
무엇보다 MBC는 해당 보도를 “한편, 노조의 사퇴 압박에 윤세영 SBS회장이 물러났고, MBC와 KBS 경영진마저 사퇴하게 되면, 국내 3대 지상파 방송사가 모두 노영방송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라는 백연상 기자의 발언으로 마무리했는데요. “박근혜를 도우라”는 내용의 보도지침을 하달하는 등, 보도·제작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중대하게 침해한 윤세영 SBS 회장과 공영방송의 공정성·신뢰도를 훼손한 MBC와 KBS의 경영진들에 대한 각사 노조의 정당한 퇴진 요구를 ‘노영방송’을 운운하며 폄훼한 꼴입니다. 


덧붙여 MBC는 이날 해당 보도 바로 앞 꼭지로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방송장악’ 공방>(9/12 https://goo.gl/TDBdFa) 보도를 배치하기도 했는데요. 무려 “자유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작성된 이른바 ‘공영방송 장악 로드맵 문건’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7개 방송사 중 이날 자유한국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보도한 곳은 MBC와 TV조선 정도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9월 12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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