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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4주년, 박 대통령 ‘스트레스’에 주목한 동아
2017년 2월 25일~27일
등록 2017.02.27 19:23
조회 534

 

 

2월 27일 신문에서 동아일보는 취임 4주년을 맞은 박 대통령이 “다소 야위었지만 결코 ‘힘들다’는 내색은 하지 않”고 “대화 도중 현안이 나오면 안타까운 듯 한숨을 쉰다”는 청와대 참모들의 발언을 소개한 보도를 5면 머리기사로 내놨습니다. 그야말로 친박세력을 위한 맞춤형 ‘감성팔이’ 보도인 셈입니다. 이날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주간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았기에, 박근혜 대통령 같은 헌법을 가벼이 보는 대통령이 나온 것’이라는 억지스런 주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1. 오늘의 유감 보도 ① ‘박 대통령, 안쓰럽게도 한숨만 쉰다’ 청와대 소식 전한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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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박 대통령의 ‘답답한 심경’을 전달하고 나선 동아(2/25) 


25일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4주년이었죠. 이날 동아일보는 무려 ‘박 대통령의 억울하고 우울한 심경’을 담은 보도를 5면 머리기사로 내놨습니다. <“뉴스 보면 우울” TV끈 청와대… 한숨 늘어난 박대통령>(2/25, https://goo.gl/gKS7Ng)에서 동아일보가 전하는 청와대 참모들과 직원들의 ‘고충’ 발언은 한 마디 한 마디가 그야말로 가관입니다. 


· “박 대통령은 다소 야위었지만 결코 ‘힘들다’는 내색은 하지 않는다” 
· “박 대통령은 ‘꼭 뭐에 홀린 것 같다’고 말했다” 
· “(박 대통령은) 올해 들어 점차 안정을 찾고 담담하게 탄핵심판을 준비하고 있다” 
· “대화 도중 현안이 나오면 안타까운 듯 한숨을 쉰다고 한다” 
· “AI로 계란값이 올랐을 때에는 ‘서민들이 달걀도 마음대로 못 먹어서 어떡하느냐’며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 “직무정지 상태에서 구체적인 지시를 할 수 없어 한숨을 쉬는 모습이 더 안쓰럽다” 
· “박 대통령과 가까운 여권 의원”의 “정상적인 국정 운영까지 매도당한 것에 대통령이 억울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뉴스를 보면 우울해져 TV를 끈 지 오래됐다” 
· “사무실에서 웃는 것도 조심스럽다” 
· “한동안 과도한 스트레스로 직원들 사이에서 대상포진이 유행했을 정도” 


물론 이런 발언에 대한 비판이나 지적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 기사만 보면 박 대통령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청와대에 유배라도 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헌법을 유린한 국정농단의 주역도 박 대통령이고, 청와대에 틀어박혀 수사도 변론도 거부하고 있는 것도 박 대통령입니다. ‘계란값’을 운운하며 서민을 걱정하는 발언은 위선적이기까지 합니다. 나라와 국민을 정말 생각했다면 애초 국정농단도, 선고 지연을 위한 헌재농단도 벌이지 않았을 테니까요. 사실관계와는 무관하게 박 대통령에 대한 측은지심을 잔뜩 고무시켜보려는 이 보도는 그야말로 ‘감성팔이’로 친박 세력을 북돋아주기 위한 ‘친박 맞춤형 보도’입니다.

 

2. 오늘의 유감 보도 ② 박 대통령 ‘헌법유린’, 다 노무현 탓이라는 동아일보 김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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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헌재 탄핵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아 ‘작금의 헌정유린 사태 발생의 토대가 되었다’는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2/27)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주간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았기에, 박근혜 대통령 같은 헌법을 가벼이 보는 대통령이 나온 것’이라는 억지스러운 주장을 내놨습니다. 이른바 ‘기승전 노무현 탓’입니다.

 

<김순덕 칼럼/광기와 우연의 역사, 그리고 탄핵>(2/27 https://goo.gl/qtOhWd)은 사실 ‘논설주간 칼럼’이라기보다는 ‘횡설수설’ 코너에 더 어울리는 글입니다. 우선 칼럼 도입부에서 김 논설주간은 볼셰비키 혁명이 ‘광기와 우연’에 따라 일어날 수 있었다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주장을 소개하며 “대한민국 역사 또한 광기와 우연 아니고는 일어나라고 해도 일어나기 힘든 일들이 적지 않았”음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주장은 탄핵 촉구 촛불시위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는데요. 김 논설주간은 먼저 촛불집회가 “2008년 광우병 시위와 유사하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한 뒤 “MBC의 의도적이고 부정확한 광우병 괴담 프로그램으로 촉발돼 집단광기로 폭발한 광우병시위가 진짜 촛불시위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지, 뉴욕타임스가 사이비종교 같다(cultlike)고 표현한 태극기시위와 유사한 건 아닌지 이젠 말하기도 겁난다. 나와 견해가 다르면 적, 아니면 바보 또는 종북 좌빨로 모는 광기의 분위기 때문”이라 말했습니다. ‘무서워서 말 못하겠다’면서도 사실상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 광우병집회가 모두 집단광기의 산물로 보이도록 나열하고 있는 겁니다. 


칼럼 도입부에 왜 광기와 우연을 운운했는지는 “누가 맞는지 시시비비를 따져 공동체의 분란을 해소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법의 존재 이유”라며 법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칼럼 중반부 이후에나 등장합니다. 김 논설주간은 “적잖은 이들이 탄핵 이후를 걱정하지만 광기와 우연의 역사가 축복이 될 수도 있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대통령이 다신 나올 수 없게 된다면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본격적인 ‘노무현 탓’은, 박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가 헌재 결정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을 “인정하기 싫은 헌재 결정이 나와도 대통령부터 차기 대선 주자들까지 마음으로부터 승복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지적한, 칼럼 후반부부터 시작됩니다.


김 논설주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논리는 이렇습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 헌재에서 기각됐을 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러더니 “헌재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은 쪽은 오히려 노무현이었다” 왜냐하면 “(당시 헌재는)노 대통령이 일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사실”을 인정하고 대통령 스스로 법을 준수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노 전 대통령이) 다음 날 발표한 ‘업무 복귀에 즈음하여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에는 눈을 씻고 봐도 헌법과 법률 위반에 대한 사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논리 전개 끝에 칼럼은 “그때 헌재가 엄격한 결정을 내렸다면, 대통령이 ‘그놈의 헌법’ 운운하지 않았다면, 헌법을 가벼이 여기는 대통령이 나올 수 있었을까”라는 어이없는 질문으로 마무리됩니다. 


박 대통령이 과거 한나라당 대표 당시 헌재의 결정을 존중했는지 여부가, 지금 이 시점에 무엇이 중요하며, 무엇을 증명한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 칼럼이 좀 말이 되려면, 박 대통령을 향해 ‘헌재의 결정에 승복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헌재 흔들기를 이제라도 멈춰야 한다’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박 대통령의 국정농단이 노 전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인정’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도 불분명합니다. 박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적자’라도 되나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은 법률 위반 쟁점이 ‘선거법 위반 여부’ 한 가지에 불과했던 반면 현재 진행 중인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대의민주주의 위반, 뇌물수수 혐의 등 탄핵소추 사유만 13가지에 달합니다. 박 대통령의 이런 심각한 범죄가 ‘노 전 대통령이 선거법 위반 사실을 직접 명시해가며 반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질 수 있었다는 식으로 말하다니. 놀라울 뿐입니다. 


동아일보는 총선 당시 박 대통령이 붉은 옷을 입고 새누리당 후보 지역을 방문하거나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노골적인 선거 개입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을 내놓지 않았었죠. 그런 동아일보의 논설주간이 노 전 대통령이 “국민이 열린우리당을 지지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10년이 넘도록 ‘헌법 위반’이라 지적하고 ‘정확하게 이 부분을 사과하지 않았다’고 물고 늘어지는 것도 꼴사나운 일입니다. 

 

3. 오늘의 미보도 ① 황교안 기념시계, 조선․한국 미보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황교안’이라고 새겨진 기념시계를 제작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를 보도하지 않은 것은 조선일보와 한국일보입니다. 반면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대통령 놀음’이라며 이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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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권한대행 기념시계 제작 사실 보도 유무(2/25~2/27) ⓒ민주언론시민연합

 

4. 오늘의 미보도 ② 인권위 “지입차주 보호” 판단, 경향·한겨레만 보도
국가인권위원회는 24일 형식상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지입차주를 근로자로서 보호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는 판단을 내놨습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과 한겨레뿐입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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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위 ‘지입차주도 근로자로 보호’ 판단 보도 유무(2/25~2/27) ⓒ민주언론시민연합

 

5. 오늘의 미보도 ③ 문재인 ‘남북, 쌀-광물 맞교환’ 발언, 조선만 보도

24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남한의 쌀 재고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 광물과 맞교환하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곧바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볼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며 공세에 나섰는데요. 25일자 지면에 이 공세를 소개한 것은 조선일보 뿐입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조선일보는 27일에는 사설을 통해 “(북한의) 핵·독가스는 눈에 안 보이나”라며 문 전 대표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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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전 대표의 ‘남한 쌀-북한 희토류 맞교환’ 발언 보도 유무(2/25~2/27) ⓒ민주언론시민연합

 

6. 오늘의 비교, 27일 최종 변론기일
헌재가 ‘27일 최종 변론기일’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은 내달 13일 퇴임하는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후임을 지명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다수 매체는 대법원이 탄핵심판에 최소한의 영향을 끼치려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한 반면, 한겨레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임 인선은 외면한 채, 박 대통령 측에 빌미를 스스로 제공하고 나선 것이라 비판했습니다.

 

한편, 27일 박 대통령 측이 최종변론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켕기는 게 많은 모양’이라 비난한 뒤, 헌재의 빠른 결정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조선일보는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 측의 “(최종변론에 출석하면) 헌재가 정해둔 불공정한 탄핵심판 절차를 인정하는 결과가 된다”는 입장을 소개하는 선에 그쳤습니다. 동아일보는 대통령 불출석이 헌재 탄핵 인용 이후 ‘혼란’의 빌미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대법원 이정미 재판관 후임 인선 예고
경향신문
: “대법, 탄핵심판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일정 정한 것”
동아일보 : (양승태 대법원장 이름 언급 없이) “대법원이 후임 지명 시점을 변론 종결 이후라고 밝힌 것은 중립 지키겠다는 의미”
조선일보 : “대법원은 탄핵심판과 무관하다는 입장 밝혔다”
중앙일보 : “헌재 결정 정당성 의심 계기 줄이려는 것. 박 대통령 측 아전인수 해석 말라”
한겨레 : “퇴임 대법관 후임은 손 놓고 대통령쪽 헌재 흔들기 빌미 줬다”
한국일보 : “박 대통령 측 이를 빌미로 최종변론 연기 주장하는 건 터무니없다”

 

박 대통령 최후변론 출석 거부
경향신문
: “스스로 켕기는 게 많은 모양. 헌재, 최대한 신속하게 결정해주길 바란다”
동아일보 : “대통령 불출석이 헌재 탄핵 인용 이후 선동 전주곡 되지나 않을까 두렵다”
조선일보 : “헌재가 정해둔 불공정한 탄핵심판 절차를 인정하는 결과가 된다는 의견이 변호인단 내부에서 제기됐다”
중앙일보 : “도탄에 빠진 나라 구할 마지막 승부처가 최종변론장이었는데 불출석 결정”
한겨레 : “최종변론만 연기시킨 꼴. 직접 나와 무죄 당당하게 주장하지도 못하는 모습에 실소”
한국일보 : “절차의 불공정 프레임 극대화 하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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