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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의 유착, 미보도로 또 한 번 증명한 언론
등록 2017.08.11 18:18
조회 2748

시사 주간지 <시사인>은 8월 7일 발행된 517호 커버스토리 ‘그들의 비밀 대화’ 기사를 통해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이 그간 정부 측 관계자와 언론사 관계자와 주고받아온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장 전 차장의 문자에 따르면 삼성은 국정원 이헌수 전 기획조정실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합병에 대한 정보 보고 문자를 받았으며, 익명의 청와대 인사는 삼성에 청와대 인사 기류를 보고했다. 문자에는 삼성이 포털 뉴스 노출 및 댓글에 관여했으며 검찰과 법원, 그리고 언론사 관계자들로부터는 인사 청탁을 받아왔다는 흔적도 담겨있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 측은 기존 진술을 번복해가면서까지 뇌물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지원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들은 박근혜․최순실 측에 ‘강요’을 받았을 뿐이며, 애초 존재하지도 않는 ‘경영권 승계 계획’과 관련한 현안에 대해 정부에 어떤 도움도 요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장충기 전 차장의 문자는 삼성과 청와대가 사실상 말씀자료 내용을 사전에 교감했으며, 삼성과 권력, 언론이 유착관계를 유지해 왔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시사인 ‘장충기 문자’ 보도
신문, 나흘간 6개 일간지 지면 보도 고작 ‘1건’

삼성과 언론의 유착실태는 시사인의 특종에도 주요 언론이 집요한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시사인 517호가 발행된 다음날인 8일부터 10일까지 6개 일간지는 지면에 단 한 건의 관련 보도도 내놓지 않았다. 11일이 되어서야 한겨레는 <“언론사 간부들 장충기에 청탁문자, 개탄스러운 일”>(8/11 최혜정 기자) 보도를 6면 하단에 배치했다. 그나마 보도 그 자체를 인용한 것이 아닌, 보도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을 전달한 수준이었다.

 

같은 날 한겨레는 미디어지면의 <“KBS 정상화된다면 저는 수신료 인상도 찬성이죠”>(8/11 김효실 기자)에서도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과 언론인과의 문자메시지’를 언급했다. 그러나 이 역시 문자의 내용을 상세히 전달해주는 것이 아닌, KBS․MBC 정상화를 위한 ‘돌마고 불금파티’ 개근 참석자의 발언을 인용하며 나온 것이다. 한겨레를 제외한 5개 일간지는 그조차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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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인 ‘장충기 문자’ 관련 신문 지면 보도 유무(8/8~8/11)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 JTBC 제외 ‘전멸’

상황이 암울한 것은 방송도 마찬가지다. 8월 8일부터 11일 사이, 7개 방송사 중 관련 사안을 보도한 것은 JTBC뿐이다. 특히 JTBC는 시사인 특종 바로 다음날 <장충기 문자 속 ‘언경 유착’>(8/8 심수미 기자 https://bit.ly/2viamC9) 보도를 통해 “언론사 전·현직 간부들이 각종 청탁을 하면서 우호적인 기사를 약속한 정황”이 담겨 있음을 자료화면으로도 보여주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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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인 언경유착 단독보도를 자료화면을 통해 보여준 JTBC(8/8)
 

반면 JTBC를 제외한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는 관련 보도를 일체 내놓지 않았다.

 

 

온라인, 네이버 메인 노출은 ‘전무’․보도량도 매우 적어
그렇다면 포털에서는 관련 보도를 찾아볼 수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 우선 7일 00시부터 11일 12시까지 네이버 메인 노출 이력을 1시간 단위로 검토한 결과, 네이버는 단 한건의 관련 보도도 메인에 노출하지 않았다. 


온라인 보도의 절대량도 적었다. 우선 6개 일간지의 경우 한겨레가 7건, 동아일보가 2건, 경향신문과 중앙일보가 각각 1건의 관련 보도를 이 기간 포털에 송고했다. 반면 조선일보와 한국일보는 단 한건의 관련 보도도 내놓지 않았다. 방송사 중에서는 KBS와 JTBC가 각각 4건의 관련 보도를 포털에 송고했다. MBC과 SBS, 채널A, TV조선, MBN은 관련 보도를 온라인 뉴스로도 내놓지 않았다.  


이들 매체 이외에 온라인 지면을 통해 보도를 내놓은 매체는 YTN(2건), 연합뉴스(2건), 오마이뉴스(1건), 시사저널(1건), 미디어오늘(14건), 미디어스(2건)가 전부다. 다음보다 제휴 언론사가 적은 네이버의 경우만 해도 599개에 달하는 매체의 보도를 노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 599개의 언론사(시사인 제외)가 포털을 통해 노출한 총 관련 기사 수는 41건에 불과했다. 


 
반올림 ‘이재용 재판 봉변’ 보도
이 같은 침묵은 비단 이번 장충기 문자 관련 사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난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 공판 당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엄벌 청원서’를 제출하려 서울중앙지법에 방문한 반도체노동자의인권지킴이(반올림)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및 보수단체 회원들부터 ‘막말 봉변’을 당했다.

 

신문, 한겨레만 피해 상황 전달․방송은 모두 미보도
그러나 반올림 회원들이 청원서를 제출하러 법원에 방문한 사실을 지면을 통해 전달한 매체는 6개 일간지 중 한겨레와 조선일보뿐이었다. 이들이 박사모로부터 겁박 당했다는 사실을 전한 것은 한겨레뿐이었다.


방송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7개 방송사 중 그 어느 곳도 반올림의 청원서 제출 행보와 박사모의 폭언을 전하지 않았다. 특히 MBC‧TV조선은 이날 이재용 부회장의 변론을 보도하면서 문제의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및 보수단체 회원들이 ‘이재용 부회장을 응원’하는 모습만을 추려 보도에 내보냈다.  

 

신문

경향

동아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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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직업병 피해 가족 이재용 공판 당일 ‘봉변’보도 유무(8/8~8/11) ⓒ민주언론시민연합

 


이건희 자택 공사 비리 압수수색
같은 날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 자택 관리사무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기도 했다. 2008년 10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삼성 일가 주택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 시공을 맡은 삼성물산 측이 협력공사업체에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말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차명계좌에서 발행한 수표 등으로 대금을 지불한 정황을 포착해 강제수사에 돌입한 것이다. 

 

신문, 한겨레․경향만 지면 보도․방송, MBC만 미보도
그렇다면 해당 이슈는 어떻게 보도되었을까? 우선 신문의 경우 이를 지면을 통해 보도한 곳은 경향신문과 한겨레뿐이었다. 방송의 경우 SBS, JTBC, 채널A, MBN은 이와 관련된 내용을 각각 1건 보도했다. 반면 KBS와 TV조선은 이를 단신으로 처리했고, MBC는 관련 보도를 전혀 내놓지 않았다. 그야말로 삼성에 ‘누가 될 수 있는’ 이슈에 대해서는 그것이 무엇이건간에 철저하게 침묵을 유지한 셈이다. 
 

신문

경향

동아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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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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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자택 공사 비리 압수수색 보도 유무(8/8~8/11) ⓒ민주언론시민연합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8월 8일~11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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