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MBN의 황교안 띄우기… 서울시장 야권 후보 찾기 대장정?
등록 2017.06.2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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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이 내년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겨냥해 서울시장 야권 후보로 황교안 전 총리를 주목했습니다. 누군가를 ‘띄웠다 내렸다’를 거듭하던 종편의 선거놀이가 벌써부터 시작된 모양입니다. MBN의 황 전 총리의 서울시장 출마 ‘썰’, 과연 어떤 수준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고영신, “보수에 황 전 총리만 한 인물은 없다”

MBN <뉴스&이슈>(6/21)에서는 서울시장 후보군에 관한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박원순 현 서울 시장부터 이재명, 안철수, 심상정, 유승민, 추미애, 홍준표 그리고 나경원 씨의 이름까지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관심은 황교안 전 총리에게 쏠렸습니다. 김은혜 진행자는 황 전 총리 관련 영상을 틀기 전, 그를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늘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특유한 화법으로 색소폰을 연주하면서 주부층 여론에 호소할 수 있는 감성도 보유하면서도 논리적으로 통진당 해산에 있어서 큰 역할을 했던 그 황교안 전 총리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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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N <뉴스&이슈>(6/21) 화면 갈무리 

 

고영신 한양대 특임교수는 “안정적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하면서 좋은 이미지를 쌓은 게 사실이고 또 보수의 입장에서는 저만한 인물은 저는 없다고 봅니다”라며 황 전 총리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고영신 씨는 “보수가 지향하는 어떤 책임의식, 품격 이런 부분에서 아까까지 비난했던 막말이라든가 색깔론을 가지고 자기 존재를 과시하면서 보수 행세를 하려는 사람들과는 구별되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홍준표 전 지사도 ‘당내에 사람 없다’, ‘밖에서 찾아야 한다’고 한 것은 아마 황교안 전 총리를 염두에 두고 한 얘기가 아닐까 그렇게 보입니다”라며 그의 서울시장 출마 ‘썰’에 힘을 실었습니다.

 

황교안 전 총리의 색소폰 연주 영상까지 등장시킨 MBN

그리고 불과 사흘 뒤, MBN <뉴스와이드>(6/24)에서는 ‘특히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 전과 다르게 목소리를 내시는 분’, ‘색소폰 잘하시고 문 조심하라는 말씀 잘하셨던 분’이라며 황교안 전 총리를 소개했습니다. 진행자의 말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 당시의 모습이 담겨있는 영상이 송출되었는데요, MBN <뉴스&이슈>(6/21)에서 튼 것과 똑같은 영상이었습니다. 이날 MBN <뉴스와이드>는 황 전 총리가 기자들에게 ‘뒤 조심하세요. 다칩니다’라고 말하는 영상 모음을 트는 것으로도 모자라, 2012년에 황교안 전 총리가 색소폰을 연주하는 유튜브 영상까지 내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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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N <뉴스와이드>(6/24) 화면 갈무리 

 

연주 영상이 끝난 뒤, 김은혜 씨가 “페이스북 정치를 시작한 황교안 전 권한대행입니다. 차출설, 아니면 본인밖에 대안이 없다. 이거 가능성이 있는 얘기입니까?”라고 질문을 던지자,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황교안 대행은 원래 저 색소폰은 굉장히 수준급이세요. CD로 만들어서 돌리기도 하시고 했는데”라며 뜬금없이 색소폰 실력을 칭찬하는 것으로 운을 뗐습니다. 이현종 씨는 칭찬에 이어 “사실 전임 정부에서 대행이 이제 퇴임하고 난 다음에 현 정부에 어떤 외교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빨리 목소리를 내는 것은 거의 유례가 없다”라며 “SNS를 통해서 지금 외교 문제와 관련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비춰봤을 때는 황교안 대행이 뭔가 지금 행보를 하실 거라는 신호탄이라고 저는 해석이 됩니다”라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 씨는 또한 “황교안 대행이 사실은 개인적인 인기도 꽤 있습니다”라며 ‘특히 기독교 쪽에서 상당한 지지도가 있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였습니다. 

패널들이 황 전 총리의 서울시장 후보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는 와중에 양지열 변호사만 ‘(황 전 총리는) 파행적으로 운영된 국정에 직접 연관이 안 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도의적인 책임은 져야 하는 분’이라며 “갑자기 이제 (서울시장 선거까지) 1년도 더 남았고 이제 권한대행 그만두고 나온 지도 얼마 안 됐는데 벌써 현 정권에 대해서 훈수 두는듯한 모습을 보면서 차기의 대권 주자가 된다? 저는 글쎄요, 이게 정말 필요한 상황일까요?”라고 비판적인 의견을 표했습니다.

 

보수층에게 황 전 총리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사람’

MBN <뉴스와이드>(6/24)에서 정혁진 변호사는 홍준표 전 지사와 황 전 총리를 비교하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정혁진 씨는 “일반 보수층이 보기에 황교안 총리하고 홍준표 전 지사는 너무 극과 극이라는 거죠. 다시 말하면, 홍 전 지사는 말실수도 너무 많이 하고 무게도 떨어지는 것에 비해서, 황 전 총리는 보수층이 봤을 때는 제 생각에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아닌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보수층 입장에서는 누군가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그 대안 중에서는 가장 무게가 있고 합리적으로 보이는 사람이 황교안 총리가 아닌가”라며 황 전 총리가 ‘현실적’ 대안임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정 씨는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이 여태까지 정치를 하셨던 분이 아니고 검사와 공무원을 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권력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에 의해서 결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마무리했습니다.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일할 당시 영상을 반복해서 내보내고, 심지어는 색소폰 연주 영상까지 반복해서 보여주는 행태를 보면 황교안 서울시장 썰을 만드는 것이 여론인지 MBN인지 알 수가 없는 지경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보고 문서를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해서 수십 년간 보지 못하게 만들고, ‘대통령 권한대행 기념시계’를 만들었던 그를 두고 ‘안정적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표현인지 의문이 듭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6월 21일~6월 24일 MBN의 2개 프로그램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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