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동아는 ‘박근혜 팬픽’·조선은 ‘문재인 돌려까기’17일 신문에서 조선일보는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 몰두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소설가 복거일 씨가 ‘박근혜 씨가 3월 10일 보여줬으면 좋았을 모습’을 상상해 작성한 소설을 지면에 배치했습니다.
1. 오늘의 유감 보도 ① 선거 시작, ‘민주당․문재인’에 시선 고정한 조선일보
△ 실제 문 전 대표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 아님에도
문 전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뉘앙스를 부각해 기사를 작성하는 조선일보(3/17)
대선 일정 확정 이후, 조선일보의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검증 보도는 언론의 당연한 책무지만, 특별히 해당 후보나 정당의 잘못이 아닌데도 잘못인양 크게 부각해 쓰는 것은 그 정치적 의도를 의심케 할 수 밖에 없지요.
이 대표적 사례가 바로 조선일보의 17일 1면 머리기사인 <문 앞으로…줄서기 바쁜 관료들>(3/17 https://goo.gl/aZXHsB)입니다. 이 기사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자 관료들 사이에 문 캠프에 줄을 대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실장을 지내던 시절 청와대 파견 근무를 했던 공무원들을 가리켜 ‘차기 정부 황태자’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조선일보는 기사 말미에 “관료들이 정치권 줄 대기에 몰두하면서 국정 추진력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할 관료들이 일손을 놓은 채 잿밥에 관심을 두면서 국정이 표류하고 있다”는 ‘우려’를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이어지는 3면의 <“저 양반이 노정부 때 잘 나갔었지”… 공무원끼리도 끈대기>(3/17 https://goo.gl/gazZch) 역시 “관료들의 문재인 캠프 줄 대기 행보가 늘어나면서, 공직자들이 본업은 제쳐 두고 잿밥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기강 해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얼핏 ‘잿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관료들을 비판하는 것 같지만, 이런 줄서기가 문 전 대표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문 전 대표를 겨냥한 비판 보도에 가까워 보입니다. “문재인 대세론이 힘을 얻으면서 권력을 좇아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대학교수들, 이른바 ‘폴리페서(polifessor)’들도 문 캠프로 대거 몰려가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문캠프 ‘폴리페서’ 벌써 1000명>(3/17 https://goo.gl/7YIkp9) 역시 사실상 ‘우회 비판’ 보도로 볼 수 있습니다.
공약 검증보도도 다소 수상쩍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조선일보는 이날 문 전 대표가 내놓은 ‘가계부채 7대 해법’에 대해서 일종의 검증 보도를 내놓았는데요.
먼저 문 전 대표의 정책을 소개한 <문 “가계빚 22조 탕감…대부업 이자율 20%로 내릴 것”>(3/17 https://bitly.kr/ro)의 경우 조선일보는 전문가들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보완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음을 기사 서두에서 지적하고 있습니다만, 정작 기사를 읽어보면 대체 무슨 근거로 이런 평가가 나온 것인지, 대체 누가 이런 평가를 내놨는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실제 기사 내용상으로는 부실채권을 정리하겠다는 문 전 대표의 발표 내용을 나열한 뒤 그 뒤에 조선일보가 “다만 성실하게 빚을 갚는 채무자와 비교해 ‘도덕적 해이’ 문제도 제기된다”고 지적하고, 다시 그 뒤에 곧바로 문 전 대표의 “채무 감면은 연령, 소득, 재산, 지출 정보를 면밀하게 심사해 실시하고 채무 감면 후 미신고 재산이나 소득이 발견되면 채무 감면을 무효화하고 즉시 회수할 것”이라는 ‘보완책’이 소개되는 구조거든요. 물론 이 뒤에 추가적인 전문가 지적이 소개된 것도 아니었고요.
그 아래의 <“22조 탕감, 가계빚 1.7% 줄이는 일회성 대책… 도덕적 해이 조장할 우려”>(3/17 https://goo.gl/Z29TxA) 기사 역시, 문 전 대표가 3대 근본 대책으로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내놓았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고,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50% 이하로 유지하겠다”는 공약만을 언급한 뒤 “소득이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사교육비, 주거비 때문에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는데 근본 원인은 해결하지 못한 채 무조건 부채만 줄이겠다는 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전문가 비판을 소개하거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평가가 갈리는 지점이 있음에도 제목은 무조건 부정적 평가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 등에서 그 편파성이 의심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조선일보 <사설/아무리 지지율 1위라지만 너무하는 민주당 사람들>(3/17 https://goo.gl/0UkLIh)은 제목 그대로 “집권하기도 전에 공무원들에게 강압적 명령을 시작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민주당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이 안총기 외교부 2차관을 향해 “지금 현 정부에 윤병세 장관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이 있을 것” “새 정부 들어 당연히 정책 전환이 있을 텐데 그런 사람들을 중심으로 빨리 TF를 만들어야 한다” “(새 정부에서) 국장들 다 사표 낼 거예요?” “외교부가 윤병세 졸개들이 아니잖아요”라고 발언했는데 이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행태와 다를 바 없는 것이며 벌써부터 이러니 “실제 정권을 잡으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는 게 과장이 아닌 듯하다”는 것이죠. 강 의원을 지목하고 있지만, 사설의 제목과 “정권을 잡으면 정부 부처를 ‘민주당 졸개들’로 채울 건가. 아무리 지지율 압도적 1위라고는 하지만 이러라고 국민이 지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라는 사설의 마지막 문장을 보면, 이는 명백히 ‘민주당=집권당 행세’ 프레임의 반복입니다.
조선일보는 해당 사설에서 “지금 야권이 뒤집겠다고 공언하는 정책 중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즉각 재개, 사드 배치 중단 같은 중대한 문제들이 포함돼” 있는데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이런 정책 변경을 놓고 공무원들에게 몸조심하라는 식으로 윽박지르는 것은 도를 넘은”것 이라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정책임을 알고 있는 조선일보가 왜 박근혜 정부가 합의도 없이 해당 정책을 강행 했을 때는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국민과 야당만을 윽박질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설마 개성공단을 ‘닫고’ 사드 배치를 ‘추진’하는 것은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이런 찜찜한 보도들이 ‘검증’이라는 미명하에 앞으로 또 얼마나 쏟아져 나올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2. 오늘의 유감 보도 ② 박근혜 팬픽으로 친박 마음 위로한 동아
△ 소설가 복거일 씨의 ‘박근혜 씨가 보여줬으면 좋았을 모습’을 그린 소설을 지면에 배치한 동아일보(3/17)
소설가 복거일 씨가 동아일보 지면에 소설 한 편을 기고했습니다. 제목은 <특별기고/그날, 갑자기 경부고속도로로 방향을 튼 대통령>(3/17 https://goo.gl/W88mUi). 부제는 ‘어떤 대체역사’입니다. 이 소설은 ‘3월 10일 파면된 박근혜 씨가 청와대를 나와 새로 머물 곳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보수 진영이 박근혜 씨가 보여주길 기대했던 마지막 모습’을 상상해 쓴 것입니다.
소설의 내용은 뭐라 말하기도 어려운 수준입니다. 이를테면 헌법을 유린한 당사자인 소설 속 박근혜 씨가 ‘왜 승복을 말하지 않느냐’는 기자를 향해 내놓은 말은 “저는 대통령이 ‘헌법의 수호자’라는 사실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당연한 일을 굳이 얘기하면, 말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재판의 결정에 모두 따른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원리 아닌가요?”입니다.
소설 속 박근혜 씨는 비서실장에게 “내가 부족해서 여러분 생계를… 실패한 정권에서 일했다는 사실이 주홍글씨가 되었으니. 아무데서도 받아주질 않을 테고. 정말 미안해요”라고 말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비서실장의 반응은 “이렇게 어지신 분을 우리가 제대로 뫼시지 못해서….”입니다. 또 소설 속 박근혜 씨는 헌재 근방 가게에 들러 물건을 사고, 그 가게 주인에게 “주말마다 시위대가 몰려와서, 어려움을 겪으셨죠?” “제가 본의 아니게 영업 방해를 했네요. 그래서 오늘 제가 물건을 좀 팔아드릴게요”라고 말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설 속 박근혜 씨는 삼성동 자택도, 구미도 아닌 옥천의 “허름한 여관”을 어머니의 고향이라는 이유로 임시 거주지로 선택하는 사람입니다. “불편하실 텐데요”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불편한 것도 제겐 새 경험이거든요. 열심히 배우면서 사는 거죠. 인생은 육십부터라고 하잖아요?” “이 근처에 빈집이 있나 알아보라고 했어요. 허름한 집이라도 고쳐서….” “제가 망치 들고 일하는 거, 상상이 되세요?”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하지요.
일반적으로 팬픽(fanfic)은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인을, 자신들의 관심사와 욕망을 반영해 만든 창작물의 주인공으로 내세워 만든 글을 말하는데요. 복거일 씨의 이 소설은 그야말로 ‘박근혜 팬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물론 복거일 씨는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이런 소설을 쓸 수도 있습니다. 그건 그의 자유지요. 그러나 언론사 간판을 단 동아일보가 이런 글을 지면에 실어준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현재 박근혜 씨는 헌법 유린과 국정농단으로 파면되었음에도, 헌재 선고 이후 지지자들은 물론 국민들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자택에 틀어박혀 있지요. 최근에는 파쇄기로 자신의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고요. 이런 상황에 오직 ‘친박 지지자들의 마음 달래기 용 박근혜 팬픽’을 지면에 배치한 동아일보를, 언론이라고 해야 할지, 박근혜 팬 페이지 홈 마스터(운영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3. 오늘의 미보도, ‘이재용 재판 담당판사, 최순실 인맥’ 의혹, 조중동 미보도
16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을 담당한 이영훈 부장판사가 최순실씨 후견인의 사위라 주장했습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것은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 뿐입니다. 조중동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경향신문 |
동아일보 |
조선일보 |
중앙일보 |
한겨레 |
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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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재판 담당판사, 최순실 인맥’ 의혹 관련 보도 유무(3/17)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