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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폭행한 집회 참가자’ 보도한 TV조선, 왜 누구인지 말을 안 하니2017년 2월 24~26일
24~26일 저녁 방송뉴스에서는 탄핵심판 최종 변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및 친박 단체들이 여론전을 벌이고 있는 ‘헌법재판소 불복종’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24일, 양승태 대법원장은 27일 최종 변론 이후 이정미 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하겠다고 했는데요. 박 대통령 대리인단과 ‘친박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를 빌미삼아 탄핵심판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평우 변호사는 공공연히 ‘헌재 불복종’을 외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도 27일 최종변론에 불출석을 결정하면서 ‘불복종 여론전’에 가세했죠. 헌재를 향한 막말‧모욕 변론에 이은 박 대통령 측의 어깃장에 대해서 JTBC를 제외한 방송사들은 모두 ‘기계적 중립’을 가장해 ‘합리적인 논박’으로 그렸습니다. TV조선은 친박 단체들의 폭력 집회 양상을 보도하면서 촛불집회까지 싸잡아 비판해 사실을 왜곡하기도 했습니다.
1. 사실을 은폐하는 ‘기계적 중립’ 집회 보도
25일에 열린 촛불집회에 대한 방송사의 보도는 JTBC를 제외하고는 모두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촛불 집회 보도와 탄핵 반대 집회 보도의 양적 균형을 맞췄습니다.
△ 17차 촛불집회와 탄핵반대집회 관련 보도량 상세 비교(2/25)
KBS와 채널A는 촛불집회 1건, 탄핵 반대 집회 1건만 보도했고 TV조선은 촛불집회 2건, 탄핵 반대 집회 2건으로 균형을 맞췄죠. MBC와 MBN은 촛불집회와 탄핵 반대 집회를 각각 1건씩 보도한 후 여야 정치인들의 집회 참여 현황을 1건 덧붙였습니다. SBS도 촛불 집회 1건, 탄핵 반대 집회 1건과 양 쪽의 집회 상황을 나열한 보도 1건을 추가했습니다. JTBC만이 두 집회를 동시에 언급한 보도 2건에 촛불집회 상황만 2건 더해 ‘기계적 균형’을 벗어났습니다. 한편 인화성 물질 휴대, 분신 시도, 야구방망이 집회, 박영수 특검 및 이정미 재판관 신변 위협 등 탄핵 반대 집회에서 나온 과격 양상은 JTBC(1건)와 TV조선(3건)만이 다뤘습니다.
방송사들이 가치판단을 미루고 기계적 균형을 맞춘 보도를 하는 것은 결코 공정한 태도가 아닙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2월 24일과 25일 전국 성인남녀 1,047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https://bit.ly/2mujxJg)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8.3%로 압도적입니다. 탄핵을 기각해야 한다는 답변은 15.9%에 불과했습니다. 그럼에도 촛불집회와 탄핵 반대집회를 같은 비중으로 단순 나열하는 것은 기계적 균형을 가장한 편파보도이며, 진실을 감추는 보도입니다.
2. 탄핵 반대 집회에서 나온 과격행동, 누가 그랬는지 전하지 않는 TV조선
TV조선은 집회의 과격 양상을 짚었는데 그 내용이 이상합니다. TV조선 <혈서 쓰고 취재진 폭행도>(2/25 https://bit.ly/2lL2Gnf)는 “특검 수사와 헌재 심판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집회도 갈수록 과격”해졌다면서 ‘과격 집회 양상’을 짚었습니다. 앵커는 “지난해 질서 있는 집회로 전 세계가 주목했는데, 지금은 협박성 폭언에 폭력까지 난무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이 두 집회를 이렇게 한꺼번에 엮어 평가하는 게 상식적일까요? 전 세계가 주목하던 ‘질서 있는 집회’는 촛불집회이고 ‘협박성 폭언에 폭력이 난무하는 것’은 탄핵반대 집회입니다. TV조선은 이 둘을 싸잡아 비난한 겁니다. 이어지는 리포트에서 하누리 기자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한 행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촛불집회 참가자임을 밝히는데 비해,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들의 행위에 대해서는 상황을 애매모호하게 처리하거나 아예 가해자가 누구인지 말을 하지 않습니다.
△ 촛불과 탄핵반대세력 싸잡아 ‘과격‧폭력’으로 보도한 TV조선(2/25)
이 보도에서 기자가 열거한 ‘폭력 사례’는 ①박근혜 하야 전단지를 들고 가던 시민에게 욕설을 가해 몸싸움이 벌어진 것 ②집회에서 60대 남성이 인화물질을 들고 나오려다 경찰에 연행된 것 ③집회에서 혈서식이 진행된 것 ④집회 참가자가 “새로운 민주 국가를 위해서 청와대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 것 ⑤박영수 특검 집 앞 집회에서 야구 방망이 들고 나오고 취재진 위협하고 TV조선 기자의 뒷머리 쪽을 깃대로 가격한 것 ⑥11일과 21일에도 언론사 취재진을 폭행해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중에서 ③과 ④번만 촛불집회에서 벌어진 일이고, 나머지는 모두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가 한 행위입니다. 사실 ④번은 도대체 무슨 의도로 넣은 사례인지 납득하기도 어렵고, 정확하게 녹취 인용을 하거나 관련 시위 내용을 보여주지도 않은 출처 불명의 장면입니다.
①번 사건을 전하는 기자의 리포트는 더 황당합니다.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박근혜 하야’라고 적은 전단지를 들고 가는 또 사람에게 욕설을 했고 결국 몸싸움을 했다는 것인데요. 기자는 그런데 이 장면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태극기를 든 집회 참가자가 욕설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자, 경찰이 막아섭니다”(기자), “야이 XXX야”(탄핵반대 집회 참가자), “진정하시라고요”(경찰), “촛불집회 참가자가 ‘박근혜 하야’라고 적은 전단지를 들고 가는 것을 보고, 몸싸움이 벌어진 겁니다”(기자) 참 우스꽝스러운 표현이지요. 숙련된 기자가 아니라 보통의 기자, 아니 기자 지망생에게 쓰라고 해도 이 장면은 이런 식으로 전했을 겁니다. “한 집회 참가자가 ‘박근혜 하야’라는 전단지를 들고 가다가 탄핵 반대집회 참가자로부터 봉변을 당했습니다”(기자), “야이 XXX야”(탄핵반대 집회자), “오죽하면 경찰이 막아서기까지 했습니다”(기자), “진정하시라고요”(경찰) 그러나 하누리 기자는 탄핵반대 집회 참자의 폭력을 ‘박근혜 하야 전단지를 들고 가는 것을 보고 벌어진 몸싸움’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묘사로 뭉뚱그렸습니다. 이 정도는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그냥 무심한 표현일 수도 있다고 이해해보겠습니다.
TV조선은 ⑤번과 ⑥번 사례에서는 아예 가해자가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임을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하 기자는 “앞서 박영수 특검 집 앞 집회에서는 일부 참가자들이 야구 방망이까지 들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취재진에 대한 위협도 이어”졌다, “한 집회 참가자는 현장 취재 중이던 TV조선 기자의 뒷머리 쪽을 깃대로 가격했”다, “지난 11일과 지난달 21일에도 집회 참가자들이 언론사 취재진들을 폭행해,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은 탄핵 반대 집회에서 탄핵 반대 세력이 저지른 일입니다. 그러나 하 기자는 가해자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TV조선은 처음 발언을 시작할 때 “박영수 특검 집 앞 집회에서는”이라고 했으니, 거기 와서 집회 하는 사람은 ‘탄핵반대 측’임을 모두 알 것이라고 변명할 수도 있습니다. 말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우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이런 행위를 했더라도 이랬을까요? 촛불집회 참가자의 아주 작은 흠결이 있어도 기를 쓰고 부각하던 태도와는 너무도 달라서 민망할 지경입니다.
3. 과격해진 집중 충돌 우려? 은근히 촛불집회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TV조선
TV조선 <이슈 진단/과격해진 집중 충돌 우려>(2/25 https://bit.ly/2mupgPl)에서도 비슷한 행태가 반복되었습니다. 이상목 앵커가 “과격행동은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라고 묻자 서주민 기자는 “앞서도 보셨지만 휘발유 분신 시도나 시민, 취재진 폭행 등 돌출 폭력행위가 나오는 빈도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휘발유 분신 시도와 시민 폭행은 모두 탄핵 반대 집회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언급이 없습니다. 서 기자는 오히려 “태극기 집회에선 공공연히 특검이나 재판관들에 대한 신변 위협을 하는 발언이 나오는가하면 촛불집회에서도 청와대로 쳐들어가겠다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그야말로 비이성”이라며 양측을 싸잡아 ‘비이성’으로 도매금 취급했습니다.
그야말로 황당한 왜곡 보도들입니다. TV조선은 집회에서 일어난 일부의 폭력적 양상을 소개해 집회의 폭력성을 부각시키면서도 그것이 어떤 집회에서 일어난 일인지 명확히 구분하지 않더니 엉뚱하게 ‘두 집회 모두 폭력적이다’라는 양비론으로 갈음해버렸습니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나온 과격 양상을 덮어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015년 11월에 있었던 1차 민중총궐기 당시 일부 시민의 폭력 양상을 침소봉대 해 집회 자체를 ‘불법 폭력 집회’로 몰고, 급기야 백남기 농민을 사망하게 한 경찰의 과잉진압을 옹호했던 TV조선입니다. 정치적 선호에 따라 ‘폭력 양상’을 다르게 보도하는 TV조선의 이중 잣대가 잘 드러난 보도이기도 합니다.
이와 달리 JTBC <“특검 처단…목을 쳐야한다” 과격 발언>(2/25 https://bit.ly/2mllNpl)은 “박영수 특검 자택 앞에서 열린 한 친박단체 집회에는 야구방망이까지 등장했습니다. '특검을 처단해야 한다' '목을 쳐야 한다' 이런 과격한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면서 ‘친박단체’가 ‘과격 집회’의 주체임을 명시했고 뒤늦게 특검 신변보호에 나선 경찰에 “늑장대응이라는 지적”도 덧붙였습니다.
4. “아스팔트에 피를 흘리는 정도를 넘어설”이라는 발언 전한 MBC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25일 탄핵 반대 집회에서 “악마의 재판관에서 만약 잘못 판결 내리면 아스팔트에 피를 흘리는 정도를 우리는 훨씬 넘어설 것입니다. 혁명을 훨씬 넘어서는 어마어마한 참극을 보게 될 것입니다”라며 온 국민을 겁박했습니다. 이 발언을 보도에서 그대로 보여준 방송사는 어디일까요?
바로 MBC와 SBS입니다. 보여주는 방식에는 온도차가 있었습니다. 그나마 SBS <시청 앞에서는 “대통령 지키자”>(2/25 https://bit.ly/2mhHAOV)는 기자가 “오는 27일엔 헌법재판소의 최종변론이 열릴 예정입니다. 이 때문인지 구호와 주장의 강도가 지난 집회 때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헌법재판관을 비난하는 원색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한 뒤 해당 발언을 녹취 인용했습니다.
그러나 MBC는 이런 상투적인 지적 한마디 없었습니다. MBC <탄핵 반대집회‥“국민적 저항”>(2/25 https://bit.ly/2mo5ULW)에서 백연상 기자는 “특검 수사는 강압적이고 절차가 불법이라며 비판의 대상이 됐습니다. 고영태 녹취록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고 탄핵심판을 끝내려는 헌법재판소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습니”라고 말한 뒤 탄기국 정광용 대변인의 발언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한마디로 정 대변인의 발언을 ‘격조 있게’ 포장해준 셈입니다.
사실 이 발언은 탄핵반대 집회의 광기를 날것 그대로 보여준 발언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발언을 그대로 전하는 것은 탄핵 반대자 측에게 오히려 불리할 수 있는 그런 발언이었습니다. 아마 KBS, TV조선, 채널A, MBN도 차마 방송에서 전하지 않았는지 모릅니다. 또한 이 발언은 방송에서 보여주기엔 부적절한 수위의 문제 발언이기도 했습니다. 아마 그런 이유로 JTBC는 보도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발언은 녹취인용은 하지 않으면서 기자가 적절히 순화시켜서 전하되, 발언의 부적절성은 제대로 언급하는 것이 적절했을 것입니다. 아무튼 이 충격적 발언을 전하는 MBC와 SBS의 보도를 보면 현재의 MBC 보도의 편파성을 단적으로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5. 대통령 측의 ‘불복종 논란’이 중립적 사안?
7인 체제 심판까지 끌고 가기 위해 각종 지연 전략에 막말 변론까지 선보이던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정미 재판관 후임 지명이 불거지자 이제와 9인 체제가 아니면 재심해야 한다고 말을 바꿨는데요. 이제는 법에도 없는 ‘탄핵심판 재심’이라는 카드까지 꺼내 들고 불복종 의지를 다지고 있죠. 24일부터 25일까지, 박 대통령 측의 이른바 ‘불복종 논란’을 7개 방송사가 모두 다루기는 했습니다. KBS‧SBS는 3건, MBC‧TV조선 2건, JTBC 7건, 채널A‧MBN 1건입니다. 그런데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는 사태를 공방으로 처리했습니다. 그 어떤 비판적 관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단순한 ‘공방 보여주기 보도’는 박 대통령 측 주장의 부당성을 은폐하는, 사실상의 편파 보도입니다.
대법원의 이정미 재판관 후임 지명이 알려진 24일, KBS는 2건을 할애했습니다. KBS <대법원장, 이정미 재판관 후임 내주 지명>(2/24 https://bit.ly/2mf3ZMU)에서 김민정 앵커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다음달 13일로 임기가 끝나는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후임자를 지명하기로 했”다면서 “대법원은 탄핵심판 일정과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대통령과 국회 측은 설전을 벌였”다고 전했습니다. 장혁진 기자 역시 “후임자 지명과 탄핵심판 일정은 관계가 없다”는 대법원과 헌재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대리인단과 국회 소추위원 측은 그러나 최종 변론일을 두고 장외 공방을 벌였”다면서 ‘공방’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대통령 대리인단 측 관계자는 ‘후임 공백 문제가 해결된 만큼 최종변론일을 미뤄야 한다’고 했고, 국회 소추위원단 측은 ‘헌재 결정을 미루려는 지연 전략’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이어지는 KBS <헌재 “27일 탄핵심판 최종변론 변경 없다”>(2/24 https://bit.ly/2lMWKuD)는 “27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최종변론일이 변경될 가능성은 없다”는 헌재 측 선언을 상기시킨 후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적법하게 의결됐는지부터 다시 따져봐야 한다며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는 대통령 측 반박을 덧붙였습니다. 이것이 ‘지연 전략’이라는 사실, 이미 탄핵 소추의 적법성을 양측이 확인했다는 사실, 대통령 측이 말을 바꿨다는 사실은 언급조차 없습니다. 여기에는 기계적으로 덧붙이기 마련인 국회 소추위 측의 반박도 싣지 않았습니다.
KBS는 25일에도 <“8인 체재 안돼” VS “7인 이상이면 가능”>(2/25 https://bit.ly/2mhvllo)에서 “양측의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며 공방에만 초점을 맞췄습니다. “대통령 대리인단 측이 헌법재판소가 9인 체제가 아닌 현 상황에서 결론을 낸다면 재심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자, 국회 소추위원단 측은 탄핵심판 불복을 전제로 한 논리라고 맞섰”다는 겁니다.
6. JTBC는 ‘박 대통령 측이 헌재를 거부‧무시’…접근법 자체가 다르다
KBS뿐 아니라 JTBC를 제외한 6개사의 보도 내용이 모두 이와 대동소이 합니다. 국회 소추위 측의 입장 1~2개를 빌려 ‘양측의 갈등’만 부각한 겁니다. 반면 JTBC는 사태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각이 다릅니다. JTBC <후임 지명 소동에도…헌재 ‘일정 유지’ 대리인단, 헌재 일정에 ‘거부‧무시’>(2/24 https://bit.ly/2msqFVP)는 이미 보도 제목에서 박 대통령 측이 헌재 일정을 거부 또는 무시했다는 사실을 적시했습니다. 전진배 앵커의 보도 첫 멘트는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후임이 지명될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대통령 대리인단과 친박 정치인 등이 기다렸다는 듯 심판 일정 연기를 주장”했다는 겁니다. 이를 “대통령 대리인단은 헌재가 제시한 모든 재판 일정을 사실상 거부하거나 무시하는 상황”이라 짚어주기도 했습니다.
JTBC는 26일까지 이어진 7건의 보도 모두에서 이러한 비판적 시각을 유지했습니다. JTBC <법치 흔드는 여론전…“재심 사유” 주장도>(2/25 https://bit.ly/2mjqxfv)는 “탄핵심판이 사기라고 하는가 하면 헌재 결정에 복종할 수 없다”는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주장을 전한 뒤 “법치주의를 주장하고 있는 대리인단이 법치주의의 근본을 흔들고 있는 상황”이라 비판했습니다. 서복현 기자는 “탄핵이 인용되면 아스팔트가 피로 물든다, 그리고 재판관이 국회 수석대변인이다”라는 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의 ‘막말 변론’을 언급했고 앵커가 다시 “김평우 변호사는 판사 출신인데, 판사 출신 법조인이 저런 얘기를 한다니 귀를 의심하게 하는 상황”이라 재차 비판했습니다. 김평우 변호사는 25일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헌재에서 판결 내리면 무조건 승복하자고…여러분 우리가 노예입니까? 조선시대 양반들이나 상놈들에게 그렇게 얘기했습니다”라고 외쳤고 JTBC는 이것도 보도에서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서복현 기자는 “국회가 하나씩 의결하지 않고 탄핵사유를 한 번에 의결한 것은 사기라는 것”이라는 대리인단 주장을 “김 변호사의 주장대로라면 헌법기관인 국회는 사기를 저지른 거고 정부기관인 법무부는 사기를 도운 셈”이라 반박했고 “헌법재판관이 9인이 아닌 상태에서 결정을 하는 것은 재심사유에 해당된다”라는 주장에도 “헌법재판, 탄핵심판은 재심이 없다는 거고요. 그리고 탄핵이 인용이 된다면 60일 이내에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합니다. 그런데 전임 대통령의 탄핵을 무효화하는 재심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사실관계를 바로 잡았습니다.
이렇게 박 대통령 측의 주장이 얼마나 허무맹랑하고 법치에 어긋나는 것인지 짚어주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보도이자 언론의 기본적인 책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보도가 7개나 되는 방송사 중 JTBC에서만 나온다는 사실이, 우리 언론 지형이 얼마나 무너졌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7. 최종변론 불출석 택한 박 대통령, ‘불복종 의지’로 읽은 것은 JTBC뿐
26일 박근혜 대통령은 다음날 있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로써 박근혜 대통령은 헌재도, 특검도 모두 무시하면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헌재 선고에 불복종하기 위한 명분을 미리 만들어놓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렇게 눈에 뻔히 보이는 박 대통령의 악의적 의도를 짚어준 방송사는 JTBC뿐입니다.
JTBC는 26일 탄핵심판 관련 보도가 3건인데 3건 모두 박 대통령의 ‘불복종 여론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에 반해 KBS는 3건, MBC가 1건, TV조선은 4건, 채널A 1건, MBN 5건을 탄핵심판에 할애하면서도 박 대통령의 불출석 결정과 27일 최종변론 과정을 단순 전달했습니다. KBS는 또 기계적 중립을 택하면서 대통령 측의 악의성을 은폐했습니다. KBS <양측 대리인단, 긴장 속 막판 총력>(2/26 https://bit.ly/2mjs1Go)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도 양측은 여론전을 이어가며 총력전을 예고”했다면서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반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듬고 있다면서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에 대해 문제를 삼는 건 전혀 합리성이 없다고 반박”한 국회 측 주장, “헌법 재판관 8인 선고가 위헌이라는 문제 제기를 하면서, 탄핵 사유 일괄 의결 등 절차와 내용에 대한 부당성을 집중 부각하는 전략을 세운” 박 대통령 대리인단 입장을 나열했습니다.
JTBC는 이번에도 사실을 직시하는 시각부터 다릅니다. 26일 톱보도 JTBC <박 대통령, 결국 ‘헌재 불출석’ 결정>(2/26 https://bit.ly/2lejBLy)을 시작하는 전진배 앵커의 멘트 자체가 “대통령은 국민에게 했던 여러차례의 약속과는 달리 검찰 조사도 특검 조사도 모두 응하지 않았고 헌재에서 재판관들의 신문도 받지 않기로 한 겁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대리인단은 공공연하게 '헌재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 이렇게 밝히면서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 5명 중 4명은 여전히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는 겁니다. 이어서 JTBC는 “80%에 가까운 응답자들이 탄핵 찬성”을 택한 여론조사 결과를 1건으로 다뤘고 JTBC <헌재출석 대신 여론전? 대통령 측 전략은…>(2/26 https://bit.ly/2mkCL7m)는 박 대통령의 불출석 결정에 대해 “대통령 본인은 출석하려고 했는데 헌재의 불공정한 심판이 계속되면서 출석할 수 없다, 따라서 탄핵심판 인용 결정이 나도 승복할 수 없다, 이런 불복의 명분 쌓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라고 비판적으로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