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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전자파 낮게 나올까봐 측정 거부한다? 귀 막은 동아조선
등록 2017.07.24 18:02
조회 458

사드 엑스밴드 레이더의 전자파 안전성을 측정하려던 국방부의 계획이 성주․김천 주민과 시민사회의 반발로 무산되었습니다. 지난 18일 국방부는 기지주변 주민의 현실적 우려를 해소한다는 이유를 들어 성주 소성리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 전자파를 21일 측정하겠다는 계획을 통보했습니다.

 

이에 사드부지 일대 주민들과 사드저지전국행동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략 환경영향평가와도 무관한 전자파 측정 계획을 갑작스럽게 통보하는 것은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전자파 측정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국방부는 일정을 한 주 뒤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주민들의 우려 해소를 위해 실시하려던 것인데 주민들이 원치 않는다면 강행할 이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결국 전자파 측정 계획 자체를 전격 취소했습니다.


관련 보도를 지면에 배치한 것은 경향신문과 한겨레를 제외한,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입니다. 이 중 한국일보를 제외한 세 매체는 기사 뿐 아니라 사설 및 칼럼을 통해 기지주변 주민들과 정부의 행보를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보도를 내놓은 매체 중 유일하게 관련보도를 1면에 배치한 조선일보는, 주민과 ‘외부 단체’들이 ‘전자파를 측정하면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질까 두려워 별다른 이유도 내세우지 않고 무조건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비난에 가까운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주장과는 달리, 현재 기지 주변 주민들은 단순히 ‘전자파 측정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 이유 밝혔는데도 ‘반대 이유 밝히지 않고 반대한다!’
29일 조선일보는 1면 보도 <측정하자니까 막는 단체들, 그렇다고 뒤로 물러선 군>(7/22 이용수 기자 https://goo.gl/SkwXVa)에서 “전자파 유해성을 거론해왔던 사드 반대 단체들이 정작 조사를 하려 하자 반대 이유도 밝히지 않고 ‘측정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고 국방부가 받아들여 이날 예정됐던 조사를 무기한 보류했다” “사드 반대 단체는 전자파 측정을 반대하는 이유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조선일보는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경북 성주군과 인근 김천시 주민과의 간담회에서 “‘주민이 참여하는 전자파 측정’을 공론화 방법의 하나로 제시”했고, “이에 따라 국방부는 해당 지자체와 시·군의회 관계자, 주민, 기자 등 참관인 45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 7곳에서 전자파를 측정할 계획을 세웠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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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의 경찰 관계자 발언 인용해 주민들의 전자파 측정 반대 명분 왜곡한 조선

 


전자파 측정 거부 아닌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평가하라는 주장
일단 사실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지난달 27일과 이달 6일 마련된 서주석 국방부 차관과의 간담회에서 전자파 및 소음 측정 관련 요구가 등장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적법한 환경영향평가’에 이 같은 측정을 포함해 달라는 요구였습니다. 지금처럼 환경영향평가와 분리된 측정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해당 면담에서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와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는 사드 장비 가동과 기지 조성 공사 중단 및 사드배치 추진 과정에서의 헌법 위반과 불법 행위에 대한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 등을 우선적으로 요구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국방부는 이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내내 별다른 반응도 보이지 않다가 21일 전자파를 측정할 것이라는 계획을 18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합니다.

 

이에 주민들은 국방부의 이런 태도는 주민 의견 수렴과는 거리가 먼 행태라고 지적하며, 이번 전자파 측정이 박근혜 정부의 사드 도입에 대한 면죄부 부여 및 사드 장비 가동을 위한 명분 쌓기 행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이 같은 사드부지 일대 주민들과 시민사회가 반발 이유를 마치 ‘입 밖에 내지 않았던 것’처럼 무시하며, 이들이 그저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나마 조선일보는 “사드 배치 반대 단체들은 국방부로부터 처음 전자파 측정 계획을 들었을 땐 ”단체끼리 회의를 해보겠다“며 입장 표명을 보류했으나, 지난 18~19일을 기점으로 ‘반대’를 공식 입장으로 정했다”고 전해서 애초부터 주민들이 전자파 측정에 합의한 것이 아님은 적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관련 단체가 입장문까지 써서 밝힌 제대로 된 반대 사유(“전자파 측정만 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결정에 면죄부를 주고 사드 장비를 계속 가동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제대로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사 내에서 언급된 사드 배치 반대 단체들의 주장은 “주민 및 투쟁위원회와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전자파 측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전자파 측정 계획 즉각 취소 ▲전략 환경영향평가 실시 ▲사드 가동 즉각 중단과 사드 철거 등을 주장하기도 했다”가 전부입니다.

 

정체도 알 수 없는 익명의 현지 경찰 관계자의 “전자파 유해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자신들의 사드 배치 반대 명분이 약해질 것을 우려해 막무가내로 반대하고 보는 것 같다”는 추측성 발언이나 ‘익명의 경북 지역 한 의원’의 “현 정부의 본심은 주민들 반대라는 ‘만들어진 여론’을 통해 사드 배치나 원전 공사를 중단시키려는 것”이라는 추정은 모두 전달하면서 반발 주체의 주장은 ‘대충’ 처리하고 있는 셈입니다.  

 

 

정부가 협박에 꼼짝 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조선일보는 <사설/반사드 측 전자파 측정도 거부, 그런다고 물러선 정부>(7/22 https://goo.gl/KDqw9b)에서는 아예 “투쟁위가 거부한 이유는 짐작이 어렵지 않다”며 “성주 레이더는 고지대에서 위쪽을 향하고 있어 저지대 민가에서 측정하면 이(작년 7월 괌 미군 기지 사드 레이더 전자파 측정 결과)보다도 더 낮을 가능성이 높다. 투쟁위는 이 사실(팩트·fact)이 또 밝혀지는 것이 두려운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또 국방부를 향해서는 “정부가 전자파 측정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을 누가 납득할 수 있나”라며 “사드 반대 단체와 주민 몇 명이 성주 사드 기지 앞에서 불법 ‘검문검색’을 하는데도 군·경 모두 꼼짝 못 하고 있는 것과 똑같다. 한심하다는 말도 할 수 없다”고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여기에 이어 조선일보는 이틀 뒤 <태평로/협박하고 시비 걸면 다 되는 나라>(7/24 김태훈 여론독자부장 https://goo.gl/DgQ1kL)를 통해 “지난주 국방부가 경북 성주에서 사드 레이더 전자파의 안전성을 측정하려다 거부당했다. ‘먼저 사드부터 철회하고 측정하자’는 억지 주장을 하는 이들에게 대한민국 국방부가 두 손을 들어버렸다”고 지적하며,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 취소나 천안시 주안미군 관련 축제 철회 등과 함께 묶어 이를 “협박과 시비 걸기”가 ‘잘 통한’ 사례로 치부했습니다. 

 

 

동아도 측정 반대 이유 ‘전자파 낮게 나올까 겁나서’로 몰아 
동아일보의 관련 보도도 황당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사설/전자파 검증도 거부한 반사드단체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7/22 https://goo.gl/p1SXSn)에서 동아일보는 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전자파가) “미미한 수준으로 나올 경우 반대 단체들은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명분을 잃을 것으로 보고 아예 전자파 측정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정부가 약속한 환경영향평가조차 가로막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을 쏟아냈습니다.

 

<국방부 “사드기지 전자파 측정 취소”>(7/22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https://goo.gl/8Nv2Pv)에서도 동아일보는 기사 말미 “앞서 국방부는 지난해 7월 출입기자단과 함께 괌 앤더슨 기지의 미군 사드 포대를 방문해 전자파를 측정한 바 있다. 당시 기지 내 사드의 탐지레이더로부터 약 1.6km 떨어진 훈련센터에서 측정된 전자파의 최대치는 m²당 0.007W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전자파 인체유해 기준치(m²당 10W)의 0.007%로 나타났다. 이는 인체와 환경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는 미미한 수준”임을 덧붙이며 사드부지 일대 주민들과 시민사회의  전자파 측정 반대의 이유를 ‘전자파가 낮게 나올까봐 두려워서’ 인 것으로 몰아가려 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이들 단체는 지역 주민을 대표한다고 하지만 외부 좌파단체가 사실상 주도하는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며 언제나처럼 ‘외부 좌파 단체’를 운운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사설의 결론은 “사드 반대 단체의 불법 행위에 손놓고 있는 정부가 과연 ‘국민의 나라’를 국가 비전으로 내걸 자격이나 있는지 의문”이라는 정부 비판으로 마무리됩니다. 정부가 약속한대로 절차를 준수했는지 여부를 따진 것이 아니라, 주민 반발 의견을 수렴했다는 이유로 비판한 것입니다. 

 

 

중앙은 ‘사드 배치 미루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 쌓인다’ 지적 
조선일보나 동아일보만큼 노골적인 것은 아니지만, 중앙일보 역시 <취재일기/일부 반대로 전자파 측정조차 못해서야…>(7/24 정용수 정치부 기자 https://goo.gl/DLVkef)를 통해 “당초 사드 반대 단체들은 전자파 측정을 요구하다 입장을 바꿨”고 “지역 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국방부는 돌연 측정 연기로 후퇴해 버린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지역 여론을 핑계 삼아 사드 배치를 차일피일 미루려는 게 아니냐는 불필요한 오해만 증폭”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단호한 모습을 보일 때는 보여야 한다”는 것이지요. 


<성주 사드기지 전자파 안전성 검증 무산>(이철재․백경서 기자 https://goo.gl/rZmdPV)에서는 기사 말미 “국방부는 지난해 7월 사드가 배치된 괌 미군기지에서 전자파를 측정했다. 당시 전자파 측정은 성주 기지에서 가장 가까운 민가가 1.5㎞ 떨어진 점을 고려해 사드 레이더에서 1.6㎞ 떨어진 지점에서 실시됐다. 측정 결과 사드 레이더 가동 6분 후 전자파 최대치는 0.0007W/㎡가 나왔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 전자파 인체 보호 기준치인 10W/㎡의 0.007%다. 당시 군은 기준치의 0.007%는 일상생활에서도 나오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고 주장했다”는 사실을 붙여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일보도 <사드기지 전자파 측정 시민단체 반발로 취소>(7/22 권경성 기자 https://goo.gl/r8rE5a)에서 기사 마지막 문단에 “앞서 국방부는 지난해 7월 성주 사드 기지와 유사한 환경에서 태평양 괌 미군 기지 사드 전자파를 측정했고 당시 최대치가 인체 보호 기준치의 0.007%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는 점을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전자파 등 사드 배치가 환경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평가하라”는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기사에 담기지 않았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7월 22~24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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