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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보고 누락’에도 ‘청와대만 몰랐다는 게 더 충격적’이라는 조선
등록 2017.05.31 21:51
조회 1608

30일 청와대는 성주에 이미 설치된 사드 발사대 2기 외에 4기의 발사대가 비공개로 추가 반입되었음에도, 국방부가 국가안보실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를 ‘의도적으로 누락’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진상조사결과에 따르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8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사드 4기가 들어왔다면서요”라는 문의를 했음에도 “그런 게 있었느냐”는 반문까지 했다는데요. 이 같은 사실을 29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매우 충격적”이라는 입장을 표하며, 국방부의 보고 누락 경위 등에 대한 철저한 진상 파악을 지시했습니다. 


청와대의 발표에 국방부는 곧바로 지난 26일 정의용 실장에게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청와대가 “정 안보실장과 1,2차장에게 각각 따로따로 확인한 결과 3명 다 전혀 들은 바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국방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이후로 국방부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31일 청와대는 국방부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국방부가 지난 26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제출한 보고서의 최초 작성 문서에는 사드 발사대 2기가 한국에 도착한 데 이어 4기가 추가로 들어와 국내 미군기지에 보관 중이라는 사실이 포함돼 있었으나 수차례 감독과 정정, 가필 과정에서 누락을 거쳐 최종 보고서에서는 해당 사실이 누락되어 있었음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즉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국방부는 민감한 국방 현황이자 중대한 안보 사안을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취임 19일차가 되도록 공식 보고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추후 거짓 해명까지 내놓은 셈입니다. 그렇다면 국방부의 이 같은 심각한 국기문란 행위에 대해 6개 일간지는 어떤 보도를 내놓았을까요? 

 

한국당 입장 대변하며 “뭐가 충격적이냐”고 적반하장 태도 보인 조선일보
가장 심각한 문제보도를 내놓은 것은 조선일보입니다. 이번 사안에 대한 조선일보의 입장은 ‘대통령이 충격 받을 일도 아닌데 정치적 목적으로 호들갑을 떠는 것 같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먼저 1면 머리기사 <문대통령 “사드 4기 비공개 반입돼… 충격적”>(5/31 박국희·이민석 기자 https://goo.gl/0vKKzf)에서는 “총 6기의 발사대로 구성되는 사드 포대 중 성주에 배치된 2기 외에 나머지 4기가 지난 4월 국내에 들어온 사실은 이미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사안”이라며 문 대통령이 “갑자기 조사 지시한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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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와 자유한국당 등의 입장을 대변하며 문 대통령의 진상 조사 지시 배경에 의혹 제기한 조선일보(5/31)

 


이어지는 3면 기사 <사드 4기 추가반입, 다 알려진 사실인데… 왜 ‘충격’일까>(5/31 최경운 기자 https://goo.gl/s0Mi1k)는 더 노골적인데요. 해당 기사의 부제는 <청와대가 몰랐다? 언론들 이미 “미군기지 보관” 보도> <군 “26일 새 안보실장에도 보고… 우리가 보고 안했다면 안보실장은 어떻게 알았다는 얘기인가”> <사드는 원래 6기가 1세트> <국민의당 “문정부 호들갑은 뒷북”> <미국 방문 앞두고 왜?> <외교가 “이런 상황이 득 될지 의문”>입니다.

 

두 기사는 부제 뿐 아니라 본문에서도 국방부와 한국당의 ‘반응’을 충실하게 전달, 혹은 ‘대변’하며 이번 사안을 청와대가 ‘국면 전환’ 혹은 ‘군기 잡기’를 위해 만들어낸 이벤트 정도로 해석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안보 우선’ 외치더니 ‘공지의 사실’로 국방현황 파악해도 된다고? 
문제의 원인을 청와대에 떠넘기는 이 같은 태도는 1면 <팔면봉>(5/31 https://goo.gl/RCPF03)의 “청, 사드 발사대 6기 들어와 있다는 거 알고 ‘충격’ 받았다고. 거기만 몰랐다는 게 더 충격적”이라는 구절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나는데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조선일보는 <사설/문 대통령 뜬금없는 “사드 포대 충격적” 이유가 뭔가>(5/31 https://goo.gl/NnDdAU)를 통해서는 아예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발언과 행보에 대해 “뜬금없고 이해하기 힘들다” “왜 갑자기 문제 삼는지도 알 수 없다” “새 정부가 마치 야당이 국정감사하듯 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원래 (사드 시스템은) 6기 일체형인 이상 나머지 발사대 4기도 국내에 기반입돼 배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며 “나머지 4기가 들어와 있다는 보도도 그 당일부터 계속 이어졌”고 “무기 체계의 특성상 군 당국이 존재·이동·배치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을 뿐 이미 공지의 사실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웬만한 전문가들은 물론 언론도 아는 내용을 어떻게 대통령이 모른다 할 수 있”냐는 것이지요.

 

틈만 나면 안보제일주의를 주창해온 조선일보가, 한 나라의 군통치권자가 불분명한 ‘공지의 사실’로 국방 현황을 파악해도 된다는, 수준 이하의 주장을 펼치고 있는 셈입니다. 대통령에 대한 보고가 당연히 언론보도와는 별개로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조선일보가 몰라서 이런 주장을 펼치는 것은 아니겠지요.

 

해당 사설은 “북이 저렇게 매주 미사일을 쏘아대는데 그것을 막자는 무기 체계 하나 들여오는 걸 놓고 이 난리가 벌어지고 있으니 대체 누굴 위한 소란인지 알 수 없다”라며 ‘내부 분열로 북한이 이득을 본다’는, ‘전형적인 주장’으로 마무리됩니다. 

 

 

‘문 정부, 사드 문제로 소란 떨지 말라’는 동아
문재인 정부의 대응에 불만을 표한 것은 동아일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요한 안보 문제인 사드 배치 문제로 이렇게까지 소란을 떨어야 하냐는 논리인데요.

 

실제 동아일보는 <사설/문정부서 또 다시 벌어지는 ‘사드 소모전’>(5/31 https://goo.gl/TUqRNJ)에서 “군이 만일 새 정부에 사드 반입 현황을 의도적으로 허위 보고한 것이라면 무슨 이유에서든 정당화하기도, 책임을 면하기도 어렵다”면서도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조용히 진상을 먼저 파악한 뒤 조치를 취해도 됐을 텐데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개적으로 조사부터 지시한 것은 오히려 논란을 키울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장 야당은 사드 백지화를 위한 여론몰이나 새 정부 첫 내각의 인사검증 부실 논란을 피하려는 국면전환용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동아일보는 사설 말미에서는 생뚱맞게도 “북한이 유사시 미 증원전력의 한반도 전개를 막기 위한 핵과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대공방어망 체계의 하나에 불과한 사드를 갖고 도입이 옳으니 그르니, 추가 반입을 보고했는지 안 했는지 이렇게 소란을 떠는 나라가 또 있을까” “새 정부는 사드 문제로 또다시 소모전을 벌이는 것이 국익에 과연 무슨 도움이 되는지 고민해야 한다”라며 ‘국방부의 국기문란’이라는 이번 사안의 본질과는 무관한 물타기성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진실 공방’ 부각하며 국방부 황당 주장에 동조한 중앙
국방부가 발사대 4기 추가 사실을 보고서에서 의도적으로 누락했다는 청와대 조사결과가 공개된 것은 31일이었습니다. 때문에 이 같은 사실이 발표되기 이전, 청와대와 국방부의 입장이 완전히 배치되는 상황이 이어졌던 와중 만들어졌을 31일자 지면 보도에서 ‘진실 공방’이라는 단어를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언론을 보고 알았으면 된 것’이라는 국방부 측과 일부 야당의 황당한 주장에 동조해가며 기계적 균형을 맞추는 행태가 용납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앙일보의 <사설/사드 관련 보고, 어디까지 진실인가>(5/31 https://goo.gl/I2l5CP)는 이런 기계적 중립을 가장한 편파 보도의 대표적 예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중대 사안을 군 최고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조차 오랫동안 몰랐다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확한 진상 조사와 방지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 말하면서도 “발사대 4기의 추가 도입 사실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바 있어 ‘이미 알려진 사실 아니냐’는 국방부 주장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지적을 덧붙이는 식입니다. 


동아일보도 만만치 않은데요. 첫 문장부터 “사드 발사대의 추가 반입 보고 여부 논란이 청와대와 국방부 사이의 ‘진실 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인 동아일보의 <청 “국방부로부터 어떤 보고도 못받아” 군내부 “안보실 보고, 틀림없는 팩트”>(5/31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https://goo.gl/Xu46Iw)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청와대의 입장을 한 단락으로 소개한 뒤, 그 뒤에 연이어 “하지만 군 내부적으로는 26일 안보실에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도 ‘당시 안보실에 사드 발사대의 추가 반입이 보고된 것은 틀림없는 팩트(fact)”라는 등의 주장을 기사의 절반 이상의 분량을 할애해가며 소개했습니다. 

 

 

‘국방부 국기 문란’ 강조하면서도 ‘청와대 굼뜬 움직임’ 지적한 한겨레 
한겨레는 대부분의 기사에서 이번 사안이 국방부의 ‘국기 문란’ 사태임을 강조했습니다. 이를테면 1면 머리기사 제목을 아예 <사드 발사대 4기 숨긴 국방부 ‘국기 문란’>(5/31 이세영 박병수 기자 https://goo.gl/p1l8jd)로 뽑고, 3면 머리기사 <문 대통령 취임 보름 지나도록 ‘사드 4기’ 보고 누락 왜?>(5/31 박병수 선임기자 https://goo.gl/6yclXS)에서도 <한민구 국방 등 직무유기 혐의>라는 부제를 달고 “경위야 어떻든 국방부의 직무유기 혐의가 짙다는 것”이라는 해석을 덧붙이는 식입니다.  


한겨레는 <사설/‘사드 추가 반입’ 의혹, 철저히 진상 규명해야>(5/31 https://goo.gl/Rt8jFm)에서도  “국방부는 지금껏 이를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고, 지난 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 때도 아무런 보고를 하지 않았다. 납득이 안 된다. 군 통수권자나 새 정부 공식 기구에 보고하지 않아도 될 사소한 일로 여겼다는 것인가”라 질타하며 “사드는 가장 민감한 국방 현안이고, 전임 정부와 새 정부의 입장차가 크다. 언론보도와 무관하게, 당연히 공식라인을 통해 상황을 정확히 알렸어야 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반면 3면의 <국방부 “26일에 보고했다” 청 “그때도 보고 못받았다”>(5/31 정유경 기자 https://goo.gl/iygW1J)에서는 “청와대와 국방부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진실공방’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하는 한편 “(발사대 추가 반입 사실이) 지난달 26일을 전후해 이미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는데, 청와대는 그동안 뭐 했느냐는 얘기도 가능”하다는 이유로 “청와대의 굼뜬 움직임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시각도 있다”는 지적을 덧붙였는데요. 


이는 청와대가 문제 인식 및 진상 파악을 더 빨리 했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지적인 만큼 ‘언론 보도로 알려졌는데 왜 호들갑이냐’는 조선일보식 주장과는 그 결을 달리하는 것이긴 합니다. 그러나 국방부의 불투명한 정보 공유가 이번 사안의 핵심임을 감안하면, 취임 20일여일차를 맞이한 신임 정부를 향해 ‘관련 언론보도가 있었다’는 이유를 들어 ‘굼뜬’ ‘그동안 뭐 했느냐’는 식의 지적을 쏟아내는 것을 적절한 보도 태도로 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국방부 보고 누락’에 집중한 경향
경향신문은 주요 기사에서 청와대와 문 대통령 측의 입장을 중점적으로 전달하는 등 ‘국방부의 보고 누락’이라는 사안에 좀 더 집중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실제 <국방부, 국정위에 보고 안 해>라는 부제가 달린 1면 머리기사 <사드 발사대 추가 4기 비공개 반입 보고 누락… 문 대통령 “진상 조사”>(5/31 손제민․박성진 기자 https://goo.gl/oLQZRs)와 2면 머리기사 <취임 20일 만에 파악… 불투명한 국방부 손보나>(5/31 손제민 기자 https://goo.gl/UukvC2)는 ‘익명의 국방부 관계자’의 푸념이나 자유한국당 등 야권의 반발을 일체 전달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인사태풍에 대한 국방부 측 우려를 전달한 <안보실장에게 보고했다던 국방부 청와대 부인하자 "더이상 할 말 없다">(5/31 박성진 기자 https://goo.gl/M9rIup)에서도 경향신문은 “군 안팎에서는 구두보고 주장도 나오지만 사드와 관련한 문서보고를 하지 않았다면 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책임이 ‘보고를 누락한 국방부’에 있음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사설/대통령도 모르는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가능한 일인가>(5/31 https://goo.gl/H1Ti5a)에서는 “국방부가 실수를 가장해 자신과 생각이 다른 군 통수권자에게 항명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문 대통령이 철저 조사를 지시한 것은 당연한 조치”라 평가했습니다. 

 

 

‘국방부 성토’보다 ‘이후 파장’에 더 관심 기울인 한국
한국일보도 경향신문과 마찬가지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반발을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경향신문의 보도와 온도 차이는 있었는데요. 1면 머리기사 <사드 4기 추가 반입, 청에 보고 안 했다>(5/31 손효숙 기자 https://goo.gl/af0UPu)에서는 ‘국방부의 보고 누락과 불충분한 해명’을 지적했지만, 그 외 <배치 과정 전반 들춰 미·중에 ‘사드 외교’ 지렛대로>(5/31 김광수 기자 https://goo.gl/KQQjrz)나 <사설/청 ‘사드 발사대 추가반입 조사’ 지시 파장에 주목한다>(5/31 https://goo.gl/O7t78k) 등의 기사에서는 국방부의 책임을 추궁하고 지적하기보다는 ‘이번 조치의 효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실제 한국일보는 사설에서도 문 대통령의 지시를 “국방부가 정상적인 경로로 새 정부에 마땅히 보고해야 할 중요 현안을 빠뜨린 ‘중대한 과실’을 추궁하기 위한 것”이자 “지난 정부의 안보라인을 엄정히 문책, 국방개혁에 대한 반발을 억누르려는 (것)” “미중 양국과의 본격적 사드 논의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 등으로 풀이하는데 분량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는데요. 해당 사설의 마지막 문장은 “이래저래 파장이 만만찮을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이기도 합니다.

 

경향신문 사설 마지막 문장 “철저한 진상조사로 사드 기습 배치가 누구에 의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밝혀야 한다”나 한겨레 사설 마지막 문장 “문 대통령이 공약한 것처럼 국민의 안위와 직결된 사드 배치 문제는 국회 논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와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가치판단을 억제한 채 거리를 두고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태도인 셈입니다.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5월 31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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