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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5․18 진상규명 보도, ‘전두환’ 이름이 없다
등록 2017.08.24 20:07
조회 264

23일 문재인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공군 전투기의 출격대기 명령 여부와 광주 전일빌딩 헬기 기총사격에 대한 특별조사를 국방부에 지시했습니다. 국방부는 두 사안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조사단을 구성하고, 5.18 관련 단체의 특별조사단 참여 요청도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5·18진상규명특별법 통과 추진에서 그치지 않고, 문 대통령이 이 같은 별도의 지시를 내린 배경으로는 5·18 당시 상황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의 흥행과 21일 JTBC의 ‘5·18 직후에 출격 대기명령이 내려졌고, 전투기에 공대지 폭탄(지상으로 떨어뜨리는 폭탄)을 장착한 채 출격을 준비했다’는 당시 공군 조종사들의 증언 단독 보도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5월 광주에서 계엄군 헬기가 광주시민을 향해 기총사격을 난사했다는 ‘소문’의 경우 ‘5·18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 등에서 이미 여러 차례 증언된 바 있는데요. 그때마다 국방부는 ‘헬기 사격은 없었다’는 입장만을 반복해 왔습니다. 그러나 올 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전일빌딩 건물 내‧외벽에서 발견된 탄흔이 사실상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에 의한 총탄이라는 최종 감정보고서를 내놓으면서, 헬기사격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 목소리가 다시금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군이 다수의 민간인에게 무장 공격을 했다는 새로운 증언과 증거가 연이어 공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이번 진상조사의 핵심 사안은 최종 발포 명령자가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것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계엄군 최종 책임자였던 전두환 씨는 그간 광주민주화운동 학살의 주범으로 지목되어왔으나 지금까지 줄곧 관련 사실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JTBC, 특종으로 관련 이슈 선도
그렇다면 7개 방송사는 이 사안을 어떻게 보도하고 있을까요? 우선 21일 단독 보도로 관련 이슈를 선도한 JTBC의 경우 오프닝과 앵커브리핑 등에서의 언급을 제외하더라도 21일부터 23일까지 20여건에 달하는 관련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이 중 인터뷰를 제외한 단독 보도만 따져 봐도 3건입니다. 


또한 JTBC는 관련 보도 전반에서 이 같은 참상의 배후에 전두환 씨를 비롯한 신군부세력이 있다는 점을 반복해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특별조사 핵심은 ‘발포 명령자’ 찾아내기>(8/23https://goo.gl/atgkAQ), <‘신군부의 베트남 경험’ 주목한 미 비밀문서>(8/23 https://goo.gl/avUbnd) 등의 보도에서는 전두환 씨가 당시 군의 통수권자이자 실권자로, “이 모두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 “사실상의 공습 대기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군 통수권자뿐이라는 게 상식적인 판단”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JTBC 외 6개 방송사, 23일 문 대통령 지시만 각각 1건씩 보도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는 22일부터 23일 양일간 각각 1건의 관련보도만을 내놓았습니다. 그나마 해당 이슈에 관심을 기울인 시점은 23일 문 대통령의 특별 지시 이후입니다. 21일부터 이어져온 JTBC의 특종을 받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그 외에 표면적 보도 양상만을 본다면 KBS와 MBC는 문 대통령의 특별 지시 내용을 23일 저녁종합뉴스 첫 번째 꼭지로 배치해 전한 반면, SBS는 관련 보도를 24번째 꼭지로 배치했다는 점 등이 눈에 띕니다. 

 

 

KBS

MBC

SBS

TV조선

채널A

MBN

8/22

보도유무

X

X

X

X

X

X

보도순서

-

-

-

-

-

-

총 보도시간

-

-

-

-

-

-

8/23

보도유무

O

O

O

O

O

O

보도순서

1

1

24

4

10

7

총 보도시간

01:51

02:12

01:49

02:00

01:12

01:55

△ JTBC 공군 전투기의 출격대기 명령 증언 단독 보도에 대한 6개 방송사들의 보도 양상(8/22~23) ⓒ민주언론시민연합

 


SBS․MBN 제외 4개 매체는 ‘전두환’ 언급 없어
보도 순서 등의 외적 요소 외에, 보도 내용에서의 차이점도 뚜렷했습니다. 먼저 SBS와 MBN을 제외한 KBS, MBC, TV조선, 채널A 4개 방송사는 관련 보도에서 당시 발포 명령자로 꼽히고 있는 전두환 씨를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SBS의 경우 <‘5․18 출격대기․헬기사격’ 특별 조사>(8/23 https://goo.gl/hKWXKe) 보도 말미 “전두환 전 대통령이 학살도, 발포 명령도 없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진상 규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MBN 역시 <헬기 사격 폭격 대기 조사 지시>(8/23 https://goo.gl/y2FQbW)에서 “5·18 전두환 신군부가 출격대기 명령을 내렸다는 당시 조종사 증언”이 나왔다고 소개한 뒤 보도 말미 “이 경우 조사대상이 될 당시 계엄군 최종 책임자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조사하면 하는 것’이라며 애써 담담하게 반응했습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반면 공영방송인 KBS와 MBC는 각각 <‘5․18 전투기 출격 대기’ 특별 조사 지시>(8/23 https://goo.gl/hrchXs), <“5․18 ‘출격대기․헬기사격’ 특별조사”>(8/23 https://goo.gl/tKdXMt) 보도에서 전두환이라는 이름 석 자 뿐 아니라, ‘발포 명령자’ 등의 이번 사건의 최종 책임자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일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상 규명’ ‘진상 조사’ ‘진실 규명’ 등의 포괄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TV조선은 ‘이미 충분히 조사한 사안’ 주장 덧붙여
채널A와 TV조선의 보도에도 전두환이라는 이름이 등장하기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 두 매체는 KBS와 MBC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먼저 TV조선은 <“전투기 의혹 헬기 사격 조사”>(8/23 https://goo.gl/KXUUmi)를 통해 ‘별 일 아니고, 이미 다 진상 규명 된 사안’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습니다. 

 

K-010.jpg

△ 이미 앞서 5․18 관련 진상조사가 3차례가 시행되었다는 정보를 부각해 전달한 TV조선(8/23)

 

 

실제 TV조선의 위 보도는 총 2분인데요. 문 대통령의 지시와 이에 대한 국방부의 행보를 전달한 시간은 앵커 발언을 포함해 초반 1분 15초가량입니다. 보도의 나머지 40여초동안 TV조선이 전달한 것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꼭 공대지 폭탄을 탑재하는 것이 광주사태를 꼭 (진압)하라는 그런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라는 발언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지금까지 국회, 검찰, 국방부를 통해 이미 세 차례 조사가 이뤄졌습니다”라는 ‘정보’입니다.

 

해당 리포트는 “1988년 국회에서 518 진상조사특위가 구성돼 청문회가 실시됐고, 김영삼 정부에선 518 특별법에 근거한 검찰 수사가 이뤄졌고,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에는 국방부 과거사위원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진상 조사를 했습니다. 이번에 4번째 조사가 이뤄지는 셈입니다”라는 김미선 기자의 설명으로 마무리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진상규명 시도 횟수가 아니라 실제 진상규명이 이루어졌는지 여부입니다. TV조선의 보도만을 보면 마치 ‘반복된 조사로 밝혀질 것은 다 밝혀진 것’처럼 보이는데요. 가장 최근에 실시한 2007년 국방부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 조사조차, 발포 명령이 없었던 게 아니라 해당 문건이 확인이 안 됐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증언과 증거가 나왔다면 역사적 진실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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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에 대한 야당의 ‘경고성 발언’을 굳이 보여준 채널A


채널A의 경우 <“헬기 사격 조사” 5․18 진상 캔다>(8/23 https://goo.gl/aNroHE)에서 보도 중반에 굳이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의 “이번 기회를 놓치면 문재인 정부 큰 죄악을 짓는 겁니다”라는 발언을 끼워 넣었습니다. 정부가 미온적 반응을 계속 이어나갔다면 몰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 특별 지시를 내리고 국방부가 특별조사단을 구성한 상황에서 맥락상 야권의 경고성 발언을 굳이 보여줘야 했을지는 의문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8월 22~23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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