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 방송보도 일일브리핑(D-13)

‘비문재인 3자 단일화’의 ‘파괴력’에 기대감 드러낸 MBC
등록 2017.04.26 15:25
조회 411

25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바른정당을 내홍 지경에 이르게 한 홍준표-안철수-유승민 3자 단일화 논란이 주요하게 다뤄졌습니다. 7개 방송사 모두 이 논란을 다뤘고 TV조선은 5건이나 보도했죠. 여기서 MBC는 유일하게 ‘비문재연 연대’의 ‘파괴력’과 단일화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한편 국민의당이 권양숙 여사의 친척도 연루되어 있다고 주장한 문재인 후보 관련 특혜 채용 의혹을 SBS‧MBN을 제외한 방송사가 모두 보도했습니다. 국민의당이 처음엔 “권양숙 여사의 9촌이 특혜 채용됐다”고 했다가 “9촌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꿔 ‘9촌까지 의혹으로 엮느냐’는 비판 여론이 거셌지만 이런 내막까지 전달한 방송사는 없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문재인 후보 논란 2 2 1 1 3 2  
안철수 후보 논란 1         1 1
3자 단일화 논란 1 2 2 3 5 2 4
타 후보 논란 1            
후보 행보   1 1 1     1
정책‧공약 보도 2 1 1     2 1
후보 검증              
지지율‧판세     1   3 1 4
기타 1   1.5 2 3 1  
총 보도량 8 6 7 7 14 9 11

△ 7개 방송사 대선 보도 상세 비교(4/25) ⓒ민주언론시민연합

 

1. ‘좌파 패권세력의 집권 저지’ 위한 3자 단일화, 유승민도 못 막는다는 MBC
25일 바른정당 의원 총회에서는 당 차원에서 홍준표-안철수-유승민 3자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유승민 후보가 단일화에 부정적이고 국민의당 역시 곧바로 거부했으며, 홍준표 후보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 단일화만 가능하다고 반박했죠. 각 후보가 곧바로 거부의 뜻을 내비쳐 3자 단일화는 공식화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폐기 수준을 밟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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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후보도 단일화 흐름 막기 어렵다는 MBC(4/25)
 

대부분의 방송사가 이런 분위기를 중심으로 보도를 냈지만 MBC만 다릅니다. MBC는 2건의 보도에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동시에 상당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먼저 MBC는 톱보도 <“3자 단일화 추진”…요동치는 바른정당>(4/25 https://bit.ly/2qa312l)에서 바른정당 의총이 “격론 끝에 내린 결론은 자유한국당, 국민의당과의 ‘3자 단일화 추진’이었”다면서 “명분은 ‘좌파 패권세력의 집권 저지’”라고 말했습니다. ‘좌파 패권세력의 집권 저지’라는 표현은 정병국 의원이 실제로 말한 것이긴 하지만, 이를 직접 보도한 방송사는 MBC뿐입니다. 타사는 ‘반문재인 연대’, ‘보수 단일화’라는 표현만 사용했습니다. MBC는 유승민 후보의 반대 입장을 전하면서도 “개별 탈당까지 거론되는 등 당내의 위기감이 증폭되면서, 유 후보가 단일화 논의 흐름 자체를 막을 수 있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못박았습니다. “30일 이전에 유 후보 지지율에 극적 반전이 없을 경우 단일화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도 했고 “위기감 속에 분출된 단일화 논의가 지지부진할 경우, 바른정당 의원들의 개별 탈당 결행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습니다. 유승민 후보도 단일화 흐름을 막을 수 없고, 만약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바른정당이 탈당 행렬에 휩싸일 것이라는 겁박에 가까운 보도입니다.

 

2. “비문재인 연대의 파괴력 적지 않다”는 MBC, 기대감 드러냈지만…
MBC는 다음 보도인 <보수 단일화 기대…‘통합 정부’ 가능성>(4/25 https://bit.ly/2qaimzS)는 이미 보도제목부터 단일화에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MBC는 MBC와 한국경제신문이 의뢰하고 리서치앤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4/21~22) 결과를 근거로 “‘비문재인 연대’의 파괴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안철수·홍준표·유승민 3자 연대를 가정해 단순 합산할 경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물론, 정의당 심상정 후보까지 합한 것보다 높”다는 겁니다. MBC는 3자 연대 가정시 홍준표‧안철수‧유승민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한 지지율이 43.4%로 심상정‧문재인 두 후보 지지율 합계인 43.2%보다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해 우열을 가린다는 발상 자체가 매우 비과학적이고 조야한 논리입니다. 3자 단일화가 달성된다 해도 3명의 지지율이 고스란히 단일후보에게 쏠린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 중 상당수가 박근혜 정부 세력, 구 여권 세력과의 연대에 실망해 떠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 때문에 단일화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데 MBC는 ‘지지율 단순 합산’으로 ‘비문재인 연대의 파괴력’을 높게 평가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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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율 ‘단순 합산’으로 ‘3자 단일화’의 ‘파괴력’에 기대감 드러낸 MBC(4/25)
 

이 보도는 사실관계를 교묘히 왜곡하기도 했습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 단일화, 또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중도·보수 연대가 우선 거론”된다면서 마치 단계적으로 3자 단일화가 진행될 것처럼 묘사한 겁니다. 그러나 홍준표 후보는 바른정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 두면서도 국민의당과의 연대는 불가하다고 못 박았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연대는 안철수 후보가 ‘집권 후 통합정부’ 공약을 발표했기 때문에 거론된 것이지 후보를 단일화하겠다는 차원이 아닙니다. 그러나 MBC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중도·보수 연대는 이른바 '통합 정부'가 고리”,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과 바른정당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논의의 물꼬를 텄”다며 단일화가 이미 진행 중인 것처럼 설명했습니다. 

 

3. MBC 보도 반박한 TV조선 보도
TV조선 <후보 단일화 논란>(4/25 https://bit.ly/2qcIPN9)은 MBC의 보도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입니다. TV조선은 MBC처럼 홍준표-유승민 연대와 안철수-유승민 연대를 따로 짚었지만 그 한계를 분명히 전달했습니다. TV조선은 먼저 홍준표-유승민의 보수 단일화 가능성을 조명했으나 여기에 “안철수 후보가 빠진 보수 연대는 보수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 입장에선 그렇게 파괴력 있는 연대가 아니라는 분석”을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안철수-유승민 연대도 짚었는데 “단일화 가능성이 더 열려있”지만 “안철수 후보가 완주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고 오히려 당선뒤 협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승민 후보화의 단일화는 보수표를 흡수하는 것 보다 호남표가 더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안 후보의 결단이 필요한 대목”이라고도 지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후보를 상대로 한 가장 강력한 단일화는 역시 3자 단일화”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 될 경우 호남과 중도 개혁 성향 지지층이 떨어져 나가고 홍준표나 유승민 후보로 단일화 될 경우 중도 보수층의 투표 의지가 약해지는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4. MBC만의 일장춘몽? 타사는 모두 ‘부정적’
3자 단일화에 강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가능성에 방점을 둔 방송사는 MBC뿐입니다. 타사는 모두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KBS는 <‘3자 단일화’ 꿈틀…표 확장성 미지수>(4/25 https://bit.ly/2pdKov5)라는 보도 딱 1건만 보도했는데, 이미 제목에 ‘표 확장성은 미지수’라고 평했습니다. 제목부터 MBC와 시각이 정반대인 겁니다. 보도 내용에서도 KBS는 리포트를 시작하자마자 “정치권은 실제 단일화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방송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SBS도 “취재해보면 분위기가 현재로서는 가능해 보이지 않습니다”라고 전했고 JTBC 역시 2건의 보도에서 각 후보의 부정적 입장을 전한 후 단일화를 추진한 바른정당에도 “3당 모두가 참여하는 단일화를 주장하고는 있지만, 고민이 있습니다. 한국당과 손을 잡자니 우선 창당 명분이 사라진다는 우려가 있고요. 또 대선 이후 보수 정당의 주도권만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채널A와 MBN도 보도량은 2건, 4건이지만 각 후보의 시큰둥한 반응과 낮은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TV조선도 보도량이 5건에 이르지만 이중 4건은 각 후보의 부정적 입장과 민주당의 비판을 다뤘습니다. 나머지 1건이 그나마 가능성을 분석한 보도인데 앞서 설명했듯, MBC를 반박하는 보도나 다름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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