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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후보 지명, TV조선은 ‘우리법연구회’ 타령
등록 2017.08.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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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문재인 대통령이 새 대법원장으로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을 지명했습니다. 김 대법원장 후보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합법노조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판결을 내리거나, 삼성 에버랜드의 노조 간부 해고를 노조 결성을 방해하기 위한 ‘표적 해고’라 보고 부당 해고로 판단하는 등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행보를 걸어왔던 인물입니다. 


뿐만 아니라 김 후보자는 지난 3월 판사 블랙리스트 문제로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촉발되자 법원장 신분으로는 유일하게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 참석해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향해 사태를 축소하려 한다는 비판을 쏟아낸 바 있어, ‘최근의 사법갈등을 봉합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대법관 출신이 아니고 현 양승태 대법원장보다 13기수나 아래의 인물이 대법원장으로 지명되자, 파격인선이라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TV조선, ‘우리법연구회 출신’ 부각하며 ‘논란’ 만들기 시도
이번 인선과 관련한 보도는 7개 방송사가 모두 내놓았는데요. 대다수 방송사가 ‘파격인사’라는 점과 ‘진보 인사’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보도한 반면, TV조선은 21일 두 건의 관련 보도에서 모두 김 후보자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먼저 TV조선 <‘파격지명’… 사법 개혁 예고>(8/21 https://goo.gl/jU2hjk)에서 전원책 앵커는 “사법부 물갈이 신호탄이라는 얘기와 함께 김 내정자가 진보 성향 판사 모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라고 시작했습니다. 사실상 문제될 것 없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점을 억지로 ‘논란’으로 비화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지요. 신정훈 기자도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과 박정하 바른정당 수석 대변인의 ‘사법부 이념화’ 주장 등을 20초 가량 노출한 뒤, 이 뒤에 “잇단 진보 성향 법조인 발탁으로 야당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실 7개 방송사 중 관련 보도에서 TV조선 외에 야권의 반발을 전한 매체는 KBS와 채널A 정도입니다. 그나마 KBS는 <“사법 개혁 적임자” VS “코드 인사․철저 검증”>(8/21 https://goo.gl/TnWmvE)에서 임지봉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장의 “보수와 진보 간의 어느 정도 균형을 갖춘 그런 대법원으로 나아갈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이라는 긍정적 반응을 먼저 소개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사법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했다는 사실을 전한 뒤에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코드 인사’라고 비판했고 국민의당은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습니다”라고 덧붙이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채널A도 <13기 ‘껑충’ 사법개혁 신호탄>(8/21 https://goo.gl/ohcJ5J)에서 보도 말미 “법원 개혁의 적임자라는 평가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코드 인사'라는 일각의 공세도 예상됩니다”라고 전하는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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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수 대법원장 인선 보도에서 야권의 ‘사법부 이념화’ 주장을 상세히 전달한 TV조선(8/21)

 

 

그런데도 이런 보도만으로는 영 부족하다고 느꼈던 걸까요? TV조선은 바로 다음 꼭지인 <법무부 첫 외부 법무실장>(8/21 https://goo.gl/Cjq2dZ) 보도에서도 ‘우리법연구회’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해당 보도는 표면적으로는 법무부가 법무실장에 이용구 변호사를 임용했다는 정보를 앞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신임 법무실장보다는 ‘우리법연구회의 정체’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실제 이 보도의 인터넷판 제목은 <법무부 첫 외부 법무실장…다시 뜨는 우리법연구회>인데다가 1분55초짜리 보도에서 ‘우리법연구회’가 무려 4번이나 언급됩니다.


보도 도입부 앵커 멘트 역시 바로 직전 보도와 마찬가지로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것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식의 인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법무부 요직 법무실장에 검찰 아닌 외부 인사가 50년 만에 처음 영입됐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처럼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이용구 변호사입니다. 진보 성향 판사 모임 우리법연구회는 노무현 정부 때 박시환 대법관을 비롯해 요직을 맡았고 정치적 이념 조직이라는 논란 속에 해체됐지만 새 정부 들어 다시 실세로 떠올랐습니다”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또한 보도는 “특히 이 변호사는 판사 시절, 대표적인 진보성향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원이었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도 이 연구회 회장 출신입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요직을 맡았던 박시환 전 대법관과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박범계 전 법무비서관 등이 모두 우리법연구회 소속이었습니다. ‘가카새끼 짬뽕’ 논란 등으로 보수 정권과 각을 세웠던 이정렬 전 부장판사도 회원이었습니다. 이 연구회는 사법부 내홍 때마다 등장해 개혁 목소리를 대변했지만 현재는 사실상 해체 상태입니다”라는 설명으로 마무리 되고 있기도 합니다. 

 

 

SBS․MBN은 ‘판사 블랙리스트 문제 해결 촉구’ 판사 단식 소식도 전해 
현재 인천지방법원 오모 판사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요구한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추가 조사를 거부한 것에 대한 항의 표현으로, 지난 10일부터 금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같은 인천지법 소속 최한돈 부장판사는 지난달 양 대법원장의 조사 거부에 항의해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TV조선이 ‘판사 블랙리스트’에 대한 일체의 언급 없이 이렇게 우리법연구회라는 키워드에만 집착하던 이날, SBS와 MBN은 관련 보도에서 인천지법 판사의 양승태 블랙리스트 사태 해결 촉구 단식 소식과 함께 김 후보자가 사법부 개혁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부각하여 전달했습니다. 


SBS는 <“개혁 소신 확고”.. ‘블랙리스트’ 재조사?>(8/21 https://goo.gl/eqdHpv)에서 “사법 개혁에 대한 소신이 확고한 만큼,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관한 재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언급하며 판사 블랙리스트 사건 자체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MBN은 <“사법개혁 적임자”>(8/21 https://goo.gl/7GyGUe)에서 “현재 인천지법의 한 판사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블랙리스트 사태를 해결하라며 11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으며 “전국법관대표회의도 이에 발맞춰 양 대법원장에게 면담을 신청했지만, 한 마디로 거절당했”다며 “신임 대법원장 지명으로 개혁 폭풍 앞에 선 대법원이 블랙리스트 의혹 등에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꿀지 주목”된다는 해설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법연구회에 대해서는 두 매체 모두 “법원내 진보적 연구 모임”(SBS) “개혁 성향 법관 모임”(MBN) 정도로 소개하고 있을 뿐입니다. 

 

 

KBS․JTBC, ‘판사 블랙리스트 문제’는 언급
KBS와 JTBC의 경우 단식 소식까지 전하지는 않았지만 판사 블랙리스트 문제를 언급은 하고 있습니다. 먼저 JTBC는 <새 대법원장 파격 인선… 개혁 예고>(8/21 https://goo.gl/EHPTrU)을 통해 김 후보자가 초대 회장을 맡은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올해 초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로부터 학술대회 축소 외압을 받았다는 논란의 진보 성향 법관 학술모임”이며 “이 사건을 계기로 전국판사회의가 열렸고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법 개혁 목소리가 커진 상태”라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우리법연구회와 관련해서는 “진보 성향”이라는 해설을 덧붙인 정도입니다.


KBS도 <“사법 개혁 적임자” VS “코드 인사․철저 검증”>(8/21 https://goo.gl/TnWmvE)에서 “현재 법원의 최대 현안은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문제입니다. 전국 판사를 성향에 따라 분류해 관리해왔다는 의혹으로, 진보 판사들을 중심으로 재조사 요구가 거셉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우리법연구회출신 등의 이력에 대해서는 “우리법연구회 활동을 거치면서 진보 판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가 전부입니다.

 

 

채널A도 ‘문재인표 사법개혁’이라는 평가에 집중
채널A 역시 <대법원장에 ‘진보 판사’의 대부>(8/21 https://goo.gl/qUn9cA)나 <13기 ‘껑충’ 사법개혁 신호탄>(8/21 https://goo.gl/ohcJ5J) 보도를 통해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등을 “법원 내 개혁적 학술 모임” 정도로만 소개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 외 보도의 나머지 부분은 이번 지명이 “문재인표 사법개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외 MBC의 경우 <대법원장 후보자에 김명수 판사>(8/21 https://goo.gl/k3gSwY)라는 25초짜리 보도만을 내놓았는데요. 전체 내용은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달 24일 임기가 끝나는 양승태 대법원장 후임으로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을 지명했습니다. 청와대는 김 대법원장 후보자가 사법 행정의 민주화를 선도했고, 정의로운 사법부를 구현해 국민에 대한 봉사와 신뢰를 증진할 적임자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습니다”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8월 21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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