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D-35)방송보도 일일브리핑

문재인 경선 승리…MBC “아들 특혜”
등록 2017.04.0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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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민주당 경선에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유력 주자가 모여 있는 만큼 경선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요.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습니다. 이를 MBC‧SBS‧JTBC‧채널A가 톱보도로 전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의 선출을 대하는 태도는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그 방향도 가지각색인데요. 일단 KBS와 TV조선은 톱보도를 ‘북풍’으로 장식하며 ‘안보 프레임’을 선보였습니다. KBS와 MBC는 ‘문재인 아들 특혜 의혹’을 이어붙이면서 ‘네거티브’로 대응했고 MBC는 ‘노무현 정권 2인자’라는 낙인도 찍었습니다. MBN은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을 2건의 보도로 부추겼고 TV조선은 ‘문재인-안철수의 강점과 약점’을 비교하면서 안철수 후보에게 보수‧중도 단일화를 권했습니다. 

 

1. 문재인 후보 선출된 날…KBS‧TV조선은 ‘북한의 위협’이 톱보도

일단 톱보도에서 KBS와 TV조선은 독보적입니다. 두 방송사만 톱보도로 북한 관련 소식을 내놨고 북한 관련 보도량도 타사에 비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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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방송사 주요 보도 보도 순서 비교(4/3)

 

KBS는 국방부가 북한에게 해킹을 당해 ‘작전계획 5027’이 유출됐다는 단독 보도가 톱보도입니다. 이어진 리포트도 KBS가 단독 취재한 작전계획 5027 관련 보도였습니다. 이후 나온 2개의 보도는 트럼프의 대북 강경노선과 김정은의 ‘남침 위협’을 부각한 것으로서 전형적인 ‘북풍몰이’에 해당합니다. TV조선도 트럼프의 대북 강경노선 및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을 3건에 걸쳐 제일 먼저 보도했습니다. 타사의 경우 MBC는 트럼프의 대북 강경책을 10번째 꼭지로, SBS는 14번째 순서에 배치했습니다. JTBC와 채널A는 북한 관련소식을 아예 전하지 않았고 MBN은 22번째로 보도했습니다. 보도 순서나 보도양으로 따져봤을 때도 KBS와 TV조선을 제외한 다른 방송사들은 대북 소식을 그다지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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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방송사 톱보도 제목 비교(4/3) ⓒ민주언론시민연합

 

2. 종편도 보도 안 한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공영방송만 보도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됨 3일의 대선 보도량을 비교해보면 유독 KBS‧MBC에서만 두드러지는 보도가 있습니다. 두 방송사는 ‘야당 후보 논란’을 각각 1건, 2건 보도했는데 이는 모두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을 다룬 겁니다. JTBC에서 1건의 보도가 있지만 이는 출처 불명의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 전에 SNS에 올렸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신고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논란을 전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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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방송사 대선 보도 상세 비교(4/3) ⓒ민주언론시민연합
 

KBS와 MBC는 무려 한 달 간 똑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의 흑색선전을 확대재생산하는 수준입니다. 특히 MBC가 심각합니다. MBC <“마! 고마해!”…거세진 아들 의혹 공세>(4/3 https://bit.ly/2o1PbRL)는 문 후보 아들에 대한 의혹공세를 총 나열한 보도입니다. “이화여대 특혜 입학 의혹이 일자 SNS에 ‘돈도 실력이다. 부모를 원망하라’는 글을 올려 분노를 산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에 빗댄” 자유한국당 주장과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한 문 후보의 아들 의혹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부메랑이 될 것”, “문 후보의 어제 발언(그만하라)도 국민과 언론을 완전히 무시한 독재적 발상”이라는 국민의당 주장, 그리고 “국회 청문회를 요구”한 바른정당 입장까지 리포트 내내 나열했습니다. 보도 말미에 문 후보 측 논평을 요약해 “수차례 정부 감사와 국회 국정감사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반복되는 정치 공세는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어서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덧붙였을 뿐, 이미 드러난 사실관계 규명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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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 적극 보도하는 MBC(4/3)

 

이어지는 MBC <채용부터 휴직까지…꼬리 무는 의혹들>(4/3 https://bit.ly/2osCFLS)도 규명된 사실관계를 외면한 채 관련 의혹을 다시 장황하게 풀어놨습니다. 리포트를 보면 △“한국고용정보원이 낸 채용 공고부터 규정을 어겨 급조된 정황이 있다” △“공고 내용 중 동영상 제작 분야를 뽑는다는 안내는 없었지만, 문 후보의 아들은 짧은 자기소개서에 동영상 전문가임을 기재” △“필수 제출 서류인 졸업예정증명서를 기일 내에 제출하지 않았고, 지원할 직렬과 직급도 적지 않은 데다, 지원서에 적힌 날짜의 필체가 다르다” △“입사 이후 14개월 만에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휴직을 했고, 휴직 기간을 계속 늘려 23개월 동안 어학연수를 한 뒤 곧바로 사직한 것도 일반적이지 않다” △“준용 씨가 응시한 시점의 인사 서류가 통째로 사라졌다”는 내용입니다. 이는 이미 사실관계가 확인됐는데도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의혹을 부풀려 놓은 겁니다.


그러나 한국고용정보원이 규정을 어겨 채용 공고를 급조했다는 의혹은 이미 노동부 감사를 통해 채용 절차에는 문제가 있지만 문준용 씨와는 관계없이 내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과정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고에 동영상 제작 분야 안내가 없었는데도 문준용 씨가 지원했다는 부분에도 문 후보 측이 “워크넷을 통해 고용정보원의 동영상 활용 수요가 많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원한 것”이라 해명했지만 MBC는 무시했습니다. 졸업예정증명서 제출 기한 문제의 경우 공고 상 제출 서류가 아니었으나 고용정보원이 추가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이 또한 MBC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1년 근무 후 어학연수 목적 휴직의 경우 MBC도 “일반적이지 않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필체가 다르다거나 인사 서류가 통째로 사라졌다는 의혹은 근거가 없는 일방적 주장에 불과합니다. MBC는 이런 근거도 없는 주장을 나열하면서 심지어 의혹 제기의 주체도 ‘의혹을 제기하는 측’이라고만 하며 얼버무렸습니다.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은 ‘문재인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제기하고 있습니다. MBC는 이들의 주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둔갑시켜 유포했습니다. 이날 KBS도 비슷한 내용을 1건 보도했는데 그나마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인용해 MBC보다는 상식을 지켰습니다.

 

3. 문재인은 “노무현 정권 2인자”? MBC의 ‘낙인 찍기’

문재인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에 가까운 보도는 또 있습니다. 이번에도 MBC가 주인공입니다. MBC는 이날 문재인 후보의 선출을 전하면서 ‘문재인은 누구인가’라는 취지의 보도를 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은 사실상 ‘문재인은 노무현 정권 2인자’라고 낙인찍는 수준입니다. MBC <대선 재도전하는 노무현 정권 2인자>(4/3 https://bit.ly/2nRrtWf)는 이미 보도 제목에서 문재인이라는 이름을 빼고 “노무현 정권 2인자”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리포트는 더 심각합니다. 나름 ‘유력 후보의 역정’을 짚어주는 듯 하지만 그에 걸맞는 내용은 “가난한 실향민 가정에서 태어난 문재인 후보는 학생운동으로 구속과 강제 징집 등을 겪으며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는 것 딱 한 줄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2인자’, ‘2012대선 패배’, ‘친문패권’ 등 부정적 묘사입니다. “‘왕수석’ ‘왕실장’으로 불린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 사실상 정권의 2인자”였고 “2012년 대선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와 맞붙었지만 백만 표 차로 졌”으며, “‘친문재인 패권’에 대한 반발로 안철수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이 탈당했지만, 김종인 전 의원 등을 영입해 지난해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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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후보는 노무현 2인자’ 낙인찍는 MBC(4/3)
 

이날 이렇게 문 후보의 역정을 보도로 낸 방송사는 MBC와 MBN뿐인데 MBN은 보도 제목이 <두 번째 대권 도전>(4/3 https://bit.ly/2nRFUeC)으로 최소한 ‘노무현 2인자’라는 낙인은 찍지 않았습니다. 다만 ‘노무현의 친구라는 이름표를 뗄 수 없다’고 표현했네요. MBC보다 수위는 낮지만 역시 ‘노무현의 그림자’를 강조한 보도이긴 마찬가지입니다. 

 

4. ‘처음으로 문재인 이긴 안철수’…‘양자대결’ 군불 떼는 MBN 
MBN은 ‘문재인-안철수 양자구도 여론조사에서 안철수가 이겼다’는 여론조사를 빌미로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에 한껏 군불을 뗐습니다. 그러나 내일신문에서 의뢰한 해당 여론조사는 조사 방식에 있어 많은 문제점이 지적됐는데요. 내일신문 여론조사는 기본적인 수단인 무선전화 조사는 아예 빼놓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잘 이용되지 않는 유선 전화 및 인터넷 조사만으로 단 하루만 실시해 논란이 컸습니다. 양자구도 가능성이 매우 낮은데도 자꾸 가상의 상황을 전제한 여론조사가 나온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이를 KBS‧MBC‧JTBC를 제외한 4개사가 보도했는데요. MBN은 문제가 심각합니다. MBN은 이날 ‘안철수 상승세’만 2건을 보도했는데요. 그 중 MBN <문재인에 앞서>(4/3 https://bit.ly/2nRKwzH)는 이미 보도 제목에서 “안철수가 문재인에 앞섰다”고 단언했고 문제의 그 여론조사를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보도했습니다. “후보단일화를 가정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지난달 말 조사에서 41.7% 대 39.3%로 오차범위 이내까지 따라붙더니,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안 전 대표가 43.6%를 얻어 36.4%의 문 전 대표를 처음으로 앞섰”다는 겁니다. “안 전 대표는 홍준표 경남지사 지지층의 73.8%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지지층의 51.8% 등 중도·보수층 유권자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안 전 대표가 문 전 대표와 양자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가능성이 높다'는 답변이 60.9%로 나타났”다며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는데요. 문제는 이 모든 결과가 조사 방식이 허술했던 내일신문 여론조사에서 나왔다는 겁니다. 이를 여과없이 보도한 MBN은 보도 말미에 가서야 “다만 이번 조사에서 국내 주요 여론조사기관들이 자주 사용하지 않는 인터넷 조사 방식이 60%나 반영돼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딱 한 마디 언급했고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의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내일신문 여론조사를 대하는 태도는 TV조선이 그나마 합리적입니다. TV조선 <안 43.6% VS ANS 36.4%>(4/3 https://bit.ly/2nOn0Up)는 MBN처럼 해당 여론조사를 인용하기는 했지만 “MBN 매일경제가 발표한 정기 여론조사에서는 3자 가상대결시 문 전 대표 46.1%, 안 전 대표 26.3%, 홍준표 후보 11.9%”라며 다른 여론조사도 덧붙였습니다. TV조선 <정치속보기/문안 양자대결 가능성은?>(4/3 https://bit.ly/2o40usx)은 “문재인 캠프에서도 이의를 제기할만하다. 이 여론조사가 유선 전화를 이용해서, 최근 여론조사는 무선전화를 많이 하는데 무선전화 조사를 안했다”면서 “시시비비 명백하게 밝히는 것도 유권자가 바른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지적했습니다. 양자대결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 상태에서는 불가능한 과제”라 평했습니다. 

 

5. ‘문재인 VS 안철수’ 보도 내놓은 TV조선, 안철수에 유리하게 편집
그러나 TV조선도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TV조선은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을 전제로 두 후보의 강점과 약점을 꼽아보는 보도를 냈습니다. TV조선 <‘열성 지지층’ VS ‘확장성’>(4/3 https://bit.ly/2owp7PK)은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두 후보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했는데요. 보도의 전제 자체가 ‘양자대결’입니다. 보도의 구성은 더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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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이 꼽은 ‘문재인‧안철수의 강점과 약점’(4/3)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은 문재인 후보의 약점을 패권주의와 ‘아들 특혜 채용 의혹’으로 나열하면서 안철수 후보의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비판 발언도 덧붙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준용 씨의 황제 취업, 황제 휴직, 황제 퇴직에 대해서 제2의 정유라 사건이라는 말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라는 정우택 원내대표 발언 장면 바로 다음에 “마, 고마해!”라고 말하는 문재인 후보 발언 모습을 이어붙여 마치 문 후보가 윽박지르는 것처럼 편집을 했습니다. 


그러나 두 발언은 아예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나온 것입니다. 문 후보는 2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문화행사 후 기자들로부터 특혜 의혹 질문이 나오자 “우리 부산 사람들은 딱 한마디로 말한다. 뭐라고 하냐면 ‘마!’, 거기에 한마디 더 보태면 ‘마! 고마해!’”라며 웃으며 응했습니다. 이에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은 의혹 해명을 회피하는 것이라면서 ‘박근혜식 발상’이라고 비난했습니다. TV조선은 이런 두 장면을 가지고 마치 문 후보가 정우택 원내대표에게 ‘마! 고마해!’라고 소리지른 것처럼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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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후보가 자유한국당에 ‘마! 고마해!’라고 윽박지른 것처럼 편집한 TV조선 보도(4/3)

 

반면 안철수 후보의 약점은 “충성도 높은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로 꼽아, 패권주의와 아들 특혜 채용이라는 문 후보 약점보다 훨씬 수위가 낮은 것으로 지목했습니다. 심지어 문 후보 사례와 달리 그 누구의 비판 발언도 달아주지 않았습니다. 또한 안철수 후보의 향후 전략으로 ‘보수‧중도 단일화’를 꼽으면서 지난 30일 “국민에 의한 연대, 오직 그 길만이 진정한 승리의 길”이라고 말한 안 후보 연설 장면을 끼워 넣었는데요. 이는 해당 연설에서도 ‘자강론’을 내세웠고 여전히 연대에 부정적인 안 후보 측 입장을 거듭 왜곡한 겁니다. 안 후보의 약점으로 “민주당은 적폐 세력과 연대를 모색한다고 비판”한다고 해놓고 “연대가 기회다”라고 조언하는 TV조선의 논리 자체도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TV조선은 이 보도에 문제가 있다고 스스로도 판단했는지 홈페이지에서 보도 영상을 삭제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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