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신문보도 1차 주간보고서
文 ‘종북몰이’·민주당 ‘집권당 행세 비판’으로 시작된 선거보도5월 9일로 대선일이 확정된 것은 지난 15일이다. 그러나 신문의 선거보도는 사실상 이전부터 활발하게 이루어져왔다고 봐야 한다. 주요 일간지 모두 이미 대선 주자의 정책과 발언, 행보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언론으로부터 압도적 관심 받아… 그 중 제일은 ‘조선’
6개 일간지가 그간 가장 많이 언급한 대선 주자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다. 헌재 선고 다음날인 11일(토)부터 17일(금)까지 6개 일간지의 문 전 대표 언급 보도는 총 265건에 달한다. 그 뒤를 이은 것은 안희정 충남지사(140건),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138건), 이재명 성남시장(103건) 등이다. 반면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언급한 보도는 25건에 지나지 않았다. 남경필 경기도 지사(48건)와 홍준표 경남도지사(65건),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84건) 등도 상대적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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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
안희정 |
이재명 |
안철수 |
유승민 |
남경필 |
홍준표 |
심상정 |
경향 |
39건(8) |
23건(6) |
21건(2) |
21건(4) |
11건(0) |
7건(0) |
8건(1) |
5건(0) |
동아 |
42건(16) |
24건(11) |
22건(2) |
23건(5) |
12건(1) |
6건(0) |
14건(3) |
4건(0) |
조선 |
61건(21) |
25건(8) |
17건(4) |
26건(7) |
17건(2) |
7건(1) |
8건(3) |
3건(0) |
중앙 |
39건(17) |
19건(7) |
11건(1) |
20건(5) |
16건(1) |
9건(1) |
13건(3) |
3건(0) |
한겨레 |
38건(10) |
22건(3) |
17건(2) |
20건(6) |
14건(1) |
8건(1) |
13건(1) |
5건(0) |
한국 |
46건(9) |
27건(3) |
15건(1) |
28건(6) |
14건(0) |
11건(1) |
9건(2) |
5건(0) |
총계 |
265건 (81건) |
140건 (38건) |
103건 (12건) |
138건 (33건) |
84건 (5건) |
48건 (4건) |
65건 (13건) |
25건 (0건) |
△ 6개 일간지 각 대선주자 언급 보도 수.
괄호 안은 해당 대선주자 제목 언급 보도 수(3/11~3/17) ⓒ민주언론시민연합
6개 매체 중 문 전 대표를 기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은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61건의 보도에서 문 전 대표를 언급했으며, 그 중 기사 제목에 문 전 대표의 이름을 명시한 경우도 21건에 달했다. 그 뒤를 이어 한국일보는 46건의 보도에서, 동아일보는 42건의 보도에서 문 전 대표를 언급했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16건의 보도 제목에 문 전 대표의 이름을 명시한 반면, 한국일보는 9건의 보도에서만 문 전 대표의 이름을 명시했다. 중앙일보와 경향신문 역시 동일하게 39건의 보도에서 문 전 대표를 언급했으나, 제목에 문 전 대표의 이름을 명시한 횟수는 중앙일보가 17건으로 경향신문(8건)의 두 배에 달했다. 문 전 대표를 가장 적게 언급한 한겨레 역시 38건의 보도에서 문 전 대표를 언급하며 타 주자 대비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보였다.
비판 보도 열중한 조중동, 주로 ‘비판 위한 비판’
문 전 대표를 언급한 보도 중, 문 전 대표를 비판하거나, 비판 여론을 적극 전달한 보도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에 많았다. 보도 제목에서 문 전 대표에 대한 부정적 표현을 직접 사용하거나 인용한 횟수를 살펴본 결과,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각각 1건, 한국일보가 2건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조선일보의 문 전 대표 비판 보도 제목은 10건에 달했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도 각각 5건과 4건의 보도 제목에서 문 전 대표에 대한 부정적 표현을 직접 사용하거나 인용했다.
물론 선거보도에서 언론의 검증보도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검증을 빙자해 단순 비판, 나아가 비방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지금까지 조중동에 등장한 문 전 대표에 대한 비판 보도는 합리적 검증 보도라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된다.
하나. 종북몰이․안보관 의심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기 이전부터 조중동은 문 전 대표(때로는 민주당 전반)의 안보관과 대북관, 나아가 대미관 등을 ‘검증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이런 안보 공세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은 조선일보였다.
△ 문재인 정권이 탄생하면 북한에 주도권 넘어간다고 주장한
이영작 교수 칼럼 지면에 배치한 조선일보(3/7)
조선일보는 먼저 <양상훈 칼럼/문, 북 집단에도 ‘뜨거운 분노’ 느껴본 적 있나>(2/23 https://goo.gl/BB4Ip1)에서는 “지금 대한민국과 5000만 국민, 남북한 7000만 민족에게 최대, 최악의 불의는 북의 폭력 범죄 집단이 저지르고 있”으며 “세상 어디에 이 이상 가는 불의가 있을”수 없음에도 “김정남 독살을 두고 ‘불가피한 일’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고 한 사람(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국정자문단 공동위원장 자리에 그냥 두”는 것을 보아, “우리 야당과 문 전 대표”가 “이 거대한 불의, 소름 끼치는 불의에 대해서도 그 뜨거운 분노를 느껴본 적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영작 교수가 쓴 <여론&정치/어떤 대한민국이 될 것인가>(3/7 https://goo.gl/cu4EN6)에서도 조선일보는 문재인 전 대표가 독주하면 한반도 주도권이 북으로 넘어간다는 주장을 펼친 뒤 “문 전 대표는 앞으로 대선 과정에서 이런 의문에 대해 ‘안보 장사’라는 말로 넘어가지 말고 솔직한 태도를 밝혀야 한다. 또한 국민은 박 대통령의 탄핵 인용 여부가 아니라 여야 대선 후보들이 그리는 미래 대한민국을 토대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문 전 대표가 “미국에 대해 ‘노(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도한 미국 뉴욕타임스 인터뷰 보도 이후, 조선일보는 <‘미국에 No’ 논란… 문재인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선>(3/13 https://goo.gl/82rxNO)에서 “정치권에서는 인터뷰를 계기로 그의 대미·대북관 논란이 다시 제기됐다” “정치권에서는 문 후보가 집권할 경우 노무현 정부 당시의 한·미 갈등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강조한 뒤, 한국당 소속 홍준표 경남지사의 “(문 전 대표의 발언은) 결국 좌파를 결집하려는 반미 선동에 지나지 않는다”는 발언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의 “이런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는다면 한·미 관계는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는 발언 등을 전달했다.
조선일보는 <사설/문 전 대표가 노(No)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3/13 https://goo.gl/sE43ir)에서도 “문 전 대표는 당선되면 즉각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고 했다. 김정은의 숨통을 열어줘 바로 유엔 제재 위반 논란이 벌어질 것이고 한·미 간에도 심각한 이견이 노출될 것이다. 김정은이 가장 반길 상황이다. 문 전 대표는 이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며 “많은 국민은 문 전 대표가 미국을 상대로 ‘노’라고 해선 안 될 것을 ‘노’라고 하고, 북한·중국을 향해선 반대로 ‘노’라고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 “박근혜의 잘못이 김정은보다 크다고 생각한다는 말인가”라며 전형적 색깔론 내놓은 중앙(3/16)
동아일보와 중앙일보의 안보공세 역시 논리는 같다. 동아일보는 <사설/DJ·노 사람들의 외교안보 중단 요구, 문재인 뜻인가>(3/15 https://goo.gl/jO2eAa)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통일‧외교‧안보관료들이 지금 즉시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더 이상 아무 것도 하지 말 것’을 요구한 한반도평화포럼을 비판한 뒤 이 포럼의 “상임대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자문단”이었다는 이유로 “대북관이 유사한 이들의 논평을 문 전 대표 측이 미리 알았거나, 사전 조율을 거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이 무리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쏟아냈다.
중앙일보는 <이정재의 시시각각/김정은이 대화 상대라는 문재인>(3/16 https://goo.gl/ww5GAt)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안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걱정했다. 그 이유로는 “문재인은 ‘김정은을 북한 지도자로, 대화상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논란이 커지자 ‘김정남 암살에서 드러난 포악하고 무자비한 면은 결코 인정 못한다’고 한 발 물러섰”지만 “여전히 ‘우리가 북한을 압박·제재하든 대화하든 그 상대의 실체로서 김정은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는 “이게 무슨 말인가. 김정은은 자기 고모부를 총으로 쏴 죽이고 이복 형은 독가스로 살해했으며 말레이시아 국민을 단지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억류했다. 김씨 세습 왕조의 독재 군주요, 조폭 두목이나 다름없다. 그런 김정은과 지금 대화하자는 건 칼을 목에 들이대고 ‘다 내놔’ 윽박지르는 강도에게 ‘대화하자’는 것과 같다. 이때의 대화는 ‘달라는 대로 주는 것’밖에 없다. 지금 왜 굳이 그런 말이 필요한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는 청산의 대상으로 몰”면서도 “북한 동포들이 시민 혁명으로 (김정은을) 몰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며 “설마 박근혜의 잘못이 김정은보다 크다고 생각한다는 말인가”라고 되묻는 것 역시 빠지지 않는다.
둘. 한·미 FTA 관련 입장 비판․경제부문 공약은 ‘부실․편파 검증’
안보 부문과는 달리 경제․통상 부문의 검증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다만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경우 ‘한미 FTA는 실패한 협상이 아니었다’는 주장을 펼치며 문 전 대표를 압박 했다.
우선 조선일보는 <사설/한·미 FTA를 “매국”이라던 야와 문, 정말 집권 자격 있나>(3/14 https://goo.gl/tj47FW)에서 “괴담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며 “한·미 FTA가 나라를 팔아먹는 것처럼 선동하던 사람들이 막상 진실이 드러났는데도 단 한 사람 나서서 ‘그때 내가 잘못 생각했다’고 하지 않”고, “대신 천안함 괴담, 세월호 괴담으로 종목을 바꿔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전 대표와 야당을 향해 “FTA 5년의 성과에 대해선 입을 다문 채 집권당이 되겠다고 한다. 정말 집권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아일보도 마찬가지다. <사설/한미 FTA 윈윈 5년… ‘괴담 유포 세력’ 사과하라>(3/14 https://goo.gl/gwJwRb)에서 “5년 전 한국에선 괴담 수준의 한미 FTA 반대 논리가 야당 정치인과 이른바 진보진영에서 쏟아져 나왔다”며 이들이 “지금 뭐라고 말할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그러더니 문 전 대표를 향해서 “2012년 대선 직전에는 ‘세상에 무슨 이런 조약이 다 있나’라며 반대”했고 “최근에는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굳이 거부할 이유도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자중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가 2012년 당시 비판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한·미 FTA 재협상 과정에서 자행한 추가 양보’ 부분이었기에, 이를 ‘오락가락’이라 비난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기도 하다.
조선일보는 문 전 대표가 16일 내놓은 ‘가계부채 7대 해법’에 대해서 ‘비판을 위한 검증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실제 문 전 대표의 정책을 소개한 <문 “가계빚 22조 탕감… 대부업 이자율 20%로 내릴 것”>(3/17)에서 조선일보는 전문가들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보완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음을 기사 서두에서 지적했다. 그러나 정작 기사를 읽어보면 대체 무슨 근거로 이런 평가가 나온 것인지, 대체 누가 이런 평가를 내놨는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기사를 뜯어보면, 먼저 부실채권을 정리하겠다는 문 전 대표의 발표 내용을 나열한 뒤 “다만 성실하게 빚을 갚는 채무자와 비교해 ‘도덕적 해이’ 문제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다음엔 바로 “채무 감면은 연령, 소득, 재산, 지출 정보를 면밀하게 심사해 실시하고 채무 감면 후 미신고 재산이나 소득이 발견되면 채무 감면을 무효화하고 즉시 회수할 것”이라는 문 전 대표의 ‘보완책’을 소개한다. 이게 끝이다. 최소한 문 전 대표의 보완책의 어디가 미흡해서 ‘도덕적 해이에 대한 보완책이 없다고 평가’하는지 추가적인 전문가 의견이라도 한줄 있어야 마땅하지만 이런 설명은 없다.
그 하단에 배치된 <“22조 탕감, 가계빚 1.7% 줄이는 일회성 대책… 도덕적 해이 조장할 우려”>(3/17 https://goo.gl/Z29TxA) 기사 역시, 문 전 대표가 3대 근본 대책으로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내놓았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고,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50% 이하로 유지하겠다”는 공약만을 언급한 뒤 “소득이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사교육비, 주거비 때문에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는데 근본 원인은 해결하지 못한 채 무조건 부채만 줄이겠다는 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전문가 비판을 소개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평가가 갈리는 지점이 있음에도 제목은 무조건 부정적 평가를 앞세우고 있다. 이 역시 편파성을 의심하게 하는 지점이다.
셋. ‘적폐청산 약속’을 ‘통합 방해 및 분열 획책’으로 평가
탄핵심판의 선고를 전후해 정치권이 앞으로 ‘연정․협치․통합’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조중동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개혁․청산’을 요구하면, ‘내부 분열’을 획책하는 것으로 몰아붙이는 보도행태는 특히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서 두드러졌다.
△ 문 전 대표의 ‘적폐 청산’ 발언을 비난한 동아일보 보도들
먼저 동아일보는 <이재명 기자의 달콤쌉싸래한 정치/국민 17%가 ‘적폐’라는 문재인>(3/6 https://goo.gl/NAukTk)에서 “우리 안의 적과 싸우겠다고 달려든다면 세계 마초들과의 전쟁은 백전백패다”라며 문 전 대표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적폐 세력’으로 규정”한 것을 비판했다. “지난주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율은 한국당 12%, 바른정당 5%”이니 이들을 청산 세력으로 분류한 문 전 대표는 사실상 “17%의 국민과는 같이 갈 수 없다는 선언”을 한 것이며 “그들이 박 대통령을 지지했고, 탄핵에 반대한다고 배제한다면 외침 앞에서 나라를 결딴내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는 논리다. 동아일보는 <박제균의 휴먼정치/문포비아>(3/2 https://goo.gl/KB2XPn)에서도 “지지율 1위의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보수층의 불안감”은 가히 “‘文포비아(phobia·공포증)’ 또는 ‘공문증(恐文症)’이라고 부를 만하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문 전 대표가 “‘친일독재 사이비보수 세력 청산’이나 ‘대청소’를 들먹이며 불안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라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데스크에서/한반도의 ‘진짜 적폐’>(3/2 https://goo.gl/HdGIWI)를 통해 “김정남 암살은 3대 세습이란 적폐의 결과”라 언급한 뒤 “지금 대선 후보 여론 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한민국 적폐 청산’만 강조하고 있다. 이제는 3대 세습이란 한반도의 ‘진짜 적폐’에 대해서도 ‘청산’을 이야기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여론&정치/어떤 대한민국이 될 것인가>(3/7)에서도 “문 후보는 통진당 해산을 반대하였음을 상기할 때, 보수 정당을 대청산 대상으로 삼는다는 말은 보수 우파 정당을 무력화하겠다는 말로 들릴 수 있다. 우파 정당이 무력화되면 국회는 정권 견제력을 상실할 것”이라며 문 전 대표의 ‘청산’ 발언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조선일보 <동서남북/‘역사 교체’와 ‘시대 교체’>(3/8 https://goo.gl/xZMmK9)에서는 문 전 대표의 역사 교체 주장에 대해 “그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주역들에게 ‘친일에서 반공으로, 또는 산업화 세력으로, 지역주의를 이용한 보수라는 이름으로 변신한 위선적인 허위 세력’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고 지적한 뒤 “반면 안희정 후보는 3·1절 기념행사에서 ‘지난 백년 역사 속에 김구도, 이승만도, 박정희도, 김대중도, 노무현도 있다. 그들 모두가 대한민국’이라고 했다. 그는 또 ‘지난 백년의 역사를 국민의 관점에서 자긍심을 갖고 받아들이는 게 대통합이고, 앞으로 백년을 국민이 함께 설계하는 것이 시대 교체’라고 했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라보는 두 유력 대선 후보의 관점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이라 언급했다. 그 뒤에 이어지는 내용이 “국가 지도자가 선조들이 피와 땀으로 이룩한 역사를 뒤엎고 새로 만들겠다는 집념에 사로잡힐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는 중국의 문화대혁명이 소름 끼치게 보여주었다”인 것을 감안하면, 이는 명백히 문 전 대표의 역사 교체 및 청산 의지에 대한 비판이다.
안희정 지사와의 비교를 통해 문 전 대표 및 야권 대선주자를 비판하는 양상은 중앙일보 보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앙일보는 <전영기의 시시각각/우리는 정치를 하는 것이다>(3/6 https://goo.gl/xBhdRr)에서 “문재인·이재명·최성의 사고방식 밑바닥에 친일·독재 세력을 찾아내 청산해야 한다는 선악관이 깔려 있”고 “반면 안희정은 80년대식 운동권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있다며 안희정 지사를 띄우는 방식을 택했다.
넷. 한반도평화포럼 논평 빌미로 민주당 ‘집권당 행세’ 집중 공략
민주당을 비난하는 보도도 이어졌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등장한 ‘집권당 행세를 한다’는 지적이 바로 그것이다. 본격적인 시작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대통령 개인에 대한 징벌일 뿐 아니라 이 정부가 펼쳐 온 모든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통일‧외교‧안보관료들이 지금 즉시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더 이상 아무 것도 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을 담은 한반도평화포럼의 긴급 논평 발표(3/13) 이후였다.
조선일보는 <관료들에게 엄포 놓는 DJ·노정부 인사들>(3/14 https://goo.gl/uFtXEc)에서 한반도평화포럼을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외교·안보 부처 고위직 출신들이 주축인” 포럼,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통일·안보 브레인들과 진보 성향 학자들로 구성된 싱크탱크로 햇볕정책의 계승·발전을 주장”하는 포럼으로 소개한 뒤 “관가와 옛 여권에선 ‘벌써 점령군 행세를 하느냐’고 했다” “이날 논평에 대해 한 고위 외교관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파와 무관하게 국익을 위해 일하는 게 공직자의 소명인데 그걸 하지 말라니 당황스럽다’고 했다” “다른 안보 부처 당국자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큰 지금 아무것도 하지 말라니 정세 인식이 10~15년 전에 머물러 있나 싶을 정도로 안이하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정책이라 해서 무조건 적폐로 몰아 청산해야 한다는 발상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는 해당 논평에 대한 ‘불평’을 전달했다.
△ 과도 정부 견제 나선 민주당 향해 ‘점령군 행세한다’ 비난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보도들
그 다음날에도 조선일보는 <“수사하라” “중단하라”… 과도정부에 주문 쏟아내는 민주>(3/15 https://goo.gl/HWcfy2)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과도 정부’와 공직 사회를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이에 대해 다른 정당들이 “벌써 집권당 행세, 엄포 정치를 한다”고 비판했음을 전했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민주당이 ‘집권당 행세 한다’는 비판을 들은 근거라며 내놓은 주요 사례는 대선 일정 확정 요구나 폭력직회 주도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요구, 청와대 문건 폐기 및 반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 표하기 등으로, 상식적 수준에서 용인되는 야당의 정부 견제 역할들이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정부에 손 들고 꼼짝 말라는 점령군 행패 앞으로 어떻겠나>(3/15 https://goo.gl/Pv9qgp)를 통해 재차 최근 민주당의 행보를 “전쟁 때 점령군이 하는 행태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아직 엄연히 정부가 존재하고 있다. 설사 이들이 집권에 성공한다 해도 아직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 ‘부역하지 말라’는 게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할 말인가. 세계에 공인된 깡패 범죄 집단인 북 정권에는 그토록 이해심을 발휘하면서 같은 대한민국 국민과 공직자들에겐 어떻게 이토록 증오를 품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조선일보 <사설/아무리 지지율 1위라지만 너무하는 민주당 사람들>(3/17 https://goo.gl/0UkLIh)도 제목 그대로 “집권하기도 전에 공무원들에게 강압적 명령을 시작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민주당을 비난했다. 주로 민주당 강창일 의원의 발언을 비난했다. 강 의원이 안총기 외교부 2차관을 향해 “지금 현 정부에 윤병세 장관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이 있을 것” “새 정부 들어 당연히 정책 전환이 있을 텐데 그런 사람들을 중심으로 빨리 TF를 만들어야 한다” “(새 정부에서) 국장들 다 사표 낼 거예요?” “외교부가 윤병세 졸개들이 아니잖아요”라고 발언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행태와 다를 바 없는 것이며 벌써부터 이러니 “실제 정권을 잡으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는 게 과장이 아닌 듯하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강 의원을 지목하고 있지만, 사설의 제목과 “정권을 잡으면 정부 부처를 ‘민주당 졸개들’로 채울 건가. 아무리 지지율 압도적 1위라고는 하지만 이러라고 국민이 지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라는 마지막 문장을 보면, 이는 명백히 ‘민주당=집권당 행세’ 프레임의 반복이다.
동아일보도 논평 발표 다음날인 14일 곧바로 <DJ-노정부 인사들 “현 외교-안보관료 아무것도 하지말라” 논란>(3/14 https://goo.gl/9DQHAv)에서 “전직 통일부 장관들이 노선이 다르다는 이유로 후임 장관들을 향해 ‘엄중한 심판’을 운운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선 후보가 결정되기 전부터 벌써 ‘점령군 행세’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고 소개했다. “포럼에 참가한 전직 관료 및 학자들은 모두 햇볕정책 지지자로, 일부 인사들은 야당 대선 후보 캠프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다”고 토를 달아놓는 것은 빼놓지 않았다.
동아일보눈 다음날엔 <사설/DJ·노 사람들의 외교안보 중단 요구, 문재인 뜻인가>(3/15 https://goo.gl/WPEYsf)에서 “국정 공백의 안보경제 복합위기에서 공무원들에게 ‘부역’ 운운하며 일하지 말라는 사람들은 과연 어느 나라에 충성하려는 것인지 따지지 않을 수 없다. 문 전 대표도 이들과 같은 견해인지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섯, 문캠프 싸잡아 ‘관료들 줄 선다’ 비난
직접적인 비판은 아니지만, 문재인 캠프를 중심으로 ‘줄서기’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부정적 뉘앙스’를 담은 보도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중심으로 등장했다.
먼저 중앙일보는 <사설/문재인 캠프만 1000명… ‘폴리페서’가 대학을 망친다>(3/16 https://goo.gl/gvID2u)에서 “대선주자들이 정책자문단 구성을 명분으로 세 과시에 나서자 기다렸다는 듯 교수들의 줄서기가 기승을 부린다”라며 곧바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캠프에 참여한 교수들만 1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전체 폴리페서 숫자를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세계 정치사에도 유례없는 일이다”라 지적했다. 또 “지성의 양심과 소신보다는 권력을 찾아 옮겨다니는 구태도 여전하다”는 문장 뒤에도 중앙일보는 “어제 문 전 대표가 발표한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 위원장으로 합류한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상징적”이라며 문재인 캠프에서 ‘구태’가 발생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다음날 조선일보는 아예 1면 머리기사로 <문 앞으로… 줄서기 바쁜 관료들>(3/17 https://goo.gl/lQ27oW)을 내놓고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자 관료들 사이에 문 캠프에 줄을 대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실장을 지내던 시절 청와대 파견 근무를 했던 공무원들을 가리켜 ‘차기 정부 황태자’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설명한 뒤 기사 말미에 “관료들이 정치권 줄 대기에 몰두하면서 국정 추진력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 위기를 헤쳐나가야 할 관료들이 일손을 놓은 채 잿밥에 관심을 두면서 국정이 표류하고 있다”는 ‘우려’를 덧붙였다. 이어지는 3면 기사 <“저 양반이 노정부때 잘 나갔었지”… 공무원끼리도 끈대기>(3/17 https://goo.gl/gazZch) 역시 “관료들의 문재인 캠프 줄 대기 행보가 늘어나면서, 공직자들이 본업은 제쳐 두고 잿밥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기강 해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얼핏 ‘잿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관료들을 비판하는 것 같지만, 이런 줄서기가 문 전 대표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문 전 대표를 겨냥한 비판 보도라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