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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막말 받아쓴 TV조선 VS ‘한국판 트럼프’ 비판한 SBS
2017년 3월 2일
등록 2017.03.03 18:27
조회 589

2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오랜만에 국정농단 사태 관련 보도가 아닌 다른 사안에서 눈에 띄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TV조선은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으로 논란이 된 문명고를 보도하면서 ‘민주노총‧전교조 등 외부단체가 학교들을 겁박하고 있다’는 취지로 보도했습니다. 당연히 거짓입니다. TV조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한 홍준표 지사의 주장도 확대 재생산하면서 홍 지사를 다그친 SBS와 큰 차이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공영방송 KBS‧MBC는 여전히 박근혜 정부의 치부를 숨기기 급급합니다.

 

1. 민주노총‧전교조 때문에 연구학교 지정 철회? TV조선의 ‘오래된 거짓말’
전국 5,565개 중고교 중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문명고의 입학식이 파행을 겪었습니다. 신입생 대부분이 검은색 리본을 달고 입학식에 참여하지 않았고 학부모들의 국정교과서 철회 요구 시위도 있었습니다. 이미 4명의 신입생이 입학을 거부했고 학부모 5명은 연구학교 지정처분 효력 정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자 TV조선이 이런 파행의 원인이 민주노총‧전교조 등 ‘외부 단체들의 겁박’ 때문이라며 여론전에 나섰습니다. ‘친일‧독재 미화’, ‘임시정부 정통성 부정’ 등 수많은 오류를 지적 받는 국정교과서의 문제점 대신 ‘외부 단체’를 비난 대상으로 삼으면서 본질을 호도한 겁니다. 이렇게 당사자들의 의사표현에 외부 단체와 같은 ‘배후’가 있다고 넘겨짚는 것은 TV조선이 자주 보여주는 왜곡 프레임입니다. 


먼저 TV조선 <학부모 시위로 입학식 중단>(3/2 https://bit.ly/2lgzaag)은 “이 학교(문명고) 입학식이 국정교과서 반대 시위로 취소되고 말았”다면서 학부모들의 실랑이부터 보여줬습니다. “(국정교과서)반대 학부모”들이 입학식이 예정된 강당으로 들어서자 “일반 학부모들이 거세게 항의”했다는 겁니다. 똑같은 학부모들을 ‘국정교과서 반대 학부모’와 ‘일반 학부모’로 ‘갈라치기’한 것인데요. TV조선이 민감한 현안마다 자주 차용하는 ‘여론 편 가르기’ 수법입니다. TV조선과 달리 MBN은 “연구학교 지정을 반대하는 학생과 학부모 100여 명이 강당 진입을 시도”하자 “이를 막아선 교직원들과 충돌하면서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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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교과서 파행 원인이 ‘민노총 등 외부단체 압박’ 때문이라는 TV조선(3/2)

 

그 다음 보도가 더 심각합니다. TV조선 <민노총 등 외부 단체가 반대 압박>(3/2 https://bit.ly/2mi4KnN)은 “문명고처럼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했거나, 신청하려던 상당수 학교들”이 신청을 포기하거나 철회한 이유가 “‘국정교과서가 불온서적’이라는 외부 단체들의 겁박”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앵커가 멘트를 하는 동안 화면에는 민주노총과 전교조, 민변의 로고가 큼지막하게 부각되어 비춰집니다. 익명의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검토 고교 교장’의 “너무 무서운거야. 지금 상황이. 지금 상황이 무서운 거고. 무엇보다도 역사 선생님 대부분이 전교조에 편성이 돼 있고”라는 인터뷰를 녹취 인용했고요. 임유진 기자는 연구학교를 신청 또는 검토했던 학교들이 “전교조와 민노총 등이 학교 앞에 찾아와 반대시위를 하면서 몸살을 앓았”다고 강조했습니다. 


TV조선은 국정교과서 반대 시위를 전교조 등 외부단체가 주도했다고 하면서 ‘겁박’이라는 표현까지 썼는데요. 현재 진행되는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철회 요구 및 집회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주축입니다. 문명고가 비판받는 이유 중 하나는 연구학교 신청을 위한 학교운영위원회 표결에서 반대 7표, 찬성 2표라는 결과가 나왔었는데 이 회의록을 제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태동 교장이 학부모 위원 5명을 따로 불러 집단 면담을 하고 재차 투표를 했고 여기서 찬성 5표, 반대 4표로 결과가 뒤집혔습니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행정소송까지 제기한 겁니다. 김 교장은 이사장 외압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이것 말고도 TV조선이 숨긴 사실이 너무 많습니다. 이날 관련 논란을 JTBC‧채널A‧MBN도 1건씩 보도했는데요. JTBC는 “그간 교내에서 열린 촛불집회는 경산 시가지로 장소를 옮겨 이어”가기로 했다는 사실, “기존 역사교사는 검정교과서로만 수업을 하겠다고 했고 부랴부랴 구한 시간제 강사도 수업을 거부했”다는 사실을 전했습니다. 채널A도 “국정교과서 수업을 거부한 역사교사 대신 채용한 기간제 교사 1명도 수업포기 의사를 밝힌 것”, “학교 측은 결국 한국사 국정교과서 배부를 연기”했다고 보도했죠. MBN은 “문명고는 교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았고, 반대를 주도해온 교사를 보직 해임”한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모두 TV조선에서 볼 수 없는 소식입니다. 

 

2. 품격의 차이, 홍준표 막말 재탕한 TV조선 VS “한국판 트럼프” 직격탄 날린 SBS
최근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논란입니다. 그는 지난달 28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지금 민주당 1등 하는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을 먹고 자살한 사람이다”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으로 모욕한 겁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수사를 받던 중 사망했고 뇌물수수 혐의는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중수부장 이인규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가 무리하게 이뤄졌으며 당시 국정원이 공작 수준으로 ‘모욕주기’ 여론전을 주도했다고 폭로하기도 했죠. 심지어 홍 지사 본인도 당시 검찰 수사에 “구속을 하려고 했다면 신속히 결정해야지, 전직 대통령 수사를 하면서 모욕만 주었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런 사실관계를 차치하더라도 기본적인 인륜과 품위에 어긋나는 언행이라는 비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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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 지사의 ‘막말 정당화’ 받아쓴 TV조선(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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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 지사에 ‘한국판 트럼프’ 지적한 SBS(3/2)

 

그런데 TV조선은 홍 지사의 막말을 보도에서 확대 재생산했습니다. TV조선 <“사실을 왜 막말이라 하나”>(3/2 https://bit.ly/2m0YqjA)는 홍 지사가 “인간성이 의심되는 막말이라고 반발한 민주당에 정면 대응”했다면서 자사 프로그램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한 홍 지사 모습을 보도했습니다. 엄성섭 기자는 “홍준표 경남지사는 오늘 TV조선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막말 논란을 일축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비서실장을 했는데, 비서실장이라는 것은 매일 대통령한테 붙어 다니는데 뇌물 받는 걸 몰랐다면 무능해서 대통령 감이 안 되는 사람이고, 뇌물 받는 걸 알았다면 공범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홍 지사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어서 “특검에서 공소장 내는데, 공소장은 일방적인 주장이죠. 일방적인 주장 가지고 그게 어떻게 탄핵을 할 수 있느냐”며 박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홍 지사 발언도 녹취 인용했습니다. 홍 지사의 “민주당, 정의당 좌파, 국민의당 중도, 우파 진영의 한 사람이 나올 것으로 저는 봅니다”라는 발언에는 “황교안 권한대행과는 경쟁 관계가 안 될 정도로 아주 막역한 사이라면서 아주 강단 있고, 훌륭한 사람으로 평가했습니다. 대선에서 경쟁하지 않게 될 거란 의미로 해석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홍 지사 막말을 다룬 방송사는 TV조선과 SBS이었습니다. SBS는 뉴스 스튜디오에 직접 홍 지사를 초대했습니다(https://bit.ly/2mh3VLP). 여기서 김성준 앵커는 홍 지사의 막말과 관련, “말의 사실 여부를 떠나 정치에서의 언어 품격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대표적으로 홍 지사께서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는 저격수로 불렸고, 당 안에서는 ‘좌충우돌이다’라는 소리를 많이 들으셨다는 거 인정하실 수 있잖아요?”라고 물었습니다. 홍 지사가 “내가 독고다이 정치를 했으니까”라고 답하자 김 앵커는 재차 “한국판 트럼프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말이죠”라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여기에 홍 지사가 발끈하여 “자꾸 별로 기분 안 좋은 질문만 하는데, 우리 김 본부장은 박근혜 대통령 비판하고 잘렸다가 언제 들어왔죠?”라며 엉뚱한 반문을 했습니다. 이에 김 앵커가 “저희 회사의 정기 인사로 된 거고요. 지금 그런 말씀을 나눌 자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반박했는데도 홍 지사는 “지난번에 앵커 잘렸잖아”, “잘렸다가 이번에 돌아온 겁니까?”라고 캐물었습니다. 


사실 김성준 앵커에 대한 홍 지사의 발언은 방송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로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진위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습니다. 만약 김성준 앵커가 정부에 비판적인 멘트를 많이 했다는 이유로 “잘렸다”면 이것은 정말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홍 지사는 이런 발언을 생방송 뉴스에서 당연한 듯 뱉어냈습니다. 불편한 질문을 하는 김성준 앵커를 공격하려는 의도로 쏘아붙인 것이죠. 그러나 이 발언으로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권언유착을 저지른 당사자와, 이를 문제라고도 느끼지 않고 공공연히 방송에서 떠드는 홍 지사 본인입니다. 
홍 지사의 ‘막말 정당화’를 받아쓴 TV조선과 홍 지사의 진면목을 드러낸 SBS. 정말 달라도 너무 다르네요. 

 

3. 우병우-김수남 통화, 보도 안한 KBS, MBC
특검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지난해 8월, 청와대 특별감찰관이 우 전 수석의 비위를 조사하던 당시에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의 수사도 청와대를 향하던 시기였습니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 테블릿 PC 보도가 난 다음날인 지난해 10월 25일에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도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BS와 MBC를 제외한 5개 방송사는 모두 관련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SBS <“일 커지던 당시, 우병우-검찰총장 통화”>(3/2 https://bit.ly/2mOOY0g)는 통화가 이뤄진 시점이 “이석수 당시 특별감찰관이 한 언론사에 우 전 수석의 가족 회사인 ‘정강’이 감찰 대상이라고 알렸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이고 “미르 재단과 관련해 청와대 개입 의혹이 불거진 이후”라고 설명했습니다. TV조선‧채널A‧MBN 1건, JTBC도 2건으로  <민감한 시기, 우병우 · 檢 수뇌부 통화>는 박영수 특검팀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지난해 8월에만 김수남 검찰총장과 최소 세 차례 통화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습니다. 채널A도 <“우병우-검찰총장 수시 통화”>에서 “특검팀에 이어 다시 우 전 수석의 의혹을 파헤치게 될 검찰이 기대만큼 수사 성과를 낼 수 있겠냐는 지적”, “청와대가 검찰 수사에 관여하거나 방해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타진했습니다. 


반면 KBS와 MBC는 보도가 없습니다. KBS는 헌법재판소의 평의와 관련해서만 2건을 보도하고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수사 내용에 대한 보도는 아예 없습니다. MBC는 1건의 보도에서 특검이 수사 내용을 이첩했다고 보도하면서 “우병우 전 수석의 개인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검찰의 과제”라만 언급했을 뿐 우 전 수석의 검찰 외압 의혹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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