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D-48)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야당엔 ‘네거티브’ 여당은 우호적으로…방송사들의 ‘편애’
등록 2017.03.22 18:31
조회 519

21일 방송 저녁뉴스는 7개 방송사 모두 파면된 전 대통령 박근혜 씨의 검찰 소환을 톱보도로 전했습니다. 그러나 불필요한 가십보도가 많았고, 조사 과정 녹화 거부에 대한 비판은 JTBC에서만 나왔습니다. 한편 박근혜 씨 소환에 밀려 비중이 줄어든 대선 보도에서는 여전히 ‘문재인 논란’이 주를 이뤘고 합리적인 후보 및 공약 검증보도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박근혜 감싸기’와 ‘문재인 때리기’로 일관하는 여당 후보들도 논란이지만 JTBC만이 1건을 다뤘고 KBS‧MBC‧TV조선은 여당 후보의 행보를 다룰 때도 논란이 되는 내용을 빼고 긍정적인 부분만 전달했습니다. 

 


1. 7개 방송사 중 공약‧정책 보도 단 1건…또 ‘문재인 논란’만 가득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여당 경선 0 0 0 0 0 0 0
야당 경선 1 0 0 1 0 0 1
여야 경선 0 0 0 0 0 0 0
여당 후보 논란 0 0 0 1 0 0 0
야당 후보 논란 1 1 0 0 2 0 1
여당‧여당후보 행보 1 1 1 0 1 1 1
야당‧야당후보 행보 0 0 1 0 3 1 2
지지율 0 0 1 0 1 0 1
기타 0.5 0 0 1 0 0 0
후보 검증 0 0 0 0 0 0 0
공약‧정책 보도 0 0 0 0 0 0 1
총 보도량 3.5 2 3 3 7 2 7

△ 7개 방송사 대선 보도 상세 비교(3/21) ⓒ민주언론시민연합
 

박근혜 씨가 파면된 10일 이후, 방송사들의 대선 보도 경향은 일관적입니다. 후보 검증이나 공약‧정책은 무시한 채 후보 개인의 논란, 특히 야권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한 보도에만 집중하는 겁니다. 10일부터 20일까지 7개 방송사들 통틀어 공약‧정책 보도는 단 3건이었으며 그나마도 2건은 문재인 전 대표의 ‘가계부채 대책’을 ‘언 발에 오줌누기’라고 비판하는 등 ‘문재인 비판 보도’였습니다. 


21일에도 7개 방송사에서 공약‧정책 검증 보도는 MBN에서만 단 1건이 나왔습니다. 다행히도 MBN의 보도는 유권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했습니다. MBN <뉴스초점/쉼 공약 남발 대권주자들>(3/21 https://bit.ly/2mSHOso)은 “연평균 근로시간 2,113시간. 우리나라 근로자는 OECD 평균보다 무려 400시간”, “과로사로 추정되는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환 사망자는 연평균 600명, 과도한 업무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까지”라며 한국의 참담한 노동환경을 상기시킨 후 “여야 4당은 어제 근로시간 단축에 합의했”지만 정작 중요한 임금과 중소‧영세기업 대책이 빠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는 “철저한 검증없이 점수를 따기 위한 대권주자들의 '쉼 공약' 남발, 이런 것 보다는 현실을 생각한 공약을 국민들은 더 애타게 바라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특정 후보의 공약만을 비판하거나 공약을 단순히 받아쓰지도 않은, 합리적인 보도입니다. 


이런 보도가 대선 보도의 중심이 되어야 하지만 여전히 방송사들의 초점은 ‘문재인 논란‧비판’에 맞춰져 있습니다. KBS와 MBC는 각 3.5건, 2건에 불과한 대선 보도 중 1건을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에 할애했습니다. TV조선은 또 2건을 ‘문재인 논란’에 쏟아내며 ‘문재인 때리기’의 선두주자 자리를 지켰습니다. 

 

2. 부산 대통령 발언부터 아들은 특혜 채용까지…끝도 없는 ‘문재인 네거티브’
21일에도 야권 후보 논란만 보도한 KBS‧MBC‧TV조선은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과 ‘전두환 표창 발언’, ‘부산대통령 발언’ 등 문재인 전 대표 관련 논란만 다뤘습니다. 이미 해명이 됐고 민주당 후보들끼리도 ‘네거티브’로 규정하며 자제의 목소리가 나온 사안들을 연일 보도하고 있는 겁니다. ‘전두환 표창 발언’과 ‘부산대통령 발언’은 19일 논란이 됐고 경쟁자인 안희정 지사도 “5.18 광주 정신을 훼손코자 한 발언이 아니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방송사들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아들 특혜 의혹’의 경우 19일 채널A가 보도했다가 선관위의 지적으로 보도를 삭제했고, 20일엔 TV조선이 전면에 내세웠으며, 21일, KBS‧MBC가 가세한 모양새입니다. MBC <검증 공세 본격화…아들 취업 특혜 의혹>(3/21 https://bit.ly/2o34pT7)는 아예 보도 제목을 “아들 취업 특혜 의혹”으로 뽑았습니다. MBC에 비해 KBS는, 그나마 <‘아들 취업’ 논란 재점화…“특혜” VS “이미 소명”>(3/21 https://bit.ly/2nOfjgf)으로 이 논란이 ‘재점화’된 사안임을 명시했고 기계적 중립의 태도를 취했습니다. MBC는 보도의 구성도 이상합니다. 이 보도를 시작하는 배현진 앵커의 멘트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아들이 취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오늘 밤 방송 예정인 MBC '100분 토론'에서 주요 현안을 놓고 공방을 이어갑니다”라는 겁니다. MBC ‘100분 토론’을 소개하면서 어째서 ‘문재인 아들 취업 특혜 의혹’을 먼저 언급하는지 의문입니다. 리포트는 “자기소개서를 달랑 12줄만 쓰고 공공기관에 취업이 될 수 있는가… 흙수저를 대변한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지금 금수저 행세를”이라며 문 전 대표를 비판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발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김준형 기자는 이어서 “문 전 대표 측 오거돈 전 해수부 장관의 ‘부산 대통령’ 발언을 ‘망언’이라고 비판”한 바른정당의 주장도 전했습니다. 이렇게 ‘문재인 비난’을 열거하고 나서야 “오늘 밤 방송될 MBC 100분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힙니다”라며 ‘100분 토론’을 잠깐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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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 보도 제목에 명시한 MBC(3/21)
 

KBS는 “공고 기간이 규정에 있는 15일보다 짧은 6일에 불과했고, 2명을 뽑는 자리에 문 씨 등 2명만 응시”, “문 씨가 졸업예정증명서를 접수 마감일이 지난 뒤 뒤늦게 제출했다며, 채용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 등 자유한국당 주장을 더 구체적으로 전달했습니다. 


KBS‧MBC가 연일 ‘문재인 때리기’에 매진하는 자유한국당의 입을 빌려 제기한 ‘문재인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은 이미 2012년 대선에서 소명이 다 됐습니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이 물고 늘어지자 문 전 대표 측은 17일 사실관계를 다시 정리해 발표했습니다. 2007년 고용노동부 감사 결과 “특혜 채용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명시했고 채용공고 기간이 6일로 짧았던 것은 고용정보원 내부 규칙 상 가능할뿐더러, 기관 내 비정규직을 계약기간 내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고용정보원의 자체 결정이었지 문 전 대표 아들과는 관련이 없다는 겁니다. 졸업예정증명서 제출이 늦은 것은 고용정보원이 최초 채용 공고에서 요구하지 않았던 졸업예정증명서를 추가로 제출하라고 뒤늦게 요구했기 때문이라고도 했습니다. KBS‧MBC‧TV조선 그 어느 방송사도 이런 문 전 대표 측 반박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3. 스스로도 지나쳤다고 느꼈나…몸 사리느라 오락가락하는 TV조선
TV조선은 세간에 나온 모든 ‘문재인 논란’을 모두 거론하면서도 잔뜩 조심하는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의혹을 부각하면서 ‘흑색선전’이 아닌 척 하려다보니 보도 자체가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려운 수준으로 흘러갔습니다. 


TV조선 <정치속보기>(3/21 https://bit.ly/2nI2c3k)에서 배성규 정치부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표는 동지이자 친구처럼 지냈던 관계기 때문에 노무현의 문제는 문재인의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한국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에 이른 문제, 거기서 왜 제대로 역할을 못했느냐고 계속 공격하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더니 “결정타가 될 것 같지는 않다”며 갑자기 발을 뺐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그런데 자꾸 나오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타격을 준다”고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얼버무립니다. 문 전 대표 아들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비교하는 대신, “아들문제는 역대 어떤 후보도 다 민감했던 네거티브 소재였다. 특히 요즘처럼 정유라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더 민감하다”고만 말했습니다. 그러더니 또 “일부는 선관위라고 아니라고 확인한 게 있어서 지금 아킬레스건이 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배 부장은 ‘전두환 표창 발언’과 ‘부산대통령 발언’ 논란에 있어서도 “본인 스스로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고 했다가 “사실 아무문제가 아니”라고 하더니, 다시 “과거 부산정권 발언하고 오버랩되면서 호남 민심을 무시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졌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도대체 이 논란들이 검증의 대상이 된다는 것인지, 아니라는 것인지, 이 공세들이 합당하다는 것인지, 부당하다는 것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주장입니다. 이런 보도는 ‘있는 논란은 일단 다 꺼내놓고 보겠다’는 네거티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4. 여당 후보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KBS‧MBC‧TV조선
이렇게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던 KBS‧MBC‧TV조선은 여당 후보들에 대한 비판이나 논란은 단 1건도, 단 한 마디조차 언급하지 않았고 우호적인 묘사도 엿보였습니다. 여당 후보의 행보를 전한 KBS <보수 적임자 자처…부산서 재격돌>(3/21 https://bit.ly/2mSYJuX)은 홍준표‧이인제‧김진태 등 자유한국당 후보들을 조명하면서 “전라북도의 희망이 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이 되도록 만들어 가야 할 것”(홍준표), “보수정당, 보수의 힘으로 한국당이 승리할 것”(김관용), “기적은 소리 없이 찾아오는 것”(김진태) 등 유세 중 발언만을 전했습니다. ‘박근혜 옹호’, ‘태극기 집회 참석 및 연설’ 등 논란은 언급이 없습니다. MBC와 TV조선도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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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같이 ‘김진태 후보 행보’ 전하면서 ‘태극기 집회 참석’ 언급 안 한 KBS와 언급한 MBN(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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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같이 ‘김진태 후보 행보’ 전하면서 ‘태극기 집회 참석’ 언급 안 한 KBS와 언급한 MBN(3/21)

 

같은 날 여당 후보 행보를 전한 SBS‧JTBC‧MBN 보도는 내용이 사뭇 다릅니다. SBS <문재인 공격으로 보수 결집 시도>(3/21 https://bit.ly/2mTad1k)는 홍준표 지사가 전북을 방문해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했다면서 “한국당 지도부도 '문재인 때리기'를 측면 지원했”다고 전했습니다. SBS는 여당 행보를 ‘자유한국당의 문재인 때리기’로 규정한 겁니다. JTBC <팩트체크>(3/21 https://bit.ly/2mrp0V0)는 “사퇴 시한 직전에 사표를 내면, 보궐선거를 못하게 할 수 있다”는 홍준표 지사 주장에 “좁게는 지방자치법, 넓게는 헌법 정신과 충돌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보도는 이날 유일한 ‘여당 후보 논란’ 보도입니다. MBN은 여당 후보 행보를 전한 <홍준표 VS 친박…전국에서 지지 호소>(3/21 https://bit.ly/2nA3Ofi)에서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국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서, 고향인 춘천을 방문해 태극기 집회에 참석”,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이인제 전 최고위원 역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연민을 드러내며 지지를 호소” 등 여당 후보들이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고 ‘박 전 대통령에 연민을 드러냈음’을 정확히 보도했습니다. 같은 행보를 전한 KBS‧MBC‧TV조선 보도에서는 볼 수 없는 사실들입니다. 

 

5. “겨울 코트도 없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남색 코트를 입었다”
21일은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모든 방송사는 박 전 대통령의 출두 장면과 짤막한 입장표명을 톱뉴스로 보도하고 자정까지 지속된 조사 과정을 보도했습니다. 그 중에는 가십성 보도도 두드러져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박근혜 씨가 입은 남색 코트의 의미를 분석하는 보도와 점심에 먹은 도시락을 조명한 보도가 두드러집니다. SBS‧채널A가 1건, TV조선이 2건, MBN이 3건을 이런 가십거리에 할애했습니다.

 

SBS  같은 차림, 같은 머리..9일 만의 외출(https://bit.ly/2moy4tF)
TV조선  남색 코트, ‘전투복’? 옷 없다는 뜻?(https://bit.ly/2nNGqs7)
점심은 김밥 도시락, 저녁은 흰쌀죽(https://bit.ly/2mLaqml)
채널A 같은 옷차림 다른 표정(https://bit.ly/2nlvcx4)
MBN 또 짙은 남색 코트 입은 의미는?(https://bit.ly/2nFYV4W)
간단한 식사 주문(https://bit.ly/2n3jKUt)
조사 장소는 서울중앙지검 1001호실(https://bit.ly/2mPBjGY)

△ 박근혜 검찰 소환 당일, 가십성 보도 제목(3/21)
 

SBS와 TV조선, MBN은 박 전 대통령의 남색 코트가 ‘전투복’이라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삼성동 자택으로 퇴거할 때, 현충원에 있는 부모 묘소를 참배할 때 모두 같은 코트를 입은 것을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이중에서도 유독 TV조선이 돋보입니다. TV조선은 <남색 코트, ‘전투복’? 옷 없다는 뜻?>(3/21 https://bit.ly/2nNGqs7)에서 청와대 입장을 곁들여 박 씨에 대한 동정 여론을 자극했습니다. “마음이 아팠다”, “제대로 된 겨울 코트도 몇 개 없다는 뜻 아니겠느냐”는 청와대 관계자 반응을 인용해 “사익추구라는 검찰의 의심을 덜려는 의도를 내비쳤”다고 전한 겁니다. “제대로 된 겨울 코트도 몇 개 없다는 뜻 아니겠느냐”는 청와대 관계자 주장은 과연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 것일까요? 이를 굳이 보도해준 TV조선의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TV조선은 이어서 박 씨가 대통령 취임식 때 입었던 다른 색상의 옷을 보여주고는 이를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마다 즐겨 입던 이른바 ‘전투복 차림’에 해당한다”고 분석했고 “남색의 전투복 차림으로 검찰 수사에 임하는 굳은 결의와 결백의 메시지를 나타내려 했다”며 재차 ‘결백’을 강조했습니다. 겨울 코트도 몇 개 없는 박근혜 씨가 ‘고비마다 골라 입을 전투복’이 있었다니,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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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씨의 남색 코트에 ‘옷 없다’고 보도한 TV조선(3/21)
 

가장 무리수를 둔 방송사는 채널A였습니다. 채널A <같은 옷차림 다른 표정>(3/21)는 박근혜의 남색 코트에 “복장의 구설수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심리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여기다 “도저히 옷에 대해서 생각할 수 없을 때, 본인이 가장 자신도 모르게 고르게 되는 옷”, “마음이 편해서 웃으신 건 아니”라는 정신과 전문의의 인터뷰까지 덧붙였습니다. 국정농단 사범 박근혜 씨의 옷과 스쳐 지나가는 표정까지 전문가 인터뷰를 붙여가며 보도한 건 취재 과열양상으로 인한 무리수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옷에 대한 분석뿐만이 아니라 박 씨가 뭘 먹었는지도 하나의 리포트로 보도한 TV조선과 MBN, 그리고 1001호실을 배정한 것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라고 해석한 MBN의 보도도 불필요하긴 마찬가지입니다.  

 

6. 영상 녹화 불발, 유일하게 검찰 비판한 JTBC
이번 검찰 소환 조사에서는 박 전 대통령 측이 영상 녹화를 거부하고 검찰 측이 이를 받아들여 조사 중 녹화나 녹음은 배제됐는데요. 더 이상 현직 대통령이 아니므로 피의자 조사 영상 녹화는 당사자에게 통보만 하면 가능합니다. 특히 지난 특검이 대면 조사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녹화 및 녹음 때문에 대면조사가 불발될 만큼 이번 조사에서 녹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녹화를 거부한 박 씨 측과 이를 수용한 검찰에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방송사 중 이를 비판한 것은 JTBC뿐입니다. 나머지 방송사는 박 씨 측 입장과 검찰의 해명을 받아쓰는데 그쳤습니다.  


JTBC <영상·음성 기록도 없는 ‘역사적 조사’>(3/21 https://bit.ly/2nbYaPy)에서 손석희 앵커는 “검찰은 단호하게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지만, 정작 녹음 녹화 부분에서는 거꾸로 간” 것이라고 검찰의 대응을 꼬집었습니다. 리포트에서도 박 전 대통령 측의 입장과 검찰 측 해명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서 “진술을 번복하는 일을 막을 뿐 아니라 재판에서 조서의 증거 능력 등을 다툴 때 중요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라며 녹음과 녹화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검찰이 녹음·녹화 권한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분석하고 “헌정 사상 첫 파면 대통령”의 “검찰 조사는 피의자 신문 조서 외에 어떤 기록도 남지 않게 됐”다고 검찰을 비판했습니다.   

 

7. 유일하게 손범규 변호사 인터뷰한 채널A
박근혜 씨 측 입장을 전달하기만 방송사 중에는 아예 박 씨 측 변호인을 인터뷰한 곳도 있습니다. 바로 채널A입니다. 채널A는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손범규 변호사를 인터뷰했습니다. 채널A <변호인이 전하는 ‘조사 상황’>(3/21 https://bit.ly/2o3e7Fj)는 2분 47초 가량 손범규 변호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검찰 소환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측에게만 소명의 시간을 준 겁니다. 박 씨 측의 허점을 캐거나 새로운 사실을 알기 위한 질문도 없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 심적 부담 꽤 컸을 것 같은데요. 오늘 식사는 충분히 했나요?”같은 본질에 어긋난 ‘신변잡기 질문’도 있었습니다. 또한 인터뷰는 생방송으로 진행되지도 않았습니다. 채널A가 손 변호사 인터뷰를 편집해 앵커 질문에  덧붙인 흔적들이 곳곳에 드러납니다. 하태원 앵커가 “오늘 조사과정을 영상 녹화하는데 반대했잖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라고 질문을 하면 영상 없이 음성 녹취로만 들리는 손범규 변호사 답변이 붙는 식입니다. 그러나 손 변호사의 답변은 “진술을 거부할 수도 있는 권리가 있거든요, 국민에게는. 녹음을 한다, 녹화를 한다, 했을 때 아무 말도 안할 수 있는 권한도 있는데 의견을 물으면 얘기할 수 있죠. 우리가 진술거부권도 있는데 의견제시를 했죠. 만약에 하겠다고 그랬...”라는 부분에서 끊겨 버리고 앵커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채널A는 이 인터뷰가 사전녹음 된 것임을 알려주지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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