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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덮은 사드, KBS는 ‘사드 찬가’
2017년 3월 7일
등록 2017.03.08 17:29
조회 427

7일 방송 저녁뉴스는 6일 밤 주한미군이 사드 발사대 2대를 도입한 사실을 대서특필했습니다. JTBC만 국정농단 사태를 톱보도로 냈고 나머지 6개 방송사는 모두 사드 조기배치를 톱으로 냈죠. 한미 양국은 우리 국회가 6일 사드를 논의할 때 이미 사드 발사대를 수송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7일 오전에야 발표를 했습니다.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에도 협의가 없었습니다. 배치 결정 과정에 문제가 됐던 ‘비밀주의’와 ‘졸속배치’가 또 논란이 됐습니다. 이 사실은 JTBC만이 지적했습니다. JTBC를 제외한 방송사들은 대체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강조하면서 사드 조기배치를 정당화하는데 집중했습니다. 

 

1. 뒷전으로 밀린 ‘국정농단’…‘사드 정당화’ 방법도 가지가지 
정부가 사드 조기배치를 갑작스럽게 현실화하면서 뉴스에서 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국정농단 사태를 소홀히 다루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경향은 KBS‧MBC‧TV조선에서 두드러집니다. KBS는 사드 관련 보도를 11건이나 보도한 반면, 국정농단 관련 보도는 1건에 불과합니다. MBC는 사드 10건, 국정농단 2건, TV조선은 사드 14건, 국정농단 4건으로 역시 차이가 큽니다. 타사 역시 보도량이 역전됐지만 KBS‧MBC‧TV조선처럼 차이가 크지는 않습니다. JTBC만이 여전히 국정농단 사태에 더 많은 보도를 할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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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방송사 사드 관련 보도 및 국정농단 사태 보도량 비교(3/7)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는 모두 사드 관련 보도를 10건 남짓 내면서 상당한 비중을 할애했습니다.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6일 북한이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하는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있고 이 때문에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서둘렀다는 겁니다. 이는 우리 국방부의 입장과 하등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렇게 국방부의 입장을 정당화해주는 방식도 가지각색입니다. 6개 방송사가 내세운 톱보도를 보면, 지상파 3사와 채널A는 사드 발사대 조기 도입을 톱으로 낸 다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이어 붙인 반면, TV조선과 MBN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먼저 톱보도로 강조한 후 사드 조기배치를 보도했습니다. 순서만 다를 뿐,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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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방송사 사드 관련 보도량 상세 비교(3/7)

 

그 중에서도 특히 TV조선의 톱보도 <트럼프 “북한, 혹독한 대가 따를 것”>(3/7 https://bit.ly/2me8Hre)가 단연 눈에 띕니다. 7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황교안 권한대행에 전화를 걸어 한미 공조와 대북 강경 대응을 결의했는데요. 유일하게 TV조선만 이를 톱으로 내면서 ‘북한 VS 한미일’의 대결 구도를 부각했습니다. 보도를 시작하기 전, 화면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장면과 함께 “북핵‧미사일 VS 사드 전개”이라는 자막이 큼지막하게 먼저 떴습니다. 김미선 기자는 “북한 도발에는 혹독한 대가가 따를 것”, “미국의 전방위적인 군사 능력” 등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강력한 한미동맹을 통해 대북 억제력과 대응태세를 강화해 북한의 야욕을 꺾어야 한다”라는 황 대행 발언을 전했습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8시 일본 아베 총리에게도 전화를 걸어, 북한의 폭거를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며 “트럼프 정부가 발빠른 대응으로 강력한 한미일 3각 공조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날 7개 방송사 모두 트럼프-황교안 통화를 1건씩 보도했지만 ‘트럼프의 발빠른 대북 강경 대응 및 한미일 3각 공조’를 호평한 것은 TV조선뿐입니다. TV조선은 이 톱보도에 이어 2건의 ‘북한 미사일 위협’ 보도를 내면서 ‘북한의 위협’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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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의 대북 강경 대응’으로 대결구도 부각한 TV조선(3/7)

 

2. 1건의 보도에 조선중앙TV만 3번 등장…‘TV조선 본색’
TV조선이 사드 관련 보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부분이 또 있습니다. 유독 북한의 조선중앙TV 화면을 많이 인용한다는 겁니다. TV조선은 ‘트럼프의 발빠른 대북강경 대응’을 톱보도로 띄워준 이후 세 번째 보도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부각했는데요. TV조선 <북 “미사일은 주일 미군기지 타격용”>(3/7 https://bit.ly/2mwoZ0G)은 “북한이 노골적으로 어제 미사일 발사는 주일 미군 기지를 겨냥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유사시 한국을 배후지원할 곳을 공격대상으로 삼은 것”이라 전하면서 조선중앙TV를 3차례나 인용했습니다. △ “고도의 격동태세를 유지하며 당중앙이 명령만 내리면 즉시즉각에 화성포마다 멸적의 불줄기를 뿜을수 있게” △ “유사시 일본주둔 미제침략군기지들을 타격할 임무를 맡고있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참가하였다” △ “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여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고 정세를 핵전쟁접경에로 몰아가고있는 전쟁미치광이들을 탄도로케트 집중타격으로 짓뭉개버릴” 등 3가지입니다. 물론 이날 JTBC를 제외한 6개사 모두 조선중앙TV를 인용했지만 그 회수가 1~2차례에 그쳤고 내용의 자극성도 TV조선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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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 방송사 조선중앙TV 인용 발언 비교(3/7)

 

타사가 모두 조선중앙TV 방송 중 북한의 전략 및 훈련을 소개한 부분만 인용한 것과 달리 TV조선만 “멸적의 불줄기”, “전쟁미치광이들을 짓뭉개” 등 자극적인 내용을 2개나 따온 겁니다. 물론 채널A도 딱 하나 인용한 조선중앙TV 발언을 하필 “전쟁미치광이들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릴 멸적의 보복의지”로 가져와 역시 공포분위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조선중앙TV가 자국의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해 사실과 다르게 과격하고 거친 언어를 쓴다는 것은 온국민이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언론은 조선중앙TV 방송 중 꼭 필요한 내용만 정제해서 인용해야 합니다.  TV조선은 그동안 꾸준히 조선중앙TV의 자극적이고 과격한 발언만 골라 과도하게 방송하여 ‘북조선TV’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 태도가 이번에도 그대로 반복됐습니다.


3. TV조선도 조기배치 문제제기 하는데…KBS는 또 ‘용비어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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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방송사 사드 관련 보도 내용 비교(3/7)
 

6일밤 급작스럽게 진행된 사드 조기 배치. 과연 우리 정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조기 배치에 문제가 없는지 당연히 따져봐야 합니다. 당장 전날까지 국회에도 알리지 않은 ‘발사대 비밀 반입’에 비판이 제기되기 때문입니다. 7일 방송뉴스에서 이런 점을 잘 분석했을까요? 안타깝게도 명확하게 정부가 비판받아야 할 점을 짚어준 방송사는 JTBC뿐입니다. JTBC는 2건의 보도로 정부의 비밀주의와 졸속 배치를 비판했습니다. 그나마 MBC‧SBS‧TV조선‧채널A‧MBN 등 다른 5개 방송사는 배치 부지 기반공사도 안 했다는 점, 환경영향평가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 등, 국방부도 밝힌 기본적인 문제점들을 짚기는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정권이 바뀌기 전에 사드 배치를 되돌릴 수 없도록 ‘대못박기’를 한다는 ‘진짜 의도’도 모두 보도했습니다. 이번에도 문제는 KBS였습니다. 북한 관련 보도에서 유독 호전적인 태세와 기계적인 ‘국방부 받아쓰기’로 일관했던 KBS는 이번에도 국방부 대변인을 자처했습니다. 


KBS는 사드 조기배치의 이유와 문제점을 사실상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KBS <“북핵‧미사일 심각”…예상 넘은 신속 전개>(3/7 https://bit.ly/2na0xPQ)는 조기배치의 이유를 짚은 보도인데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하면서,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미사일 사정권 안에 넣을 수 있는 상황”이라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북한의 반복적인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국내외의 정치 상황과 관계 없이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주한미군이 연합방위를 위해 사드를 필요로 할 경우 반드시 배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 “방어 체계인 사드의 신속한 전개는 미국의 핵우산 제공 약속, 특히 가능한 모든 억지 수단을 제공한다는 일명 확장된 억제력 제공 공약에 따른 첫 조치” 등 주한미군과 우리 국방부의 입장만 받아썼습니다. 타사가 모두 ‘조기대선을 겨냥한 사드 대못박기’라는 정부의 의도를 밝혔지만 KBS 보도에서는 이런 지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또한 KBS는 다른 방송사가 모두 환경영향평가와 부지 공사를 이유로 당장 성주에 배치할 수 없음을 주지한 것과 달리 “다음달 배치 완료”만 강조했습니다. 

 

4. ‘사드 찬가’ 부른 KBS…누구를 위한 ‘안보 프레임’?
KBS는 아예 ‘사드 찬가’에 가까운 보도를 내기도 했습니다. KBS <“사드, 북 미사일 즉각 타격”>(3/7 https://bit.ly/2n9Zb7T)은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사드를 직접 재연하면서 “고기능 장비로, 전방 120도 각도에서 탐지거리가 600~800km로 북한 전역이 감시권”, “적의 탄도미사일을 추격하다가 고도 40에서 150km 사이에서 직접 타격(Hit to kill)”, “미군은 사드의 경우 13번의 요격시험에서 모두 성공했다고 설명” 등 사드의 성능을 극찬했습니다. 심지어 “성주 골프장 인근 지역 주민들은 예상보다 빠른 사드 전개에 놀라워하는 분위깁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은 내일 반대 집회를 예고했습니다”라면서 성주 민심을 왜곡하기까지 했습니다. 


이것도 타사와는 매우 다른 관점의 보도입니다. MBC <주일미군 겨냥…한국 지원 전력 차단>(3/7 https://bit.ly/2lXTFox)은 “미군의 11차례 사드 시험이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 등 단거리 미사일에서만 효과를 냈다는 점”올 보도해 ‘미군이 13번의 사드 요격시험에서 모두 성공’이라는 KBS와 완전히 상반된 내용을 전했습니다. KBS가 정확히 어떤 미사일을 대상으로 한 요격 시험이었는지를 은근슬쩍 빼놓고 ‘모두 성공했다’만 강조한 겁니다. 애초에 사드를 도입하는 한미 양국 정부의 명분은 높은 고도로 날아가는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방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스커드와 노동 등 단거리 미사일에만 효과가 있다면 도입 명분이 사라졌음을 의미합니다. 물론 MBC의 보도는 “다량의 미사일들이 연속해서 날아오는 상황에서는 사드 한 개 포대로는 한계가 있다”는 결론, 즉 ‘사드 추가 배치’를 강조한 것이었습니다. 다량의 단거리 미사일이 날아온다면 사드 포대가 다량으로 있어도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MBC의 결론도 이상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만, 적어도 KBS처럼 ‘사드 찬가’에 매몰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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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G로 사드 칭송하고 민심은 왜곡한 KBS(3/7)

 

성주 주민들이 ‘놀라워 했고’, 일부 주민들만 배치 반대에 나섰다는 KBS보도도 거짓입니다. MBN의 경우 “여전한 성주와 김천 지역 주민의 반대”를 아예 “조기 배치 계획에 변수”로 지목할만큼, 사드 반대 여론은 상당합니다. 이처럼 그 성능과 효용성에 꾸준히 문제기 제기됐고 반대 여론도 심각한 사드 조기배치를 유난히 KBS만 쌍수를 들고 반기는 이유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5. KBS가 두드러질 뿐 타사도 ‘도긴개긴’, JTBC만 ‘현실 직시’ 
이렇게 KBS가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사드 조기 배치를 옹호하고 나섰지만 타사도 그리 비판적인 관점을 드러낸 것은 아닙니다. 타사가 모두 언급한 성주 롯데 골프장 부지의 환경영향평가나 부지 기초 공사는 국방부도 밝힌 과제입니다. KBS만 이마저 얼렁뚱땅 은폐해버렸을 뿐, 타사는 모두 기본적인 내용을 보도한 겁니다. 보도의 뉘앙스 역시 KBS가 ‘다음달 배치 가능’에 방점을 찍었다면, 타사는 ‘당장은 어렵다’는 수준에 그쳤을 뿐, 근본적인 문제를 짚은 건 아닙니다. 


이런 점에서 JTBC 보도를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JTBC는 2건의 보도로 ‘비밀주의’와 ‘졸속배치’를 직접 파고들었습니다. JTBC <국회에도 숨기고…‘정치적 고려’ 있나>(3/7 https://bit.ly/2meyUGc)는 “사드와 관련해선 ‘연내 배치 원칙’만 공개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런 조치를 놓고선 ‘급작스럽다’는 지적부터 ‘정치적 고려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한 뒤, “미군은 구체적인 도착 시각조차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만큼 비밀리에 또 전격적으로 전개가 이뤄진 건데요, 어젯밤에 들어왔다는 사실만을 국방부는 오늘 오전에서야 발표했습니다”라며 주한미군의 ‘비밀스러운 전개’를 지적했습니다. 6일 오후 3시 국회 국방위에서 한민구 국방부장관마저 “배치 시기를 확정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제한된다”고만 말했는데 이때 이미 “사드는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고 있었다”는 겁니다. 유의선 기자는 “하루 뒤면 드러날 일을 굳이 국회에서 비밀로 할 필요가 있었느냐”, “땅이 다져지지 않았는데 본체만 들어온다고 해서 바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게 아닌데 다른 준비가 안 됐는데 본체만 먼저 서둘러서 들여오는 것이 북한 미사일 요격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 등 여러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어지는 JTBC <사드 배치 ‘속도전’…이로울까 해로울까>(3/7 https://bit.ly/2namf6p)는 사드 조기배치의 ‘국가적 손익’을 따진 보도입니다. 안의근 기자는 기지 설계, 환경영향평가를 마친 뒤 늦어도 7월쯤 배치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배치를 한다 하더라도 최대한 우리 국익에 맞는 타이밍이 언제인가를 전문가들이 생각해왔었는데…정부는 쫓기기라도 하듯, 심지어 국회에도 사실을 숨겨가면서까지 사드를 서둘러 들여왔”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사드가 미국의 MD체계의 일환”이므로 “말 그대로 외교가 필요한 상황”인데, “계속해서 우리 정부는 안보 논리와 국방 논리만으로 조기 배치까지 하고 있는  것”이라 꼬집었습니다. 보도 말미에는 “북핵과 미사일 견제를 위한 것”이라는 우리 정부 입장에 대해 “이렇게까지 한시가 급하게 추진할 문제인가에 대해선 의구심이 많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런 입장을 펴는 것조차 정부와 일부에서는 종북 논리로 접근하고 있는데요. 정말로 국익 차원에서 논의돼야 할 사드 배치가 정치 논리로 변질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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