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 나쁜 방송 보도 선정(5월 1째주)

사상 최악의 선거 보도 낸 SBS, 이걸 악용하는 TV조선
등록 2017.05.08 22:12
조회 564

2017년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선거 시기에 한해서 신문과 방송보도를 대상으로 이주의 나쁜 보도 1위~3위를 선정 발표합니다. 선정위원으로는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 활동가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 위원이 함께 했습니다.

 

1위 최악의 선거 관련 오보, SBS ‘문재인-해수부 거래 보도’ 
SBS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 지연 의혹 조사>(5/2 기사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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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고의 인양 책임을 문재인 후보에게 돌린 SBS 오보(5/2)

 

SBS가 역사에 남을 만한 선거 관련 오보를 냈다. SBS는 딱 1건의 단독 보도로 어마어마한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해수부에 차관 신설 및 해경 편입을 약속했고 이 때문에 해수부구 고의적으로 ‘문재인 집권’에 맞춰 세월호 인양을 지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보도는 전혀 앞뒤가 맞지 않고 보도 자체의 구성도 매우 부실했다. 근거는 익명의 해수부 공무원 인터뷰 딱 하나뿐이었고 민주당 측 반론도 싣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SBS는 다음날 새벽 곧바로 보도를 삭제했고 본래 보도 취지와 다르게 기사가 나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보도 다음날인 3일, 김성준 보도본부장이 8뉴스를 시작하면서 해당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에 의하면 기자의 초고에 담긴 보도 제목과 내용은 박근혜 정권의 눈치를 보다 뒤늦게 인양을 한 해수부를 비판하는 취지였지만 제목이 바뀌고 몇몇 핵심 문장이 통째로 삭제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데스크 과정에서 누군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남아있다. SBS가 오보임을 인정하고 사장까지 나서 진상조사를 선언했으나 워낙 파문이 컸던 오보인지라 정치권의 후폭풍이 여전하다. SBS가 외압 없이 보도국 자체 판단으로 보도를 삭제했다고 밝혔지만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민주당이 SBS에 외압을 행사해 보도가 삭제됐다며 공세를 펴고 있다. 

 

심사위원 한 마디 
“공들여 쌓은 신뢰 한순간에 무너뜨린 SBS의 보도참사”
“SBS보도도 문제지만, 논란을 확대재생산하는 정치권의 네거티브 공세가 더 실망”
“사측이나 노사합동 진상조사를 넘어 선관위 조사나 검찰 수사가 필요할지도 모를 불행한 사건”

 

2위 SBS 오보 빌미로 문재인 후보 논란 키우려 팔 걷어붙인 TV조선
TV조선 <“SBS, 세월호 분열 文 책임 빠뜨려”>(5/4 https://bit.ly/2p3rBWh)
SBS가 오보임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정치권에서는 공방이 계속 됐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오보를 전제로 한 정치적 공방을 일부 방송사들이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JTBC를 제외한 방송사들은 문재인 후보의 ‘해수보 거래 의혹’ 해명을 요구하고 민주당의 SBS 외압을 주장하는 자유한국당‧국민의당 주장을 그대로 받아썼다. 이런 보도 중 최악의 사례는 TV조선에서 나왔다. 


TV조선은 SBS가 제기한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러나 그 근거가 매우 자의적이고 부실하며 보도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았다. TV조선은 한상진 교수의 주장을 부각했는데 그 주장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자신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세월호 이념공방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답한 여론이 많았는데 이를 SBS에 전달했지만 SBS가 방송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상진 교수는 이런 이유로 “문재인 후보의 눈치를 많이 본 것은 아닐까 느꼈다”고 했다. TV조선은 이 주장을 그대로 받아썼고 심지어 해당 여론조사를 도표로 만들어 보여주기도 했다. TV조선은 그 여론조사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지 않았는데, 여론조사 자체가 매우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한상진 교수는 한국리서치에 조사를 의뢰했으나 질문지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중민재단에서 구성했다. 질문 중에는 “세월호 참사가 이념 공방의 대상으로 전락한 측면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조직이나 기관은 이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항목이 있는데 놀랍게도 선택지가 “여당, 야당, 언론, 시민단체, 그리고 유가족협의회” 뿐이다. 가장 책임이 큰 (박근혜) 정부가 빠져있는 것이다. 대신 유가족이 들어갔다. 세월호를 이념공방으로 만든 책임이 누구에게 있냐는 질문 자체가 ‘세월호=이념공방’이라는 극우 세력의 프레임에 해당한다. 선택지에서 아예 정부 책임을 지워버린 것은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케 한다. 한 교수의 조사도 편파적이지만 이를 보도로 만들어 유포한 TV조선도 제대로 취재를 하고 보도했다고 보기 어렵다. 심지어 TV조선은 한 교수를 소개하면서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장’이라는 이력을 소개했는데 한 교수의 가장 최근 정치 이력은 2016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다. TV조선이 여러 모로 시청자를 속인 것이다. 

 

심사위원 한 마디 
“받아쓰기 보도 그만 좀 했으면”
“저 여론조사는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3위 홍준표 주장을 ‘일부만 사실’로 만드는 TV조선 ‘팩트체킹’
TV조선 <대선팩트체크/“정리해고법 입법 책임” 일부만 사실>(4/29 https://bit.ly/2oX4M2y)
TV조선 <대선팩트체크/“노 정보 지니계수 최악” 수치는 틀려>(4/29 https://bit.ly/2pKgvW8)

TV조선은 지난 4월 13일 첫 대선주자 토론이 시작된 이후로 줄곧 ‘팩트체킹’을 이용해 사실관계를 교묘히 비틀고 있다. 28일 TV토론에서도 이런 행태가 반복됐다. 특히 홍준표 후보의 주장이 거짓임이 분명한데도 갖은 방법을 동원해 ‘일부만 진실’로 둔갑시켰다. TV조선 <대선팩트체크/“정리해고법 입법 책임” 일부만 사실>(4/29)의 경우 ‘정리해고법을 통합진보당도 함께 만들었다’는 홍준표 후보 주장을 검증했는데 TV조선은 ‘일부 사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같은 날 SBS와 JTBC는 모두 거짓으로 판명했다. 정리해고법에 해당하는 근로기준법 24조가 1998년 김대중 정부에서 개정되었는데 당시 통합진보당은 존재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신인 민주노동당도 없었다. 그런데 TV조선은 홍 후보가 “여야가 합의해서 만든 법”이라고도 말했다며 이건 사실이라고 했고, 결론을 ‘일부 사실’로 내린 것이다. 


TV조선 <대선팩트체크/“노 정보 지니계수 최악” 수치는 틀려>(4/29)도 구차한 수준이다. 이 보도는 ‘노무현 정부 때 지니계수가 가장 나빴다’는 홍 후보 주장을 검증했는데 ‘수치는 틀렸지만 홍 후보의 해명에 따르면 그 취지는 맞다’는 황당한 결론에 도달했다. 객관적인 수치가 틀리면 당연히 그 주장은 거짓이다. 실제로 SBS와 JTBC는 거짓으로 판명했다. 정권별 평균 지니계수는 이명박 정부가 가장 나빴기 때문이다. 그러나 TV조선은 홍 후보가 “노무현 정부 때 경제 정책 실패로 지니계수가 급상승했고, 그게 이명박 정부까지 영향을 준 것. 이명박 정부 후반부터 급격히 떨어져 과거 정부보다 낮아졌다”고 해명했는데 이건 사실에 부합한다고 했다. “연도별로 보면 노무현 정부 초 0.27이었던 지니계수가 이후 꾸준히 올라 이명박 임기 초반인 2009년 최고치로 올랐다가 이후 다시 떨어”졌다는 이유를 댔다. 일단 본래 주장이 아닌 해명까지 덧붙여 주장 자체를 진실로 묘사하는 것부터 부적절한 ‘팩트체킹’이지만, 심지어 그 해명을 옹호하는 TV조선의 설명마저 사실과 거리가 멀다. KBS <홍준표 “지니계수 노무현 때 가장 나빴다”…확인해보니>(4/29 인터넷판 기사, https://bit.ly/2qhe514)는 “통계청 2인 가구 처분가능소득의 지니계수를 보면, 외환위기 IMF를 치러냈던 김대중 정부 때의 지니계수는 집권 후반이 초반보다는 낮아졌다. DJ정부 때 지니계수가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홍준표 후보의 말과 달리 오히려 감소 양상을 보인 셈이다. 노무현 정부는 집권 4년차 까지 1998년 외환위기 당시보다 지니계수가 낮았다”고 홍 후보의 해명도 사실과 다름을 지적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 때 지니계수 최고치는 2010년이 아니라 2009년”이라면서 “광우병 파동 등으로 사회적 갈등이 극심했던 정권 2년차에 지니계수는 0.295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다. 이후 집권 3, 4년차에는 0.289로, 이 또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0.285보다 높은 수치”라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이는 경향신문도 마찬가지이다. 

 

심사위원 한 마디 
“이제 하다하다 팩트체크로도 장난치는 TV조선”
“홍준표가 좋으면 말을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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