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D-47)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문재인 비판에 ‘보복보도’…제 발 저리는 MBC
등록 2017.03.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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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1072일 만에 시작된 세월호 인양이 주요하게 다뤄졌습니다. 7개 방송사 모두 세월호 인양을 톱으로 전했고 인양 과정과 현장 상황을 급히 타전했습니다.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도 21일에 이어 상세히 보도됐습니다. 이런 현안들로 인해 뉴스 후반부에 가서야 조금씩 나온 대선 보도에서는 유독 MBC만이 두드러집니다. MBC는 단단히 화가난 듯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고 자사 성명까지 기자가 읽어줬습니다. 이유는 문재인 후보가 MBC ‘100분 토론’에 나와 MBC가 무너졌다며 강하게 질타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2월 ‘MBC 청문회 규탄 보도 파문’에 이어 MBC가 또 ‘뉴스 사유화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1. 문재인 후보 작심 비판에 또 각종 왜곡 동원해 맹비난…MBC의 ‘보복 보도’
문재인 후보는 21일 민주당 당내 대선 후보 6차 토론회가 열린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약 3분 간 MBC의 참담한 상황을 지적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공영방송을 장악해서 국민의 방송이 아닌 정권의 방송으로 만들었”고, “MBC도 심하게 무너졌”다는 겁니다. 그 근거로“최순실-박근혜 게이트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고 MBC는 지배구조를 개선하자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탄핵 정국 속에서 후임 사장 인선을 강행했으며, 그 이후 탄핵 반대 집회를 찬양하기도 하고, 또 탄핵 다큐멘터리를 방영을 취소했다”는 최근 MBC의 행보를 제시했습니다. “공영방송으로서 언론 자유 및 공공성 회복, 해직기자들의 복직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한 MBC ‘뉴스데스크’의 반응은 과민함을 넘어 적반하장 수준입니다. 22일 MBC가 이 사안으로 문 후보를 비판한 보도만 3건입니다. 그러나 합리적 비판은커녕, 악의적 편집과 사실 왜곡으로 문 전 대표가 ‘공영방송을 장악하려 한다’는 해괴한 프레임을 만들어냈습니다. MBC <후보 검증 토론회서 공영방송 비난>(3/22 https://bit.ly/2nL5QJV)은 이미 제목에서 문 후보가 ‘비판’이 아닌 ‘비난’을 했다며 부정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이상현 앵커는 “대선후보 검증자리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갑자기 공영방송을 압박하는 발언을 했”다고 열을 올렸습니다. 육덕수 기자는 “1대1 토론 순서가 되자 문재인 전 대표는 안희정 충남지사를 상대로 갑자기 MBC 인사 문제를 거론”했다면서 “(MBC는) 지금 탄핵정국 속에서 후임 사장 인사를 강행했고”라는 문 후보 발언 모습을 먼저 보여줬습니다. 이렇게 되면 마치 문 후보가 아무 맥락도 없이 ‘사장 선임’부터 물고 늘어진 것 같지만 문 후보는 토론장에 들어서면서 만났던 MBC 해직기자들을 먼저 언급한 후 그들의 복직 문제 및 MBC의 국정농단 사태 보도가 부실함을 먼저 지적했습니다. 


또한 육덕수 기자는 “MBC도 심하게 무너졌다고 생각합니다. 탄핵 반대 집회를 찬양하기도”라는 문 후보 발언에도 “공영방송의 보도 내용까지 문제 삼았습니다”, “토론의 형식을 무시한 돌출 행동에 사회자도 상대방도 당황했”다며 문제 삼았습니다. 공영방송의 보도 내용은 당연히 공적인 평가 및 비판의 대상이며 사회자인 박용찬 앵커는 당황했을지 몰라도 상대방인 안희정 지사는 당황은커녕, 침착하게 대답을 했습니다. 심지어 MBC는 안 지사의 답변도 왜곡했습니다. “다들 자기가 집권하면 공영방송은 정부를 위해서 일해야 한다고 다 공영방송을 틀어쥐려고”라는 안 지사 답변만 잘라 붙여, 마치 안 지사가 문 후보를 향해 ‘공영방송은 정부를 위해서 일해야 한다며 공영방송을 틀어쥐려고 한다’고 비판한 것처럼 묘사한 겁니다. 그러나 안 지사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국가 개혁 과제인 언론 개혁 향해서 여야 뛰어넘어서 합의해야 한다”, “꼭 언론 개혁에 정파 뛰어넘는 합의를 통해서 언론 제기능을 회복하고 민주화를 마무리하자”며 ‘언론 적폐 청산’에 동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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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후보의 자사 비판에 또 ‘뉴스데스크 성명’ 발표한 MBC(3/22)

 

2. 자신이 던진 질문도 왜곡하는 MBC…갈 때까지 갔다
심지어 육덕수 기자는 자신이 던진 질문까지 왜곡했습니다. 육 기자는 자신이 “참여정부에 계실 때는 언론 문제 개혁을 추진하셨는데”라고 물었고 문 후보는 “과거 이야기하실 것 없고요. 지금 공영방송이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를 “자신이 청와대 수석과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노무현 정부 시절, 비판 언론을 상대로 한 ‘언론 대못질’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고 보도해버렸습니다. 그러나 육 기자 본인의 질문은 “과거 참여정부 계실 때 조선일보 등 언론 개혁을 추진했다. 어떤 입장인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육 기자는 자신의 질문에서 ‘조선일보’를 빼버리고 보도하는가 하면, 문 후보가 공영방송 관련 입장을 밝혔는데 엉뚱하게 참여정부의 기자실 폐쇄에 대답을 안 했다고 비난한 겁니다. 참여정부의 정부부처 기자실 폐쇄와 통합 브리핑룸 운영을 지목한 것인데 모두 특정 비판 언론만을 겨냥한 것도 아니었고 언론 개혁의 전부도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육 기자는 전혀 언론과 관계가 없는 ‘최순실 재산 몰수 특별법 공청회’까지 문 후보를 따라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작심하고 왜곡을 의도한 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3. 자유한국당 입장 읽고 자사 성명 읊고…또 뉴스 사유화
MBC의 나머지 2건은 문 후보를 비난한 자유한국당과 자사 성명을 그대로 읽어주는 수준입니다. MBC <“공영방송 압박…언론 통제‧장악 의도”>(3/22 https://bit.ly/2n9FCgV)는 “공영방송을 비롯한 언론을 장악해야겠다는 시도”(정우택), “(문 전 대표가) 자랑스러웠다고 기억하는 공영방송의 모습이.. 거짓과 선동 그리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대립을 유도했던 방송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김성원) 등 자유한국당 측 주장과 “군사정권 시대도 아니고 유력 대선 후보가 길들이기 식 발언을 할 경우 언론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김민호 성균관대 교수 인터뷰까지 덧붙였습니다. 


이어지는 <MBC 공식 성명…“문 전 대표 사과해야”>(3/22 https://bit.ly/2o78N3I)는 “MBC에 대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한 문재인 전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한 자사 성명을 기자가 읽었습니다. “문 후보가 말한 해직자 문제는 현재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법률가 출신인 문 후보가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막무가내로 복직시키라는 것”, “편성과 제작의 정상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거친 탄핵관련 프로그램은 방송이 됐다며, 자유와 독립성이 보장돼야 할 방송 편성에 외압성 발언을 한 것은 문 후보의 '언론 통제'적 사고”, “경영진 선임을 대선 이후로 미루라는 것은 헌법 개정안이 제출되면 대통령도 뽑아선 안 된다는 주장” 등이 그 내용입니다. 


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 공정상 4항은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해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MBC는 심의 규정을 위반한 겁니다. 또한 자사 성명과 자사에 유리한 특정 정당의 입장만 보도하는 행태는 명백한 뉴스 사유화로서 공영방송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기도 합니다. 

 

4. 아직도 ‘세월호 정치적 이용 말라’고 훈수 두는 TV조선
한편 대선 정국의 3대 변수를 논한 TV조선 <정치속보기>(3/22 https://bit.ly/2nFihGG)에서는 느닷없이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하원 논설위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날, 지금 현재 여론 조사 1위인 문 전 대표가 어디에 갔었는지를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운을 띄웠습니다. 그러더니 문 전 대표가 ‘미안하고 고맙다’라고 팽목항 방명록에 적은 것에 대해 “미안한 건 알겠는데 고맙다는 건 무슨 뜻이냐,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는 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팽목항에 내려간 건 무슨 메시지냐”라는 세간의 의심을 강조했고 “적절치 않은 표현”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서 “세월호 참사는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정말 안타깝게 숨진 어린 학생들을 추모하고 그렇게 가져가야지 이걸 뭔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순간 반드시 야권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가진 않을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보수 언론이 줄곧 밀어붙였던 ‘순수한 추모 프레임’입니다. 야권 정치인들과 광화문 광장 세월호 텐트의 추모는 일반 시민들의 추모와 달리 순수하지 않다는 식의 ‘갈라치기’ 프레임이죠.


탄핵 당일 팽목항 방문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은 “오늘 이 순간에 가장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은 아직도 팽목항에서 아이를 기다리는 부모님일 것”이며 “가장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운 곳에서 절박한 희망이 다시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에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박근혜 씨의 세월호 참사 무대응은 탄핵 소추의 이유로 명기된 사안이며 세월호 희생자 가족은 진상규명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직무유기 처벌도 촉구하고 있죠. 이런 점에서 탄핵 당일 팽목항 방문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TV조선은 무조건 ‘정치적으로 이용 말라’며 ‘정치적인 해석’을 제멋대로 부여한 겁니다.   

 

5. 박 전 대통령 검찰 조사 혐의 부인 받아쓴 KBS와 MBC
박 전 대통령이 소환조사를 마친 후 각 언론사들의 보도 양상을 살펴보겠습니다. KBS와 MBC, 채널A만 박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을 하나의 리포트로 받아썼습니다. 다른 방송사들은 박 전 대통령 측의 입장을 비판적으로 전하거나 검찰 수사과정을 포괄적으로 전했습니다. 특히 KBS와 MBC는 박 전 대통령의 ‘혐의 부인’을 아주 세세하게 대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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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방송사 박 전 대통령 검찰 소환 조사 보도 ⓒ민주언론시민연합

 

KBS <“고의성 없었다”…혐의 적극 부인>(3/22 https://bit.ly/2n71QQR)은 “법조계에서는 검찰 질문에 박 전 대통령이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답변하면서 답변 내용이 길어졌고, 이를 일일이 검토하느라 시간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이어서 ①최순실 씨 모녀가 “삼성에게 200억원 넘게 받거나 받기로 한 부분은 몰랐다” ②“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탁을 받고 경영권 승계를 도운 적도 없다” ③미르, K스포츠 재단 출연금도 “대기업에게 출연금을 받는 대가로 현안을 해결해 준 게 아니”고 ④“최 씨 지인 회사를 도운 것은 최씨의 부탁을 받고 중소기업 지원 차원에서 선의로 도운 것” ⑤“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 씨에게 넘어간 문건도 연설문을 제외하고는 몰랐다” 등 총 5가지 박근혜 측 주장을 받아썼습니다. 


MBC <“기업 출연 요구·삼성 합병 지시 안 했다”>(3/22 https://bit.ly/2nAWwaY)는 더 적극적입니다. ①“미르, K스포츠 재단과 관련한 강요와 뇌물 혐의를 부인했”고 ②“최순실 씨에게 재단관련 부탁을 하지 않았”고 ③“삼성 합병과 관련한 부탁을 받거나 지시한 사실도 없다” ④“KD코퍼레이션에 대해서는 최순실 씨의 지인 회사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 ⑥플레이그라운드 역시 “최씨와 관련이 있는지 몰랐다” ⑦“이미경 CJ부회장 퇴진 압력 의혹”에 대해서도 “이재현 회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이 부회장이 잘해 나갈지 걱정한 말이 와전된 것” ⑧“청와대 문건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연설문 외의 문건을 최씨에게 보내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 ⑨“문체부 인사나 문화계 블랙리스트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관련 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 등 무려 9가지 주장을 받아쓴 겁니다. 


타사는 다릅니다. SBS는 검찰의 질문에 초점을 맞췄고 “다만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던진 수백 개의 질문 대부분을 부인하거나, 잘 모르는 일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고만 정리했죠. JTBC는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조서 열람 과정에서 검찰의 질문과 자신의 답변을 확인하고 당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습니다. 그 때문에 “진술 조서를 확인하는 데 7시간이나 할애”했다는 겁니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답변해” 오래 걸렸다는 KBS의 해석과는 전혀 다릅니다. 다른 방송사들도 KBS와 MBC처럼 박 전 대통령의 혐의 의혹을 하나의 리포트로 세세하게 다루고 있는 방송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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