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D-40) 신문보도 일일브리핑
‘문재인만 이기자!’ 반문연대 야합 독려 나선 조선30일 조선일보는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을 위해 “노선·정책에서 다소 차이가 있어도 협치·연정의 시대로 가는 큰 비전을 담을 수 있다면 그런 정당 간 연대는 유권자들의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야합’의 명분을 제공했습니다.
1. 오늘의 유감 선거보도 ① 반문연대 전도사로 나선 조선
대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간의 연대 및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반복적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제3지대, 개헌연대, 빅 텐트, 반문연대 등등. 표현은 다양하지만 결국은 문재인 전 대표를 이길 수 있도록 힘을 모아보자는 것이지요.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이 단일화 논의를 진행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가치와 정책에 기반을 둔 연대가 아닌 정치적 생명력을 연장하기 위한 연대라면, 이는 나눠먹기를 위한 이합집산이라 불려 마땅합니다.
그런데 언론으로서 이런 흐름을 경계하고 감시해야 할 조선일보는 오히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집권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력들이 연대할 수 있는가’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겉으로는 야합은 안 된다고 말하면서 ‘그래도 단일화만 된다면 독주를 막을 수 있다’고 부추기는 것이지요.
이런 속내는 <사설/중도·보수 단일화, 국민 감동시킬 수 있는가>(3/30 https://goo.gl/HE12Kv)에서 선명하게 드러나는데요. 사설은 첫 단락부터 “조기 대선을 앞두고 보수·중도 단일화가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집권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력들이 연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의당의 안철수,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바른정당의 유승민 간의 후보 단일화 여부다. 이 단일화가 성사되면 문 전 대표의 일방 독주는 더 이상 계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문 전 대표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3당 후보 단일화’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어 조선일보는 “특정인에 대한 거부감만으로 다른 세력이 모두 뭉치자는 것은 원칙과 정도가 아니다. 두 정당 이상의 선거 연대는 유권자들에게 정치·정책의 공통분모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 없이 무조건 표만 합치자는 것은 야합에 가깝다”고 짐짓 원론적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그 뒤에는 또 “과거의 후보 단일화가 ‘야합’으로 비판받던 때와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국민이 정치 세력 간의 협치를 선호하고 있다”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60% 이상의 국회 의석을 갖지 않으면 그 어떤 대통령도 국정을 제대로 끌고 가기 어렵다”라며 단일화에 대한 명분을 제시하려 애를 썼습니다.
이어 나오는 “많은 사람이 문 전 대표가 집권하면 과거 노무현식 국민 편 가르기 국정 운영이 재연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노선·정책에서 다소 차이가 있어도 협치·연정의 시대로 가는 큰 비전을 담을 수 있다면 그런 정당 간 연대는 유권자들의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분권 시대를 열 개헌도 단일화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주장 역시 말은 그럴싸하지만 그냥 ‘개헌’과 ‘반문’, ‘협치’를 명분으로 모두 합쳐야 문재인 전 대표를 이길 수 있으니 그렇게 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3당 후보 단일화가 ‘야합’이 아닌 ‘협치’라 주장할 근거를 만드느라 아주 애를 쓰고 있는 것이지요.
△조선일보의 ‘문재인을 이기기 위한 단일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설(위)과 중앙일보 홍석현 전 회장의 ‘반문’ 성향을 강조한 기사(아래)(3/30)
‘반문연대’에 대한 조선일보의 관심은 <대선국면 뛰어든 홍석현… ‘문과 다른 길’ 마음 굳힌 듯>(3/30 최경운 기자 https://goo.gl/KDFzEU)에서도 드러나는데요.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총리와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의 29일 회동에 대해 조선일보는 과감하게 “홍 전 회장이 ‘반문재인 연대’에 참여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조선일보가 이런 관측을 내놓은 근거는 홍 전 회장이 그간 “주로 ‘비문’ 인사들을 접촉했”고, 또 강연 뒤 반문연대 관련 질문에 대해 “어떤 개인을 반대해서 연대한다는 건 맞지 않다”고 하면서도 “문재인 후보가 주장하는 적폐 청산”에 대해서 “정권 주도의 초법적·강제적 하향식 적폐 청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으며, “그와 최근에 만났던 인사들도 ‘문 후보 집권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고 전하고 있”다는 것 등입니다. 익명의 각 정당 관계자들이나 인사들의 발언을 근거로, 홍 전 회장의 반문연대 합류를 기정사실로 만들고 싶어 하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이날 중앙일보와 한국일보는 홍 전 회장이 반문연대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중앙일보의 ‘홍 전 회장 대선정국 문답 기사’ <“어떤 개인에 반대하는 연대 맞지 않아 초법적 적폐 청산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아예 첫 질문이 “오늘 강연 전 김종인 전 대표, 정운찬 전 총리와 만나셨는데 비문연대 활동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언론도 있다”인데요. 이에 대한 홍 전 회장의 답변은 “그런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 제 개인 생각이지만 그렇지 않아도 우리가, 정치가 산산조각이 났는데 어떤 개인을 반대해서 연대한다는 건 맞지 않는 이야기 같다”입니다.
한국일보 역시 <김종인 반문연대 구애, 홍석현 “오해 소지” 경계>를 통해 “홍 전 회장이 반문연대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실제 홍 전 회장의 의중이 어떠한 것인지는 현 시점에서 알 수 없지만, 이 같은 보도 태도는 각 매체가 ‘무엇을 보여주고, 어떤 흐름을 강조하고 싶어 하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2. 오늘의 유감 선거보도 ② 영장심사 당일, 조선은 ‘김정은·전교조’ 중앙은 ‘갤럭시S8’
영장실질심사 전날 조선일보는 고영태 검찰 수사 관련 보도를 1면에 배치했었지요. 반면 박근혜 영장실질심사 관련 보도는 고작 1건에 불과했습니다. 그럼 영장실질심사 당일은 어땠을까요?
△박근혜 영장실질심사 당일 조선일보(왼쪽)와 중앙일보(오른쪽) 1면 (3/30)
이날도 조선일보 1면에는 박근혜 영장실질심사 관련 보도가 없었습니다. 대신 조선일보의 1면 머리기사는 ‘김정은 집권 후 발사한 탄도미사일 46발’의 의미를 자체적으로 분석한 <‘미 증원군’ 타격할 수준까지 왔다>(3/30 유용원 군사전문기자·김진명 기자 https://goo.gl/vpLRnK)입니다. 그 옆에는 전교조를 비판한 <무단결근한 전교조 조사>(3/30 김연주·김형원 기자 https://goo.gl/U0wLZf)가 배치되었고요. 하단에는 언론진행재단의 가짜뉴스 테스트 결과와 민주당 충청 경선 결과를 다룬 보도가 배치되었습니다. 사진은 메이 영국 총리의 EU 탈퇴 문서 서명 모습이었습니다.
반면 박근혜 영장실질심사 관련 보도는 10면의 <영장판사 마주하는 박 전 대통령, 오늘 기나긴 하루>(3/30 김지호·이옥진·신수지 기자 https://goo.gl/wtXZPu) 단 한 건인데요. 조선일보는 기사의 상당 부분을 박근혜 측 변호사들과 친박계 인사들의 목소리를 전하는데 할애했습니다. 기사 부제역시 <친박계 인사들이 전한 박 前대통령 근황> <“21일 조사 때 뇌물 운운하는 검사 말에 자존심 상해… 영장청구 처음 들었을 땐 말 못할 정도로 힘들어 하더라”> <박 전대통령, 삼성동서 바로 법원행… 법정 호칭은 ‘피의자’>입니다.
사실 이날 1면에 박근혜 영장실질심사 관련 보도를 배치한 곳은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한겨레(머리기사)뿐인데요. 그나마 경향신문과 한국일보의 경우 각각 4건과 3건의 관련 보도를 지면에 배치한 반면, 조선일보는 1건, 중앙일보는 2건의 관련 보도만을 내놓았습니다.
덧붙여 중앙일보는 이날 갤럭시S8 관련 보도를 6개 일간지 중 유일하게 1면에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보도량도 여타 일간지가 1건에서 2건 가량의 보도를 내놓은 것에 반해 중앙일보는 4건(빅스비 관련 보도 포함)의 관련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중앙일보 홍석현 전 회장의 강연 보도에 유독 공을 들였다는 점과 함께, 지면의 사유화가 우려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3. 오늘의 미보도
■ 우병우 ‘세월호 수사 외압’ 진술 확보, 조선·중앙·한국 미보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세월호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당시 수사를 담당한 검찰 간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한국일보는 이를 지면에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경향신문 |
동아일보 |
조선일보 |
중앙일보 |
한겨레 |
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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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병우 ‘세월호 수사 외압’ 진술 확보 관련 보도 유무(3/30) ⓒ민주언론시민연합
■ 군 지뢰제거작전 부모 동의서 논란, 조중동만 지적
육군 공병부대 지휘관이 부모의 동의를 받고 병사의 지뢰제거작전 투입 여부를 결정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를 지면에서 비판한 것은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입니다.
경향신문 |
동아일보 |
조선일보 |
중앙일보 |
한겨레 |
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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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지뢰제거작전 부모 동의서 논란 관련 보도 유무(3/30) ⓒ민주언론시민연합
4. 오늘의 비교보도
■ 김종인·정운찬·홍석현 3인 회동
29일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조찬회동을 했습니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홍 전 회장의 과거 발언 등을 감안하면 그가 반문연대에 함께 하려는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반면 중앙일보와 한국일보는 홍 전 회장이 반문연대에 부정적 입장임을 강조했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경향신문 : 님들이 왜 킹메이커? 권력 나눠먹으려고 야합하나?
“정당과 무관한 사람들 몇이 바깥에 모여 ‘문재인은 안된다’는 식의 연대를 궁리했다면 어리둥절해질 뿐. 누가 이들에게 그런 권한을 부여했는가.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진 후에 통합도 가능한 것”
동아일보 : ……
(관련 보도 없음)
조선일보 : 홍석현, 반문연대 함께 할 것 같은데?
“각 당 관계자들은 ‘홍 전 회장이 반문재인 연대에 참여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했다. 그와 최근에 만났던 인사들도 ‘문 후보 집권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고 전하고 있다”
중앙일보 : 홍 전 회장님은 ‘비문연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심!
(홍 전 회장 대선정국 문답) 홍 “어떤 개인을 반대해서 연대한다는 건 맞지 않는 이야기 같다” “초법적 적폐 청산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겨레 : 홍석현은 관심 없어. 그보다 국민의당이랑 바른정당 연대하려나?
“(바른정당에서는) ‘국민의당과 연대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 여전. (국민의당에서는) 박지원 대표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을 이미 데 이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만나겠다고 공언하는 등 제3지대 규합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한국일보 : 홍석현은 반문연대 관심 없다는데?
“김 전 대표는 반문연대의 외연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홍 전 회장까지 끌어들인 것으로 관측. 그러나 회동 직후 홍 전 회장은 반문연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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