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D-32)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안철수가 이긴 여론조사만 보도한다? MBN의 ‘꼼수’
등록 2017.04.0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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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여야 경선이 모두 끝나 대선이 본격화되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보도가 문재인‧안철수‧홍준표 3명의 후보에게 집중되는 가운데, 특히 지지율 수위권을 달리고 있는 문재인‧안철수 후보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두 후보는 서로를 향해 비판 공세를 펼치고 있는 만큼 두 후보의 논란을 다룬 보도도 많습니다. 이중 KBS는 안철수 후보 관련 논란만, MBC는 문재인 후보 관련 논란만 다뤘고 타사는 모두 두 후보 관련 논란을 모두 다뤘습니다. 유독 문 후보 논란만 상세히 다룬 MBC가 두드러집니다. TV조선과 채널A가 앞장서던 ‘안철수 띄우기’는 MBN만이 열중하는 모양새입니다. MBN은 판세분석 1건과 지지율 1건으로 노골적으로 ‘안철수 상승세’를 강조했는데 유독 안철수 후보가 앞서는 여론조사만 골라 보도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이렇게 각종 공세와 지지율만으로 보도가 도배된 사이, SBS‧JTBC만 후보 검증과 정책‧공약 보도를 모두 내면서 체면치레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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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방송사 대선 보도 상세 비교(4/6) ⓒ민주언론시민연합

 

 

1. 안철수가 이긴 여론조사만 보도? MBN은 왜…
경선 국면이었던 지난 3월, TV조선은 단연 ‘안철수 띄우기’의 선두주자였습니다. 4월 들어 경선이 마무리 국면에 이르고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많이 오르자 TV조선은 더 이상 ‘안철수 띄우기’에 매진하지 않는 모습인데요. 유독 MBN이 그 바통을 이어 받아 ‘안철수 상승세’를 연일 강조하고 있습니다. MBN은 전날(5일)에 이어 이날도 ‘양자대결 지지율’을 이용해 ‘안철수 상승세’를 집중 조명했는데요.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앞지른 여론조사만 골라 보도에 이용한 흔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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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안 양자대결’ 결과는 중앙일보 여론조사, 50대 선호도는 자사 여론조사로 안철수 후보가 앞선 여론조사만 골라 보도한 MBN(4/6)

 

먼저 MBN <“지사직 던지고 도와달라”>(4/6 https://bit.ly/2oHgodM)에서 김주하 앵커는 “문 후보 측에서는 안 지사가 지사직을 던지고 자기 캠프로 와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한 모양입니다. 물론 아직은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지만요”라는 황당한 말을 했습니다. MBN은 아직 문 후보 측에서 말도 꺼내지 않은 내용을 보도 제목으로 뽑아, 마치 문 후보가 정말로 안 지사에게 “지사직을 던지고 도와달라”고 한 것처럼 묘사한 겁니다. 종편에 관심법이 엄청난 유행이긴 하지만, 관심법을 제목으로까지 뽑는 것은 명백한 왜곡입니다. 이어지는 리포트는 “경선이 한창이었던 지난 3월 말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가상 양자 대결 지지율 격차는 11.5%p”로 문 후보가 앞섰지만, “양당이 최종 후보를 확정지은 이후 조사에서는 오히려 안 후보가 문 후보보다 8%p 앞서며 결과가 뒤집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문재인 캠프 측에서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팔을 걷어붙이고 도와줬으면 하는 희망 섞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MBN이 여기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중앙일보가 의뢰하고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4월 4일~5일에 실시한 조사입니다. ‘소문’만으로 문 후보가 안 지사에게 무리한 부탁을 한 것처럼 전한 것도 문제지만 더 이상한 점이 다음 보도에서 MBN <50대‧TK 잡았다>(4/6 https://bit.ly/2oH33SC)에서 드러납니다. 이 보도는 “보수층으로 대표되는 50대와 TK 표심”이 안철수 후보에 쏠렸다고 전한 보도입니다. 최은미 기자는 “MBN과 리얼미터가 진행한 지난 3월 5주차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50대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8.9%,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9.8%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안 후보가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된 후 진행한 조사를 보면 “문 후보가 34.9%, 안 후보가 38.9%로 안 후보는 2배 넘게 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보도에서 MBN이 제시한 여론조사는 MBN과 매일경제가 의뢰하고 리얼미터가 수행한 4월 5일 대선 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입니다. MBN은 같은 여론조사를 토대로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역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를 두고 “민주당 경선 주자였던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 상당수를 안 후보가 가져간 셈”이라 단정하기도 했습니다. 


똑같이 ‘안철수 후보 1위’를 강조한 두 보도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앞의 보도가 중앙일보 여론조사를 인용한 것과 달리 두 번째 보도에서는 MBN 자사의 여론조사를 썼다는 겁니다. MBN은 중앙일보 여론조사 중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 시 안철수 후보 50.7%, 문재인 후보 42.7%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따돌린 결과를 인용했습니다. 자사의 여론조사에서는 유독 50대와 대구‧경북 지역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이긴 결과만 가져왔죠. 그러나 MBN 여론조사의 ‘양자대결’ 조사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46.3%, 안철수 후보가 42.8%로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옵니다. 


이상한 점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MBN은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 결과는 굳이 안철수 후보가 이긴 중앙일보 여론조사를 인용했고 안 후보가 ‘50대 및 TK의 선호도’에서만 이긴 자사 여론조사에서는 딱 그 부분만 보도한 겁니다. 자사 여론조사에서는 ‘양자대결’의 결과가 문 후보가 이긴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인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MBN이 여론조사를 보도하면서 의도적으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앞서는 수치만 가져온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2. MBN이 인용한 두 여론조사의 결정적 차이는? ‘단일화 과정 설명 여부’
그렇다면 어째서 MBN이 인용한 두 여론조사에서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의 결과가 다른 것일까요? 답은 양자대결의 필수적 조건인 단일화에 있습니다. 중앙일보 여론조사의 양자대결 질문은 “대선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2명의 후보만 나온다면 어느 후보를 지지하시겠습니까?”라는 겁니다. 단일화 관련 내용이 전혀 설명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 결과 안 후보가 50.7%로, 42.7%의 문 후보를 앞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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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에서 단일화 의미 누락, 안철수 후보가 앞선 결과 나온 중앙일보 여론조사(4/4~4/5)

 

반면 문 후보가 안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오는 MBN 여론조사에서는 “이번 대선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연대 단일 후보인 문재인,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의 연대 단일후보인 안철수의 양자 대결로 치러진다면,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로 질문이 훨씬 더 구체적입니다. ‘단일화의 의미’를 설명해준 점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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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에서 단일화 의미 설명, 문재인 후보가 앞선 결과 나온 MBN 여론조사(4/5)

 

요컨대 단일화 의미를 상기시킬 경우 시민들이 문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더 크고, 단일화를 배제한 양자대결 조사에서는 안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더 크다는 겁니다. 물론 이를 일반화할 수는 없으나 일단 MBN이 인용한 두 여론조사의 차이는 그렇습니다. 이런 차이가 명백함에도 굳이 안철수 후보가 이긴 부분만 골라 보도한 MBN의 의도는 더욱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보도는 이날 MBN에서만 나왔습니다만, 앞으로 여론조사 인용이 더 많아질 것을 감안하면 다른 매체에서도 이런 교묘한 ‘조작’이 나올 수 있습니다. 

 

3. 또 ‘문재인 의혹’만 보도한 MBC
6일 가장 논란이 컸던 사안은 안철수 후보가 ‘차떼기 동원’ 정황이 확인된 국민의당 호남 경선에서 조직 폭력배의 도움을 받은 것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안철수 후보가 조폭과 찍었다는 사진이 나돌았고 민주당은 ‘차떼기 경선’과 연결된 것 아니냐고 공세를 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바로 전날(5일) 자유한국당이 제기한 문재인 후보의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 음주운전 사고 은폐 의혹’ 공방도 계속됐습니다. 종편 4개사는 두 후보의 논란에 보도를 따로 할애해 다뤘고 SBS는 1건의 ‘문-안 공방’ 보도로 처리했습니다. KBS의 경우 5일 이미 다뤘던 문 후보의 음주운전 은폐 의혹은 제외하고 안 후보 논란만 다뤘는데요. 특이하게도 MBC는 안 후보 논란 대신 문 후보 논란만 다뤘습니다. 


물론 MBC가 안 후보 논란을 아예 배제한 건 아닙니다. MBC <세 불리는 안철수…공세 나선 문재인>(4/6 https://bit.ly/2nHiJjD)은 ‘문-안 공방’ 보도로 산정된 보도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를 맥주 거품이라고 평가했”고 “안 후보는 문 후보를 무능한 상속자라고 되받았”다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날로 치열”함을 전한 보도이기 때문입니다. MBC는 이 보도에서 ‘반문연대’를 둘러싼 양측의 설전을 나열하다가 갑자기 “안 후보가 선거운동 행사장에 조직폭력배를 동원했다는 의혹도 전면 부인”했다며 ‘조폭 동원 의혹’ 관련 안 후보의 해명만 언급했습니다. “제가 조폭하고 관련이 있겠습니까? 저는 검증은 좋습니다만 정말 제대로…”라는 안철수 후보 발언 장면도 덧붙였죠. 

 

반면 바로 이어진 MBC <“민정수석은 알았을 것”…“보고 못 받았다”>(4/6 https://bit.ly/2oMD1u7)는 문 후보의 음주운전 은폐 의혹을 아주 상세히 전했습니다. 문 후보가 이 의혹에 대해 “당시 사건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해명했고 “당시 문 후보를 보좌했던 이호철 전 민정비서관도 ‘은폐하려 했다는 관련 보도는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지만 “이 사고 피해자였던 현직 경찰관은 당시 민정수석실이 깊숙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는 겁니다. MBC는 “나는 나 혼자, 저쪽에는 막 청와대에서 확 내려오고 그러니까. 내 말이 안 먹히죠”, “(청와대 행정관이) 반공갈, 반협박 비슷하게 어떻게 이야기 했냐면, 옛날에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인다고”와 같은 당시 사고 피해자 임 모 씨 인터뷰를 2개, “부인하고 발뺌을 하는 거짓말하는 대통령은 우린 뽑을 수 없습니다”(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와 같이 문 후보를 공격한 정치권 반응 2개를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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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문재인 의혹만 상세 보도한 MBC(4/6)
 

MBC는 바로 전날에도 이 의혹을 적극 보도하면서 <또 의혹…‘친인척 비리’ 은폐했나>(4/5 https://bit.ly/2oHCdqh)라는 제목으로 시청자를 혼란에 빠뜨린 바 있습니다. 마치 문 후보가 자신의 친인척 비리를 은폐했다는 인상을 주는 제목입니다. 이런 제목은 MBC에서만 나왔고 타사는 모두 ‘음주운전 사고 은폐 의혹’이라 제목을 냈죠. 이랬던 MBC가 정치권에서 안철수 후보 논란이 나온 6일에도 오로지 ‘문재인 의혹’만 보도하면서 ‘안철수 의혹’은 어떤 내용인지 설명도 하지 않고 안철수 후보의 해명만으로 갈음해버린 겁니다. 


이렇게 ‘안철수 의혹’은 외면하고 ‘문재인 의혹’만 연일 보도하는 행태는 오로지 MBC에서만 보입니다. TV조선‧채널A‧MBN은 두 후보 논란을 균등히 다루는 가운데 채널A는 안철수 후보 의혹을 오히려 더 많이 다뤘죠. JTBC가 문 후보 관련 의혹을 2건, 안 후보 의혹을 1건 보도해 차이가 있긴 하지만 문 후보 의혹 보도 2건 중 1건은 ‘아들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 ‘적극 대응’으로 태도를 바꾼 문 후보 측 입장을 전달한 보도입니다. ‘반론’에 초점을 맞춘 보도이므로 공세적 의혹을 상세 보도한 MBC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4. 드디어 나온 정책‧공약 보도와 후보 검증 보도…갈 길이 멀다
드디어 방송 보도에서 후보 검증 보도 및 정책‧공약 보도가 나왔습니다. ‘네거티브’와 판세분석으로만 가득 차 있던 그간의 뉴스에서 조금은 달라진 모습입니다. 후보 검증 보도는 SBS‧JTBC가 각 1건, 정책‧공약 보도는 SBS‧채널A가 1건, JTBC가 2건을 냈습니다. 


SBS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따져보니>(4/6 https://bit.ly/2o8M7Db)는 문재인 후보의 ‘공공일자리 확충 공약’을 검증했습니다. “문 후보는 21조 원이면 해견된다고 했는데, 단계적으로 취업하는 81만 명에게 5년간 지급하면 바닥”임을 지적했고 “새로 취업하는 공무원 17만여 명이 20~30년 이상 근무할 경우, 투입 예산은 막대할 것”이란 비판으로 공약의 현실가능성을 짚었습니다. SBS는 6일부터 “공약 평가에 주력해 온 매니페스토 실천본부와 함께 대선후보들의 핵심공약을 검증”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치 공방보다는 공약 자체에 모순이나 거품이 없는가를 짚어보자는 취지”라고도 했습니다. 과연 이날의 약속을 앞으로 잘 지킬지 주목해야 합니다. 


채널A <“공공일자리 81만 개” 현실성 있나>(4/6 https://bit.ly/2ofpbm4) 역시 문 후보의 공공일자리 공약을 비판적으로 다뤘습니다. 채널A는 실제 공무원 준비생들은 이 공약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취재해 SBS와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자 경찰 인력을 너무 적게 뽑”는다는 현장의 바람부터 “학원가에 사람이 더 많이 몰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우려의 시선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JTBC는 <정책은 실종…‘표심 자극’ 프레임만>(4/6 https://bit.ly/2njfZh5)는 “공약은 실종되고 구도에 네거티브가 겹치는 상황”이라면서 “각 후보 측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 대결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과 “언론도 마찬가지”라며 문제제기를 했지만 따로 공약·정책 보도가 없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다만 JTBC는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청와대 집무실 이전 관련 공약을 단순 전달하는 보도가 1건 있었습니다. 


후보 검증의 경우 SBS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경남도지사 보궐선거를 막기 위한 ‘꼼수 사퇴’ 논란을 ‘팩트체크’ 형식으로 짚었습니다. JTBC는 SBS가 5일 다뤘던 안철수 후보 부인 김미경 교수의 특혜 채용 의혹을 ‘펙트체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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