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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 말라는 조선일보 선우정 칼럼지난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완전한 진상규명은 결코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고 상식과 정의의 문제” “헬기 사격까지 포함해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히겠다”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문재인 정부의 행보가 조선일보는 영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선우정 칼럼/용서와 화해를 말할 때>(5/24 선우정 논설위원 https://goo.gl/929Wjq)에서 선우정 논설위원이 펼친 주장은 ‘다 끝난 일을 왜 다시 꺼내들어 분란을 자초하냐’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실제 선 논설위원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 규명 문제를 “사법적 단죄가 끝났거나 끝나가는 사안”으로 규정했는데요. “(문) 대통령이 말한 대로 ‘진실이 은폐되고 왜곡되고 탄압받은’ 기간이 있었”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책임자를 법정에 세”우는 “단죄의 기간”과 5·18을 국가 기념일로 제정하고 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을 시행한 “보상의 기간”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그는 지휘체계에 대한 문제나 헬기 사격 문제 등은 1995년의 수사 결과와 법원의 판단을 통해 모두 “근거가 없거나 오해”였음이 밝혀졌으며 “작년 말 발견돼 문제가 된 광주 금남로 빌딩의 총탄 자국”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그 부분만 검증하면 된다”는 억지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어 선 논설위원은 이런 사안이 “세월호, 국정 농단, 4대강 등”과 함께 “다시 권력의 도마 위에 올라 펄떡거린다”며 “피해자 역시 용서와 화해를 요구받는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5·18보다 훨씬 큰 비극을 다룬 남아공의 진실화해위원회, 르완다의 가차차 법정” 사건처럼 “철저한 가해자 단죄가 전제되지 않을 때도 피해자가 화해를 요구받는 일이 있었”는데 이는 “미래로 전진하려면 과거의 사슬을 풀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내내 ‘화해와 용서’를 말하던 해당 칼럼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는 문 대통령의 약속에 대해 “헌법은 국민의 총의를 담은 근본 규범이다. 분노가 들어가서는 안 된다. 진실과 단죄가 아니라 용서와 화해를 말할 때 대통령은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우선 ‘대체로 진상이 다 밝혀졌다’는 선 논설위원의 주장과는 달리, 5·18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서의 민간인 암매장 의혹, 계엄군의 민간인에 대한 헬기 사격 의혹, ‘광주교도소 습격’ 조작 의혹, 당시 지휘체계 등에 관한 실체적 진실은 여전히 어둠속에 갇혀 있습니다.
게다가 군과 검찰이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상당수의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불완전한 자료를 근거로 진행된 수사 결과가 “A4용지 216장에 달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지요.
화해와 사회통합을 정말 중요한 가치라 생각한다면서, 최근 회고록을 통해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왜곡하며 “피해자는 자신”이라 주장하고 있는 전두환 내외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이 그저 희생자들을 향해서만 ‘책임자 단죄가 없더라도 용서하라’고 윽박지르는 태도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선 논설위원이 이런 주장을 펼치는 의도가 ‘사회 통합’이 아닌, 관련 책임자에 대한 면죄부 부여에 있다는 의심이 드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항쟁에 참여했으나 여전히 주검조차 찾지 못한 행방불명자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선 논설위원이 정말 “5·18, 세월호 문제를 돌이킬 때 ‘내가 유족이라면’ 하고 생각”했다면 이런 끔찍한 칼럼을 작성할 수 있었을까요? 선 논설위원은 한국 정치를 향해 상식과 정의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진짜 상식과 정의가 부족한 것은 선 논설위원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5월 24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