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D-29) 신문보도 일일브리핑

‘전교조·문재인, 세월호 정치적 이용 도 넘었다’는 조선
등록 2017.04.10 18:01
조회 702

8일과 10일 조선일보는 세월호 계기수업을 진행한 전교조를 향해 “남의 자식이니까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라는 비아냥을, 팽목항을 찾아 ‘얘들아, 미안하고 고맙다’라고 쓴 문재인 후보를 향해서는 “도를 넘어도 너무 넘었다”는 비난을 내놓았습니다. 그렇지만 ‘제 자식이어도 그럴 거냐’는 질문은, 조선일보가 해야 할 질문이 아니라 받아야 할 질문일겁니다.  

 

 

1. 오늘의 유감 선거 보도 ① 전교조·문재인 향해 ‘세월호 이용한다’ 목소리 높인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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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와 문재인 후보를 향해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지적한 조선일보 안석배 논설위원(4/8)

 

전교조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후안무치한 주장이 조선일보에 또 다시 등장했습니다. <만물상/제 자식이어도 그럴까>(4/8 안석배 논설위원 https://goo.gl/bvr2PC)에서 조선일보 안석배 논설위원이 문제 삼은 것은 전교조의 세월호 계기수업 교재 내용과 그 수업 방식입니다. “내가 세월호에 있었다면 했을 말을 상상”하게 하거나 “희생된 학생 이름을 죽 적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써”보라고 하는 것 등이 학생들에게 트라우마를 줄 수 있는 교육방식이라는 것이지요. 


안 논설위원이 문제 삼은 해당 수업 부분은 교재 중 ‘기억과 공감’ 챕터에 등장하는 내용으로,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 개개인을 기억하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해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입니다. 이런 교육방식이 실제 학생들에게 그저 ‘공포스러운 경험’으로만 남게 될 것인지, 그리하여 교육의 취지와 무관하게 ‘트라우마’ 만을 남기게 될 것인지는 조심스럽게 고민해봐야 할 지점입니다만, 적어도 비전문가인 안석배 논설위원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단정 지어 말할 문제는 아니겠지요. 사실 ‘불안한 상황을 가정하고 반복훈련’하는 것은 안전교육의 본질이기도 한데요. 같은 이유로 ‘4·16 연대’는 이미 전교조에서 만든 ‘4.16 교과서’가 교육자료로서 부적합하다고 판단한 교육부의 결정에 반발해 “4.16연대는 이 교과서가 더 많은 교사들에게 배포되기를 간절히 원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지요.


조선일보가 정말 불만을 표하고 싶은 것이 ‘세월호’라는 수업의 ‘주제’인 것은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은 또 있습니다. 지난 2014년 국방부는 자체 제작한 동영상으로 초등학교에서 ‘나라사랑교육’ 수업을 진행했는데요. ‘북한 인민들’이 어떤 고문을 당하는 지를 보여주기 위해 제작되었다는 해당 동영상에는 강제낙태와 영아살해가 자행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수업을 받던 학생들은 교실을 뛰쳐나가거나 비명을 지르고 눈물을 흘렸고, 학부모단체 등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보기에 적절하지 않은 동영상까지 이용하면서 수업을 해야할 필요가 있었느냐’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놀랍게도 조선일보는 이 논란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적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참사 희생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기 위해 이름을 불러보는 수업에 의문을 제기했으면서 잔인한 고문 및 낙태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수업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지요.  


이와 함께 안 논설위원은 전교조가 교재를 통해 사실관계가 다른 주장을 펼치며 “정부가 일부러 구조를 회피했다는 의혹과 불신도 부풀렸다”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전교조의 계기수업 교재가 당시 언론이 보도를 통해 제기한 의혹을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주장은 결국 ‘어떤 의혹도 학생들에게는 소개하지 말라’는 주장으로 들릴 뿐입니다. 


백보 양보해, 해당 수업에서 아직 사실관계가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기정 사실인양 다뤘다고 한다면, 그 지점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상식적인 태도겠지요. “전교조 교사가 자기 자식에게도 이런 엉터리 교육을 할지 궁금하다.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남의 자식이니까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라는, 계기수업 자체의 의미를 부정하는 비아냥을 쏟아낼 것이 아니라요. 무엇보다 안 논설위원은 “지난달 한 대선 후보는 팽목항을 찾아 ‘얘들아, 미안하고 고맙다’라고 썼다. 참사를 이용하는 것도 정도가 있다. 도를 넘어도 너무 넘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문재인 후보의 ‘고맙다’라는 발언을 ‘내가 대세를 형성할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맙다’로 계속 해석하는 조선일보의 관점이야 말로 도를 넘은, 소름끼치도록 정치적인 해석으로 보이는군요. 제 자식이어도 그럴 거냐는 질문은, 조선일보가 해야 할 질문이 아니라 받아야 할 질문입니다. 

 

 

2. 오늘의 유감 선거 보도 ② 문재인은 ‘친노 세력의 도구’라는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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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후보 향해 ‘친노 세력의 도구’ 운운한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주간(4/10) 

 


“노무현 서거 뒤에도 정치를 원치 않았던 정치 혐오 기질인 그(문재인 후보)가 대선에 두 번이나 도전하는 이유”는 “친노 세력의 도구로서 그들의 못다 한 꿈을 이뤄야 한다는 책무감 때문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안철수가 대통령이 된다면” “적어도 1970년대 유신이나 1980년대 운동권시대로 돌아가는 게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국민의당 안철수 캠프에서 나온 주장이냐구요? 아닙니다.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주간이 <김순덕 칼럼/익숙한 과거냐, 불확실한 미래냐>(4/10 김순덕 논설주간 https://goo.gl/ZTNuAN) 칼럼을 통해 쏟아낸 주장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주요 일간지 논설위원이, 근거 하나 없이 ‘뇌내망상’만으로 특정 후보에 대한 막말을 쏟아내며 노골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해당 칼럼에서 김 논설주간은 “점쟁이가 잘되는 것은 못 맞혀도 잘못되는 것은 귀신같이 맞히는 것처럼 정치적 공격수는 상대의 가장 치명적인 부분을 귀신같이 안다”는 괴이한 신념을 근거로 “문재인이 19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박근혜 측의 예언대로 노무현 시즌 2가 될 공산이 크다”는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물론 근거는 하나도 없는데요. 사실 앞의 ‘친노 세력의 도구’ 운운하는 대목이나 “당시 박근혜의 아킬레스건을 기막히게 지적했던 문재인 측처럼 이번에 안철수 측에서 지적하는 ‘남자 박근혜’ ‘과거에 발이 묶인 패권세력’이라는 말도 다 겪어 보고 하는 얘기일 터”라는 지적 등은 애초에 근거를 대기도 어려운 저잣거리 험담 수준의 주장이죠. 김 논설주간 개인적인 판단으로 안철수 후보를 더 높이 평가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이렇게 체면도 상식도 모두 내팽개치고 아무 말이나 한다는 것은 좀 놀랍네요.

 

3. 오늘의 유감 선거 보도 ③ 문재인 ‘네거티브 공세’는 괜찮고 안철수 ‘네거티브 공세’는 못 참는다?  
그간 주요 일간지들은 문재인 후보를 향한 정치권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서는 ‘그래도 유력 후보니까 검증을 감수해야 한다’ ‘억울하더라도 더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양강구도가 현실화 되면서 안철수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니 갑자기 ‘네거티브는 그만둬야 한다’며 은근슬쩍 태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보도 양상은 기사의 제목만 봐도 뚜렷하게 드러나는데요. 예를 들어 동아일보는 <해만 뜨면 ‘문모닝’ ‘안모닝’ 5일간 60회 네거티브 공방>(4/10 황형준․박성진 기자 https://goo.gl/nrpqa7)에서 문재인 후보 진영과 안철수 후보 진영이 네거티브 공방만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문-홍-유, 네거티브 공세로 ‘안 때리기’>(4/8 홍수영한상준 기자 https://goo.gl/YHhBik)에서는 안철수 후보를 여타 후보 진영에서 ‘때리고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습니다. 


한국일보 역시 <문안 허술한 해명에 네거티브 악순환>(4/10 강윤주 기자 https://goo.gl/6l1kkb)에서 네거티브 공세를 비판하며 두 후보 진영이 모두 ‘꼬리자르기식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의혹이 재생산될 빌미를 제공했다고 ‘싸잡아’ 지적했습니다. <문측 “렌터카 대통령” 안측 “웃기는 네거티브”>(4/8 정재호 기자 https://goo.gl/nYNTXs)에서도 “문재인과 안철수의 네거티브 전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한겨레도 같은 시기 <안철수 뜨자 일제히 ‘안철수 때리기’>(4/8 정유경 기자 https://goo.gl/MB315Q)로 ‘안철수 때리기’ 현상을 부각한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조선일보는 <달레반, 안슬림, 홍찍문… 낙인찍기용 신조어 유행>(4/8 이옥진 기자 https://goo.gl/IA80qq)에서는 질 낮은 신조어를 영양가 없이 나열한 뒤 기사 말미 “지난 2~3월만 해도 ‘국민의당은 문모닝당’이라는 말이 많았지만, 최근 안 후보 지지율이 오르면서부터는 "민주당도 안모닝당 됐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지금까지 줄창 문재인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온 국민의당과 민주당을 ‘똑같이 네거티브 하는 당’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문모닝 vs 안모닝… 아침마다 난타전>(4/8 선정민 기자 https://goo.gl/I50VWn)에서는 언제나처럼 검증은 하나도 없이 각종 의혹제기를 나열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모든 검증 요구를 ‘네거티브’로 싸잡아 비판하는 보도 태도가 과연 적절한 것일까요? 안철수 후보에 대한 검증 요구가 등장한 시점에, 그것도 단순 네거티브와 정당한 의혹제기를 구분하지 않는 이런 보도태도는 ‘안철수 후보 감싸기’로 오해를 살 수밖에 없습니다. 


덧붙여 중앙일보의 경우 안철수 후보와 관련한 의혹을 <안철수, 가짜 뉴스와 전면전 선포… 24시간 대응팀 가동>(4/10 박유기 기자 https://goo.gl/iccZZ6)에서 소개했는데요. 안철수 후보를 향해 제기된 모든 의혹이 ‘가짜뉴스’ ‘유언비어’라도 되는 듯한 인상을 주네요. 그 외 <‘문재인 아들’ 지속적 위력… ‘안철수 조폭’은 순간적 파급력>(4/10 유성운 기자 https://goo.gl/fYXeXQ) 역시 각종 의혹에 대한 구글 트렌트 추이 결과를 단순 언급하며, 해당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보다는 ‘문재인 아들 의혹’이 더 많이 회자되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 또한 제대로 된 검증 보도라고는 할 수는 없지요.

 

 

4. 오늘의 미보도 


■ 국민의당 세월호 인증샷 논란, 경향·한겨레만 보도
국민의당 기초의원들이 지난 7일 세월호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과 한겨레뿐입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9일 목포신항을 찾은 안철수 후보를 외면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것은 한겨레뿐입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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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세월호 인증샷 논란 관련 보도 유무(4/8~10)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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