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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관련 왜곡된 역사인식만 전달한 동아일보
등록 2017.07.0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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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4일과 4월 3일 이순자 씨의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와 전두환 씨의 회고록 『전두환 회고록』이 출간되었다. 『당신은 외롭지 않다』는 720쪽 분량의 자서전으로써 이순자 씨의 입장에서 12·12 쿠데타와 5·18광주민주화운동 등 현대사의 사건들을 이야기했다. 『전두환 회고록』은 총 3권으로 1권 『혼돈의 시대』에서 10·26 사태 이후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 2권 『청와대 시절』에서 본인의 대통령 재임기간, 마지막 3권 『황야에 서다』에서는 자신의 성장과정과 군인시절 그리고 대통령직에서 퇴임 이후의 인생을 자신의 시점에서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드러난 전두환 부부의 현실인식은 이미 재판으로 확정된 판결의 취지 및 내용과 매우 괴리되어 있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의 일반적인 인식과도 달라도 너무 다른 것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17년 광주 5·18 관련 가장 주요한 이슈가 되었던 이순자 자서전와 전두환 회고록을 주요 신문사들이 얼마나 다루었고 어떻게 평가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 3월 25일부터 5월 31일까지 방송보도를 정리했다. 

 

1. 왜곡과 기만으로 가득찬 두 권의 책, 어떤 내용이길래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이순자 씨는 “우리도 5·18의 억울한 희생자”라며 자신과 전두환 씨를 두둔했다. “5·18 당시 수사책임자인 동시에 정보책임자였던 그분(전두환 씨)은 결코 발포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 않았다”라면서 1997년 4월 대법원의 전두환 씨에 대한 내란 목적 및 살인 혐의 확정 판결을 무시하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여기에 더해 당시 전두환 씨는 보안사령관 및 중정부장 서리인데 1980년 5월 17일 계엄 확대를 결정한 전군주요지휘관회의의 책임자는 이희성 계엄사령관이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광주 사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남편을 임기 내내 그리고 퇴임 후 법정과 감옥에 이르도록 악몽처럼 따라다녔다. 다행히 재판을 통해 그분은 오랫동안 남편을 따라다녔던 양민 학살자라는 누명을 벗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최규하 전 대통령이 1980년 8월 16일 하야한 것은 신군부의 강압에 따른 것이라는 일반적 인식과는 달리 “최규하 전 대통령이 남편에게 후임이 돼 달라고 권유했다” 또 “남편이 처음에는 고사하다가 권유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당시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갈 지도력을 갖춘 사람은 전 사령관뿐’이라는 최 전 대통령 판단의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두환 회고록』 1권의 서문에서 전두환 씨는 “광주사태로 직간접적 피해와 희생이 컸던 만큼 그 상처가 아물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또 상처와 분노가 남아있는 한, 그 치유와 위무를 위한 씻김굿에 내놓을 제물이 없을 수 없다”면서 “나를 비난하고 모욕주고 저주함으로써 상처와 분노가 사그라진다면 나로서도 감내하는 것이 미덕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며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상처받은 많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태도를 보였다.


“5·18 특별법과 그에 근거한 수사와 재판에서조차도 광주사태 때 계엄군의 투입과 현지에서의 작전지휘에 내가 관여했다는 증거를 찾으려는 집요한 추궁이 전개됐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나는 계엄군의 작전 계획을 수립하고 지시하거나 실행하기 위한 어떤 회의에도 참석한 일이 없다”고도 했다. 그리고 “광주에서 양민에 대한 국군의 의도적이고 무차별적인 살상행위는 일어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발포명령’이란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내가 사격 명령을 했다느니, 그 발포의 책임자가 나라는 주장을 한다. 서울에 있던 내가 장병들에게 일일이 ‘쏴라’하며 발포 명령을 내릴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했다는 누명을 뒤집어써야 했던 대한민국 군인들의 명예가 회복돼야 한다”며 1997년 4월 대법원의 판결을 부정하는 주장까지 펼쳤다.


심지어 “당시 대부분의 언론보도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힌다거나 공판 진행 상황을 국민에게 그대로 알려준다는 자세와 거리가 먼 것이었다”며 언론 탓으로 돌렸다. 그는 “사실 보도마저 편향과 왜곡이 지나치다고 할 만큼 심했다”면서 “부실한 보도만을 접해야 했던 국민은 언론이 제공한 왜곡된 사실을 진실인 듯 알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2. 전두환 이순자 회고록 보도량 비교

 

전두환 이순자 회고록 관련 6개 신문사 보도 건수 건 86건


민언련은 이순자씨의 자서전 발간 보도에서부터 5·18관련 보도까지 3월 24일부터 5월 25일까지의 기사들 중에서 전두환 회고록과 이순자 자서전이 언급되거나 중점적으로 다루어진 6개 신문사, 총 86건의 기사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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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회고록 및 이순자 자서전’ 관련 6개 신문 보도량 (3/24 ~ 5/25) ⓒ민주언론시민연합

 

보도량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언론사는 조선일보와 경향신문이다. 먼저 조선일보는 아예 사설이나 칼럼에 전두환 회고록이나 이순자 자서전과 관련된 내용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전체 관련 보도 또한 6개 신문사 전체 기사들 중에서 3.6%만 차지하며 최대한 보도 자체를 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반면 경향신문의 경우는 관련 언급이 있었던 기사의 수가 다른 언론사의 2~3배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지면을 할애하며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전두환 회고록 및 이순자 자서전’ 규탄 가장 많이 낸 곳은 23건인 경향신문 


비판적 언급과 규탄수준의 언급을 합한 보도량을 합해보니 경향신문이 2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겨레가 14건이었다. 각 언론사 내에서 내보낸 총 관련 보도수의 백분율로 따져보면 한겨레가 82.4%로 가장 높은 비율이고, 경향신문이 74.2%였다. 보도량이 거의 없는 조선일보를 제외한다면, 동아일보, 중앙일보와 한국일보의 순으로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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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회고록 및 이순자 자서전’ 언급 신문보도의 ‘비판+규탄’ 보도량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기사나 칼럼의 주제가 전두환 회고록이나 이순자 자서전이 아니라 그냥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살짝 언급하거나 인용한 기사를 제외한 통계도 내보았다. 단순 언급된 경우를 제외한 셈인데, 이렇게 회고록 자체가 주 내용인 보도량으로 집계를 해보아도 신문사별 보도 비중은 같았다. 다만 단순전달까지 포함한 보도에서는 비판+규탄 보도 비율이 동아일보 36.4%, 중앙일보 40.4%, 한국일보 41.7%로 비슷했다. 그러나 회고록이 주 내용인 기사의대비 비판적 언급 비율을 집계해보니  동아일보 20%, 중앙일보가 42.9%, 한국일보는 50.0%로 격차가 커졌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비판적 언급의 비중도 더 높아지는 양상을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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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회고록, 이순자 자서전’이 주 내용인 신문보도의 ‘비판적 언급’ 보도량 Ⓒ민주언론시민연합

 

3. 최악의 기사 3건

 

동아, 전두환 회고록의 내용을 비판하지 않으며 전달


동아일보는 <“최태민, 근혜양 등에 업고 물의… 10·26직후 전방부대 격리”>(3/31 홍수영 기자 https://goo.gl/skMSQ6)에서 전두환 회고록의 공개 사실을 전달하며, 전두환 씨의 주장과 역사왜곡 둘 다 전혀 비판하지 않았다. 그저 두 책의 내용을 피상적으로 전달했을 뿐이다. 


동아일보는 “나로 인해 새겨난 증오와 분노가 한때의 증오와 분노로 사라지고 그 자리에 관용과 진실에 대한 믿음이 채워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라는 일부를 인용하며, “전 전 대통령이 밝힌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시각 등을 놓고 다시 한 번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만 언급했다. 이는 한 면 전체를 할애하고 있는 본문 중에서 유일한 비판적 어조의 문장으로써 그 이외의 회고록에 대한 비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기사 소제목으로 <5·18, 어느 순간 ‘민주화 운동’으로 자리매김>, <최규하, 자유의사로 하야>와 같이 역사적 사실과 명백히 배치되는 회고록의 내용을 인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뒤에 이에 대한 비판을 전혀 넣지 않고 전두환 씨의 일방적인 주장을 그대로 받아쓰기만 했다.

 

한국, 회고록의 초점을 판매량에만 집중


한국일보는 <누가 사 보길래…베스트셀러 된 ‘전두환 회고록’(4/27 이윤주 기자 https://goo.gl/7kt1yt)에서 회고록의 심각한 역사왜곡과 잘못된 인식에 대한 지적보다는 판매량을 분석하는데 집중하였다. 


“‘전두환 회고록’은 26일 기준 1,2,3권이 교보문고 정치·사회 분야 베스트셀러 1·4·5위에 각각 올라 있다”며 또 “각 서점 홈페이지 ‘구매 후기’를 읽어보면 ‘전두환 지지층’이 책을 구매했다고 봐야한다”라는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의 말을 인용하였다. 이러한 보도와 인용은 전두환 회고록의 판매량이 높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수의 지지자가 책을 구매하였다는 것만을 강조하는 것으로, 전두환 회고록의 가장 큰 문제점인 역사왜곡에 관한 문제인식을 흐리는 보도이다.

 

중앙, 대통령 직선제 개헌 과정에서의 전 중앙일보 회장의 역할 강조


중앙일보는 전두환 회고록의 내용 중에서도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이 85년 말에 청와대를 방문했었던 사실을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시작은 85년 홍진기의 제안>(4/8 고정애 기자 https://goo.gl/L5UeJp)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전했다. 그리고 “절대 권력이던 전 전 대통령의 생각을 바꿔 건설적인 변화의 방향을 선도했다는 점도 인상적”이라는 강원택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노골적으로 자사 역할론을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전두환 씨가 대통령 직선제를 결심한 건 6·29선언이 있기 전인 87년 6월 16일 밤이라는 주장을 그대로 보도함으로써 노태우 전 대통령 회고록, 박철언 전 체육부 장관 회고록과 배치되는, 전두환 씨에게 유리한 회고록의 내용만을 이야기하며 마치 새로운 사실이 밝힌 것처럼 보도하였다.

 

4. 최고의 기사 3건

 

한겨레, 전재국 씨의 직선제 논의 ‘민간인’ 개입 분석


한겨레는 <직선제 논의하는 청와대 회동 때 ‘28살 아들’도 있었다>(4/1 고나무 기자 https://goo.gl/S4aLXM)에서 이순자 씨의 자서전 내용을 자세하게 분석하며 잘못된 역사 인식 부분을 집중적으로 비판하였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사에서 가장 먼저 비판한 내용은 전두환 씨가 대통령으로서 재임 시절 공적 직위가 없는 장남 재국(1959년생)씨를 직선제 개헌 논의 때 배석시킨 사실이다. 여기서 한겨레는 “직선제를 논하는 엄정한 역사의 순간에 재국 씨가 배석한 것도 적절치 않은데 이를 자랑스레 회고록에 기록한 것을 보면 여전히 전 전 대통령은 권력의 공공성 개념이 전혀 없어 보인다”는 김현 전 의원의 말을 인용하며 매우 강한 논조로 비판했다.


이어 “하지만 회고록은 이밖에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새로운 사실관계는 담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자칫 책의 홍보가 될 수 있는 내용은 신문 지면을 통한 전달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셈이다. 
또한 이순자 자서전이 12·12 군사반란,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직선제 개헌 과정 등에 관한 정치적 입장은 기존의 것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고 소개하며, 1996년 서울고법 내란죄 판결문, 정승화 전 총장 회고록, 윌리엄 글라이스틴 쿠데타 당시 미국 대사 회고록, 존 위컴 당시 주한미군사령관 회고록의 예를 들며 반박하고 비판했다.


마지막에 직선제 개헌과 관련해서도 이순자 자서전, 노태우 전 대통령, 박철언 전 체육부 장관 회고록이 다 다르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이들이 서로 “직선제 개헌을 자신들이 주도했다고 주장한다”면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말하고 있는 상황임을 보여줬다. 

 

경향, 전두환 회고록 새로운 증거로 반박


경향신문은 <미 “전두환, 사실상 군 통수… 계엄군 과잉반응도 의도”>(4/14 최민지·이유진 기자 https://goo.gl/dFJJE4)에서 당시 공개되지 않았거나 추가 공개된 국방정보국(DIA)·중앙정보국(CIA)·국무부의 문서들을 분석해서 새로운 사실을 밝혔다.


전두환 씨가 회고록을 통해 주장한 군에 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부분을 미국의 시각에서조차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1980년 6월 4일 DIA의 한국 내 요원이 보고한 보고서의 내용인 “계엄군의 발포와 학살의 배후에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있음을 적시했다”, “(군이) 과잉반응을 보인 것은 맞다”, “그 ‘과잉반응’이 전두환의 ‘게임 플렌(game plan)’의 일부”, “군대는 그들의 힘을 자제하지 않고 있다”등을 인용하며, 전두환 씨의 주장을 반박하였다.


또한 기사에서는 5·18 당시 광주를 미국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문서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 “우리가 광주에서 본 것은 (공권력에 의해) 극도로 몰아붙여진 시민들의 시위였다. (…) 법을 잘 지키는 사람들의 일시적인 무법이었다”, “자유로운 시민들이 짓밟힘을 거부하면서 생긴 자발적 연소”, “5·18사태는 ‘보스턴 차 사건’과 비슷하다”라고 하는 등, 그때 당시에도 상당히 우호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국무부, DIA, CIA의 문서 일부인 “남한 상황에 개입할 어떠한 의도도 부인했다”등을 인용하며 광주민주화운동의 북한 개입설을 부정하는 미국의 분석을 내놓으며 최근 일부에서 주장하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의 공산주의자 개입설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중앙, 전두환 회고록, 이순자 자서전 정면 반박


중앙일보는 <“참회록 써야 할 사람이 변명록 … 광주 5월 영령에 또 상처”>(4/5 최경호 기자 https://goo.gl/YEE3cN)에서 전두환 부부 회고록에 대해 광주 지역 5월 단체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전달하며, 책의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의 역사적 실체가 어떤 것인지 하나하나 짚으며 비판했다.


전두환 씨가 자신은 5·18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이 없다는 회고록 내의 주장에 대해서 “이 같은 주장은 검찰 조사와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 1997년 4월에 있었던 대법원의 5·18과 12·12 사건에 대한 내란 목적 살인 혐의 인정 사실을 통해 “계엄군을 동원해 광주시민을 학살한 사실이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라고 분명히 했다.


여기에 전두환 씨가 무차별적인 살상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5·18 당시 민간인 165명이 사망하고 82명이 행방불명된 사실이 드러났고 신군부에서 공수부대를 파견함으로써 피해를 키웠다는 것 또한 역사적 사실로 기록되어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비판했다.


이순자 씨의 자서전 또한 5·18 발포 명령자가 전두환 씨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는데 대해 “광주 재진입 작전의 범위 내에 발포명령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판단한 대법원의 판결에서 벗어난다”며 비판했다.


거기에 이순자 자서전에서 최규하 전 대통령이 자신의 남편에게 후임이 돼줄 것을 권유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5월 단체들은 “최 전 대통령이 1980년 8월 16일 하야한 것은 신군부의 강압에 따른 것임이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라며 반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들 부부가 책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만을 강변하고 그에 대해 상처받은 5월 단체들과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또한 출간 시기의 문제도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우익세력이 결집하려는 움직임이 한참일 때, 책을 출간했다는 점에서 하나의 정치적 행보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고 전한 것이다.

 

5. 신문사별 단순 출간소식 전달 보도 비교


각 언론사 별로 모두 시의성을 위해 이순자 자서전, 전두환 회고록의 출간 소식을 전달하면서 단편으로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보도를 했었다. 그러나 같은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각 언론사마다 다른 논조로 이를 보도하고 있어서 이를 비교·분석했다. 특히 각 언론사마다 기사의 가장 모두에 배치한 내용 사이에 다른 점이 많아 이를 중심으로 언론사별로 분석했다.

 

경향신문, 전두환과 박근혜 사이의 돈 거래 강조


이순자 자서전 경향신문은 이순자 씨의 “우리도 5·18의 희생자”라는 주장을 기사 제목에 그대로 싣고, 위의 동아, 조선, 중앙과는 다르게 자서전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들을 왜곡한 사항을 가장 먼저 배치해 보도하면서 이순자 씨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전두환 회고록 <“박, 수사비 쓰라며 3억5000만원 돌려줘”>(3/31 유정인 기자 https://goo.gl/8442m4)에서는 특히, 전두환 씨와 박근혜 씨 사이에 오갔던 자금 9억 5천만 원에 대한 서로간의 입장 차이를 가장 기사 앞과 제목에 배치해 이 사실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후에는 조선일보 및 중앙일보의 전두환 회고록 보도와 마찬가지로 10·26 이후 최태민 격리, 2002년 대권 지원 거절, 자신이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였다는 회고록의 내용을 보도했다.

 

동아일보, 개인적인 비화 전달에 치중


이순자 자서전 동아일보는 <12‧12사태, 6·29선언 등 현대사 핵심사건 언급 출판사 운영 장남이 줄이라고해서 719쪽>(3/24 홍수영 기자 https://goo.gl/NvDoZX)에서 이순자 자서전의 논란이 되고 있는 내용에는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그저 이순자 씨와 전두환 씨 사이의 연애 시절 일화와 1988년 서울 올림픽에 개막식에 초청받지 못한 일화를 처음에 배치함으로써 이순자 자서전에서 드러난 잘못된 역사 인식에 대한 문제의식을 흐리게 한 것이다. 


기사는 이런 가십성 내용에 이어, 최규하 전 대통령의 하야에 대해 강압이 아니었다는 강변과 자신의 5·18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에 대해 보이고 있는 인식을 보도했다. 그리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역사 바로 세우기’에 대한 ‘악성 정치 보복’이라는 주장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 3000여억 원의 비자금을 받았다는 주장 또한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김현철 씨의 입장과 함께 보도했다.


전두환 회고록 <외출 거의 않고 연희동에 10년 넘게 회고록 준비>(3/31 송찬욱 기자 https://goo.gl/3P2DbK)에서 전두환 씨 근황에 대해 설명하면서 건강히 잘 지낸다는 이야기를 먼저 전했다. 이어 “1995년 12월 내란·반란수괴 혐의 등으로 안양교도소에 수감됐을 당시에 했던 ‘옥중 단식’으로 인한 후유증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고, 회고록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열심히 준비한 회고록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이순자 씨의 발언을 그대로 보도했다. 동아일보 보도는 전반적으로 전두환 씨를 옹호하려는 태도를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조선일보, 29만원 발언 해명 보도


이순자 자서전 <“29만원, 검찰이 추징해 간 금융자산의 이자였는데…”>(3/25 최경운 기자 https://goo.gl/YZGGze)에서 최규하 전 대통령의 하야, 장영자 사건, 노태우 전 대통령의 6·29 선언, 5·18 희생자들에 대한 이순자 씨의 일반 사람들과는 차이가 큰 왜곡된 역사인식을 보도했다. 2003년 서울지법 재판에서 전두환 씨를 상징하는 발언이 된 ‘전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는 말에 대한 일부 언론의 왜곡된 보도 때문이라는 주장 또한 그대로 보도했다. 29만원이라는 말에 대한 이순자 씨의 해명에 힘을 실어주는 셈이다. 


전두환 회고록 조선일보는 <“최태민이 박근혜 前대통령 등에 업고 물의 일으켜 10·26 후 軍부대에 격리”>(3/31 양승식 기자 https://goo.gl/6E3tUw)를 통해 회고록의 내용에 보다 중점을 두고 보도하였다. 그중에서도 최근 탄핵된 박근혜 씨가 “대통령직 성공적 수행에 실패했을 경우”를 우려해 2002년 당시 박근혜 의원이 자신의 대권도전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거절한 사실을 기사의 모두에 배치했다. 최태민 씨를 10·26이후 격리시킨 일, 박근혜 씨에게 9억 5천만 원 상당의 현금과 수표를 전달한 일을 회고록의 내용으로 보도했다. 여기에 더해 6.29 선언은 자신의 아이디어라는 주장, 6·29 직전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회담 일화 등을 보도했다.

 

중앙일보, 피상적인 회고록의 내용 중심 보도


이순자 자서전 중앙일보는 이순자 자서전의 발간 사실은 전두환 회고록과 묶어서 매우 짧은 단신으로 처리하였고 이순자 씨의 2013년 검찰의 압수수색 때의 이야기를 짧게 보도했다.


전두환 회고록 중앙일보 또한 <“최태민, 박근혜 등에 업고 물의…10·26 이후 전방부대에 격리”>(3/31 고정애·이지영 기자 https://goo.gl/S8tSzn)에서 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2002년 박근혜 당시 의원의 지원요청을 거절했던 사실을 기사의 가장 모두에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기사와의 차이점은 중앙일보에서는 전두환 씨가 박근혜 씨를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보았고”라고 보다 단정적으로 전두환 씨의 시점을 서술했는 점이다. 


조선일보가 보도했던 회고록의 내용을 비슷하게 보도했지만, 여기에 더해 최규하 전 대통령을 신군부가 겁박하였다는 음해에 대해 침묵을 지킨 것이 아쉽다는 전두환 씨의 주장을 추가로 전했다. 

 

한겨레, 박근혜 관련 내용 중점 보도


이순자 자서전 한겨레는 이순자 자서전의 발간은 아예 신문 보도 자체를 하지 않았다.


전두환 회고록 다른 언론사들의 보도와는 다르게 전두환 회고록의 내용 중에서도 박근혜 씨와 관련된 부분만 보도했다. 기사 모두에는 “박 전 대통령과 국정농단의 주역으로 구속된 최순실 씨의 아버지 최태민 씨에 대한 일화 등을 담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록 내용이 공개됐다”면서 박근혜와 최순실의 관계가 최순실의 아버지인 최태민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리고 전두환 씨가 2002년 대선 지원 거절 사실, 10·26 이후 최태민 씨를 격리조치 한 내용을 보도했다.

 

한국일보, 회고록의 내용을 비판하며 보도


이순자 자서전 <“5·18, 남편과 아무 관련도 없는데…”>(3/25 권경성 기자 https://goo.gl/JmBNp5)에서 기사에 가장 먼저 배치한 내용은 이순자 씨의 6·29 선언 관련 주장이다. 동아일보, 조선일보의 보도와 비슷하게 5·18광주민주화운동에 관한 왜곡된 인식은 기사의 뒤쪽에 배치해 기사 전면에 배치한 경향신문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아쉽지만, 동아, 조선과는 다르게 제목과 소제목으로도 왜곡된 역사인식에 대해 지적함으로써 부족해 보일 수 있는 문제 인식에 대한 비판을 보완했다.


 전두환 회고록 한국일보는 전두환 회고록의 출간 소식을 보도한 기사들 중에서 전두환 씨의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을 가장 강하게 비판했다. 소제목을 “민간인 학살 책임 부정”으로 넣었고 기사의 내용 또한 모두 5·18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된 회고록의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전두환 씨의 왜곡된 인식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도 회고록 내에서 전두환 씨가 ‘5·18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표현 대신에 ‘광주 사태’나 ‘5·18 사태’라는 표현을 쓰는 점과 “폭동은 폭동일 뿐”이라고 단정한 점 등 또한 강조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3월 25일 ~5월 31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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