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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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강아지 이름 부르듯 ‘문재인’이라고 칭하며 우기는 이종철2017년 2월 22~23일
22~23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종철 고려대학교 전 총학생회장입니다. 이종철 씨는 TV조선 <최희준의 왜>(2/22)에 출연해 ‘대선 국면은 진보와 좌가 아닌 중도와 보수가 이끌고 있다’, ‘보수는 약자, 청산을 외치는 문 전 대표는 품 없는 사람’이라 주장했습니다. 발언의 내용도 황당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문 전 대표에 대해서 문재인이라고 지칭하는 것도 방송에서 매우 부적절한 태도였습니다. 한편 채널A <뉴스특급>(2/23)의 출연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측 김평우 변호사의 변론에 대해 ‘정치선동’, ‘지연작전’ 등의 부정적 평가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출연자인 최진녕 변호사는 홀로 ‘상당히 의미가 있는 변론’이라며 김 변호사의 변론을 추켜세웠네요.
1. 동네 강아지 이름 부르듯 ‘문재인’이라고 칭하며 앞뒤 없이 우기는 이종철
TV조선 <최희준의 왜>(2/22)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노선 대립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토론은 문 전 대표에 대해서는 ‘비판과 청산’, 안 지사에 대해서는 ‘대화와 타협’으로 요약하고 있었습니다. 출연진 다수가 문 전 대표의 주장이 선거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런 토론은 종편에서 일상다반사이기 때문에 별로 지적할만한 내용이 아닙니다. 문제는 새누리당 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 위원이었던 이종철 고려대학교 전 총학생회장의 언사입니다.
그는 먼저 “문 전 대표를 보면 참 잘 이해가 안되네요”라며 입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이종철 씨는 계속 문재인이라고 칭합니다. 발언의 내용의 문제는 나중에 짚고 우선 어떻게 표현했나만 보겠습니다.
“아직도 저런 식의 인식을 가지고 대응을 하고 있다는게 참, 원래부터도 저는 참 문재인이 전략을 잘못 쓰고 있다 이렇게 봤는데”,
“문재인이 확장성이 없다는 것은 그동안 계속 증명이 됐잖아요. 확장성이 없는 한계 속에서 일등을 계속 하고 있었던거죠”,
“특히 탄핵국면까지 왔고, 지금 또 보수가 약자가 됐잖아요. 그럴 때 어루만져주는 것이 또 필요하죠. 그런데 대한 기본적 인식이라든지 품도 없는 거에요. 문재인이”
이종철 씨의 발언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모순과 자기중심적 발언이 너무 많아서 기가 막힙니다. 하지만 내용을 떠나서 방송에서 이런 식으로 거듭 특정인에 대해서 호칭을 생략하고 동네 강아지 이름 부르듯 칭하는 것은 정말 처음 봅니다. 최희준 앵커는 이런 말을 들으면서도 자신은 “문재인 전 대표”라고 정확히 받아서 말하면서도 이종철 씨에게 주의와 개선을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지적하는 이종철 씨 / TV조선 <최희준의 왜>(2/22) 방송 화면 갈무리
내용도 한번 짚어보죠. 이 씨는 지금 분위기는 “안희정 지사 쪽으로 지금 쏠렸다”, “말 그대로 ‘뒤집어졌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이 전략을 잘못 세우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최희준 씨가 “여론조사 상 분명한 1등이고 압도적인 1등인데 전략을 잘못 쓰고 있다는 건 무슨 말”이냐 묻자, “확장성이 없는 한계 속에서 1등을 계속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문 전 대표의 확장성을 지적했습니다. 그 근거로 대선 국면을 이끌고 있는 세력이 ‘진보’가 아니란 것입니다.
이 씨는 “현재 흐름을 잘 보면 지금의 대선국면은요. 보수와 중도가 이끌고 가고 있습니다, 지금. 절대로 어떤 진보나 좌에서 이끌고 가고 있는 게 아니에요”라고 우깁니다. 최희준 씨마저 좀 황당한지 “아주 특이한 분석인데요”라 되물었습니다. 그러자 이 씨는 “보수와 중도가 지금 이끌고 가고 있죠. 탄핵 국면도 마찬가지입니다. 탄핵을, 탄핵, 이런 상황이 오게 만든 게 잘 한번 분석을 해 보십시오. 보수와 중도가 같이 갔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결국 진행자 최 씨가 나서서 “탄핵 쪽으로 보수와 중도가 힘을 실어줬기 때문에, 움직였기 때문에 그게 가능한 얘기다 그런 측면”이라고 억지로 정리를 했습니다.
탄핵 민심을 이끄는 게 중도와 보수라는 것은 명확한 데이터가 없는 이 씨의 주관적 분석입니다. 여론조사는 오히려 이 씨의 의견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26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8.3%가 탄핵을 인용해야한다고 답했고, 기각해야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15.9%에 불과했습니다. 이 씨의 발언을 확인하기 위해 지지정당별 여론도 살펴보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지지층에서 90% 전후의 ‘인용’ 응답이 나왔고, 바른정당과 무당층도 60% 이상 탄핵 찬성 여론이 우세했습니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기각 의견이 77.5%로 인용 14.3%대비 5배 이상 높았습니다. 중도 층의 여론 역시 ‘탄핵’ 국면에 힘을 싣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탄핵 찬성’ 을 이끄는 건 ‘진보나 좌가 아닌 중도와 보수’란 분석은 분명한 왜곡입니다. 오히려 앞선 78.3%의 인용 찬성 비율을 토대로 대통령 탄핵’은 ‘이념 논쟁’ 보단 진보, 보수, 중도란 이념을 초월한 ‘범국민적 민심’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문 전 대표의 정책 노선에 대해 비난과 대선국면을 이끄는 이념 세력 분석 사이엔 어떠한 상관관계도 없습니다.
사실 이종철 씨의 발언에 대해 반박하기 위해 이런 객관적 데이터를 짚을 이유조차 없습니다. 이 씨가 곧바로 “그래서 이렇게 넘어왔으면, 특히 탄핵국면까지 왔고 지금 보수가 또 약자가 됐잖아요. 그럴 때 좀 어루만져주는 게 더 필요하죠. 그러니까 그런데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라든지 어떤 품도 없는 거예요. 문재인이”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말한 것처럼 탄핵국면을 보수와 중도가 이끌어왔다면, 왜 그들이 지금 약자가 되었고, 어루만져줘야 하나요? 이 발언은 이종철 씨 스스로 보수가 이 상황을 이끌어 온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종철 씨. “현재 흐름을 잘 보면 지금의 대선국면은요. 보수와 중도가 이끌고 가고 있습니다, 지금. 절대로 어떤 진보나 좌에서 이끌고 가고 있는 게 아니에요”라고 주관적 평가를 객관적인 양 우기는 부분에서는 젊은 황태순 씨를 보는 것 같고요. “문재인이. 그전에도 전략을 잘못 썼었지만 계속 어떤 대립, 어떤 자기 진영을 중심으로 해서 과거의 낡은 사고를 확인시켜주는 그런 식의 언사만 계속 반복을 해왔는데”라며 자기중심적 비판을 쏟아내는 모습에서는 젊은 장성민 씨를 보는 기분마저 듭니다.
2. 김평우 변호사 옹호하는 민망한 최진녕 변호사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 16차 변론기일에 대통령 측 변호인으로 출석한 김평우 변호사는 100분에 걸친 변론을 통해 헌재와 국회 소추인단을 향해 막말을 퍼부었습니다. 김 변호사는 이정미 재판관과 권성동 법사위원장의 실명을 거론해가며 ‘국회의원이 무슨 야쿠자인가?’, ‘잘못하면 내란 사건(일어난다)’, ‘(헌법재판관은)법관이 아니에요’라며 모욕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김 변호사의 주장이 각종 논란을 빚자 종편에서도 이를 주제로 다루기 시작했는데요.
채널A <뉴스특급>(2/23)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출연자들은 일제히 김 변호사의 변론이 ‘부적절했다’는 의견을 표했는데요. 김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정치선동’, ‘지연작전’과 같은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출연자인 최진녕 변호사는 홀로 ‘상당히 의미가 있는 변론’이라며 김 변호사의 변론을 추켜세웠습니다. 최진녕 변호사의 행동은 그나마 양심적이기는 합니다. 모두가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을 때, 홀로 떳떳하게 자신은 김 변호사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분이라고 나섰으니 말입니다. 최 씨는 김평우 변호사가 문인 김동인의 아들이며, “이분 같은 경우에는 서울법대에서 최연소를 도맡아 하신 분이고 법조계에서 천재 중의 천재다 라는 얘기를 듣는 분”이라며 등 “필력과 실력이 있는 분”이라고 민망할 정도로 칭찬해줬습니다.
그러면서 최 씨는 “저는 변호사로서 봐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상당히 좀 다른 생각을 가졌습니다. 이것은 완전히 1시간 동안 어떤 구두변론을 하다 보니까 일부 어떤 거친 표현은 있지만 내용은 굉장히 탄탄한 법리적인 논쟁을 굉장히 던져주고 있었습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최 씨는 김 변호사의 주장에서 법리적인 측면을 굉장히 강조하는데요. 김 변호사의 주장이 “법정에서도 사람들에게 자극적인 얘기가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법리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펼칩니다. 김 변호사의 주장이 과격했을지는 모르지만 주장은 문제가 없다는 것이죠. 최 씨는 “내용을 봐야 되는 것이지 거기에 달린 잎사귀 한두 개를 가지고 전체 내용을 어떤 다툰다는 것은 제가 봤을 때는 좀 부적절”하다고 주장합니다.
최진녕 변호사는 이렇게 김평호 변호사를 옹호하면서 “저는 변호사로서 봐서 그런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변호사들 눈에는 정말 그렇게 보일까요? 재판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정도 기본적인 법률 지식은 가지고 계실 걸로 본다’, ‘(재판부가 국회소추인단의)청구인의 수석대리인이 되는 것’과 같은 김 변호사의 주장은 법조계에서도 법정모독에 가깝다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 변호사가 속했던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례적으로 23일 “탄핵심판 변호인단에 재판이 끝날 때까지 재판부를 존중하고 언행을 신중히 할 것을 요구한다”고 특별성명을 발표하기까지 했죠. 따라서 최 변호사의 주장은 변호사로서 봐서가 아니라 그냥 존경하는 분이라서 그렇게 보였다고 해야 적절했을 것 같습니다.
△ 김평우 변호사의 막말 논란을 옹호한 최진녕 변호사/채널A <뉴스특급>(2/23) 방송 화면 갈무리
한편 김평우 변호사의 주장은 표현 뿐 아니라 내용도 많은 논란을 낳았습니다. 먼저 김 변호사의 주장 시점입니다. 16차 변론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은 4명의 대리인을 내세워 무려 2시간 14분동안 탄핵사유의 부당성을 주장했습니다. 김 변호사의 주장을 포함한 대리인단의 장황한 변론이 ‘필리버스터’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 변호사의 발언 취지 또한 문제적입니다. 김 변호사가 주장한 문제의 핵심은 헌법재판소의 진행의 공정성입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법재판소의 소추의결 과정 자체를 문제 삼은 것입니다.
최 씨 또한 “이른바 본안 전 항변이라고 하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헌법재판소에서 와 있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라며 김 변호사의 주장을 요약했습니다. 하지만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기엔 너무 늦은 시점이 아닐까요? 김 변호사의 이런 주장은 헌법재판소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노골적인 주장을 펼친 것과 다름없습니다. 법정은 법리를 다투는 곳이지 재판부의 결정을 반발하고 비판하는 곳이 아닙니다. 김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변론이 아니라 지지세력 결집을 위한 정치선동이다’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최 씨는 이런 김 변호사의 주장을 “법조인으로 귀 기울여봐야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라고 평가합니다. 대통령 대리인단 측 입장을 그대로 전달한 셈입니다.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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