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 일일브리핑
박근혜 동정론으로 한표라도 더 모아보려는 MBN과 채널A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시작된 이번 조기대선에서 박근혜 씨에 대한 종편들의 관심은 계속됩니다. 이는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서까지 지속되었는데요. 선거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이 많이 있음에도 굳이 박근혜 씨와 관련된 이슈를 언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1.박근혜의 건강을 너무나 걱정하고 있는 MBN
MBN은 자사의 방송들을 통해서 홍준표 후보가 제시한 ‘박근혜 건강이상설’을 계속 언급합니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씨가 이전보다 건강이 좋지 않겠다는 것은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MBN과 특정 프로그램의 패널들은 이것이 굉장히 문제될 만한 이야기라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지난 5월 1일부터 MBN에선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박근혜 건강이상설에 대해 언급합니다. 5월 1일엔 <아침&매일경제>와 <뉴스&이슈>에서 다뤄졌습니다. 2일에도 <아침&매일경제>와 <뉴스&이슈>에서 다뤄집니다. 3일에는 <아침&매일경제>에서만, 4일에는 <뉴스&이슈>에서만 해당 이슈가 다뤄집니다. 주제는 박근혜 씨의 건강과 관련된 이야기, 혹은 홍준표 후보가 이와 관련된 발언을 한 내용에 대해서입니다.
특히 5월 1일에 방영된 <아침&매일경제>의 경우 ‘박근혜 동정론’을 유발할 만 한 발언이 나왔습니다. 박근혜 씨의 건강과 관련해서 구치소 측 입장을 이야기하는 와중, 진행자인 김형오 앵커는 “이쯤 되면 홍 후보가 박 전 대통령 구치소로 면회 한 번 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운을 떼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김용남 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글쎄요, 지금 선거 기간 중에 아들 결혼식도 못 갔는데 구치소 면회를 가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고요”라면서 일단 답변을 회피합니다. 그러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워낙 소화 기능에 평소에도 식사량이 적었는데. 구치소는 아무래도 식사가 균일화되어 있고 또 식기를 반납하고 식사를 끝내야 하는 시간도 있다 보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렇게 뭘 드시면 잘 얹힌다고 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야말로 박근혜 씨에 대한 동정심을 유발시키고 이를 표로 보수표로 엮어보려 하는 ‘앓는 소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MBN <아침&매일경제> (5/1) 화면 갈무리
5월 4일에 방영된 <뉴스&이슈>에서는 진성호 전 새누리당 의원이 과도한 박근혜 씨 걱정을 합니다. 진성호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금 현재 건강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병 같은 게 생길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국민들 눈에 공개되는 겁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이. 그러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받을 심적 스트레스라든지 이런 거에 대한 게 오히려 저는 더 심각할 수도 있다”라고 미리 진단까지 내립니다. 어떤 피의자이든 구치소에 있으면 ‘심적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의 국정농단으로 국민이 받은 스트레스는 도대체 왜 감안하지 않는 것일까요?
2. 대선 전날까지도 박근혜를 놓지 못하는 채널A
최근까지도 박근혜 씨를 놓지 못하는 방송사는 채널A였습니다. 채널A도 5월 1일에는 <뉴스특급>에서 박근혜 건강이상설을 방송했습니다. 그런데 채널A <뉴스뱅크>(5/7), <뉴스특보>(5/8), <뉴스특급>(5/8)에서 박근혜 씨의 내곡동 이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습니다.
<뉴스뱅크>(5/7)에서 진행자인 김정안 기자는 박근혜 씨의 이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물건은 배신하지 않기 때문에 썼던 물건들은 계속 유지하는 걸까요?”라고 묻습니다. 이전에 박근혜 씨의 집에서 오래 된 가구들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나온 질문입니다. 이에 이재명 동아일보 정치부 차장은 “청와대 때, 그리고 청와대 나왔을 때의 추억들이 간직돼 있는 제품들이 아닌가 생각되고, 제품들이 배신하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한다기보다는 육영수 여사 때부터 검소함이 몸에 배어 있어서 굳이 새 것으로 바꾸지 않을 필요가 없는 것은 바꾸지 않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라며 평가합니다. 박근혜 씨를 이야기하면서 굳이 또 육영수 여사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작은 부분을 과대 해석하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같은 방송에서 이재명 씨는 박근혜 씨 주변에서 그녀를 도왔던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와중에 최순실 씨가 “사실상 영부인 역할이나 부속실장 역할이나 이런 것을 한 거죠” “주변에 다 남자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분명히 여성으로서 본인이 챙겨야 될 것들이 많습니다. 생활용품도 많이 있을테고 그래서 저희가 처음에는 조윤선 전 장관이 살뜰하게 챙기는 거 아니냐는 생각도 했었지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해석은 분명 잘못된 시각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임 시 여성으로서 은밀히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본인이 직접 해결하거나, 최소한의 경우 대통령실의 수행비서를 통해 공식적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최순실 씨가 영부인이나 부속실장 역할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적 권력의 개입을 ‘그럴 수도 있다’고 보는 태도는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 채널A <뉴스뱅크> (5/7) 화면 갈무리
무엇보다 MBN과 채널A가 이렇게 대놓고 ‘박근혜 건강이상설’, ‘박근혜 사면설’에 이어 ‘특별한 개인 박근혜’에 대한 동정적 언급을 늘어놓는 것 자체가 사실은 보수표 결집을 위해서 가능한 모든 카드를 다 던져보는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그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5월 9일 선거 결과가 보여주겠군요.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5월 1일~5월 8일 TV조선, 채널A, MBN의 28개 프로그램 (민언련 대선모니터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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