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신문보도 일일브리핑(D-1)
대선 D-1, 동아는 ‘문재인 뽑지 마라’ 조선은 ‘박근혜 불쌍하다’6일~8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선거 막바지까지 선거개입성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동아일보는 노골적으로 ‘친북 문재인은 찍지 말라’는 주장을 펼쳤고, 조선일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얼마나 불쌍한가’를 강조하며 유권자들의 ‘동정심’을 자극하려 했습니다.
1. 오늘의 유감 선거 보도 ①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 본심은 온라인판 제목에?
선거를 하루 앞둔 8일에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노골적인 선거개입성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먼저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주간은 <김순덕 칼럼/한국과 프랑스 대선을 보는 외신들 시선>(5/8 김순덕 논설주간 https://goo.gl/SmxvLV)을 통해 ‘외신들도 걱정하는 친북 문재인은 찍지 말라’는 식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해외언론들은 벌써부터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를 기정사실처럼 쏟아”내고 있지만 일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관련 이슈에서 상당 부분 입장 차이”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문재인에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는데 문재인 후보는 여전히 “개성공단 20배 확대부터 강조”하고 있으니, “문재인을 북한은 쌍수 들고 환영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지요.
해당 칼럼에서 김 논설주간은 “새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재검토하거나 방위비 분담을 문제 삼는다면 미군 전격 철수가 단행될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렵다”며 “그래서 전시작전권을 회수해 자주국방해야 한다고? 분수 모르는 외교·안보 정책이 바로 적폐다. 중국과의 관계를 리셋하면 된다고? 르펜이 러시아와 관계 개선하자는 것과 비슷한 소리 아닌가”라는 비아냥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유력한 당선자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대통령’이 중국과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겠다는 주장을, 이번에 프랑스 대선에서 패한 극우정당 국민전선 마린 르펜(혹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고 외국인 혐오 발언을 일삼아온 그녀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과 러시아와의 ‘관계’와 빗대 설명하고 있는 셈입니다.
해당 칼럼은 “그래도 다행인 건 대선의 진짜 투표가 내일이라는 사실이다”이라며 “바라건대 문재인이 바뀔 수 없다면 외교 안보 브레인이라도 바꿨으면 한다. 아니면 유권자들이 생각을 바꾸든지”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되는데요.
아무리 봐도 해당 칼럼의 온라인판 제목 <‘친북정권 재림’ 예견한 외신들 시선>이 김순덕 논설주간의 주장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주는 ‘좋은 제목’인 것 같습니다.
△ 김순덕 칼럼 지면 보도 제목(위)과 온라인판 보도 제목(아래)(5/8)
이날 동아일보는 <사설/선거과정 해소 안 된 문 아들 특혜의혹>(5/7 https://goo.gl/0IZLoi)에서 “2명이 지원해 2명 모두 합격하고,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 해외연수 명목의 휴직으로 장기 유학을 허락받은 점, 그리고 휴직 기간까지 합쳐 퇴직금까지 챙긴 것은 특혜라는 의심을 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문재인 후보 아들의 채용 특혜의혹을 재차 문제 삼기도 했습니다. 선거 전날까지 정말 최선을 다하네요.
2. 오늘의 유감 선거 보도 ② ‘불쌍하고 물정 모르는 박근혜’ 이미지 부각한 조선
동아일보가 ‘문재인은 안 된다’고 외치며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면, 조선일보는 ‘박근혜가 억울하고 불쌍하지 않느냐’는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끼치려 했습니다. 문제 보도는 <최보식이 만난 사람/“함께 지냈지만 ‘말벗’ 못 돼…못 배운 나보다 더 불행한 박 전 대통령”>(5/8 최보식 선임기자 https://goo.gl/0B2mc0)입니다.
조선일보 최보식 선임기자가 박근혜 씨와 “관저에서 지낸 유일한 인물” “‘청와대 요리연구가’ 김막업씨”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 단독 인터뷰 보도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원칙적이면서도 물정을 몰라 최순실과 잘못 엮인 불쌍한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하나의 이미지입니다.
“마음이 아파요. 함께 지낼 때 그분은 늘 ‘전기 절약하세요’라고 했어요. 넓은 관저의 복도에 전등을 끄는 통에 힘들었어요. 그렇게 절약 정신이 있는 대통령이 뭐가 더 필요해 돈을 받으려고 했겠어요”
“일 터지고 나서 ‘그렇게까지 한 줄 몰랐다’고 했어요. 제가 겪어본 결과, 대통령이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닌 것으로 봅니다. 돈 욕심을 부리지는 않았을 거예요. 자식이 있나, 퇴임하면 연금만 한 달에 1200만원 나오는데 왜 그러겠어요”
“(최순실은) 요즘 말로 ‘갑질’한다고 그러나요. 성격이 포악해 보였어요. 대통령은 다른 면에서는 꼼꼼한 분인데 왜 저런 사람과 얽혔을까 싶었습니다. 대통령은 여성스럽고 세상 물정에 대해 너무 몰라요”
“몸이 약해요.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소화가 안 돼요. 제가 답답한 것은 주치의가 있는데, 왜 들어와서는 안 되는 사람들을 쓰는지. 그만큼 꼼꼼하고 빈틈없는 분이 왜 그런 바보짓을 했을까 싶어요”
“탄핵 결정이 나오자마자 나가라고 하니, 세상이 참 박정해요”
“당장 식사를 해줄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안 가겠다면 인간의 도리가 아니지요. 그분은 오리털 점퍼를 입은 채 ‘추워요’라고 했어요. 자신의 처지에 대해 내색하지 않고 편안하게 대해줬어요. 제 방에는 보일러가 작동 안 돼 매트와 전기장판으로 버텼어요. 다음 날 난로를 더 구입해 틀었지만 너무 추웠어요. 저는 사흘 동안 코피를 쏟았어요”
박근혜 씨 개인에 대해 김막업 씨가 애틋한 감정을 가지는 것 자체를 문제 삼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선거 전 날’ ‘박근혜 씨에게 애틋한 감정을 지닌 인물을 인터뷰’해 ‘악독한 최순실과 물정 모르는 쓸쓸한 박근혜 씨’라는 구도를 부각하는 보도를 내놓았다는 점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심각한 선거 개입 행태라 할 수 있습니다. 선거 전 날 박근혜 씨에 대한 동정심을 부추기는 이런 기사로 이득을 볼 정치 주체는 ‘박근혜 탄핵 반대’를 외쳤던 세력 뿐 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중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댓글은 “선거 전 날 여전하구나 조선”입니다. 6,000명이 넘는 이들이 여기에 추천을 했군요.
3. 오늘의 유감 선거 보도 ③ SBS 사과, ‘안하던 짓 했으니 문재인 눈치 본 것’이라는 조선
‘SBS 세월호 오보’를 다룬 조선일보 보도의 공통적 특징은 해당 오보 자체의 문제점보다는 이후 이어진 ‘SBS의 사과’를 비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대선을 하루 앞둔 이날도 조선일보는 <데스크에서/‘SBS 사과’의 이면>(5/8 신동흔 산업2부 차장 https://goo.gl/q7eM6w)을 통해 SBS의 사과가 과했고, 그 이면에 정치적․실리적 고려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SBS 보도가 논란을 일으킨 것이 처음은 아”닌데도 “이런 대응은 극히 이례적”인 것이며, 이를 보아 “차기 정부에서도 재허가 절차가 예고돼 있”는 SBS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방송 재허가 심사에서 의결이 세 차례나 보류되면서 허가 취소 직전까지” 가는 등 “호된 경험”을 했던 것을 기반으로 몸을 사리려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것이지요. 해당 칼럼은 “SBS가 해명 방송에서 밝힌 보도 준칙에 나와 있는 대로 권력과 자본의 부당한 외압으로부터 독립하기를 바란다. 차제에 방송사들에 재갈을 물리는 후진적인 방송 재허가 방식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조언’으로 마무리됩니다.
이 같은 주장의 이면에는 오보를 낸 언론사가 반복적으로 해명과 사과를 내놓는 것은 ‘과한 행동’이라는 인식과 ‘방송 재허가 방식’이 방송에 재갈을 물리는 부당한 외압이라는 인식이 놓여있습니다.
그러나 SBS가 과거 ‘이보다 더 심한’ 오보를 내놓고도 “사과나 뉴스 삭제 같은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SBS가 앞으로도 계속 그런 무책임한 태도를 반복해야 한다는 근거가 되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SBS의 최근 행보는, 수많은 오보들에 대해 시청자와 독자에게 제대로 사과하거나 정정하지 않고 얼버무려온 그간의 언론의 행태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계열사인 TV조선이 막말 편파 방송을 이유로 방통위 재승인 합격점수에 미달됐음에도 ‘조건부’ 재승인을 받은 상황에서, 조선일보가 부당할 외압을 운운할 자격이 되는 건지 의문입니다. 조선일보는 언론이 어떤 오보를 내놓건, 어떤 막말 편파 방송을 이어나가던 ‘그냥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선진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4. 오늘의 비교보도
■ 미국 하원, 전례 없는 대북제재법 통과
미국 하원이 지난 4일(현지시간) 전례 없는 범위와 강도의 대북 제재 법안(대북 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습니다. 법안은 처음으로 북한 자금줄의 핵심인 대북 원유 및 석유제품 판매·이전을 금지하고, 이밖에도 북한 경제를 전방위 봉쇄할 재량을 행정부에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법 적용 대상도 ‘외국’으로 넓혔는데, 미국 국내법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주요 원유 공급원인 중국에 대한 현실적 위력은 적지만 압박의 의미를 담고 있지요. 아래는 이에 대한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경향신문 : 북한, 상황도 이렇고 한국 정권도 바뀔 텐데 대화 기회 놓치지 마.
“중국 추가 제재에 나설 경우 북한은 큰 타격을 받는다. 북한은 추가 도발할 생각을 버려야 한다. 6차 핵실험은 물론 핵 포기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다음주면 한국도 새 대통령을 뽑는다. 북한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동아일보 : 미국, 역대 최강 법안이긴 한데… 실효성 있을지는 잘 모르겠음.
“미 하원이 역대 최강의 대북 제재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북핵 위협에 초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법이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조선일보 : 법안 환영! 이제 전 세계가 대북 제재 기조. 민주당 햇볕론자들, 너희가 문제야.
“미국 새 대북 제재법, 전 세계에 확산시켜야” “문제는 우리다. 집권이 유력한 민주당은 (...) 햇볕 맹종으로 국제사회와 반대로 하면 한국이 대북 제재의 방해꾼이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중앙일보 : 법안 환영! 한국 새 정부, 안보관과 한미 동맹부터 확실히 해라.
“우리 내부부터 안보관을 확고히 해야 한다” “(강경 대북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한미 동맹은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한겨레 : 애초 트럼프 대북 제재 목적은 ‘대화’야. 그니까 국제사회에 발맞추려면 우리도 대화 재개에 힘써야지.
“트럼프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 기조인 ‘최대의 압박과 관여’도 궁극적 목적이 ‘대화’에 있음은 분명하다” “한국이 군사적 해결을 강조한다면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적 역할은 고사하고 오히려 걸림돌로 치부될 수 있다”
한국일보 : 미국과 중국의 대북 압박 강화에 새 정부도 손발 맞춰야 해
“(최근 미국과 중국의 자세와 발언은) 미중 양국의 점증적 대북 압박을 예고한다” “5·9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새 정부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 자유한국당, 친박계 징계 해제 및 바른정당 탈당파 일괄 복당 조치
6일 자유한국당이 친박계 핵심인사들의 징계를 해제하고 바른정당 탈당파의 복당을 강행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이 조치가 홍준표 후보의 ‘특별 지시’에 따른 것이며, 한국당의 대선 승리와 ‘보수대통합’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요.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경향신문 : 역사상 손꼽히는 악마의 거래
“우리 선거 사상 별의별 일을 다 겪었지만 이번 사례는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추악한 ‘악마의 거래’로 기록될 것이다” “‘도로 친박당’이 된 것이다. (…) 박근혜 추종 세력이 새 정부 개혁작업을 순순히 놔둘 리 없다”
동아일보 : 보수결집 승부수이긴 하지만, 너무 명분도 원칙도 없어서…
“보수정권 재창출을 위한 승부수로 보이나 오로지 보수 표의 결집을 노리고 ‘도로 친박(친박근혜)당’을 만든 것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공감할지 의문이다” “보수층이 진보좌파 정권 출범을 우려한다고 해도 보수 정당의 속 보이는 꼼수에 감동받겠는가”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친박-비박) 양측의 해묵은 갈등과 이전투구는 재연될 공산이 크다”
조선일보 : 이런 ‘비상한 수단’이 필요한 시점이긴 한데. 여론은 어떨까 모르겠네?
“선거를 목전에 둔 홍 후보 입장에선 (…) 여론조사상 크게 뒤지는 상황에서 비상한 수단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 조치로 한국당 기대대로 보수층이 결집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고 바른정당 집단 탈당 때와 같은 역풍이 불 수도 있다. 결국 유권자들이 판단을 내릴 것이다”
중앙일보 : 이 사례랑 민주당 문재인 후보 아들 특혜 채용 공방 보고 있으면 ‘선거 혐오’ 생길 듯?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7일 바른정당 탈당파를 전격 복당시키면서 ‘진박’ 7명을 끼워넣기 식으로 복권시킨 것도 보수층의 실망과 정치혐오를 자아낸다” “점입가경인 문재인 후보 아들 준용씨의 특혜 채용 의혹 공방도 선거혐오를 부추긴다” “진흙탕 싸움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은 착잡할 따름이다”
한겨레 : ‘특별지시’에 지역주의·공포심 조장까지. 홍준표 후보, 구태 종합선물세트네.
“‘특별지시’를 내린 홍 후보는, 이 또한 “집권을 위한 보수 대통합 정치”라고 강조하며 단합을 강조했다” “(홍 후보는) 선거운동 막바지인 7일, 지역주의 정서를 자극하며 ‘영남 대단결’을 외치기도 했다” “이어 울산 유세에서 “친북좌파 정권이 탄생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 뒤 (…) 공포심을 조장하기도 했다”
한국일보 : 합리적 보수 유권자라면 자유한국당을 투표로 심판해야 해
“홍 후보의 결정은 자신들이 만든 윤리위원회 규정도 무시한 것이다” “홍 후보는 막말과 색깔론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태를 보여 왔다” “합리적 보수라면 법치주의를 부정하고 반대세력 응징 등 위헌적 막말을 일삼는 보수에 미련을 둬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