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D-15)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 일일브리핑
安 후보 의혹 검색하면, 문재인 측 ‘전투요원’인가?1. 安 후보 관련 의혹 검색하는 네티즌은 문재인 측 전투요원?
채널A <뉴스특급>(4/19)에선 ‘安 앞의 세 가지 숙제’라는 주제로 이야기했습니다. 진행자인 김종석 앵커는 “여론조사 결과도 오늘 나왔고 보니까 안철수 후보가 지지가 일시정지라는 평가도 많고, 홍준표 후보도 조금 올랐고. 이걸 어떻게 우리가 봐야 되는지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박상헌 공간과 미디어 연구소장은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드는 답변을 했습니다.
박상헌 씨는 “첫 번째는 네거티브 공방에서 문재인 후보의 아들 문제와 그다음에 안 후보의 부인 문제가 섞였습니다. 그런데 네거티브 공방에서 이른바 전투요원의 양과 질에서 안 후보는 문 후보에게 비교가 안 되는 것이거든요”라며 양 후보 간의 네거티브 공방을 벌이는 ‘전투요원’이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습니다. 이어서 “이른바 포털검색어에 느닷없이 안 후보 딸이 1위로 올라갔다가 안 후보 부인이 1위로 올라갔다. 이런 측면들은 그런 측면에서 네거티브 캠페인을 가지고 문 후보 안 후보가 정면으로 맞붙는다면 안 후보 측이 이길 수가 없습니다”라며 안철수 후보의 딸과 관련된 의혹이 이슈화된 것이 문재인 후보 측의 네거티브 물량공세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그리고는 “그런 측면에서 어쨌든 초반, 지난번 TV토론, 법정선거운동 개시 이후에 양 팀의 전력이 좀 그러니까 우열이 좀 가려지는 거 아닌가 이런 부분이 여론조사에 반영돼 나오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라고 발언을 마무리 했습니다.
먼저, 박상헌 씨의 발언 중 ‘네거티브 공방에서 이른바 전투요원의 양과 질’이란 표현은 시청자로 하여금 마치 양 후보 진영이 네거티브 전쟁을 벌이기 위해 실제로 관련 인력, 이른바 댓글 알바단 혹은 검색 알바단을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이는 충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는 표현입니다. 또한 박상헌 씨의 발언이 알바단이 아니라 열혈 지지층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해도, 박 씨가 제기한 의혹에는 의아한 측면이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의 딸이나 부인과 관련된 의혹이 과연 ‘느닷없이’ 포털검색어 1위에 올라간 것일까요? 국민들은 후보와 관련된 의혹이 떠오르면 궁금해 하고 알고 싶어 합니다. 자연히 검색을 하거나 관련 기사를 찾게 됩니다. 박 씨의 논리대로라면 안철수 후보 딸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알고자 검색한 국민들 상당수가 문재인 후보의 ‘전투요원’이 되어버리는 셈입니다. 거듭 강조하건데, 선거 시기입니다. 함부로 카더라성 발언을 하는 것을 자제해야 합니다.
2. 대선 징크스는 ‘비과학적’이라면서도 ‘얼굴 작은 안철수’ 강조하는 채널A
채널A <뉴스특급>(4/20)는 역대 대선에서 포스터 얼굴크기가 작은 사람이 선출되었다는 징크스를 소개했습니다. 무려 7분 동안입니다. 내용은 매일경제의 <우연이 쌓이면 규칙?…역대 대선 징크스 6가지>(4/19, https://goo.gl/5b1iEw)과 상당부분 일치했습니다.
진행자 김종석 씨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면서도 징크스를 하나하나 읊어주었습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포스터에서) 얼굴이 상대적으로 큰 사람이 패배하는 경향성이 있더라. 그리고 이제 안경 쓴 후보 같은 경우에 패배하더라. 그리고 역시 충북에서 이긴 후보가 결국은 이기더라. 이런 얘기들이 정리되어서 이렇게 재미난 얘기로 나오는 건데”라 내용을 재차 짚어줍니다. 이어 “승패 구분도 했더라고요. 문재인 후보는 안경을 끼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충청지역에서는 또 지지율이 높아요. (중략) 최종적으로 누가 성적표가 더 높게 책정이 됐는가, 이렇게 재미나게 분석을 하기도 했는데”란 설명까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김 씨는 게임의 승패를 궁금해 하듯, “징크스로만 보면 누가 이겼”냐 묻기도 했습니다.
△ 출연자 발언과 무관한 문재인-안철수 후보 포스터 비교 자료화면을 내보내고 있는 채널A <뉴스특급>(4/20) 화면 갈무리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그동안 통계적으로 그랬다, 이 정도의 재미거리”, “포스터는 징크스 논법과는 다르다”라 평가했습니다. ‘징크스’로 승패를 따져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채널A는 효과까지 넣어가며 문 후보와 안 후보의 포스터를 비교하는 자료화면을 내보냈습니다. 진행자는 “김성완 평론가님이 얼굴 큰 건 징크스와 상관없다고 했는데, 진짜 당사자는 다른 것 같아요”라더니 17일, 안 후보가 ‘얼굴 크기 징크스’를 언급하며 본인의 얼굴 크기가 제일 작다고 말한 인터뷰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어 역대 대선 후보 포스터 자료화면이 등장했습니다. 진행자 김 씨는 “14대 포스터는 DJ보다 YS가 작고요. 16대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작았고. 그러니까 바로 최근에 박근혜 전 대통령 이 문재인 후보보다 작았거든요”라 하나 씩 읊어주더니, 마지막으로는 “그래서 이번에도 만약에 작다면 지금 압도적으로 안철수 후보가 작기 때문에”라며 안 후보가 징크스 상 유리함을 언급했습니다.
△ 역대 대선 후보 포스터 얼굴 크기 비교 채널A <뉴스특급>(4/20), TV조선 <신통방통>(4/20) 화면 갈무리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 후에 안경을 썼다는 사실을 전한 후, “‘안경을 안 낀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란 징크스는 아직까지 깨지지 않았거든요. 그런 면에서 보면 이번 같은 경우는 사실은 안철수 후보가 안경을 안 꼈어요. 그런 면에서 이제 아마 본인도 이걸 굉장히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라 말했습니다. 안 후보가 얼굴 크기 징크스에 이어 안경 징크스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최진녕 변호사는 “정치신인일수록 자기 얼굴을 알리기 위해서 가급적 명함이나 이런데 크게 넣습니다. 반면 인지도라든가 어떻게 보면 지명도가 높을수록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본인의 특징만 살리면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 적은 사람은 상당 부분 본인 스스로의 자신감인 것 같은데 지금 안철수 후보 같은 경우에는 ‘내 이름만 있어도 이게 국민의당이라는 걸 다 안다’라고 할 정도로 나름대로의 어떤 자신감의 표현인 것 같은데요. 어떤 그런 부분이 반영이 됐는지 적어도 지금까지는 작은 사람이 당선된 것은 통계적으로도 입증이 된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안 후보의 자신감과 포스터 얼굴크기간의 상관관계까지 분석해 준 것입니다.
토론 내용을 종합해 보면 결국 ‘징크스 상 안 후보가 유리하다’입니다. 종편 출연진은 그동안 의혹은 후하게, 여론조사는 부각하며 ‘안철수 띄우기’에 집중해왔습니다. 이제는 여기에 ‘징크스’까지 동원한 셈입니다. 이 대담에 참여한 사람은 기자 출신의 진행자, 논설위원, 정치평론가 그리고 변호사입니다. 대선이 보름 남은 시점에 이들이 논해야 할 내용은 ‘비과학적’인 ‘가십’이 아닌, 후보의 자질을 검증하고 정책 검증하는 것입니다.
TV조선 <신통방통>(4/20)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김광일 씨는 ‘신통한 차트-대선 징크스’란 코너에서 “과학적 근거는 거의 없는 얘기들”, “다만 이러한 것들을 호사가들이 좀 모아놨기 때문에 재미도 느낄 겸”이라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선 징크스’를 읊어주고, 안 후보 인터뷰를 보여주고, 역대 대선 포스터까지 자료화면으로 소개하는 등 ‘징크스’를 다루는 태도는 채널A와 흡사했습니다.
<끝>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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